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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5. 25. 금요일

취재팀장 죽지않는돌고래


 


 



 


1.


 


홍석동 납치사건, 첫번째 기사 나간 후, 82일 흘렀다. 그 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소상히 기사화 하고 싶으나 안타깝게 '아직도' 시기가 아니다. 외통부와 국제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에서 보안을 요청했고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홍석동, 윤철완씨의 안전을 위해서다. 때문에 주요 사실을 확인한 경로와 일련의 과정 대부분을 공개할 수 없음에 양해 바란다.


 


 


일단 지난 기사에서 확인한 주요사실, 복기한다.


 


 


2.


 


2011년 9월 16일, 필리핀 마닐라로 혼자 여행을 떠난 홍석동, 괴한들에게 납치.


 


괴한의 정체, 2007년 7월 9일, 안양시 소재 환전소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살인범.


 



 


살인범 일당, 최세용, 김종석, 김성곤으로 확인. 여기에 뚱이라 불리는 김원빈 합류, 필리핀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납치 행각.


 



 


이들에게 납치되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사람, 현재 홍석동(2011. 09. 19일경 납치 추측), 윤철완(2010. 08. 30일 경 납치 추측) 2명.


 


2011년 11월 초, 김종석이 홍석동 가족과 윤철완 가족 측에 전화해(통화 내용 링크) 금품 요구. 홍석동이 죽었다고 주장하며 유골이라도 찾아가기 위해선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


 


홍석동이 납치된지 2달 조금 지난 2011년 11월 30일, 최세용 일당, 필리핀 마닐라 시내 환전소 침입, 권총강도.


 


2011년 12월 14일,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내 PC방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김성곤, 김원빈 체포.


 


김원빈과 함께 유치장에 수감된 김성곤, 12월 26일경 탈옥.


 


2011년 12월 31일, 김원빈이 부모의 설득으로 귀국하던 중(본인 주장), 공항경찰대에 체포.


 


김원빈 재판 중.


 


그리고 사건을 바탕으로 4가지 사항을 추론한 바 있다.


 


2011년 11월 전후로 재정적으로 곤란한 처지에 있었을 것이다.


 


2011년 10월과 11월 사이, 필리핀 현지에서 어떤 식으로든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접촉을 시도하며 이후의 행적에 관한 증거를 남겼을 것이다.


 


숨어 있는 곳은 필리핀의 마닐라, 마카티, 세부 근처일 확률이 높다.


 


기사가 나가고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대부분에게 연락을 취했다. 답변이 온 것은 새누리당 구상찬의원 뿐이었다.


 


구상찬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3.


 



 


이후, 인천지방법원에서 계속되는 김원빈의 공판을 지켜봤고 관련 서류를 검토하며 제보자들과 접촉했다.


 


신빙성있는 제보가 좀처럼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 국내 폭력조직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단서가 잡힐 거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확인결과, 섣불리 접촉대상을 집을 수 없을 정도로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 국내 폭력조직은 상당수였다.


 


필리핀은 치안이 허술하고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7천개 이상의 섬들로 이루어져 도주가 용이하다. 무엇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터전을 잡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유흥가를 거점으로 한국의 많은 폭력조직이 진출해 있고 최근, 미래저축은행회장의 필리핀 밀항시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범죄자들의 주요 도피코스이기도 하다.


 


제보자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 확인 결과, 접촉해야할 폭력조직을 두 군데로 줄였다. 두 폭력조직은 1980년대 초중반에 탄생했고 한국의 교도소 내에서도 다툼을 우려해 서로 한 방에 넣지 않을 만큼 라이벌 관계다. 필리핀 내의 주요 진출장소까지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본지에서 납치단들이 숨어 있을 곳으로 가장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던 마닐라, 세부, 마카티 중, 마닐라 지역을 중심으로 접촉할 조직원 루트를 물색하던 중, 한명의 제보자가 연락을 취해왔다.


 


 


4.


 


제보자는 본지 외에 어떤 언론기관과 수사기관과도 접촉하지 않은 인물로 납치단에 감금되어 있다가 풀려났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전화와 메일 등으로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몇가지 약속을 한 후, 안전이 확보된 장소에서 두시간 동안 만났다. 제보자는 최세용 일당에게 납치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감금당한 피해자의 인터뷰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납치 수법은 동일하다.


