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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도를 비롯한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수가 대단한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비상사태를 선언한 1월 8일을 전후로, 증가할 때 만큼이나 '폭발적인'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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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도와 가나가와현은 "보건소의 부담 경감"을 이유로 감염 경로 추적을 포기했다. 대신 불특정 다수를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검사 대상을 좁히고 검사를 축소했다. 따라서 숫자 상으로는 확진자가 감소한다 해도 수면 아래서 감염이 어떻게 확대될 지는 알 수 없다.

 

보다 이전에 감염경로 추적이 불가능해진 오사카는 사망자 일본 전국 워스트1이 되었다(인구 최대인 동경을 넘어서 말이다). 확진자 수에 비해 중증자가 많고 사망자가 계속 증가해서 생긴 일이다. 동경과 가나가와도 오사카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 이미 동경에서는 사망자의 대폭 증가로 이미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가 줄었다?

 

후생노동성은 1월 8일, 전국 지자체에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보건소 체제 정비와 감염 확대기의 우선도에 의해 보건소 업무 실시에 관해서]라는 '사무 연락'을 내렸다.

 

'전체적인 체제 정비와 업무의 중점화가 중요하다'면서 작년 11월에 내린 '적극적인 역학조사의 우선도'를 기준으로 조사를 좁히라는 방침이다. 간단히 말하면 '보건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학조를 일부만 해도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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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노동성>

 

과중한 업무에 보건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선 보건소 외에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서 검사와 추적 조사를 하고, 격리 시설 확충을 해야 하는데, 후생노동성은 오히려 역학조사를 축소했다. 후생노동성은 1차 대유행 때도 보건소와 격리 요양시설을 이유로 검사 억제를 정당화하며 보건소 기능과 격리 요양시설을 확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초기부터 철저한 검사로 감염 확대를 억제한 와카야마현 지사는 대도시권에서 계속된 "적극적인 역학조사 축소"에 대해 ,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링크).

 

"아무리 주민 행동을 억제해서 감염은 어느 정도 줄여도 결국 감염 확대 방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적극적인 역학조사입니다. 이걸 소홀히 하면 감염 확대는 잡을 수 없습니다"

 

"코어 업무만은 지금 충분히 할 수 없어도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됩니다. 포기한 순간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전선은 대붕괴를 일으키고, 그 지역을 돌파구로 일본 코로나는 미국과 유럽과 같이 대폭발합니다."

 

일손이 달려서 추적조사를 할 수 없다고 검사를 축소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뜻이다. 다분히 상식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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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 정부나 동경도를 비롯한 지자체는 사망자를 줄이는 걸로 방침을 변경한 모양이다.

 

동경도지사는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염을 억제해 신규 확진자를 줄여야 하지만, 동경도는 검사를 줄여서 신규 확진자를 줄이는 방법을 취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면 아래서 감염이 확대될 거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결국, 최근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의 급감은 자연 감소나 실질적인 감염 억제가 아닌 표면적인 수치의 억제에 의한 것이었다. 검사를 억제해서 확진자 수를 줄이는 방침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언론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발표된 수치를 의심하거나 비상사태 선언 해제를 신중히 하자는 의견에 대해 '코로나 뇌'라고 비웃고 있다. '코로나 뇌'는 모든 걸 코로나 탓으로 돌려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는 사고 정지 상태라는 뜻이다. 급감한 이유를 발표하지 않아서 '신규 확진자의 감소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언론이 이러하니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와 동경도는 코로나 국면에서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 사람들은 충분하지 못한 정보 소스를 근거로 각자의 판단에 따라야 할 뿐이다. 늘 그렇듯 '각자도생'이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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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타임즈>

 

한편, 무증상자를 포함하면 신규 확진자가 16배 가까이 존재할 것이라 것, Go To 캠페인이 오키나와에 코로나를 전파해서 확산시켰다는 내용의 연구보고가 나왔다.

