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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이익이 없는데 버리기 아까운 것’을 말하는 고사성어로 ‘계륵’이라는 것이 있다. ‘닭의 갈비’라는 뜻이다. 당신들이 무슨 닭을 생각하든 그 닭이 그 닭 맞다.



1. 부당이득


최순실 사태가 내년 이맘 때 터졌으면 새누리당은 대선을 아예 할 수 없을 것이다. 최순실 사태가 언제 터져도 터질 문제였다면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 국면에 들어가기 훨씬 이전에 터져야만 한다.


따라서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 알 수 없는 다음 번 새누리당 대선후보라고 볼 수 있다.



2. 콘크리트


조사마다 다르겠지만, 현재 박근혜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대략 10~20% 정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20~30% 정도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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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사에서는 박근혜의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내려오기도 했다고 하지만, 박근혜의 지지율이 10%일 뿐이지 새누리당 지지율이 10%인 것은 아니다. 현재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거의 바닥까지 내려왔고 이제는 올라가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이제 지지율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얘기는 꾸준히 낮은 지지율을 가진 정의당에서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그의 소재일 뿐이지 쿠데타 후 35년 동안 독재하면서 콘크리트 지지층을 만들어온 정당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독재정권뿐만 아니라 깡통정권을 거치면서도 기득권을 유지해 온 정당이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자신하던 정부에서 더 강력해졌다. 이후 계속되는 무능과 부정부패 속에서도 두 번이나 대통령을 만들어낸 정당이다. 나는 그들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그렇게 쉽게 부서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빠져나간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찍을 리는 없을 거다. 그들은 새로운 보수 정치인을 찾으려 할 것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늘 그랬듯이 새누리당엔 현 정권과 선을 긋고 최순실-박근혜 정권의 비리를 털어내며 ‘합리적 보수’의 위치를 잡으려는 인간들이 나타날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들의 특기인 ‘사건은 더 큰 사건으로 덮는다’는 전략을 계속 쓸 것이다. 앞으로는 언젠가 터질 비리를 다 모아서 한꺼번에 터뜨릴 것이고 그건 최순실-박근혜가 기득권의 예수, 기득권의 블랙홀이 되어 다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최근 F35 관련해서 최순실-린다김 얘기가 나오지만, 사실 F35 문제는 이명박 정권 말기부터 싸려던 똥이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의 시스템은 사람들이 많은 걸 기억하고 분노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그들은 과거를 세탁하면서 무난하게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다.



3. 분열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이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당선이 확실하거나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야당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며 ‘후보 단일화는 나눠먹기’라고 할 게 뻔하고.


따라서 지금 대선여론조사에 나오는 많은 후보들과 지지자들이 서로 양보 없이 경쟁하며 흠집 내기와 막말을 쏟아낼 것이다. 후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후보 자신보다는 늘 그랬듯이 측근들과 지지자들이 그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시 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상하고, 새누리당보다 자기 당 후보가 더 꼴 보기 싫은 상태가 되어 갈라설 것이다.


당연히 다시는 민주당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은 조선일보 계열 찌라시와 방송은 이를 확대‧왜곡‧편집‧조작하며 ‘논란’을 불러올 것이고, 민주당 지지자들마저도 지치게 만들 게 뻔하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과 부패기득권과 열심히 싸워왔던 일부 의원들의 노력과 성과들이 깨끗하게 지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지난 민주당 내부 선거에서 은수미 의원이 어떻게 지워지고 까였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계속 낮아지고, 선출된 대선후보는 경선과정에서 나온 의혹에 대해 찌라시, 방송, 상대 정당 후보, 탈락한 후보 및 탈당한 정치인들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4. 초인종


미국은 다음 주에 대선이 끝나고 내년 1월부터 새 정부가 출범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북한은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 것이다.


보통의 인간들이 남의 집에 가서 사람을 부를 때 노크를 하거나 초인종을 누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남의 집 대문을 도끼로 부수면서 대화하자고 하는 인간도 이 행성 어디엔가는 있는 법이다. 아마도 북한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중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에 초인종을 누르려 할 것이고 IS도 뭔가 크게 한 건 보여주고 싶어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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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거?


