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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8. 11.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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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면서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못썼다가 쓰게 됐네요. 아마 제가 아무리 지금보다 몇 배의 걸그룹 덕질러가 된다고 해도 절대 이만큼은 못쓸거라고 여기는 글 중에 하나입니다. 글이 대단하다는 게 아니라 이 정도로까지 멤버들간의 역할론과 균형을 깊게 따질 팀 자체가 별로 없고, 스스로 글을 씀에 있어 그것에 확신을 갖고 쓸 팀이 아마 앞으로도 이 에이핑크 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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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앨범 핑크 메모리의 티저 이미지


물론 기능적인 부분만 쓰라고 하면 어떻게든 쓰겠지만 제가 한 팀의 밸런스를 따진다고 하면 무조건 정서적인 면까지 보고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얼리티로 데뷔전부터 데뷔 2년차까지의 모습과 데뷔 4년차의 모습 모두를 남김없이 솔직하게 보여준 에이핑크는 철저한 외부인인 필자마저도 감히 이런 글을 써보게 만들 정도로 정서적인 강점을 가진 그룹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박초롱


 0) 총평 


에이핑크의 아이덴티티이자 '에이핑크에 최적화된 리더'. 그리고 에이핑크 멤버들이 '팀원이어야만 하는' 리더.


 1) 하는 역할


에이핑크의 머리이자 가슴. 팀 에이핑크의 컨셉과 본질 그 자체. 털털한 이미지가 너무 강한 93라인, 어느정도 섹시에도 발을 걸치고 있는 동생라인과 다르게 동안 외모와 목소리로 뭘해도 기존 에이핑크의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는 재능 아닌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는 몰입이 과할 때가 많은 에이핑크를 넓은 시야에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을 때 팀원들을 붙잡아주거나 다독이는 역할을 하죠. 솔선수범함과 좀더 많은 나이, 그리고 할 때는 하는 단호함으로 은지를 컨트롤(!)합니다. 다소 물같은 성향이 있는 초롱이, 불같은 은지를 잡는 것은 에이핑크 전체 밸런스에 가장 큰 축 중 하나인 셈이니 이거 하나만으로도 리더 박초롱의 역할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게 되지 않고 불같은 은지가 정말 리더의 직책을 잡고 몰입한다면 기존 에이핑크의 케미가 보장될 수 없으니까 말이죠. 그런 일 없이 부담갖지 않고 은지가 은지 나름의 시야로 팀원들을 챙길 수도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정말 큰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랩으로, 음색으로, 작사로 에이핑크 활동에 감초 역할을 하고 리얼리티에서는 본인이 나서서 예능감을 뽐내거나, 아니면 격한 리액션으로 화면을 살리는 등 자유자재로 위치를 옮겨가며 분량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2) 보조받는 것

머리의 역할이다보니 팔다리를 해줄 존재가 필요하겠죠. 댄스에서는 보미, 고음과 성량에서는 은지, 청순음색의 폭넓은 사용이라는 측면에선 남주, 섹시툴과 피지컬에서는 하영이 그 역할을 맡아줍니다. 나은과는 단신과 장신의 청순비주얼로 대칭적인 위치인데 초기에는 다소 통통했던 그녀이기 때문에 이부분에 있어서는 데뷔 후 2년동안 나은의 역할이 주로 담당했습니다. 노노노 이후로는 앞서 말한대로의 룰에서 대칭을 이루는 중. 다소 감성적인 면이 있어 인터뷰나 수상소감에 있어서도 멤버들의 도움을 받고 있죠. 그녀가 에이핑크의 리더로서 좋은 평을 듣는 것은, 반대로 팀원인 동생들이 그녀의 리딩과 상성이 맞는 이들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3) 성장하는 것

다소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에이핑크만 아니었다면 리더의 입장에 있을 일이 만무한 소녀가 하나의 인간집단을 이끄는 리더로서 성장해나가는 것.




2. 윤보미


 0) 총평 


거의 모든 면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하는 재원이지만 디테일한 면에서 팀원들의 도움을 받는 멤버.



 1) 하는 역할

보컬, 댄스, 예능 등 사실상 연기만 제외하면 걸그룹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통상적인 범위의 역할을 이 친구가 다 소화하고 있습니다. 매 활동마다 실력이 늘기 때문에 춤에서는 다른 팀 메인댄서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을 실력을 보여주면서, 보컬로도 어느 팀 리드보컬 못지 않은 능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예능에서는 팀내에서 가장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죠. (이 중 보컬 능력은 단순히 가창력의 높이로 측정되지 않을 역할을 하는데 바로 '캐릭터를 살리는 역할'을 음색을 통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대외적으로는 요정컨셉을 하고 실제로는 털털한 에이핑크의 이미지를 세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멤버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관적인 모습으로 가독성이 높은 관계(팀원-팀원, 아이돌-팬 등 여러 차원에서의)를 만드는 것이 리얼리티에서 이 친구가 하는 진짜 역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보조받는 것

하지만 잘 까먹기도, 잘 틀리기도 하고 천성적인 호구스러움 때문에 아무리 완벽을 추구해도 완벽 그 자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디테일한 면에서 멤버들의 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챙김은 초롱과 은지에게서 주로 받고, 기억력의 측면에서는 동생들에게 주로 의지합니다. 하지만 이분법적으로 딱 구분지어지는 것은 아니고 포괄적으로 일상적인 디테일을 다른 멤버들이 보충해주고 있죠. 