 

오키나와 국제대학의 '일본의 코로나 19 확산 시간 경과 다이어그램'으로, 일본 정부가 강행한 Go To 캠페인이 전국으로 감염을 확대시켰고, "특히 오키나와에 감염 확대에 불을 붙였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링크).

 

 

분위기 전환에는 혐한이 최고

 

분위기 전환에는 역시 혐한이다. 요새 일본 언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보도가 다시 거칠어지고 있다.

 

원래 일본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을 '악마화'해왔다. 그나마 부드러워진 건 1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다.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판결이 났지만 일본 기업 재산을 매각하는 것보다 '외교적인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말이 나오고 난 다음부터다. 언론 보도의 톤이 일제히 달라진 걸 보면 일본 언론의 한국에 대한 보도는 일본 정부와 같은 축으로 움직인다.

 

그러던 것이 2주도 되지 않아 다시 문재인 대통령을 총공격하는 것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1월 27일 <데일리 신초>의 보도는 제목부터 대단하다.

 

'문재인의 체포・수감'은 불가피 특별사면 받아도 벌금 면제 없다. 제명에 죽지 못하는 '사권의 장' 한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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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신초>

 

기사 내용은 이렇다.

 

1) 한국의 대통령은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2) 한국은 혈연/지연이 강한 사회라 부정이 일어나기 쉽다

3) 이전 대통령들(이명박근혜)이 체포되었다

 

그러니 이번 대통령도 임기가 끝나면 체포, 수감될 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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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작년 말에 있었던 다른 방송 보도다

 

거의 저주에 가깝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기사를 매일 같이 쏟아낸다. (놀라운 것은 한국의 일부 언론도 일본 극우 만큼 문재인 대통령을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북'을 외치는 이도 있다. 일본 극우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는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의 고정간첩'이라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일은 다 북한에서 지령을 받은 것이라는 말이다. 그럼 코로나 방역도 북한의 지령을 받은 거고, 한국 경제를 잘 이끈 것도 북한의 지령인가?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일본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을 거칠게 공격하는 건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이 이러니 댓글도 혐한 일색이다. 가장 최근 문제가 된 건 한국의 '백신 접종'에 관한 뉴스였다.

 

"독일에서 한국이 구입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 접종 금지"(링크)라는 제목의 기사엔 '한국이 멍청해서 그런 백신을 샀다'는 뉘앙스의 댓글이 달려있다. 일본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같은 백신이지만, 그것에 대해선 '일본은 괜찮다'고 한다. 결국 백신은 핑계고 문제는 '혐한'이다.

 

<중앙일보> 일본판 기사에도 비슷한 류의 댓글이 달렸다. 우선 기사의 제목부터 '한국, 코로나 백신 7월 이후 3325만 명 접종, 의료진 확보에 비상'이다. 의료진이 부족해서 백신 접종에 문제가 있다는 냄새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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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댓글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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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1월 30일, 일본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왔다. 지자체 90%가 백신 접종을 위한 의사를 확보하지 못했고, 70%가 백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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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

 

중앙일보는 일본 백신 접종에 대해선 기사를 썼나 모르겠다.

 

한국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에 관한 짤막한 기사에도 댓글은 한가득 혐한이다. 한국에서 만든 약을 믿을 수 없다는 식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의 백신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본에서 생산한다고 발표한 후 후속보도가 없다. 이렇게 가뭄에 단비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언론이 총동원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 텐데, 왜 후속보도가 일절 없을까?

 

일본에 '혐한'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이 활개를 치고 있다. '혐한'이 정말 만병통치약이라면 일본 사회가 더 건강해져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 결국 이건 '마약'과 같다. 일본은 '혐한'이라는 '마약'을 오래 써서 인이 박히고 중독돼 끊기가 힘든 것이다. 2주 동안 잠잠했던 게 거짓말처럼 다시 '혐한'으로 달리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일본은 '혐한'이라는 마약에 집단중독된 것 같다. 같은 증상이기에 자신들이 중독됐다는 걸 모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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