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BB. 추천0 비추천0

 

 

 

 

 

 

[생활]어느 샐러리맨의 오토바이 구입기

 

2000.07.06 목요일
딴지 교통부 기자 BB

 

본 기자 비비는 어렸을 적부터 엔진 달린 물건을 좋아했다. 그래서 소시적부터 아부지 자동차의 옆자리에서 네비게이터로 육성되었으며, 나이가 들어 남보다 일찌기 자동차면허증을 취득하야 모터라이프를 시작했다.

 

한때는 잠시 모터보트에 열광하여 250cc짜리 고무보트를 007처럼 갖은 폼을 다 잡으며  몰구 다닌 적도 있으며, 본업인 승용차의 운전기술을 업그레이두하고자 한밤에 운동장에서 스핀턴을 수도 없이 연습하기도 했다.  

 

왜냐구? 

 

머찌자너.. 

 

글타구 본 기자가 대단한 유산을 물러받은 졸부아들이라서 이런 스펙타클한 취미에 심취하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본 기자 겨우 얼마 전에 지하 전세방을 벗어난 니네랑 별다를 바 없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자세한 얘기는 <BB의 지하탈출기>를 참고하문 하면 되겠다.  

 

이러한 본 기자의 엔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은 급기야 두 바퀴 달린 요상한 물건, 이름하야 오토바이(정식으로는 모터바이크 혹은 모터싸이클이라구 한다. 뭐 줄여서 바이크라구 해도 되겠다)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그러나.. 

 

새파란 10대도 아닌 본 기자가, 
이쁜 마누라에 갓 돌 지난 아들까지 있는 평범한 30대 샐러리맨인 본 기자가,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정주엉 회장이 스카이콩콩을 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본인이 바이크를 사겠다는 말을 꺼내 놓은 순간부터 가족들의 열렬한 반대와 바이크에 대한 사회의 싸늘하고 비판적인 시선들과의 전쟁을 벌여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비비가 나이 설흔을 한참 넘겨 사고를 치고 말았다. 어쩔 것인가. 본 기자 가슴속에 부글부글 끓은 바이크에 대한 열정을 억누를 수 없는 것을.. 

 
 

 넘어야 할 산 - 삐딱한 시선들

 

단 바이크를 산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여야 해. 더구나 멀쩡히(?) 사회생활을 잘 하던 사람이 이런 결심을 했을 경우엔 주위의 시선은 더욱 따갑기 마련이지. 우리 사회에서 바이크를 탄다는 건 단순한 개인의 기호라기보다는 사회에 대한 반항으로 치부되니까 말이야. 

 

 삐딱한 시선 1 - <바이크는 졸라 위험하다>

 

비비가 지금의 사랑하는 마누라하구 살기 시작한 지 꼭 2년이 되었어. 그런데 내가 바이크를 산다는 결심을 얘기했을 때부터 어부인의 반대는 대단했지. 어부인께서는 어린 아들을 들먹이며 이 애를 고아로 만들고 싶으면 맘대루 하라구 소리를 지르셨지.. 아, 울 아들 얘기에 맘이 잠시 흔들렸지.

 

주위에 바이크 타다가 팔다리 뿌려진 얘기를 간간히 듣기도 하고, TV에선 폭주족들의 사고를 자주 방송하니까 사람들 인식에는 바이크가 위험하다는 게 딱 박혀 있는 거야. 나부터도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바이크가 다른 교통수단보단 좀 위험한 건 사실이야. 

 

거기다 철가방, 퀵서비쑤, 가스배달원 등우리 사회의 주류 바이크족들이 좁은 도로에서 지그재그로 한껏 속도를 내고 달리는 걸 봐 왔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하지만 아무리 튼튼하게 만든 비행기라도 맥없이 떨어지는 일도 있고, 최고의 자동차라는 뻰츠도 다이애나비의 사고를 막을 순 없었자너. 내 말은 어떤 걸 타느냐 보단 어떻게 운전하느냐가 중요하단 말이야. 안 그래? 

 

우야튼 본인의 설득엔 꿈쩍도 안 하던 비비의 어부인, 20여 년간 바이크를 탄 전태일 딴지문화부장 어부인의 조언에 맘을 바꿨지. 나중에 물어 봤더니 바이크가 자동차보다 유지비가 싸다며? 하더라. 진작에 써 먹을껄.. 

 

 삐딱한 시선 2 - 니가 폭주족이니?

 

아... 폭주족. 이사회의 암적인 존재. 경찰을 코딱지 보듯이 하며 대로를 누비는 무법자. 울나라에 진짜 갱단 수준의 폭주족이 있는지 의심은 가지만, 바이크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폭주족이란 말이야.

