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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 나라 남의 나라

 

지난 여름의 일이다. 월급 주시는 분과 함께 유럽의 몇 나라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DAESH(ISIL의 영국식 명명)의 테러가 한창이던 때였다. 유럽 각국에 최고 경계 태세가 내려졌고, 실탄 든 군인들이 시내 곳곳에 들어서 있었다. 사실상 계엄 상황이었다.


이탈리아 로마에선 조금만 이상하게 움직여도 총을 든 군인이 주의를 줬었다. 연초부터 이어졌던 유럽 테러의 다음 타켓으로 이탈리아가 꼽혔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지역엔 소총든 군인들이 장갑차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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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로마, 베니스 광장


그런 상황에서, 같이 간 분이 걔네 군복이 이쁘다며 같이 사진 찍자고 전해달라 했다. ㅅㅂ. 밥줄이 달려있어 까라는 대로 깠다. 최대한 명랑한 표정으로 부탁했지만, 역시나 실탄 총을 든 이탈리아 군인은 '뭐 이런 미친 놈이...' 하는 표정으로 안 된다고 했다. 당연하지. 경계 근무 서고 있는데.

 

몇 달이 지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문제가 그 양반의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로 나갈 일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해외란 'TV 안의 세상'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를 이미지로만 소비하다 보니, 배경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예로, <꽃보다 누나> 시리즈로 소개된 구 유고연방 국가들에 한국 관광객들이 꽤 몰린다고 한다. 구 유고연방 국가 대부분은 참혹한 전쟁을 겪었던 국가들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가장 고임금 직업이 지뢰 작업자였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어마어마한 지뢰가 깔렸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국토 전체의 지뢰는 제거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써야 하는 공간만 깔끔하게 지뢰를 제거했다. 때문에 아직도 '지뢰 있음' 표시가 걸린 곳이 남아있다. 그런데, 산만 보면 나물 캐야 하는 유전자가 있는 분들께서 여행 와서는, 그런 거 무시하고 막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2. 양해의 말씀

 

한 사회의 문제 해결 능력은 그 사안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와 연관돼 있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고의 원인은 대체로 현지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다른 나라에 물건 파는 것에서 충당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예컨대, 네덜란드는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고 다른 나라들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한국은 유독 해외 소식에 무감각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낯선 지명과 낯선 이름 때문일 거다. 예를 들어 러시아 사람들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러시아 장편 소설 '고요한 돈강' 읽다 보면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걔랑 얘의 관계가 뭐였는지 햇갈려 하다가 읽는 것을 포기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주인공 이름을 개명한 다음 족보를 그려가며 읽었다. 국제 뉴스도 마찬가지. 그 나라의 특수한 사정, 주요 이슈가 배제된 상태에서 간략한 내용만 번역하는 경우가 태반이니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국제 기사를 주로 쓰는 입장에서 가능한 많은 국가들을 가능한 한 정기적으로 쓰는 모델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딴지에선 남들 안 하는 걸 해야 하니까. 꽤 오래동안 이 문제를 고민해본 결과... 딱히 답으로 떠오르는 게 없었다. 하여 고민만 계속하다 먹고 사는 일에 치여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던 CANVAS의 뉴스레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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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개 국가의 상황과 민주화 운동을 정리한 것이 A4 3~4장 정도니까 딱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두 가지 중요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 번째는 국가 정보를 넣어야 하는데, 넉넉하게 제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본인에게 익숙한 미국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국가들의 정보를 지나치게 생략하고 제공한 것이다(요약 정리를 잘못한 것도 있고).


두 번째는 CANVAS의 정치적 스텐스다. 지금 삼성동에 통곡의 벽을 만들고 계시는 분들의 주요 시위 도구는 성조기와 태극기다. 많은 분들이 도대체 뭐냐고 이상하지 않냐고 하시는 이 결합, 본 기자에겐 아주 익숙하다. 중남미 수꼴들이 시위할 때 그러고 나가거든. 한국처럼 친미=기득권 수꼴인 셈이다. 반면 90년대에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나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던 국가들, 이른바 구 동구권에서 진보적인 정치조직이나 인권 단체들은 대체로 친미성향이다. 우리와 달리 그 나라들에선 사회주의가 붙어 있는 정당이나 단체들은 대체로 친러시아파며 부패한 구체제 그 자체다. CANVAS의 본부는 구유고연방이었던 세르비아의 베오글라드다. 그리고 CANVAS의 설립자 중의 한 명인 스르자 포포비치는 그가 쓴 책 ‘Blueprint for revolution’, (‘혁명을 위한 청사진’이 좀 더 맞겠지만 한국 번역명은 '독재자를 무너트리는 법')에서 30대에 미 육군 대령을 달았던 밥 헬비를 자신의 요다라고 부른다. 즉, 꽤 친미적이다.

