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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12. 월요일

골드문트2, 카인


 


일찌기 미국과 일본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시는 가카와 여의도의 큰 목사님께서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고 증거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처 : [뉴스한국] 조용기 가족사퇴 운동 발끈, "누가 더 헌금 많이 냈는지..." / [국민일보]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자 1500여명 합심기도… 대통령·여야 “相生 위한 관용·긍휼의 마음을 주소서”)


 


그렇습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한미 FTA를 반대하고, 폐기하자 떠들어댄들, 무기력하기 그지없는 민주통합당 떨거지들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는 3월 15일부로 발효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고, 한미 FTA뿐 아니라 강정마을, 선관위 디도스, 4대강, 인천공항 매각에 이은 KTX 매각까지…. 가카의 섬세하고 세심한 손길은 국토 전방위에 걸쳐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2012년 현재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야말로 하루도 흥미진진하지 않은 날이 없는, '다이내믹 코리아'에 살고 있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가카의 은덕은 눈물나도록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3월 두 번째 토요일 저녁 6시,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가카와 큰목사님의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사람들이 또 다시 청계광장에 모여들었습니다.


 


무기력하고 성의없는 민주통합당 떨거지들이 수수방관한 가운데 전격적으로 진행되는 한미 FTA 발효에 낙담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4월 11일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집회 참가자들보다 주위를 포위 안전통제하기 위해 둘러싼 경찰들이 더 많아 보이는 집회였으나 현장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목소리는 더욱 높았던 그런 집회였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아직 집회 시작전,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깃발 또한 아직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집회는 한미 FTA 폐기와 강정마을을 살려내자는 두 가지 주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금속노조 깃발.


 


 


금속노조 깃발을 보다 보니, 문득 예전에 가카께서 남기신 주옥같은 말씀이 떠오르더군요.


 


노동과 노조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이 있었다. 서울파이낸스포럼의 초청강연에서, 인도에 가 보니 대학 출신 종업원들이 '우리는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안 받는다고 소개하면서 스스로 프라이드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교수의 노조 결성을 위한 법안에 충격을 받았다며 "대학교수란 사람들이 노조를 만들겠다니, 교육이 제대로 되겠냐"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 오케스트라가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아니, 음악하는 사람들이 민주노총에 가 있는데, 그것도 전에는 금속노조에 가 있었다. 아마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천박한 노동관을 드러낸 노조 비하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노동당은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빈곤한 노동 철학을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사실 오케스트라 노조는 금속노조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았다.


 


출처 : 위키백과 링크


 


 



요새 집회 참가의 '갑'은 단연 미권스입니다.


 


 



미권스에서는 호혜평등의 원칙에 따라 외국인에게도 뭔가를 아낌없이 나눠주더군요.


 


 



아아… 깜찍해 보이는 핸드폰 거치대였습니다.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대놓고 집회장소 바로 옆까지 진출한 경찰들의 아름다운 모습.


이게 다 집회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런것이라 생각합니다. 결코 저들이 후안무치하고 불학무식한 자들이어서 그런 건 아니라 생각해야겠지 말입니다.


 


 



기꺼이 사진 촬영에 응해주신 어느 개념 가장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드디어 촛불집회 시작.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를 위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분들의 정체가 사뭇 궁금했는데, 제 미천한 영어실력은 오직 여자와의 대화만을 위해 특화된 능력 인터뷰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라 결국 어떤 분들인지 알아내지는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현장에 있었던 편집부 잡부 카인 기자가 이 분들을 추적(?)해봤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마자, 집회에 참가 중인 외국인 둘이 급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귀화한 사람들인가? 아니면 그냥 재미로 참가한 사람들인가? 여러 상상이 오고갔지만 집회 대열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그들을 향해 침투돌파를 하기엔 본 기자, 살이 너무 쪘습니다. 민폐입니다.


집회 중에 외국인 일행은 셋으로 늘었고, 집회가 끝나고 귀가하는 분위기 속에서 간신히 그들을 놓치지 않고 몇 마디 물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름을 딱히 대주시지는 않았(결코 시끄러운 주변 상황 때문에 못 들은 게 아님)지만, 대략 그들의 취지를 듣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본 기자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지만 이분들은 한국어를 알아듣는 게 가능한 분들이었기에, 두 언어를 섞어 쓰며 간신히 의사소통이 되었다.

