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우린 쪽수가 답이다.

2011-11-10 09:08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너클볼러 추천0 비추천0

2011. 11. 10. 목요일

정치불패 너클볼러

 

 

 

 

 

 

원스 어 폰어 타임.

 

 

 

 

 

‘내 자신은 마 반값으로 등록금을 하겠다는 공약을 한일은 없습니다’

 

 

 

 

 

이런 정신 나간 멘트를 날리는 대통령 치하의 세월을 우린 보내고 있다. 뭐 우선 할 수 없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감당의 몫도 결국 우리 것이니깐. 아무리 힘들어도 ’나는 각하를 선택하지 않았단 말야 씨발’이라고는 하지 말자. 생산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부질없는데다 찌질해 보이기까지 하니깐. 어쨌든 이런 ‘원 주뎅, 투 멘트’의 의미를 현재적 시점으로 해석해보면 이렇게 표현 할 수 있다.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한낱 시장이 해내려고 한다’ 뭐 이렇게. 그리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수많은 화려한 공약 중 비정규직에 대한 공약은 달랑 요거 한 줄이었다.

 

 

 

 

 

‘임금체불 고시제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직업훈련강화’

 

 

 

 

 

참 쉽다. 행간, 각하의 깊은 뜻, 이런 거 읽을 필요도 없다. 비정규직을 위한 공약, 한마디로 그런 거 없다는 거다. 다시 말해 애초에 이 정권은 비정규직에 관심이 없었던 거고, ‘그래 돈이나 벌어 와라’고 표를 던진 수많은 유권자에게도 그 고통이 쉽게 눈에 들어올 리 없었을 거다. 이것도 마찬가지 그 선택의 결과를 내가 아닌 수천 수많은 비정규직이 차별과 고통으로 감내하고 있다. 자 이 상황 또한 현재적 시점에서 해석해 보자. 그럼 똑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각하도 벅차 쌩깠던 공약을 일개 시장이 실현시키려고 한다’ 뭐 이것도 이렇게.

 

 

 

난 서울시민도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는 넘 중 서울시립대 다니는 녀석, 단 한명 없고, 두 다리, 아니 열다리 건넌 사이까지 훑어봐도, 서울시 산하기에 소속되어 있는 비정규직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근데 ‘사알~짝’ 흥분된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도 아직 멀었으니 자중하고 좀 더 지켜보라고 괜한 훈수 두지는 마라. 흥분도 해야 할 타이밍이 있고, 그 타이밍이 흥분해줘야 가속도도 붙게 된다. 아닌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실 흥분이 슬슬 올라오는 이 시점에서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은 쥐죽은 듯 고요한 저들의 처참한 참호가 아니라 ‘박원순’을 불안해하고, 그의 정체를 의심했던 우리 편들의(뭐 이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머 쉽게 말하자면) 반응이었다. 근데 뭐 없더라. 그(박원순)가 노동자의 편이겠는가. 그의 아이뒌튀티가 과연 반자본주의라는 개혁과 투쟁의 좌표, 혹은 노동계급의 이상과 맞닿아 있는가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의심했던 이들의 반응이 없다는 거. ‘비판의 정당함과 권리’를 주장했던 이들에게 당연하다는 듯 부재한 ‘지지의 필요와 의무’, 난 이게 마음에 안든다.

 

 

 

 

 

서울시 산하기관 2,800여명의 비정규직을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하겠다는 발표정도에 대해서는 ‘그래 당신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한발짝, 아니 그것도 싫으면 반발짝, 아니 반에 반발짝정도 다가섰다. 벗뜨 그러나, 조금 더 수고하시라’정도는 해줬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거, 우리 편이 가지고 있는 결정적 문제이기도 하다.

 

 

왜냐! 이 문제는 우리 ‘쪽수’를 늘리는데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별거 아닌 거 같지? 문제에 대한 비판과 성과에 대한 지지가 공존하지 못함은 곧 불신을 의미한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본게임에 이기기 위해서 무엇보다 절실한 게 쪽수의 확장인데(통합과 단일화는 우선 별도의 문제로 놓고 보자), 그 확장이 절름거리게 되는 거다. 두발로 뛰어도 시원찮을 판에.

