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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신 (新) 기타스토리 7


2009.09.17
파토


얼마 전 인천에서 인천국제악기전시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거길 가 보게 됐는데, 역시 LA의 NAMM쇼나 프랑크푸르트의 MusikMesse 에는 비교할 수 없는 초라한 규모인 건 사실이다. 예년과 달리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 관계로 교통이 불편해서 차 없는 학생들은 거의 접근이 어려웠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여하튼 뭐 건질게 없나 나름 돌아다녔는데 전시장 자체가 너무 작아서 거의 수확이 없었다. 그러다가 아래의 물건을 발견했다.



첨엔 이게 먼가 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무선 합주 시스템이란다. 큰 소음을 낼 수 없는 환경에서 드럼 베이스 기타 등의 음을 믹스해서 각각의 무선 수신기로 보내 헤드폰으로 들으며 합주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물건인 거다.




이 중앙의 믹서 겸 송신기로 각각의 악기음을 모아서
무한 확장이 가능한 다수의 수신기로 무선으로 보낸다. 기타와 베이스
용으로 다이렉트 박스 기능도 한단다.



수신기는 전체 믹스 음을 받을 수도 있고
각각의 악기 소리를 따로 들을 수도 있다.


 


요 이어폰으로 듣는 거다. 의외로 귀에 꽉 차서
밀폐 효과가 있었다.



전자 드럼을 사용한다면 아파트나 오피스텔에서도
합주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이거 끼고 잼 하고 놀았다.


...굳이 이 물건을 소개하는 이유는 과거 내가 밴드하던 시절에 이런 게 무척 아쉬웠기 때문이다. 전문 녹음실이 아닌 한 방음을 해도 한계가 있고, 또 아무래도 밤에 연습할 때가 많은데 지하실이긴 했지만 윗집에서 찾아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모니터 앰프를 달고 각 멤버가 유선 헤드폰을 끼고 연습했는데 말할 수 없이 번거로운 일이었다.


그러니 혹시 나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밴드가 있다면 함 고려해 볼만 하다. 음질도 괜찮고 무선이라 기타 스트랩에 매달고 편하게 합주 할 수 있었다. 가격이 좀 비싼 게 흠이지만.


암튼 관심 있는 분은 여기로 연락해 보시라. 물론 나는 이 회사와 아무 관계 없다. 단지 이런 물건이 나온 게 반가울 뿐...








그럼 지난 시간에 예고한대로 펜타토닉에 접근해 보자.


댓글에 보니 펜타토닉 따위 시시하다는 류의 반응이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록이던 메탈이던 재즈던 컨트리던, 쟝르 불문하고 제 아무리 독특한 연주를 한다고 해도 펜타토닉은 항상 기본이 되고 자신의 연주 개성은 그 위에 덧씌워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잉베이 류의 예외가 있겠지만 그건 그 스타일의 고유한 특성일 뿐이고, 심지어 잉베이도 알고 보면 상당한 비중으로 펜타토닉을 구사하고 있다. 펜타토닉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알고 보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비디오 하나 보고 가자. 머 유명한 에릭 존슨의 SRV 니 들어 보신 분도 많을 거다. 거의 펜타토닉만을 사용한 연주인데, 기본적으로 심플한 곡을 특유의 펜타토닉 운용법을 통해 보통 블루스록과는 다른 기묘한 음악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1분 5초 부분에 스쳐 지나가는 릭과, 1분 28초 이후 및 뒷부분 솔로를 특히 집중적으로 감상해 보시도록.





…지난 시간에도 말했지만 열분들이, 아니 누구라도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마이너) 펜타토닉의 폼은 바로 아래의 것이다.


 



이 폼이 많이 쓰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일단 집게손가락이 모두 같은 위치에 오기 때문에 포지션을 잡기가 쉽다. 그리고 두 손가락으로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연주 자체가 상당히 편하다. 하지만 그런 장점들만큼, 여기에 매몰되면 결국 이것 외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게 된다는 함정이 있다.


하지만 오해마시라. 그렇다고 나머지 포지션들을 모두 달달 암기해서 기계적으로 배분해서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위 포지션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되 나머지 포지션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또는 위 포지션에서 나오기 힘든 음들을 보충적으로 사용하자는 뜻이다.


먼저 위의 포지션 (편의상 포지션 1이라고 부른다)을 기조로 해서 그 위 아래의 포지션을 살펴 보자. Key는 A다.


포지션 블록 5


포지션 블록 1
 


포지션 블록 2
 


그럼 설명 들어간다. 가운데가 우리가 주구장창 써먹는 포지션 1이다(왼쪽에 적힌 숫자는 프렛 번호니 혼동하지 말도록). 그 위 것은 포지션 5, 아래 것은 2라고 부르자. 포지션 1은 보라색 부분에서 포지션 5와 겹쳐 있고, 또 노란색 부분에서 포지션 2와 겹쳐 있다. 이해가 되시는가.