 

그러다 보니 남미 상황을 설명할 때 심각한 버그가 발생한다. 밑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에 미국이 개입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가 '양심수를 석방하라'라고 성명서를 내고 있다. 근데 이거 좀 깨지 않으신가? 미국에서 인권단체들이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고 빡친 대상이 트럼프인데 트럼프가 '양심수'를 이야기하잖아? 뭔 이야기인지 모르시겠다? 전두환이 '양심수를 석방하라~'라고 하거나 북의 김정은이 '양심수를 석방하라~'라고 하는 꼴이란 말씀. 그러니 잡혀 있는 야당 인사의 죄명부터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 내가 알기론 겁나 해 드셨던 분들이거나 군사 쿠테타를 기도했던 인간들이거든.

 

이 문제는 아무래도 시간을 좀 두고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스페인어를 뇌에 다시 리인스톨해야 하는 시간도 좀 필요하고,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포맷을 계속 변경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 부탁드린다. 욕 좀 먹으면서 하다 보면 좋아지겠지 뭐.



3. 4. CANVAS Weekly Update (~2017/03/03)

 

*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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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입헌군주국인 캄보디아는 1970~1975년 사이에 모택동주의 공산 반군 크메르루즈의 학살 무대였다. 1999년에야 공산 반군과의 내전이 끝났고 1985년에 총리 자리에 오른 훈 센은 지금까지도 장기집권 중이다. 마침 국제문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이유경 님의 캄보디아 기사가 최근에 실렸으니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기사(링크)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32년째 집권중인 이 독재자의 롤 모델은 지난주에 쫓겨난 박근혜 씨의 아빠다. 이 분이 얼마나 박1을 존경하는지는 시사인 기사에도 나온다.


"그(훈 센)는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의 경제발전을 위해 여러 사례를 연구했다. 그중 한국이 캄보디아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델을 많이 따랐다”라고 말한 바 있다. 훈 센 총리는 2014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찾기도 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시사인, 박정희가 롤모델인 캄보디아의 불도저


 

훈 센은 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 새마을 운동만 배낀 게 아니다. 누구를 언제 어떻게 때려잡아야 오래 집권할 수 있는지도 충실히 배웠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주의 핵심 이슈는 선거법 개정이었다. 독재자 훈 센은 꽤 오래전부터 야당을 손쉽게 해산하고 우리의 선거관리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전국선거위원회(National Election Commission)의 역할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2월 말, 정치적인 문제로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들은 '5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이 대표로 있는 정당은 해산시키는 선거법 개정안'이 캄보디아 의회를 통과되었다. 캄보디아 내무부 혹은 캄보디아 대법원이 보기에 "국가통합에 위협을 준다"고 보이는 정당은 바로 해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이 법의 개정으로 야당의 돈줄이었던 해외 체류 캄보디아인들의 송금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이슈는 도청 파일과 사회운동가 암살범에 대한 재판이다. 전문가들은 훈 센 가족은 2017년 캄보디아 1년 예산의 10~20%에 달하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한다(2017년 캄보디아 예산은 50억 달러, 훈 센 일가가 소유한 114개의 회사 가치와 은닉된 재산을 합치면 대략 5억~10억 달러). 그런데 작년부터 훈 센 일가끼리의 대화, 캄보디아 재벌과 훈 센 일가의 대화 혹은 고위 공무원과 훈 센 일가의 대화 내용이 음성 파일로 유출되고 있다. 유출된 파일은 대화의 일부분이 지워진 상태지만 훈 센 정부를 상당히 난처하게 만들 내용들이다.

 

캄보디아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 대변인은 이를 '더러운 선거책략'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표현의 자유는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하며 국가권력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안적 사실이라는 개념을 창조한 켈리앤 콘웨이 미국 백악관 고문과 비슷한 수준의 창의적인 말장난이라 하겠다.