 

갖가지 형광색 장식으로 꾸미고, 머플러(마후라) 툰업해서 졸라 시끄럽게 몰려 댕기는 폭주족땜에 가슴 덜컹했던 일들 한 번씩은 있을 거야.. 뒤엔 머리 노란 여자애들 달고 우루루 몰려 다니는 얘네들 좋게 보는 사람들은 없지. 

 

근데 바바. 어디고 물을 흐리고 막 나가는 사람은 있는 법 아냐. 의사라구 전부 허준같고, 변호사라구 모두 인권변호사는 아니자너. 내 말은 바이크 족이라구 다 폭주족은 아니란 말이지. 괜히 바이크 몬다구 쌍심지부터 켜지 말란 말야. 

 

그리고 나이 지긋하신 비비가 10대들이랑 어울려서 폭주족 할까바?

 

 반론 그리고 변론

 

본 기자 이제 겨우 바이크 라이프 한 달.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바이크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아. 더구나 바이크라는 게 두바쿠에 자이로스코프를 달고 있기 때문에 원래부터 매우 안정적인 물건이다. 거짓말 안 하구 적어두 스로틀을 댕기고 똑바루 가는 한 바이크가 자빠질 일은 없는 거야.

 

무릇 모든 탈 것이 그러하듯이 사고의 대부분은 만용과 무지에서 일어나는 법.. 네 바퀴건 두 바퀴건, 배나 뱅기거나.. 

 
 



 
 

<안전장비를 착용하자>

울나라에서 제대로 된 운전교육이 없는 것은 네 바쿠나, 두 바쿠나 매한가지지만... 

 

특히나, 바이크는 운전자을 외부로 부터 지켜줄 것이 없이 그야말로 홀딱 벗구 타는 물건인지라,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구는 반드시 착용하자. 

 

어떤 일이 있어두 헬멧은 쓰란 말이야. 그리고 폼 난다구 프라스틱으로 만든 독일군 병정헬멧 말고 제대로 된 헬멧을 써야 되는 거야.

 

글구, 배달의 기수... 이 친구들이 좀 험하게 타기는 해.  

 

글치만 말야.. 얘네들도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이해해 줄 필요는 있다구 바. 성질 급한 우리덜 짜장면 쫌만 늦으면 싫은 소리 해대고, 교통상황이 어떻든 중요한 서류를 몇 분 안에 전달해 달라고 신신당부하잖어. 그러니 이 친구덜이 급하게 악셀을 땡기게 되는 거지.

 

내 말은 이 친구들이 괜히 심심해서 그렇게 난폭할 정도로 운전을 하는 게 아니고, 다 먹고 살자구 하는 일이니까 조금은 이해해 주자구. 

 
 



 
 

<주변의 반응-씨바.. 니가 폭주족이여>

어렵게 바이크를 시작한 지금도 주위의 지인들은 그딴걸 왜 타느냐?, 과부틀이다 등등 만류의 말씀은 왜 이리 많은지... 심지어 비비의 사장님은 타구 댕기지 마 라는 극언도 서슴치 않았지. 

 

이러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꿋꿋히 버텨 나갔지만 증말 처가집에는 얘기 못 하겠더라. 절대 비밀이지. 이푸, 장인 장모님 아시면 비비는 죽은 목숨이지. 특히 장모님은 바이크 타면 애도 안 봐 주신다구 하셨어. 지금도 처가집 반경 100m는 절대 금지구역이야. 

이런 사정 나만의 경우는 아닐껄... 

 

 결국 바이크를 사다.

 

어부인의 허락은 났구, 그럼 무엇을 살까? 

 

마누라가 허락한 한정된 금액을 가지구 살 수 있는 건 국산 125cc급, 것두 새차는 어림도 없고 중고 바이크나 살 정도였어. 아, 마음은 할리 데이비슨이건만 현실은 냉정하기만 했지. 그래서 바이크에 조예가 깊은 문화부장에게 문의를 해 봤어.

 

형 나 뭐 살까여.

음. 비비는 덩치두 크구, 아메리칸 스타일을 좋아한다니 마구마를 사라

 

기렇다. 마구마... 데림의 마구마는 비록 125cc지만 위풍당당한 용모로 종종 외산바이크로 오해 받는 전형적인 오버액션바이크가 아닌가. 그래서 비비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마구마를 디비구 댕겼지. 그래서, 첫빠따로 간 곳이 서울하구도 퇴계로였어.




