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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으로 발기하라.

2011-11-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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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추천0 비추천0

2011. 11. 14. 월요일


 


 




 


"후쿠시마 원전사태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방사능 유출로 인해 반일감정이 고조될까 염려하는 그분의 애향심이 느껴진다. 후쿠시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것이 분명한 세슘-137이, 우리나라 대도시 한복판에서 발견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계동의 세슘-137 검출량이 안전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이 발표한 시간당 방사선량은 1.44마이크로시버트, 환경단체 측정치인 3마이크로시버트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양이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측정기가 '반띵정신'을 발휘한 것인가? 안타깝게도 우리의 과학기술력은 가카의 이데올로기를 따라갈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측정 높이 때문에 생긴 차이로, 원자력안전위가 도로 1미터 상공에서 방사선을 측정한 반면, 환경단체는 도로 표면에서 측정한 수치를 공개한 것이다.


진짜 안전한 거는 기준치 이하여서 안전한 게 아니라 아예 검출이 안 되어야 안전한 거 아니냐. 자연 방사선 원소가 아니라 인공 방사선 원소가 대로에서 발견되는 거 자체가, 안전하려면 공중부양 하라는 말이 아니고 뭔가.)



 


방사능은 발바닥만이 아니라 뱃속까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일본에서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세슘도 함께 들여온다. 5월 이후 수입된 일본산 대구와 명태 등의 수산물에서 수 차례에 걸쳐 세슘이 검출되었다. 당장 '일본 명태'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해보면 방사능 공포로 인해 일본 명태의 수입이 급감했다는 기사가 주르륵 나온다.


 



11월 10일, 광화문에서, 녹색당


 도로에서든 명태에서는 방사능 물질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한결같다.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허용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것.


우리는 이런 문장이 너무나 익숙하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2.


지난 금요일(11월 11일) 저녁 7시, 홍대 앞에 종이 탈을 쓴 귀여운 행진이 있었다. 종이가방을 재활용해 만든 탈을 쓰고 탈원전, 탈토목, 탈권위, 탈불안, 탈소비주의 등 우리 사회가 탈출해야 할 문제들을 표현하는 녹색당 사람들의 이벤트였다. 종이탈을 쓰고 행진에 나선 녹색당 사람들을 본 시민들은 뭥미-_-?부터 환호성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1월 11일, 홍대앞에서, 녹색당


녹색당은 아직 정당이 아니다. 2011년 10월 30일 선유도에서, '생태적 지혜, 참여 민주주의, 사회 정의, 지속가능성, 비폭력, 다양성 존중'을 모토로 한국 녹색당을 만들기 위한 창당준비위원회가 발기했다. 6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정당의 모습을 갖춰나가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금요일 밤에 만난 녹색당 사람들 중에는 풀뿌리운동, 생협, 대안학교, 환경운동, 동물보호, 반핵운동, 채식주의 등 범상치 않은 출신성분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독보적인 이력을 가진 사람은 바로 딴나라당 당직자 출신의 여성이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나여사가 엿을 섭취하시는 바람에 쓰리쿠션으로 직업을 잃고 녹색당에 귀순한 용자로서 온라인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총수 친구 오세훈이 여러 사람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녹색당에서는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가장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서울 녹색당 창당준비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회의를 관전하고 내린 결론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가치를 지지하거나 공감을 표현하는 것과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녹색당에서는 어쩌면 참여 민주주의를 효율적인 의사결정 수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차별 없는 의견교환의 결과가 궁금하다면 녹색당 홈페이지(http://www.kgreens.org) 


 


3.


 


실제로 녹색당 창당에는 여러 부침이 있었다. 2002년 녹색평화당이 창당되었지만 의미 있는 득표수를 확보하지 못했고, 2004년 초록정치연대, 2007년 초록당사람들 등 구체적인 정치적 움직임이 있었지만 지속되지 못했고 그 밖에도 물 밑에서 이루어진 여러 시도가 무산된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과연 이번에는 무사히 정당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녹색당에 미녀만 있다면 본 편집자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