 

그리고 작년 7월 수도 프놈펜의 주유소에서 살해당한 켐 레이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다. 사회운동가였던 켐 레이의 암살을 두고 많은 이들은 훈 센이 배후에 있다고 믿고 있다. 캄보디아의 한 정치평론가는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암살 배후에 "그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자신으로 해석한 훈 센은 그에게 5억6800만 원에 달하는 손배배상을 청구했다.


 

* 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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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콩고를 32년간 지배했던 모부투 세세 세코(Mobutu Sese Seko)는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전개된 1차 콩고전쟁에서 쫓겨났다. 그 자리는 로랑 데지레 카빌라(Laurent-Désiré Kabila)가 차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 1년 만에 다시 2차 콩고 전쟁이 발발한다. 1998년에 발발, 2003년에 끝날 때까지 2차 콩고 전쟁은 콩고 주변의 20개 무장세력이 개입했고 540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남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2차 콩고 전쟁을 두고 아프리카의 세계대전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로랑 데지레 카빌라는 2001년 1월 18일에 암살당했고 대통령직은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Kabange)가 이었다. 조제프 카빌라는 현재 헌법이 정한 임기를 한참 넘어서도 계속 집권하고 있다. 더불어 콩고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독차지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가들과 기업들의 뒷돈을 받는 무장세력들 간의 무력충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 대표였던 엔티엔 트시세케디(Étienne Tshisekedi)가 올 2월 1일 벨기에에서 사망했다. 향년 84세. 그와 조제프 카빌라는 올해, 2017년 내에 대선을 실시하고, 대선 직후 조제프 카빌라가 퇴임하는 합의를 한 바 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 주의 이슈는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 대표였던 엔티엔 트시세케디(Étienne Tshisekedi) 사망이었다. 그의 암살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정국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그의 암살과 함께 전국에서 무장 분쟁이 격화되었다. 콩고 정부군으로 추정되는 병력이 민간인에 발포하는 동영상이 돌았다. 또한 조지아 국적의 민간인들을 반군인 M23이 납치했다고 한다.

 

이번주의 이슈는 지난 주의 비디오, 납치 사건, 그리고 새로운 야당 지도자의 탄생이다.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은 문제가 된 동영상을 수사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수사해야 할 사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1일 콩고 정부군은 콩고와 우간다 국경 근처에서 반군 M23과 교전했다. 이 교전에서 약 20명의 M23 민병대원이 사살되었고 25명이 포로로 잡혔다. UN 평화유지군은 이를 두고 콩고 반군 M23이 아직도 상당한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 상태임을 보여주는 "많은 징후" 중 하나라 평했다.

 

지난주 주 콩고 주재 조지아 대사관에서 발표했던 조지아인들은 캐나다 회사인 Banro에서 일하던 이들로 조지아 국적인 이들 외에도 최소 한 명의 프랑스 국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일 사망한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의 대표 엔티엔 트시세케디(Étienne Tshisekedi)의 자리는 그의 아들 페릭스 트시세케디(Felix Tshisekedi)가 이을 것으로 보인다.

 


* 감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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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감비아는 지도에서 찾기도 쉽지 않다. 일단 잠비아와 헷갈리는 분들이 꽤 된다. 감비아는 서아프리카의 세네갈에 둘러싸여 있다. 나라 형태가 이렇게 이상하게 되어 있는 것은 이 두 나라를 식민지배했던 국가가 달랐기 때문이다. 세네갈은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감비아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정부형태는 대통령제를 채택해왔는데, 역대 대통령은 딱 둘이다.

 

53년간 단 두 명의 대통령이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제가 도입되면서부터 집권, 1994년까지 권좌를 지켰던 다와 자와라(Dawda Jawara), 1994년에 쿠테타를 일으켜 집권한 야히아 자메(Yahya Jammeh). 야히아 자메는 지난 연말에 한국의 외신을 좀 타기도 했다. 자신이 완패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땡깡을 좀 심하게 놨기 때문. 탄핵 이후에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소리 하는 분과 상태가 비슷했던 것이다. (관련기사: 22년 통치 감비아 대통령 "대선 패배 수용 못하겠다" 버티기, 연합뉴스)

 