목소리가 허스키한 타입이고, 목의 내구력이 약하며, 기본적으로 큰 키가 아니기 때문에 청순음색에서는 초롱, 목을 힘있게 써야할 때에는 은지, 장신피지컬에서는 나은과 하영이 그 역할을 대신 맡습니다. 남주는 전체적으로 보미가 활약하기 애매한 노래파트에서 활약하고, 노래를 포함해 보미가 전체적으로 맡고 있는 롤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죠. (춤, 예능, 먹방, 리액션 등등) 진심으로 대하는 것외엔 사람을 대하는 재주가 달리 없는 친구이기 때문에 가독성이 높은 관계를 설정한다는 점 역시 그와 궁합이 맞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점에 있어선 그녀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 전부 그녀에게 적합한 상성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성장하는 것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화장이나 옳게 했을까, 옷은 이쁘게 입었을까, 싶은 평범하고 호구력 돋는 소녀가 가수로 성장함과 동시에 한 명의 여성으로서도 성장하는 것.




3. 정은지

 0) 총평 


아이돌스럽지 않은 데서는 에이핑크를 채우고 지키나, 아이돌다운 데서는 멤버들의 도움을 받는 멤버.



 1) 하는 역할

연기와 보컬, 예능이라는 아이돌의 핵심적인 면에 있어서 활약하는 멤버. 특히 연기와 보컬이라는 아이돌이 잘할 것으로 여기지 않는 분야에 있어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줌으로써 팀의 클래스를 높히는 역할을 합니다. '정엄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주 사소한 일상적인 부분에 있어서 멤버들을 챙기는 역할을 합니다. 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는 그녀의 성향이 장점으로 드러나는 면이죠.

 2) 보조받는 것  

'아이돌스럽지 않은' 거의 모든 면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것과 반대로 아이돌에게 주로 요구되는 춤, 애교나 섹시함 등등의 분야에 있어서 굉장히 취약한 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다른 멤버들의 보조를 받습니다. 청순비주얼에서는 초롱과 나은, 춤과 애교에서는 보미와 남주(남주는 음색도 포함), 섹시함에서는 하영이 그 역할을 대신하죠. 정서적인 면에서는 전체적으로 물과 같은 에이핑크의 성향에 동화되어 데뷔초기에 비하면 꽤나 부드러워졌는데 겉으로 드러나진 않더라도 이런 부분에서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 역시 팀이 그녀에게 끼치는 중요한 영향이라 할만합니다. 단독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그녀지만 상기와 같은 면이 팀원의 존재가 필요함을 느끼게 합니다.

 3) 성장하는 것

보컬트레이너를 꿈꾸는 소녀로서 '자신이 트레이닝시킬 존재'를 직접체험함으로써 더 높은 단계의 트레이닝이 가능한 트레이너로 성장하는 것.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경험하기 힘들었을 '실용음악학원 스타일'을 벗어난 음악을 흡수하고, 가수로서의 고민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체득하는 것. 보미와 마찬가지로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옳게 화장은 했을지, 옷은 예쁘게 입었을지 모를 보통의 부산 소녀가 여성으로서의 '태'를 갖추고 성장하며 그 스스로의 불 같음을 다스리고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







4. 손나은

 0) 총평 


고전적인 청순걸그룹의 미덕과 이미지를 지키는 역할이자 현실적인 부분에서 팀원들의 보호와 도움을 받는 멤버.



 1) 하는 역할

데뷔초부터 얼굴로 팀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지금도 예전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팀의 홍보담당 양대 축 중 한 명. 옷을 입고 화장을 하면 화제가 되기에, 완판녀가 될 수 있어야 하는 여자연예인의 미덕에 가장 충실한 멤버. 정서적인 면에서는 특유의 내성적임과 허당력, 눈물 많은 성격 등의 특징을 가진 센터로서 팀컨셉의 설득력을 높힙니다. 그리고 스스로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단연 에이핑크의 '케미측정기'. 다른 멤버들이 온갖 비글미를 발산하는 리얼리티에서조차 말이 없고 수줍어하는 그녀인지라 때때로 밝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행동하는 것에서 팀 에이핑크의 실제 케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지 직접 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센터의 위치인지라 당연스럽게 주장할만한 자기주장이나 이기심이 없는 점도 여성들간의 기세싸움과 정치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며, 본의 아니게도 이는 이 팀의 밸런스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팀내에서 현재 다양한 외국어를 가장 잘 사용하는 멤버인 것은 덤. 

