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민원인 반론] <비천무>는 재미있다!

2000.7.7.금요일

개봉영화 검열위 지조때로 민원인
"운영자 아닌넘"

 

 





 
 

민원 접수경위

 

명랑 말초 영상문화 창달에 공사다망한 본 공사는, 그 공사다망한 와중에도 항시 민원인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사오며, 웬만하면 민원인들의 반론권을  존중하는 대자대비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이것도 부족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생생한 민심을 읽고저 공사사옥의 담장을 넘어 민심청취를 위한 암행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에 본 공사 개봉영화 검열위는, 엄하게도 <비천무> 공식사이트의 게시판에 제출되어 있던, 본 공사 <비천무> 검열결과에 대한 민원인 "운영자 아닌넘"의 생생한 감정이 전해져오는 무척 격렬한 반론을 채취, 본 지면에 공개한다.

 

(이하 민원내용)

 

 





 
 

<비천무> 반론

 

이 영화 누가 재미없대, 앙?

재미만 있두만..

아역 애덜 책 읽어제끼는 데 얼마나 웃겼어. 

재밌자나.. 안 재미써?

히선언니 바람불면 넘어질 듯 담벼락도 잘 못 넘더니만, 갑자기 검객이 되서 엄청난 무공을 보여주자너. 안 재미써써? 놀라운 반전이었자너.. 근데 안 재미써?

글구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토마토>였자너. 영화보면서 드라마도 볼 수 있는 영화 있으면 나와보라구래. 얼마나 재미써.

횬준 옵빠가 연기 좀만 더 잘했으면 히선 언니 카바할 수 있었을지도 몰지만, 다행히 카바가 전혀 안 되었자너.. 너는 니 대사처라 나는 내 대사 치겠다.. 얼마나 보기 좋았어. 독립심이 뛰어나자너. 흐믓해서 웃음이 나와 안 나와?

근데 재미없어? 재밌겠찌?

무협액션 영화로서 슬로우 모션 하나뚜 안 쓰니까 얼마나 속도감있고 좋았어?  무신 동작 어케 했는지 모르니까 상대방이랑 싸운다는 느낌 안 들고 다 친구들끼리 멀리서 춤추는 거 같자나. 그래서 "비천무"야, 알아? 암튼 얼마나 다정해 보여. 이거 재미있어, 없어? 있다구 구래 빨리.

일대일 대결 장면 처리도 다정하게 잘 처리했자너. 손에 땀 쥐도록 하지도 않고 얼마나 보기 편안했어.

니덜 액션영화가 무신 스릴러물이나 되야 되는 줄 알아? 긴장하고 싶으면 스릴러물 보면 될 거 아냐. 이건 한국형 무협멜로라구, 알아? 우리나라 고수들 싸우는 거 보면 원래 그래. 긴장감없이 편하게 싸운다고. 마음을 비우고.

글구 액션영화답게 액션으로 도배해줬자너. 아주 지겨울 정도로 실컷 보라구 해줬자너. 스토리.. 그런 거 꼭 무신 얘긴지 알아야돼? 머리 나쁜 사람들도 편히 볼 수 있으려면 구성 너무 탄탄하면 안 돼. 

이 영화는 얼마나 좋아? 머리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 다 공평하게 무신 얘긴지 모르자너.. 좋차너..

근데 재미있겠어, 없겠어. 재밌겠지?

선 언니랑 횬준 오빠랑 막판에 손잡고 하늘나라 가는거 얼마나 다정해. 아들내미는 사랑하니까 살려두고 안 죽이자너. 얼마나 훌륭한 부모들이야?

글구 액션영화답게 멜로장면에서도 히선 언니 등에 박힌 화살을 푹 쳐서, 희선언니 가슴하고 자기 가슴을 션하게 뚫어주자너. 그게 무협멜로라는 거야, 알아? 글구 그게 다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 너 사랑 알아? 사랑?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절대로 할 필요가 없는고야. 좋겠찌?

가슴 좀 뚫어도 미안하다는 말 할 필요 있어 없어? 죽었는데 그런 말 할 필요 없자너.

재미있겠어, 없겠어. 앙?

재밌겠지?

히선 언니 막판에 눈물 흘릴 때 사람들 얼마나 많이 웃었겠어. 재미있겠어, 없겠어. 앙?

영화 일단 가서 봐바.
보구 나서 얘기해.

재밌는 장면 다 얘기해 주면..
보러갈 필요 없어지자나.

얘기 안해준 거 많아.
니덜이 직접 찾아바. 알겠어, 모르겠어. 앙?

이 영화 다시 재미없다 그러면 재미없을 줄 알아.. 

 

(이상 민원내용 마침)

 
 

- 개봉영화 검열위 지조때로 민원인
"운영자 아닌넘"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