 


처음에는 선심을 쓰며 신뢰를 얻고 납치단이 애용하는 스타렉스에 탑승을 유도해 이동하다 돌변한다. 이때 부터 총과 칼을 가지고 욕설을 하며 폭력을 휘두른다. 그리고 그들의 ‘거점’에서 결박한 후, 피해자의 자세한 신원을 파악하고 휴대폰을 이용해 지인들로부터 금품을 강탈한다.


 


이 과정에서 섣불리 신고할 수 없도록 신원불명의 필리핀 여자를 데리고 와 강제로 성행위를 시키고 동영상을 찍는다.


 


그도 그렇게 당했다.


 


제보자와의 접촉을 바탕으로 납치단의 거점이 되는 장소를 좁혔으며, 현재 재판 중인 막내 김원빈의 진술과 사건 기록을 바탕으로 거짓이 있는 부분을 확인했다.


 


 


5.


 


이후, 결정적 제보자와 신뢰도 높은 제보가 들어온다. 모두 확인을 거쳤다.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대다수지만 필리핀 현지 교민들의 안전과 더 많은 제보자들의 힘이 필요하기에, 무엇보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홍석동, 윤철완씨를 위해 다음과 같이 쓸 수 밖에 없음을 양해 바란다. 


 


하나, 2011년 8월초, 최세용, 김성곤, 김원빈은 마닐라에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계획을 세운다. 허나 김성곤의 ‘어떤 실수’로 최세용만 이동했으며 김성곤과 김원빈은 남게 된다.


 


둘, 범죄를 돕고 있는 필리핀인 OOO 조직원이 ‘아직’ 최소 3명 존재한다. 납치단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


 


셋, 살인강도 및 납치단의 주요 조직원들은 생각만큼 사이가 좋지 않다.


 


넷, 2011년 12월 26일, 필리핀 현지 유치장에서 김성곤이 ‘탈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부인과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


 


다섯, 필리핀에서 납치단을 검거해야 할 책임을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서’ 현지 경찰은 신뢰할 수 없다.


 


여섯, 최세용과 김종석은 따로 목격될 확률이 높다.


 


일곱, 김종석은 부인의 ‘신체적 변화’로 인해 당분간 필리핀을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여덟, 김종석이 필리핀 내에서 나타난다면 본지가 추론한 마닐라, 마카티, 세부 중 한 곳으로 그 중 마닐라의 주요 번화가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아홉, 당분간 170센치 정도의 키에 마른 체형, 머리카락이 귀를 가릴 정도로 긴편이며 하얗게 탈색 또는 염색한 남자, 팔에 문신이 있고 수염이 많은 한국인을 조심해야 한다.


그가 김종석이다. (최근 '확실'하게 크로스체크를 거쳐 확인한 본인의 모습이며 이 상태에서 변장의 가능성이 높다. 다시 머리를 짧게 자른다든지,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한다든지.)


 


열, 특히 임산부나 위험해 보이는 필리핀인 몇명과 같이 있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열 하나, 납치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처음부터 필요 이상으로 선심을 쓰거나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자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약속 장소를 변경하면 경계해야 한다. 주위에 스타렉스 또는 다인승 차량이 있는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처음 보는 필리핀인 여자 또는 안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인’을 이용할 확률이 ‘매우’ 높다.


 


차후, 시기가 오면 위의 열 한가지 정보에 대한 경로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납치단은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기에 지금은 밝힐 수 없다.


 


 


6.


 


지금 쓸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다. 이 사건은 한국의 국제 수사기관, 특히 외통부가 살인강도 납치단에 대한 ‘체포 의지’'정상적'이었다면 이미 해결될 수 있었던 사건이다.


 


본지로 접촉해 온 피해자, 그리고 피해자 가족과 제보자들은 지금까지 보여준 외통부와 수사기관의 모습이 지속된다고 판단되면 모든 것을 공개할 각오가 되어 있다.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고위관계자들은 본 기사의 의미를 안다.


 


만날 때마다 보는 홍석동씨 어머님의 눈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홍석동씨 아버님의 대성통곡, 병원에 다닐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온 윤철완씨 아버님, 증거 불충분으로 억울함 조차 재판에 호소하지 못하는 윤철완씨 어머님, 당시의 기억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되뇌이는 피해자,


 


모두가 눈에 밟힌다.


 


 


 


취재팀장 죽지 않는 돌고래

@kimchang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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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