자, 그럼 이제 포지션 1으로 늘 하듯 후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다가 지겨워졌다. 그러면 펜타토닉의 범주 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은 위아래 5번과 2번 포지션 중 쓰기 쉬운 영역 일부를 섞어서 활용하는 거다. 빨간색 부분이 바로 그 대표적인 지점들이 되겠다.


아래 악보는 포지션 1과 2를 섞는 것이다. 함 연주해 보시라.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이것만 해도 벌써 포지션 1만으로 치는 것과는 다르고, 뻔한 음을 벗어나 연주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물론 이미 습관적으로 이렇게 연주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때 포지션 2의 형태를 알고 또 이게 실은 펜타토닉의 다른 포지션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고 있으면 여기서 더 응용해서 확장할 수 있는 거다.



●악보 1



둘째 마디의 첫음 8프렛을 집게손가락으로 짚어주는 것이 포인트



한편 아래 악보는 포지션 1과 위쪽의 포지션 5를 섞은 예다.


●악보 2



슬라이드를 통해 포지션을 바꾼다.
해피온 풀 오프 등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물론 위 악보 2 둘째 마디의 음들을 포지션 1에서 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음이라도 다른 위치에서 짚게 되기 때문에 슬라이드라던가 해머온/풀오프, 밴딩 등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것만 잘 해도 벌써 연주는 달라진다. 물론 위의 것들은 단지 예일 뿐이고 각자 위 포지션 블록을 보면서 다양하게 응용해야 한다.
이제 아래 두 개의 포지션을 보자.






아래쪽 것은 우리가 포지션 1 다음으로 잘 써먹는 포지션 4다. 일단 쳐 보면 안다. 그리고 위의 것은 포지션 4와 연결되어 있는 포지션 3. 연결 지점은 역시 노란색으로 표시해 뒀다.


요령은 역시나 일단 포지션 4로 후리다가, 포지션 3의 특정 지점으로 넘어가서 짚기 쉬운 부분들을 활용해서 연주를 하는 거다. 아래 악보를 함 쳐 보자.


●악보 3



첫마디 4박에서 슬라이드로 포지션 체인지. 둘째 마디 음들을 포지션 4에서 참 찾아 쳐 보면 연주의 편의성과 사운드 면에서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악보 4



뻔한 펜타토닉 음들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치면 전혀 다른 느낌이 된다.


악보 3의 경우 둘째 마디에 포지션 3을 활용함으로써 해당 음들을 훨씬 부드럽게 연주할 수 있고, 악보 4의 둘째 마디는 다소 퓨전적인 느낌이 나는 음 배열이 되고 있다. 특히 악보 4와 같은 연주는 하나의 포지션 속에서만 연주하는 과정에서는 발상 자체가 잘 되지 않는다.






포인트는 이거다. 잘 생각해 보시라.


우리가 포지션 1이나 4를 주로 연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지가 쉽기 때문이다. 반면 포지션 2나 3, 5는 집게 손가락 위치가 일정하지 않고 음이 들쭉날쭉 하는 느낌이 있어서 치기 어렵다. 그래서 함 외워 보다가 그냥 포기하고 잊어버리고 1이나 4로 돌아오고 만다.


하지만 그건 한 포지션을 6현 전체를 다 친다는 생각으로 바라봤을 때의 관점일 뿐이다. 위에 붉은 색으로 표기한 부분들만을 따로 떼놓고 본다면, 그 영역만큼은 사실 포지션 1이나 4에 못지 않게 단순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이제 위 포지션 다섯 개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의외로 여기에 해당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이렇게 접근하면 다섯 포지션의 음들을 골라 쓰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얼마든지 단순한 운지 속에서도 새로운 음 배열, 그리고 이를 통한 참신한 핑거 테크닉의 응용을 발상해 낼 수 있는 거다. 이런 식으로 펜타토닉의 영역을 확장하다 보면 언젠가 5개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펜타토닉의 5개 블록을, 비록 바로 한꺼번에 손에서 나올 수준은 아니더라도 대략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음들을 찾고 또 스스로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 이런 아이디어를 가진 상태에서 이제 각자 펜타토닉의 응용에 대해 연구해 보시기 바란다. 물론 내가 다양한 릭을 만들어 소개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지금 우리의 목적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자신만의 패턴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을 거다.


다음 시간에도 펜타토닉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 보자. 오늘은 순수 펜타토닉 음만 대상으로 다양한 포지션 블록의 관점에서 봤다면 다음 시간에는 펜타토닉 주변의 음들 사용한 접근, 메이저 펜타토닉과 블루 노트 음들, 경과음 등을 한번 연구해 보기로 한다.


그럼 해피 연습.



펜타토닉 연주의 또다른 명인 로벤포드…


 


딴지 전임 오부리 파토(patoworl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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