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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지금, 일본은 성화봉송을 생중계하면서 대축제를 맞이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제4차 코로나 감염 확대'와 '올림픽 성화봉송'을 함께 보도하는 등 극단적인 분열증세를 보인다.

 

 

출발한 성화, 올림픽은 준비중

 

일본 정부는 이목을 끌기 위해 올림픽 성화봉송 릴레이 주자로 유명인을 선정했다. 유명인과 성화봉송이 세트로 자신의 지역을 통과한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특별한 이벤트다.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성화봉송을 하기 전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사람들로 혼잡하면 중지한다'고 했지만, 진짜로 그럴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 입장에서는 성화봉송이 시선을 다 끌어가주니 다른 일에 책을 잡히지 않아 좋을 것이다. 그만둘 이유가 없다.

 

성화봉송 릴레이가 진행중인 도치기현 아시카가시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혼잡'했다. 25일 후쿠시마현청에서 있었던 성화봉송을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어 혼잡했던 것에 대해서는 '혼잡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니 이번엔 '혼잡'했다는 걸 인정했다. 문제는 성화봉송이 끝난 '후' 인정했다는 것이다. 성화봉송이 끝난 후니까 문제가 없다고 하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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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닛폰>

 

한쪽에서 성화봉송이 한창인 한편, 일본의 연출가 미야모토 아몬은 TV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링크)

 

"일본이 동경올림픽을 중지하겠다고 의사표명을 해야 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지만, 지금 일본은 당연한 사실을 발언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서 되레 신선하게 들린다. 기사에 달린 댓글도 대부분 미야모토의 발언을 지지한다. 생각보다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한다. 올림픽보다 코로나 방역을 철저히 하길 바라고 있다. 

 

동경올림픽은 이권에 개입한 사람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정신과는 전혀 다른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강행하는 일본 정부나 올림픽 스폰서도 세계에게 욕만 먹게 되지 않을까? 

 

IOC는 올림픽 회장 입장에 필요한 '자격인정증'을 "대회 운영에 불가결한 사람"에 한해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올림픽에서 활약한 이의 초대나 IOC 이사가 동반하는 게스트를 대상으로 한 문화/방문 프로그램을 중지하거나, 축소한다고도 한다.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바탕으로 정한 것으로, 단순하게 보면 올림픽을 하긴 하지만 직접적인 관계자를 뺀 외국인은 계속 입국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올림픽이라는 이름을 한 국내체전이 될 것 같다. 

 

 

감염자 증가는 벚꽃 탓

 

일본의 30여 군데 지역(34도부현)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오키나와는 '경이적인 증가세'로, 4월 1일에서 21일까지 음식점과 유흥업소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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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

 

요즘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 급증세에 대해 지자체나 언론은 '사람들이 벚꽃 구경을 다닌 탓'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여전히 '정부는 잘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말을 듣지 않아서 감염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언론은 항상 감염 확대 국면에서 특정 대상을 정해서 공격한다. 이번에는 동경 메구로강에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대상이 되었다. 벚꽃 구경에 나선 사람들이 잘했다는 얘기가 아니고, 이번 감염 확대를 벚꽃 구경 한 사람들 때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먼저 감염 확대는 벚꽃이 피기도 전인 3월 초부터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동경에서 벚꽃구경을 하기 시작한 것은 저번주 정도 부터다. 또 메구로강에서 벚꽃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끼고 산책하고 있다. 돗자리 깔고 앉아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동경의 벚꽃구경이 문제라면, 4월에도 눈이 내리는 홋카이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홋카이도 외에도 아직 벚꽃이 피지 않은 지역에서도 감염이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항상 뭔가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서 사람들을 통제하고 억압하려고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반발한다. 

 

확진자 급증의 또 다른 이유로 '5명 이상 회식'을 들고 있는데, 정작 코로나를 담당하는 후생노동성 관료들은 밤 12시까지 회식을 했다(링크). 무려 23명이 '인사이동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송별회'를 하기 위해 긴자에서 모였다. 코로나 감염 확대로 음식점은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5인 이상 회식을 하지 말라는 상황에 코로나 담당 관청 관료들은 솔선해서 감염 확대 국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만이 아니라, 관료들도 많은 걸 어기면서 제멋대로 하고 있다. 코로나에 대해 얼마나 긴장감이 없는지 알려주는 단면이다. 

 

 

 

P.S

다행인 소식이 하나 있다. 수에즈 운하에 좌초되었던 일본 선박회사 소유 컨테이너선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장기화될 줄 알았던 것이 그나마 빨리 끝나서 다행이다. 보상문제 등은 선박회사와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대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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