 2) 보조받는 것  

사실상 본인이 역할을 하는 센터와 연기자 역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멤버들이 케어해줍니다. 한명한명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의 케어를 해주고 있습니다. 하는 역할에서 보셨듯이 일상생활에서 서툴고 허당스러운 면이 정말 많기도 하고 본디 성격도 성격인지라 아무리 예쁜 거 하나로 밥먹고 살 수 있는 애라고 해도 연예계 생활을 온전히하기 위해선 이래저래 멤버들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성장하는 것

좀 다른 의미로 '얘가 어떻게 연예인이 됐을까'싶은 친구지만 역으로 '연예인이 되서 연예인처럼 되어가는 친구'라고 할 수 있죠. 끼도, 능력도, 느리지만 정도대로 늘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면이 있는 친구가 멤버들과의 교류를 통해 밝아지고 활달해지는 모습에서 '아이돌활동이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다소 진귀한 광경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그러므로 이 친구의 성장이란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만큼 밝고 발랄했을까 싶은 내성적인 소녀의 다각적인 정서함양 정도 되겠네요.




5. 김남주

 0) 총평


다방면에서 개성이 강한 멤버들을 보조하는 살림꾼이자 이미지와 캐릭터, 인지도의 형성에 있어 멤버들의 지원을 받는 멤버.



 1) 하는 역할 

청순음색에서는 초롱, 고음에서는 은지, 섹시댄스에서는 하영과 라인을 서는 친구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보미의 부담을 여러 모로 분담하며 부담을 줄이는 역을, 캐릭터적인 측면에서는 '손나은식 털털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좋은 리액션을 타고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슨 상황이 일어나도 큰 눈코입만큼이나 큰 리액션으로 상황을 살려주는 역할도 맡고 있죠. 사실 포괄적인 의미에서 '재능'만 따지면 아마도 에이핑크 내 랭킹 2위는 될 멤버.


 2) 보조받는 것


리액션 담당이라 그런지 단독으로 두각을 내는 경우가 멤버들에 비해 드문 친구이기도 한데 이 부분을 멤버들이 관계와 캐릭터, 역할 분배를 통해 이끌어올려주고 있죠.(개인적으로 남주에게 앨범소개를 맡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시는 핑크판다-에이핑크 팬클럽-분들은 거의 없을 것같네요.) 대표적으로는 보미와 콤비를 이루어 BnN 으로 불리기도 하는 등의 사례만 봐도 그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도저도 아닐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자리에 있는 그녀인데 각 분야에서 좀 더 완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것도 팀과 멤버들인 셈이겠죠.


 3) 성장하는 것

데뷔초반엔 정말 아이 내지 그냥 동네 여동생이나 다름없던 친구가 어른이 되고 여성이 되어가는 것. 연예인으로서 거의 모든 부문에 발을 걸친 사람으로서 모든 게 이도저도 아닌 것이 아니라 각 부문 모두에서 완성되어가는 것.




6. 오하영

 0) 총평


에이핑크의 브랜드를 리프레쉬시킬 완전형 비주얼 에이스이지만 팀 에이핑크에 있음으로 해서 '천성'을 보호받고 가수로서 성장할 시간을 얻은 멤버.



 1) 하는 역할

2015년 현재 에이핑크의 섹시 가장. 평균적으로 키가 작은 에이핑크의 평균키를 늘리고 평균나이는 낮추는 역할. 서브보컬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저음을 낼 때의 목소리 자체가 매력이 있어서 주로 저음 파트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하는 멤버. 170에 가까운 키에 앉은 키는 그 손나은보다 작기에 비율 하나만으로도 여자아이돌로서 한 자리 먹어주고 가는 멤버.

 2) 보조받는 것

데뷔초반에는 완성형 하드웨어만큼이나 다른 모든 면에서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것이 온전히 성장할 시간,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알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나서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는데 팀과 멤버들이 그 시간을 벌어준 셈이죠. 피지컬로야 여느 아이돌한테 안 질 친구이긴 하지만 그 피지컬만 보고 프로듀싱했다면 그 나름대로의 웃기기 좋아하는 엉뚱한 면, 또 때때로 속이 깊은 면이 묻혀버릴 수도 있었으니까요. 어찌보면 지금과 같은 컨셉이고 지금의 멤버 지금의 팀이기 때문이 성년이 될 시간 동안 그녀의 천성을 온존히 보존하고 활약할 타이밍까지 꾸준히 실력을 키울 수 있었지 않았나 합니다.

 3) 성장하는 것

최고의 하드웨어를 가진 보통소녀가 자신의 장점을 깨달아가고 그 장점을 제대로 활용해 나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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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치면서

누군가 저에게 '얘네가 왜 좋냐'라고 물어본다면 첫번쨰는 몇달전에 얘기했던 서사성 때문이겠지만, 두번째는 머리 속에서 위와같은 내용이 정리되기 이전부터 느꼈던 '각 멤버들이 서로와 서로를 빈틈없이 이끌고 보완해주는 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두들 한두면씩 부족하지만 이를 서로의 장점과 관계를 통해 상호보완, 발전해나가는 점은 그냥 그 자체로도 두고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이 잘 전달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영상하고 내용이 안맞는건 뭐... 기분탓...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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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