 
 



이게 BB가 장만한 데림 마그마임다. 
물론 중고라서 위 사진보다는 쫌 손이 탔죠.

 

퇴계로, 대한민국 바이크계의 메카.. 컴퓨터는 용산, 옷은 동대문이라면 바이크는 바로 이 퇴계로인 셈이지.

 

이 곳엔 최신형 수주끼 허여부사,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할례데비슨 울트라캡숑 클래식부터, 전국의 배달의 기수가 애용한는 씨티백, 택트 까정 없는 게 없어. 

 

본 기자 비비도 한때 여기를 서성이며 바이크족의 꿈을 키웠지.. 한데 정작 구입하기로 맘을 먹고 가니까 나 같은 초보자는 모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괜히 잘못하면 덤탱일 쓸 것 같기도 했어.

 

그러던 중, 한참 만에 일산의 모 바이크 가게(기냥 이름 발킨다. 신도시바이크. 싸장님, 오일값 깍아줘여..)에서 연락이 왔어. 좋은 중고 바이크가 하나 나왔다구.. 그래서 회사까정 땡땡이 까구 부리나케 달려 가 봤지. 비비의 것이 될 마구마는 도금상태 등 외관은 조금 나빴지만, 듣기에도 엔진소리가 매우 준수한 것이 맘에 쏙 들었어.( 알고보니 중국집 주방장 아저씨의 출퇴근 바이크인데 문제는 출퇴근거리가 졸라 짧아서 3년간 겨우 4,500km를 주행한 넘이었다. ) 

 

기래서 이 넘을 바로 찜해 버렸지.. 

 
 



 
 

<중고 바이크 구입요령>

중고 바이크를 사면서 찜찜했던 것은, 상점마다 가격편차가 심하다는 것과 가격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야. 게다가 이륜차의 적산거리계는 샵에서도 인정하듯이 믿을 만 하지가 않고.. 소위 샵에서 기준으로 말하는 것은 상태인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몰라두 생판 초짜가 뭘루 상태를 알 수 있겠어.

 

이러니, 동호인 수준의 직거래나, 베테랑의 도움 없이는 바가지 쓰기가 십상이고 그나마도 제대로 된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거지. 이런 거 누가 제대로 대신 하는 사람 없나..

 

특히, 초짜 여러분, 택배에 이용되던 바이크는 겉보기 때깔과는 달리 속은 영 아닌 물건이 많으므로 조심하길 바래.

 

바이크를 사 놓으니 맘은 벌써 너른 벌판을 질주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본 기자는 바이크를 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한 번도 타본 적도 없는 바이크를 타는 법 배우기도 전에 덥석 사버린 거지. 

 

해서리... 비비는 독학을 했지. ( 자동차면허가 있으므로 125cc 미만까지는 운전이 가능하다는 해괴한 법률상의 이점이 있어서 면허는 면피했다 ) 독학은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한편으로 간단했어. 

 

바이크 샵의 뒷켠의 주차장에서 1시간 가량 연습을 한 게 전부였으니까. 이 과정에서는 주로 클러치의 감과 중심 잡기를 졸라 연습했다. 이 간단한 연습주행을 마치고  걱정스러운 주인아저씨의 눈길을 뒤로 한 채 집까지 멋지게 타고 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정신 나간 짓이었어. 

 

바이크 배운 첫날 일산에서부터 서울까지 바이클을 몰고 왔으니.. 

 
 



 
 

<정식으로 바이크 배우기>

전국에서 바이크를 배울 수 있는 정식 학원은 그야말로 여남은 개, 그나마 서울에는 바이크메이커가 한강에서 운영하는 안전운전교습소(서울의 유일한 교습소이다)가 있을 뿐이야. 따라서 매우 희귀한 바이크 교습소를 제외하고 바이크를 배우는 길는 단 두가지 뿐이지. 첫째는 주위에 탈줄 아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고 두번째는 독학을 하는 거야. 넘 간단하쥐....

 

이보다 조금 저 심각한 것은, 배기량이 큰 대형 바이크의 운전인데 비비는 지난 12년간 승용차를 운전하믄서 1300cc 프리데를 몰다가도 3000cc 그랜다이져를 운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어. 그치만, 바이크는 사정이 다르지. 125cc와 600cc, 1000cc등 대형 바이크는 차원이 다른 세계라구.(마치 승용차를 타다가 어느 날 포뮬러카를 모는 거과 같다구 할까나?) 

 

근데 달랑 2종 소형으로 모든 바이크를 몰수가 있잖어. 뭐 타는 입장에서야 무지 고맙지만.. 제대로 된 강습소두 엄구 면허체계도 부실하니, 니들 알아서 타구 댕기라구 해놓구선 디립다 비난만 하는 꼴이다.  