취임식을 세네갈의 감비아 대사관에서 해야 했던 아다마 배로(Adama Barrow)는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선거 공약이었던 부정부패 일소, 정치범 석방, 반인권 사범에 대한 체포에 나선 상태. 하지만 20년 이상 독재권력이 유지되었다가 축출되면 권력에는 거대한 진공이 발생한다. 이 진공에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경우는 드물다. 이 진공을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것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에 앉는 것이기 때문. 그리고 부역하던 이들은 자신의 이해가 새로운 정치권력에 의해 망가지는 것을 그대로 당하고만 있지 않기 때문에 암살 사건 등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2016년 GDP가 8억8천600만 달러인 나라에 유럽의회가 취임 축하 원조 패키지로 2억2천5백만 유로(미화 2억4천136만 달러)를 쏜 것도 그만큼 아다마 배로가 위험한 곡예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정착할 수 있을지, 민주주의가 피다 질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굴러다니는 AK소총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언제든 내전이 터지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이 주의 이슈

 

아마다 배로는 2월 첫 주에 수도 반줄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바카우에 위치한 독립기념 경기장에서 다시 취임식을 열었다.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중에 있다.

 

이번주에는 야히아 자메의 손발이었던 군 관계자들을 숙청했다. 야히아 자메 집권 시절 감비아인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던 행정부 관계자들도 체포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체포된 이는 감비아의 교도소장이었다. 더불어 2014년 야히아 자메를 끌어내리려고 쿠테타를 일으켰던 20여 명의 장교들을 원대 복귀시켰다.

 

아마다 배로는 첫 번째 해외 순방국으로 옆 나라 세네갈을 선택했다. 야히아 자메 집권 기간 동안 긴장 관계에 있었던 세네갈은 아마다 배로가 사실상 망명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도록 도와줬던 인연이 있어 양국 간의 관계는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마다 배로는 다른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과 같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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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이 나라 국명을 이들 식으로 발음하면 메히코에 가깝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한국 사람들이 못 알아먹는다는 것. 여튼, 이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멕시코라고 하지 말고 메히코라고 하면 관계가 훨씬 좋아진다는 것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과 함께 '쟤들도 OECD 국가야?'의 '쟤들' 역할을 하는 나라. 수꼴이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를 같이 들고 길거리로 나간다는 점도 똑같다. 1929년 집권했던 제도혁명당이 2000년까지 계속 집권했다. 2000년 대선에서 첫 번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으나 그 놈이 그 놈이라는 평가를 받는 중.

 

연초에 추진되었던 휘발유 가격 인상 때문에 위기에 처했던 엔리케 뻬냐 니에토(Enrique Peña Nieto) 대통령은 트럼프가 당선 이후 벌이는 삽질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멕시코의 돈으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세우겠다는 이 장벽의 문제는 단순히 멕시코 정부의 재정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트럼프가 내리는 행정명령들이 계속 이어지면 미국 내에 살고 있는 수 십만 명의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멕시코로 쫓겨날 수 있다. 수십만의 난민이 멕시코로 밀려오게 된다.

 

2) 이 주의 이슈

 

트럼프가 공약을 지키고 있다, 는 게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짓기 위한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라고 요구했고 멕시코의 엔리케 빼냐 니에토 대통령은 거절했다. 이에 대한 트럼프의 대답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수출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물리고 이 돈을 기반으로 장벽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NAFTA협정(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파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 협박이다.

 

이 장벽 문제는 멕시코인들의 분노에 계속 기름을 붓고 있다. 2월 말 미국의 장관들이 멕시코 시티로 날아갔다. 엑슨 모빌 회장 출신인 렉스 틸러슨(Rex Wayne Tillerson) 미국 국무부 장관과 중남미 국가들을 작전 영역으로 했던 남부사령관 출신인 존 F 켈리(John F. Kelly) 미국 국토부 장관이 출동했다. 참고로 존 F. 켈리 장관은 오바마 정부에서 남부사령관이었고, 오바마의 관타나모 폐쇄 시도에 정면으로 맞섰던 인물이었다. 이들을 맞은 이들은 멕시코의 루이스 비데가흐레이 카소 (Luis Videgaray Caso) 외무부 장관과 미구엘 앙헬 오소리오 총(Miguel Angel Osorio Chong) 내무부 장관이었다. 이들은 미국이 장벽세를 징수하려고 하면 멕시코는 NAFTA에 대해 재협상할 수밖에 없다고 맞불을 놨다. 문제는 트럼프가 NAFTA 파기를 원한다는 것.

