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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까지였던 일본의 3차 비상사태가 6월 20일까지로 연장되었다. 가토 관방장관은 현재 비상사태 선언이 내린 지역에 대해서 기한이 지나면 비상사태 선언에 준하는 '만보'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경올림픽 개최 기간에도 '만보'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비상사태 선언 하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올림픽 진행은 어떻게 되어가나

 

5월 28일, 스가 총리는 3차 비상사태 선언을 재연장하는 기자회견에서 동경올림픽에 "국내 관객을 넣고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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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

 

의사회 등 전문가들이 '무관객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듣지 않는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관객을 넣고 싶었는지 관객 입장 결정을 미루고 미뤘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지역 교육위원회는 초중학생들의 올림픽/패럴림픽 관전에 대해 판단하고 있다. 마치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정부에는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동경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는 자국에서 백신 접종과 PCR 검사 후 음성판정을 받아야 한다. 일본에 도착하면 다시 PCR 검사를 받고, 대회 기간 중에는 매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 위험 뿐만 아니라 동경의 폭염으로 사망할 우려도 있지만 그건 다 자신의 책임으로 알라는 조건이다. 

 

스가 총리는 올림픽 해외 관계자와 기자 등의 외출 및 행동을 제한한다고 한다. 일본 국민과 접촉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관계자들은 정해진 숙박장소로 정해진 이동수단을 이용해야 하며, 악질적인 위반자는 강제 추방한다. 이를 감시하기 위해 많은 '감시원'을 둔다고 발표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나 관계자가 '죄수'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 한편 올림픽 선수촌에 알코올을 반입할 수 있고 '선수끼리 교류'를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선수에게 배부할 콘돔을 15만 개 준비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에 사람들이 반발하자, '올림픽이 끝나 귀국한 뒤 (콘돔을) 계몽활동에 사용해달라'는 목적이라고 변명했다. 대체 어떤 계몽활동을 하란 말인가? 코로나 시국에 콘돔보다 감염방지를 위해 마스크가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정작 마스크 제공은 없다.

 

 

미국의 도항금지

 

정부가 올림픽을 어떻게든 밀고 나가려는 때, 미국 국무성이 일본에 대한 도항 정보를 가장 높은 '도항 중지 권고'로 올렸다. 그렇게 믿고 따르는 미국에서 '도항 금지'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일본이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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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이 끝난 여행자라도 변이종에 감염하거나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모든 여행을 피해야 한다"라는 미국 CDC의 권고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IOC와 같은 패거리인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는 선수단 파견에 영향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일본의 관방장관, 올림픽상, 그리고 JOC는 서둘러 '올림픽에는 영향이 없다'고 발표했다. 고장 난 테이프처럼 "안심, 안전한 올림픽"이라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동경도지사가 황금연휴에 "동경에는 오지 말라"라고 하지 않았나? 일본인은 동경에 오면 안 되고 외국인 올림픽 관계자는 괜찮다는 건가?

 

그런데, 일본에선 동경올림픽을 중지하거나 연기하길 바라는 여론이 압도적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결정을 반겼다. 미국이야말로 정말로 일본 국민을 걱정하고 있으며, 일본이 배상금을 물지 않고 올림픽을 중지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미국이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그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일본 사람들도 반대하는 올림픽

 

사람들은 동경올림픽 개최로 인해 동경형 변이종이 생기고, 이것이 일본과 전세계에 퍼지는 끔찍한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전국 의사 유니온 대표 우에야마는 27일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변이종이 생길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면 '동경올림픽형'이라고 불리고, 앞으로 100년에 걸쳐 동경올림픽은 인류의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비난당할지도 모른다"

 

아사히 신문은 "여름 동경올림픽 중지 결단을 수상에게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는 동경올림픽 스폰서이자 오피셜 파트너다. 비록 '사설'이라고 해도 이런 관계에 있는 신문사에서 처음으로 한 '중지' 요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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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

 

2019년 입헌민주당에서 출마했던 사이토 아츠코 씨는 간호사, 대학교수 등을 경험한 의료종사자 입장에서 코로나 감염 확대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경올림픽 강행하는 것을 맹비판했다.

 

사이토 씨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바흐 회장, 코츠 씨 등은 선수나 관계자, 개최국 국민의 인명을 경시하고 있다. 압도적 다수의 일본 국민이 반대하고 불안하게 여기는 중 '비상사태 선언 아래에서도 한다'라는 발언은 테러 예고와 같고, 올림픽을 위해서는 누군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것과 같다(링크)"

 

강한 표현으로 IOC를 규탄했다. 의료종사자의 관점에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진행이라고 원활하지 않다

 

올림픽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선 자원봉사자가 대거 사퇴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 개최 연기로 인한 환경의 변화, 백신 접종이 언제인지 몰라서 등의 이유로, 삿포로, 미야기, 치바에서는 적어도 3분의 1이 사퇴했다. 올림픽 자원봉사에 갔다가 코로나에 감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이에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자원봉사자 대신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있어서 대회 운영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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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만이 아니라 올림픽과 패럴림픽 회장의 의료 책임자도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다. 의료 스텝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가 되었다. 올림픽을 연기하기 전의 계획에서 조직위는 회장에 배치할 의사와 간호사를 약 1만 명으로 잡았는데, 현재는 코로나 대응에 지장을 주지 않는 형태로 의료체제를 구축한다고 30%를 삭감, 7,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에도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할 지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궁도대표팀을 받기로 했던 도야마현 구로베시가 선수단을 거부하는 등 많은 지자체에서 외국 선수 사전 합숙이나 교류 행사 등을 거부, 중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경올림픽 개최 강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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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가장 먼저 도착한 호주 소프트볼 대표팀이 개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군마현 오오타시에서 사전합숙을 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일본에 오기 전에 백신 접종을 맞았다. 출국 전에 PCR 검사를 2회 실시했고 일본 입국 시 나리타 공항에서도 검사를 받았다. 사전 합숙 중에는 매일 PCR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총리 관저 간부는 "(올림픽을) 중지하는 선택지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IOC 회장도 동경올림픽 개최를 위해 마지막 단계에 왔다면서 "선수와 참가자, 일본 사람들의 안심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라고 어르고 달랬다.


여기에 IOC는 올림픽 참가 선수에게 '대회 기간 중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 주최 측에는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을 요구하는 '갑질'을 하고 있다.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증할 수 있는 정부나 보건당국은 없다. 모두가 짊어진 리스크다"

 

IOC는 코로나 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 또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동경의 폭염 때문에 마라톤 경기 장소를 삿포로로 변경했다). IOC는 사고가 나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걸 명확히 하고 싶은 모양이다. 일본 정부와 같이 '안심, 안전한 대회'라고 구호를 외치지만 그들도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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