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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캡션 콘테스트 심사결과 발표!

 

2000. 6. 26 월요일 
딴지 캡션 콘테스트 심사우원단

 

고대하던 대망의 제 11차 캡션 콘테스트 심사결과를 발표하겠소.

항상 말하는 바이지만 딴지로 쇄도하는 무수한 응모작들을 마주하노라면 본 심사우원단은 독자 동지들의 똥꼬프리에 대한 열정에 귀두 뜨거움을 느끼오.  동지들이 있기에 지는 명랑사회를 위한 힘든 여정을 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요. 

그러나, 이번 캡션 콘테스트 응모작들을 샅샅이 디비면서 절로 나오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소. 

풍요 속에 빈곤이라...

시리즈물 형식의 도입에 후한 점수를 매겨떤 지난번 출품작을 의식한 듯한 의미없는 동일 게시물의 나열(이른바 도배라고 불리우는...)과 여전히 염치엄씨 계속되고 있는 모방의 모방을 뛰어넘은 국화빵 수준의 출품작은 다음 회에선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이오.

그리고 마지막 경고.. 

무려 30여 건이 넘게 올라온 "뷰바의 진실을 알려주마" "8억을 벌 수 있게 해주까?" 등등의 식상한 광고 문구들이 올라온다는 사실은 딴지의 존재자체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기득권 꼴통세력의 음해공작이라 판단되오. 본지, 더 이상 요따우 짓거리로 창창한 앞길에 설사를 해 대는 폭거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하오. 조심들 하기 바라오. 

그럼, 이제  동지들이 보내 온 주옥같은 캡션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소. 우선 동지들의 마음속 깊은 열정을 확인키 위해 명랑사회구현을 크게 3회 복명복창후 아래 작품을 감상하기 바라오. 주위에서 쳐다보걸랑 가볍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주시면 되겠소...

 


 

<1등 수상작>

 

 











 
Title 신검 전야
Name 순대골목
Comment 얼마나 더 마셔야 고혈압 판정 나냐? 

 

 

평범하고 가진거 없는 우리사회의 보통 젊은이들이 느끼는 고뇌와 삶에 대한 괴리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수준작이오. 

무릎연골 수술, 가짜 진단서 제출, 정신병력 위조 등 갖가지 기상천외한 병역면제 방법를 동원하는 부유층의 행태 속에서 가진 것 없는 젊은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사실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라는 게 심사우원단의 판단이오.  

아울러 Title과 name를 통해 작중 화자의 시간적, 공간적 상황을 적절히 설명함으로써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표현기교 또한 1등 선정의 주요 이유임을 밝히오. 

또한 아직 마빡에 채 피도 마르지 않은 얼라들에게 술을 판매한 <순대골목>으로 상징된 비양심적인 가게들을 날카롭게 꼬집은 점도 고려되었소. 

다만 일부 몽매한 독자덜이 위와 같은 수법을 따라하다가 입대가 아닌 입원을 하는 일이 없길 바라오.

<2등 수상작>

 

 











 
Title  장원급제
Name  사마귀
Comment  장원급 죄(張元級 罪)엔 죽음(酒禁)뿐이다. -삼아기- 

 

 

한자음의 차용과 우리말의 연음법칙을 이용한 고전적인 패러디의 한 방법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소. 절묘한 테크닉 뒤에 숨겨진 칼 같은 충고의 일침도 좋았소.

다만 고전과 한자를 차용한 만큼 이에 걸맞는 운율체계가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오. 동지는 조금만 더 갈고 닦으면 엽기 한학계의 대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오.. 

 


 

<공동 3등>

이번 캡션 사진을 선정하면서 내심 시사성을 겸비한 출중한 작품들이 올라오길 기대하였으나 비슷비슷한 발상으로 일관하는 출품작들에 아쉬움을 금치 못하였소..

다음 두 작품은 그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들을 받은 출품작들로 캡션 컨테스트의 취지에 부합하는 간결성과 시사성에서 득점을 많이 하였으나 애석하게도 명랑성과 엽기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공동3등을 수상하게 된 작품들이오.

 

 

 











 
Title   그들의 주정
Name   수리왠수
Comment 파업만이 살 길이다. 
내가 마누라 하라고 유도했다. 
옆에 누워있어 룸살롱으로 착각했다

 

 

 

 

 

 

술로 인하여 벌어진 요즈음의 추태들을 한번에 다루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술김에 벌어진 <파업유도사건> , <386 룸싸롱 사건>, <장원 성추행 사건> 등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오. 

 

혼잡하게 뒤섞여진 내용을 본 우원들이 재조합 해본 결과 "내가 파업하라고 유도했다" 와 "옆에 누워 있어서 마누라로 착각했다" 까지는 해석이 되는 반면, 나머지 부분은 "룸살롱만이 살 길이다" 라고 밖에는 도출될 수 없는 바, 또 하나의 문장은 과연 무엇을 내포하는 것인지 자못 궁금증이 증폭되오 있오. 

혹시나 작자 자신의 평소 생활신조가 취중에 흘러나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소.. 게다가 의도한 표현이 아닌 음주로 인한 오타로 여겨지는 "수리 왠수"의 대목에선 더더욱 그 의심이 깊어지는 바이오. 다음 번 좀 더 멀쩡한 정신으로 응시해 주기 바라오..

   

 

 











 
Title 폭락! 폭락 맨날 폭락! 
Name 묻지마
Comment 나: 아! 쓰~으바! 또 하한가야! 오늘이 6일째 
너: 이런 개쉐이.. 넌 선방했네.. 난 미수쳤어..
     반대 매매인데 아직까정 안팔려..... 야! 근데
     쟤 알어?
나: 응. 걔? 아까 위에서 떨어졌는데?? 
-- 주식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건전한 주식 문화를 위해..-- 
이상 묻지마 투자자가. 

 

걷잡을 수 없이 주가가 폭락하던 암흑기에 올라 온 출품작으로 주식투자에 실패하고 술로 시름을 달래는 수많은 개미군단들의 암담한 현실을 현장감 있는 대화로 풀어낸 수작 되겠소.

 

작금의 우리 나라의 주식시장의 과도한 열기는 주식을 투자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까지 몰고 가서, 결국에는 재산까지 말아먹는 사태가 창궐하고 있지 않소. 진정한 투자가치를 가진 기업을 볼 줄 아는 눈과 단순한 재산 불리기의 수단이 아닌 국가경제에 투자한다는 사고방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되오. 

 


 

 

이로써 모든 수상작의 발표가 끝났소. 각 수상자 동지들은 수상 소감과 상품을 우송할 주소를 적어서 본지에 을 날려주길 되겠소..

 

 

다른 동지들도 꾸준히 노력하여 수상의 영광을 나눠 갖기 바라오. 끊임없는 도전과 귀두연마만이 동지에게 기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오.  

어허.. 뭘 망설이고 있소.

지금 12회 콘테스트가 진행중이니 얼른 참가하기 바라오. 

 

 

 

 

 

 

 

 

 

딴지 캡션콘테스트 심사우원장 
 (albatros@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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