 

트럼프는 2월 말,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에서 미국과 멕시코 간의 장벽이 예정대로 진행중이라고 했다. 미국 관세청과 국경수비대는 올 4월 중순경 첫 번째 건설계약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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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도 카톨릭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이며 동시에 거의 압도적인 민족국가다. 전체 인구의 96.9%가 폴란드인이다. (CIA factbook https://www.cia.gov/library/publications/the-world-factbook/geos/pl.html)

 

경기도 별로 안 좋은데 시민강령(Civic Platform)이 주도하는 연립정부가 EU의 방침에 따라 무슬림 난민 7000명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민심은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당, 법과정의당(Law and Justice, 폴란드어로는 Prawo i Sprawiedliwość, PiS라 줄여 쓴다)에게 쏠렸다. 그들은 심지어 극히 인종주의적인 발언들도 서슴치 않았다. 당수 카친스키는 (Jarosław Kaczyński)는 심지어 “난민을 통해 유럽인에게 취약한 질병이 유입될 수 있다”며 “정부가 국민을 난민들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계획을 세세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http://www.hankookilbo.com/v/dd26b1388d2246fe8e1d4d118f0710f3)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약 200만 명의 폴란드인들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PiS의 반 이민선전선동은 폴란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2015년 10월 25일, 폴란드 총선에서 법과정의당(PiS)가 폴란드 의회 전체의석 460 중 235석을을 얻어 폴란드 민주화 이후 첫 단독정부를 꾸리게 되었다.

 

법과정의당은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해 왔다. 집권 한지 두 달이 지난 2015년 12월 집권 법과정의당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제한하고 공영방송을 사실상 정부의 선전도구로 만드는 미디어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2014년 3월에 EU에 도입된 "법치 메커니짐"의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법치 메커니즘"은 EU회원국에서 민주주의 등 유럽의 가치에 대한 조직적인 위협이 발생할 때 대비한 절차로, 이 절차를 통해 회원국의 민주주의가 EU기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EU조약 제7조에 의거 EU기관이나 제도에서 해당 국가의 투표권이 박탈된다. (관련 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1/13/0200000000AKR20160113213600098.HTML)

 

우리의 탄핵을 두고 "민주주의 제도의 승리"라고 외신이 부르는 데에는 이런 민주주의의 후퇴가 꽤 많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 이 주의 이슈

 

EU집행위원회는 3월 초, 폴란드에 대해 법치 메커니즘을 가동시켰다. 폴란드 집권여당인 법과정의당은 EU의 법치 메커니즘이 주권국가에 대한 주권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치 메커니즘이 작동되었을 때 해당국이 EU기준에 맞는 법과 제도를 재정비하지 않는 경우엔 EU조약 제7조가 작동되며 이에 따라 EU에서 폴란드의 투표권은 모두 정지하게 된다.

 


*루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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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2016년 12월 11일, 루마니아 총선에선 사회민주당, PSD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1당이 되었다. 연정을 위해 파트너를 중도 정당인 ALDE(Alliance of Liberals and Democrats,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연합)으로 선택했다. 결국 18개의 장관직은 PSD에, 4개의 장관은 ALDE에, 4개의 장관직은 관료 몫으로 배정되는 것으로 정부 구성은 끝났다. 그런데... 1월 31일에서 2월 1일 사이의 저녁에 국무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선 형법개정에 대한 긴급포고령이 결정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양한 범죄행각으로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들에 대한 사면과 직권남용에 대한 처벌을 징역 6개월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정부가 밝힌 이같은 결정의 이유는 감옥의 과밀 해소(?!)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포고령의 목표가 각종 범죄행위로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PSD 당수를 포함한 여러 정치인들의 사면이라고 보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지난 2월 초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2) 이 주의 이슈

 

이제 수도 부쿠레슈티의 시위대는 사회민주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집권 사회민주당이 EU수준의 정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더불어 루마니아 정부는 NATO가입국으로서의 의무, 그러니까 GDP의 2%를 국방비로 써야 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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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타도 되었어야 할 독재정권이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스팀팩까지 맞아 되살아났다. 그래서 자국민 학살극을 벌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난민이 된 나라다. 워낙 DAESH가 막장 오브 막장을 구현하고 있다 보니 러시아와 미군, 터키군이 얘네들을 때려잡으러 사방에 폭탄을 뿌리고(그래서 민가에 떨어지고) 있다. 일썰에 의하면 바샤르 알 아사드가 북한 군인들을 용병으로 쓰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 주엔 시리아 전역이 DAESH 사냥터가 되었다. 이 사냥터에 미군이 참전 준비 중에 있었고 UN주도의 평화협상도 시작했다.