 

 

 

 

 

 

 

요게 바로 쪼옥~수

 

 

 

 

 

쪽수가 늘어나면 바꿀 수 있다. 아니 베이스캠프까지 갈 수 있게 된다. 베이스캠프까지 간 후엔 정상을 향해 치고 올라가는 거고. 그러니깐 정상정복은 베이스캠프 도달 이후의 이야기인 거다. 이념과 각성이 없는 ‘쪽수’를 인정하지 않는 분덜이 있는데, 경험하면 이념이고 각성이고 필요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기득권의 조직력이 졸라 월등한 거, 바로 그들 ‘쪽수’의 대다수가 그들의 권력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단순 명쾌하게 미션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저들의 조직력이라는 게 그 끊임없는 경험의 누적인거다. 이념이니 각성이니 이런 게 아니고.

 

 

 

그러니 경험을 해본 저들의 쪽수가 견고히 유지되거나 늘어왔던 거고, 경험하지 못한 우리들의 쪽수는 불안과 불신으로 초라했던 거다. 그 불안과 불신, 어디서 기인했는지 한번 살펴보자. 그 발원지가 과연 이념을 체득하지 못하고, 각성하지 못한 쪽수 때문이었는지 말이다. 모두가 한방에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다고 생각해봐라. 광장엔 아무도 모이지 않을 것이다. 누가 모여? 다 아는데.  

 

 

 

 

 


 

 

 

이번 서울시장을 비롯한 보궐선거에서 우리편의 주요 이슈는 투표율이었고, 투표율의 포지션 중 가장 중요한 연령대를 2-30대로 규정했다. 2-30대가 투표해야 승리할 수 있다 선전했고, ‘니들이 바꾸려고 투표해야 니들을 위한 세상이 열린다’고 훈계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건 참 나쁘다. 2-30대가 사회고 정의고 양심이고 다 팽개치고 생업에 몰빵해도 취업조차 불가능한 시대를 만들어놓고, 세상을 바꾸는 건 이젠 니들 책임이란다. 책임전가도 유분수지. 사실 그 책임은 이런 식으로 지었어야 한다.

 

 

 

 

 

‘우리가 니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준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해. 그래서 세상을 좀 바꾸어야 하겠는데, 그럴러면 니들 도움이 필요해. 그러니 같이 가자‘고 했어야 했다.

 

 

 

 

 

선거 결과는 이제 더 이상 2-30대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입증했다. 절대 미동조차 없는 우리 어르신들, 그리고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한 2-30대, 이제 치열해야 할 세대는 바로 4-50대다. 이제 앞으로의 선거의 키를 쥔 세대는 4-50대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그렇다.

 

 

 

 

 

 

 

 

40대, 50대 뿌라스, 마이나스 하면 얼추 '0' 나온다. 빡치지.

 

 

 

 

 

2-30대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박원순시장의 행보가 선택에 납득할만한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다면 승리를, 선택의 정당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맛을 본 2-30대는 총선과 대선에서도 지난 선택의 유효함을 확신하고 행동할 것이다. 왜냐 경험했으니까. 해서 박원순시장의 첫 번째 행보가 20대의 이슈인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이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연로하신 분들은 늘 그래왔듯 박원순이 잘하던 못하던 총선과 대선에서 늘 가던 길 가실 것이다. 4-50대는 박원순의 선택과 나경원의 선택이 격렬하게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 경계를 어디가 얼마나 넘어가느냐가 총선과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울트라 이슈가 될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세대별 지지도 함보면 알 수 있다. 40대+50대, 박빙이다. 박빙. 이제야말로 각성해야할 세대는 2-30대가 아닌, 뒷짐진채 내 할 도리는 할 테니, 세상은 니들이 함바꿔보라 훈계하는 4-50대다. 스스로들 되돌아가지 못할 강을 건너왔다고 백기를 든 4-50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생각해봐라. 적극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고, 때론 연대한다고 생각해봐라. 절대반지, 아니 절대‘쪽수’가 가능해지는 거다. 아훝.