 

 

 

렇게 바이크는 타기가 쉽다? OH! NO.. 이러믄 정말 안 돼. 자동차도 10분만 배우면 1단 넣구 직진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 그치만, 이게 운전은 아니자너. 비비가 집까정 살아서 올 수 있었던 것은 길이 쉽고 차량이 별로 없는 시간이였기 때문이었어. 그치만, 지금도 퇴계로에서는 아저씨, 30분만 배우면 돼여, 에이~ 면허 가지구 타는 사람 몇이나 돼여... 이러믄서 예비 바이크족을 꼬드기는 업자들이 있어. 진짜 제대루 배워야 위험에도 제대루 대처할 수 있는 건데..

 
 



 
 

<중고 바이크 등록절차>

1. 이전 주인의 인감증명, 매매금액이 적힌 계약서, 이륜차 등록증 및 본인 도장 준비. 그리구, 바이크의 차대번호를 전사한다.(구입한 샵에서 해준다.)

2. 가까운 우체국에서 책임보험가입(63,570원)하고, 3,000원 짜리 수입인지를 사서 동사무소로 간다. 동사무소의 이륜차담당을 찾아 신고하고, 등록세, 번호판비용 고지서를 받아 은행에 납부(약, 25,000원)

3. 납부 영수증을 들고 다시 동사무소에 제출, 이전 번호판을 회수하고, 이륜차 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은 후, 새 번호판 받아서 장착.

 

125cc의 경우 합이 9만원이면 넉넉하겠다. 참고로 구입 후 14일 이내에 등록해야 함.

 

 

 

 바이크의 적들

 

서투른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이제는 제법 탈 만한 경지(?)에 이르렀어. 바이크의 달인인 문화부장이 칭찬을 하는 걸 보면 남들이 볼 때도 꽤 괜찮은가 봐. 그런데  정신을 좀 차리니 이젠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박는 핍박이 조금씩 실감이 나는거야. 

 

 두 바쿠를 뭘로 보는 거야?

 

네 바쿠 너네들 왜 이러니? 왜 씨바 두 바쿠가 빵빵거리면 갈구구 그래? 왜 우리가 정속주행하면 빌빌거린다고 뭐라구 하고, 또 빨리 가면 난폭운전한다구 하고.. 어쩌란 말야? 글구 제발 밀구 그러지마. 니들이 그럼 우리는 갈 때가 없잖어. 우리두 니네랑 같은 차라구. 맞짱을 뜨자는 게 아니야. 단지 서로 사정 좀 봐 주자구.

 

근데 네 바퀴 운전자 눈엔 바이크는 엔진 달린 자전거 이상두 이하두 아닌가봐. 하긴 막히는 도로를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바이크를 보면 속이 상하기도 하겠지. 글치만 그게 어디 바이크 잘못이냐구. 

 

그니까 괜히 옆에 지나가는 데 차 붙이면서 위협하지 말어. 꼭 그런 사람들이 댑따 비싼 수입차나 할리 데이비슨 같은 거 지나가면 설설 기면서 피하더라구. 자슥들, 비싼 건 알아봐 가지구...  

 

무시하지 말라구. 나두 땡기면 니들 만큼 빨라. 바이클 물로 보지마.

 

 코가 찢어지는 공해

 

또 말이야. 대한민국 대도시, 것두 서울 한복판에서 바이크를 타 봐. 얄궂은 도로교통법은 두 바쿠를 맨 하위차선으로만 댕기라구 하더만. 그럼 천상 버수, 화물차의 뒷꽁무니를 따라 갈 수 밖에 없자너.. 그런데 이노무 대형차들, 난폭운전은 차라리 참을만 해. 근데 얘네들이 내뿜는 매연 그 공해는 장난이 아니야.( 아시는가? 버스 한 대의 공해는 승용차의 50배. 버수, 화물차의 수는 전체 자동차의 4%지만 공해발생량은 얼쭈 절반을 차지한다) 도대체 점검은 제대로나 하는 거야? 아니면 울 나라 단속기준이 관대한 건가?  하여간, 이 넘들 따라다니면 수명이 단축되는 걸 느낀다니까. 

 

그래서, 비비는 요즘 밥 먹듯이 위반을 하구 댕겨. 이 더운날 시야 확보도 제대로 할 수 업는 버스 뒤에서 뜨거운 매연 맡을 순 없잖아. 