 

유엔이 지원하고 있는 평화회담은 3월 말에 재개될 예정이다. 정부개혁과 투명한 선거, 그리고 새로운 헌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시리아의 각 정치세력들이 모두 참여해서 논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시리아의 야당과 여당은 회담 주제가 일방에게 유리하다고 비난하는 중이다.

 

3월 2일, 시리아 정부군이 DAESH가 장악했던 고대도시 팔리마를 탈환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팔리마는 작년 3월에 정부군이 장악했지만 올 초에 DAESH가 다시 장악했었다.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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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뭔 말이 필요한가. 지난 주에 트럼프 나쁜 놈은 이런 삽질을 했어요라고 기록해놓으면 나중에 기사 보기엔 좀 편하겠지.

 

2) 이 주의 이슈

 

제프 세션스 (Jeff Sessions) 법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설 수사에서 물러설 의사를 밝혔다. 대선 당시 상원의원으로 트럼프 캠프의 외교 고문이었던 세션스는 2016년 7월과 9월 키스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의원실 등에서 밀담을 나눈 바 있다. 민주당은 특별검사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공화당에서도 몇 몇 의원들이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http://www.hankookilbo.com/v/8344e0070dc5458bbec6454a87c5b6c2)

 

3월 중반에 제출될 연방 예산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관련 지출을 540억 증액하고 그 증액분만큼 연방기관의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 예산이 감축되는 연방정부기관은 미국 환경보호국(United State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같은 환경 관련 기구, 대외 원조 프로그램, 환경 보호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다. 이미 초당적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로 의회에서 통과될지 미지수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막는 행정명령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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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유가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 그리고 차베스 사후 정권을 잡은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Moros)가 이 혼미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을 지키기 위해 상당한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친미적이었던 야당에 비해 반미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베네수엘라 연합 사회당(PSUV)의 인기는 바닥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밑의 본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탄압받는 야당 정치인'들은 친미 군부 정권 시절에 벌어졌던 각종 범죄행위로 구속되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 주,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Tarek El Aissami)가 헤즈볼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173명에게 베네수엘라 여권을 발급한 혐의가 있다고 지목했다. 더불어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1톤이 넘는 마약을 수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고 지목했다. 부통령 타렉 엘 아사미가 멕시코의 제타 카르텔과 콜롬비아 마피아의 보스들과 직접 거래하고 있고 지하 세계에선 유명한 마약 밀매업자라고 폭로한 것이다. 당사자인 타렉 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며 대통령 역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미국 정부의 경제제재 조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주의 이슈는 경제위기 심화와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다. 베네수엘라의 국가 경제는 석유 수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저유가가 계속된다고 한다면 올해 혹은 내년에 디폴트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8년 인플래이션은 28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조사기관인 Consecomerico는 지난 18개월 동안 100만개의 일자리가 민간 부분에서 사라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공식 실업률은 7.3%지만 경제활동인구의 1/3은 본업만으로는 생계를 이을 수 없어서 추가로 파트타임을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월 말, 미국 상원은 베네수엘라 고위관료들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관련 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2/14/0200000000AKR20170214055300009.HTML)

 


*짐바브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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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1980년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재임 중인 국가. 2016년 극심한 경제난과 가뭄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고 악명 높은 독재자 순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는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폭력 진압하고 있다. 하지만 가뭄과 식량부족으로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사이에 국경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에는 지금 13만 헥타르의 땅에 옥수수를 파괴하는 병충해가 돌고 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 주의 이슈는 의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주의 이슈는 의사들의 파업과 이에 신경 쓰지 않는 늙은 독재자의 외유다. 의사들의 파업은 2주째에 접어들었으며 간호사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요구는 정부가 2016년 지급을 약속한 보너스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군의관을 투입해 공공의료시설을 간신히 운영하고 있다. 의료 부분의 파업은 다른 공공 부분 노동자들의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무가베는 건강검진을 위해 싱가폴로 날아갔다. 국가재정이 거의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음에도 동남아시아에서 화려한 장기 휴가를 가져왔다.





지난 기사


1. 캄보디아에서 짐바브웨까지 - 세계는 넓고 '박근혜'는 많다




 



Samuel Seong

트위터 @ravenclaw69

 

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