 

 

 

 

 

 

 

 

뒷짐은 아무때나 지는게 아니여

 

 

 

 

 

 

 

 


 

 

 

 

 

 

서울시장 선거과정을 정말 관심 있게, 흥분하며 지켜봤다. 내가보기에 절정은 바로 주말에 벌어졌던 광화문 주말집중유세였다. 지지를 표명한 인사들의 집중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지지하며 참여한 엄청난 ‘쪽수’를 보고서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쪽수는 그런 거다. 포지션과 온도차가 달라도 꿈꾸는 세상을 같은 방향이면, 같은 대열에 설 수 있는 거다. 그렇게 같은 광장에 모이는 거다. 지금은 그렇게 모일 때다. 그렇게 모여서 최선을 선택을 준비하고, 하면 되는 거다. 불안해하거나 등 돌릴 필요가 없다.

 

 

 

 

 

적어도 박원순시장이 한 달간 보여준 모습으로 비추어 우린 자신감을 가져도 될 듯하다. 가치를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호러틱한 것인지 이 정부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우린 다르게 가면 된다. 우리에게 중요한 다수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린 이번 선거를 통해 벌써 이만큼 만들어 냈다. 시립대 학생들과 그 가족들 만큼의 행복을, 그리고 오래동안 차별로 고통받았을 서울시 산하기관 비정규직 2,800명과 그 가족만큼의 행복을 만들어 냈다.

 

 

박원순이 만들었고, 박원순을 당선시킨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다. 비판할 건 비판하고, 지지하고 박수쳐야 할 건 하고 가자. 그렇게 쪽수를 키워보자. 그럼 우린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팍팍 든다. 서울시가 아닌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 말이다.

 

 

 

 

자. 그럼 ‘쪽수만 많다고 되는게 아니다’고 말 할수도 있겠다. 그래 물론 쪽수 이후의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딱 한번만 다시 서울시장보궐선거 복기해보자. 안철수를 그저 지지했던 수많은 ‘쪽수’가 한나라당에 공포감을 심어준거고, 그 쪽수가 박원순의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 준거고, SNS를 통한 자발적이고 엄청난 ‘쪽수’가 저들의 촌스럽지만 강력한 조직력을 이긴 것이다. 누가 뭘했나. 박원순은 당연한 선거운동을 했을 뿐이고, 민주당은 발 빼지 못하는 정도의 스탠스만 보여준 거고, 나꼼수는 우리의 쪽수를 흥분하게 해준 것 뿐이다.

 

 

그 쪽수에 너와 내가 있었음을 명심해보자는 거다. 신영복선생께서 그러셨다. 변방의 창조는 주류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을 때 가능하다고 말이다. 현재 스코어 1:0, 이기고 있고, 콤플렉스 느낄 필요 없다. 선생의 말씀대로라면 이젠 창조가 남아있을 뿐이다.

 

 

 

 


 

 

 

끝으로, 쪽수가 늘어난다. 그럼 이제 민노당, 진보신당, 국참당... 그리고 민주당은 어찌할 것이냐고, 잘 좀 하라고 협박할 타이밍이다. 저들에게 SNS가 눈엣가시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개인의 표현과 전달이 여론으로 커넥트 되어 있다는 거. 협박은 바로 그것이다.

 

 

 

 

 

하나 더, 대통령이 사저를 사들이는 방식을 봐서나, 스마트폰으로 SNS접속을 차단시키는 법안을 내놓는 꼬라지를 봐서도 저들은 상당히 후지고 덜떨어진 것이 틀림없다. 저쪽 진영이 덜떨어졌다면 이쪽진영은 상당히 어수선하다. 정리가 시급하다, 정리가...

 

 


마지막으로, 그런데 요즘들어 가끔 좀 창피할 때가 있다. 왠지 나만 흥분한 것 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