 

 그래도 내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

 

이 무더운 날씨에 머리통 전체를 감싸는 헬멧을 쓰고, 위협을 해대는 자동차들을 헤치고, 더러운 매연 맡으면서 그러면서도 내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는 뭘까?

 

간단해. 즐겁기 때문이쥐. 

 

니네들이 영화나 여행을 좋아하듯 나는 바이크 타는 게 즐거운 거야. 스쿠터건, 레이서레프리카건, 아메리칸이건... 슈퍼스포츠건, 투어러건간에 바이크 타는 것 자체가 즐거운 거야. 이게 가장 큰 이유지. 이제 조금은 노티가 나는 비비에게도 이 녀석의 바람기는 매력적이야.

 

그리고 바이크의 또 다른 장점은 울 어부인께서 허락해 주신 가장 큰 이유인 경이로운 경제성에 있다는 점이야. 적어도 국산이건 외산이건 125cc 이하의 바이크는 그렇지. 엔진오일 한 번 가는데 4,000원에다 연비는 무거운 마구마도 25km/liter 정도니 비비의 승용차의 세 배 가까운 수치지. 그리구 기타 부품의 값도 무지 싼 건 물론이고.. - 이미 몇번 소개된 비비의 승용차 만기의 한 달 유지비는 연료비만 20 넘는다. 그나마 직장이 가까워서 적개 드는 편이야. 그치만 만발이(비비의 새 바이크 이름이야. 만자 돌림이지)의  한 달 유지비는 4만원이 채 안 들어. 부럽지!

 

더욱이, 바이크는 승용차처럼 중고값이 턱없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나중에 좋은 바이크로 업그레이두 할 때 상당한 잇점이 있어. 

 

또 하나.. 바이크라는 넘은 다른 거창한 꿈보다 실현하기가 훨씬 쉽다는 점이야.

 

어느 카매니아가 최신형 포르쉐 911을 살려구 해봐. 이거 울나라에서 억단위다. 버뜨, 포르쉐 911의 10~20% 가격이면 현실 속의 나의 드림카를 소유할 수 있지. 

 

아니 800cc 경차를 살 돈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바이크를 살수도 있어. 이건 매우 매력적인 거야. 누구나, 열심히 아끼고 모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거, 바이크 드림은 가까이 있어. 나, 비비의 드림카두 그리 먼 꿈은 아니야. 물론 어부인의 허락이 있어야 겠지만.. 바꿔줄 거지? 

 

 우야튼 오늘도 달린다

 

오늘도 마구마를 끌고 탈탈거리는 단기통 125cc의 투덜거림을 즐거이 들으며 달린다. 졸라 땡겨봐야 100km/h.. 박차고 올라가 봐야 언덕에서 뒤쳐지는 맥없는 엔진. 

 

버뜨, 슈우우웅 하고 지나가는 레이서 레플리카, 투둥 한번 울리고는 저만치 사라지는 머찐 아메리칸크루져. 니덜 하나도 안 부럽다. (물론, 불끈 치밀어오는 욕망은 있다. 그치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나는 지금 이 바이크를 사랑한다. 

 

예전에는 무식하게 뒤를 올리구, 스피커 소리 요란하게 질주하는 소위 폭주족을 이해할 수 없었어. 

 

그치만, 그게 제네들에게는 낮에는 주유소에서, 혹은 철가방을 들고 그야말로 빠지게 일하면서 장만한 소중한 바이크인 거야. 그리구는 나만의 시간인 밤에 그야말로 맘대루 달리는 거지. 

 

물론, 험하게 타고, 문제도 많이 일으켜. 그치만, 제대로 타는 법을, 제대로 즐기는 멋을 갈켜주기는 했어? 아무리 달리는 바이크에 그물 던지구, 바퀴 사이에 각목 끼워서 잡아봤자 저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거야. 그래도 비비가 보기에는 뽕먹고, 빠굴만 탐닉하는 넘뇬들 보다는 얘들이 차라리 순수하다구 봐. 바이크를 타보지 않고 비트 열광하는 저들을 이해할 순 없을거야. 

 

우야튼 비비는 오늘도 달린다. 뭐 비비가 폼잡는다구 정우성이 될 것두 아니지만 잔뜩 폼 잡구 달린다. 졸라덥지만 풀페이수 오렌지 헬멧도 반드시 쓰구 달린다. 그치만, 오늘도 버쓰 매연이 코를 찌르는 구나. 에이.. 일차선으로 옮겨야겠다. 

 

 

건설교통부 대기자 겸 두 바쿠 권리 수호 위원회 
나홀로 의장 비비 (beerbear@ddanzi.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