 



남성 두 분은 아일랜드 출신, 여성 한 분은 캐나다 출신. 이들은 가톨릭 선교차 현지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 파견온 지가 얼추 몇 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남성 두 분은 신부님(성 골롬반외방전교회 소속)이시라고 합니다. ‘이 시위의 취지는 이해하고 있느냐’고 무례한 질문을 했습니다. 세 사람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FTA 활동과 강정의 상황에 대해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크게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시위에 여러 번이나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들을 의심한 카인 기자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특히 캐나다 출신의 여성분은, 자국이 미국과의 FTA로 인해 나라가 쑥대밭이 됐던 경험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습니다. 흔히 알려져 있는 캐나다의 공공 우편 서비스의 사례 말고도 국가 정책 여럿이 멈춰버린 사례를 이야기하더군요. 이 때문에 자신에게는 두 번째 고향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도 FTA가 벌어진다는 상황이 매우 서글프다고 말했습니다.

 




 


이 세 분은 자신들이 어떤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지, 시위의 의제에서 무엇이 핵심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냥 아는 게 아니라, 핵심 사안을 곧장 언급할 수 있을 정도로 깊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해는 이 세 외국인만 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삐 귀가하시는 이 분들을 보내드리고 나서 시위 후의 사진을 찍으며 좀 더 머물러 있다가 한 유학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키르기즈스탄 출신의 유학생으로 꽤 아름다운 분이었으나 초상권을 위해 사진은 찍지 않았음을 양해하시라. 이 학생은 친구를 만나러 왔으나 사람이 굉장히 많은 것을 보자 겁을 먹고, 사람 좋아 보이는 카인 기자에게 ‘여기 무슨 일이 있는 거냐. 위험하지 않냐.’고 질문했습니다. 본 기자, 짧은 영어를 다시 발휘하여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습니다. (애초에 자세한 설명은 능력 밖)  


이 유학생 또한 FTA나 제주라는 단어를 꺼내자마자 전체 맥락을 이해해버리더군요. 중앙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도 이러한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맥락에 있는 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놀란 본 기자에게 4학년이 된다는 이 유학생 처자는, 뉴스만 봐도 한국 사회의 문제가 충분히 보이고 여기 사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본 기자에게 던졌던 마지막 질문은 이런 거였습니다. ‘왜 내 한국 친구들은 이런 사안에 대해 관심이 없을까요? 물어보면 자기 의견을 대답하는 애들이 별로 없어요.’

 




 


 



잘 생긴 미권스의 세 청년.


 


 


D.K.K.K. 가 무슨 약자냐 물어보니 그것도 모르냐는, 측은지심 가득한 얼굴로 친절히 알려주더군요.


 


 



D.K.K.K.는 Don't Kill Kangjeong Kurumbi의 약자였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천정배 의원도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구호와 함께 다같이 뒤로 넘어지기 퍼포먼스!!!


 


 



덕분에 다소 딱딱해질수 있는 집회 현장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집회 현장에 빠지지 않는 정동영 의원. 참 열심히 한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집회 현장에는 이렇게 절세미인들도 함께 합니다.


 


 



서서히 어둠이 찾아 오고, 촛불도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합니다.


 


 



 


 



노구를 이끌고 찾아오신 존경하는 백기완 선생님.


 


 



거구를 이끌고 찾아오신 카인 기자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집회 현장에는 언제나 노처녀 연대가 함께합니다.


 


 



도대체 회원수가 몇 명이나 되는 건지 절로 궁금하게 만드는 미권스의 깃발, 깃발, 깃발들….



트위터 깃발도 나부꼈습니다.


 


 



 


 



백기완 선생님 옆에 자리한 이종걸 의원, 트위터를 하는지 상당히 바쁘더군요.


 


 


집회가 끝나갈 무렵, 백기완 선생님께서 모처럼 단상에 올라 사자후(獅子吼)를 토하셨습니다.


 


연세가 연세인지라 거동이 불편해 보이셨는데, 그래도 단상에 오르시자 청년 못지 않은 패기와 기백을 보여주시더군요.


 


 


백기완 선생 연설 동영상



 


 



늦은 시간까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한 사람도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고, 현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갔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기 5일 전에 이루어진 촛불집회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14일 저녁 7시, 마지막으로 촛불집회는 한 번 더 이루어집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골드문트2, 카인

twitter: @Goldmund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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