새 정부를 시작하는 미국은 당연하게도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봄에는 키 리졸브, 여름에는 을지연습이 있고 마침 싸드 배치도 하기로 했으니 미국이 북한과 중국에 근육자랑을 좀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찌라시와 방송사는 B52와 미군 핵 항공모함의 출동을 광고할 것이고 한반도 긴장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시기를 놓칠 리 없는 새누리당은 당연하게도 마르지 않는 종북 샘물인 참여정부의 문서기록을 뒤져서 사소한 거 아무 거라도 찾아내서 폭로하며 민주당 종북몰이를 하겠지.



5. 쥐라시 월드


찌라시와 방송의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JTBC, 팟캐스트, 진보언론만으로는 지금 이 정도로 최순실-박근혜 사태가 커지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들의 힘을 충분히 보여준 찌라시와 방송은 이제 여당과 야당의 대선후보를 선택하려 할 것이다.


그들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어떤 선택이든 이미 박근혜 쪽은 버리기로 한 것 같다. 따라서 박근혜 정권 비리를 더 털면서 주기적으로 최순실을 불러낼 것이며 선택된 자의 친박 행적은 모두 감출 것이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볼 때 아마도 그들은 친이나 친안 중에서 선택할 것이고 민주당의 후보를 밀어준다면 그는 친이나 친안 후보가 당선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후보일 것이다.


어쨌든 난 그들의 선택기준은 누구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인물이지, 국가를 바로잡고 사회정의를 세우는데 적합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6. 관료


내년 대선 때까지 박근혜가 별 다른 변함없이 계속 막 나가는 경우, 가뜩이나 엉망인 경제는 늘 해오던 대로 방치되어 더 엉망이 될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보다도 그 무렵에 가계부채가 터진다면 새누리는 또 다른 재난을 맞게 될 테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터지지 않게 틀어막으려 할 테고, 막아도 엉망, 못 막으면 더 엉망인 상태로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다.


진짜 중대한 경제위기가 닥쳐 올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면 경제부처 담당 공무원과 국책은행 직원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국가의 중요한 재산을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팔아 치우려 할 것이다. IMF 직전에 그들이 뭔 짓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알더라.



7. 비단장수 왕 검찰


지금 나라 꼬라지가 이 지경까지 오도록 만드는 데에 핵심적으로 기여했던 관료집단인 검찰은 늘 자신들 편이었으므로 이런 상황에서 줄타기를 할 게 뻔하다.


검찰은 이미 33인의 국회의원을 기소하였으며, 그 중 11명의 새누리는 날아가도 새누리로 채울 수 있는 반면 22명의 야당은 날아가면 그 중 일부를 새누리로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이 혼돈과 순실의 시대라면 샘플 보따리를 들고 여기저기 장사를 하러 기웃거릴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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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AD 2018


내년 말 대선 이후 순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자원외교, 방산비리, 4대강, 최순실, 북한, 중국, 일본, 조선/철강/반도체, 가계부채 등 이명박부터 박근혜까지 10년 동안 저지른 대형 삽질의 결과물들이 한꺼번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합리적 보수’라는 가면을 쓴 새누리가 집권하면, 재임기간 중 발생할 위기 때마다 박근혜를 불러내서 털어댈 것이지만, 그 정권은 이명박과 한 몸일 테니 당연하게도 털릴 리가 없다. 지금 청와대로 들어가는 BBK 검사나 새로 임명됐다고 참 신나 보이는 총리를 보면 감이 안 오나?


집값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벌일 것이며, 기업이 쓰는 사람의 몸값은 취업이민을 생각할 정도로 낮아질 것이다. 시스템은 더욱 망가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부터 살아남는 법을 연구하고 적응하며,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생존’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찌라시와 방송은 날씨와 생활을 주요 뉴스로 얘기하겠지.


민주당이 집권하면 초반에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털어보려고 하겠지만,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세상이므로 찌라시와 방송은 당연하게도 민주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할 것이고, 기득권의 강한 저항을 받을 것이다. 언론사 세무조사는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며, 검찰 또한 독립적으로 자신들의 칼을 내키는 대로 휘두를 것이고 새누리는 강한 야당으로서 정부의 모든 정책에 반대할 것이다. 장기적인 경제 구조를 바로 세운다며 지금의 가계부채에 손대려 할 것이고 당연하게도 거센 저항으로 인해 바로잡지도, 터뜨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서 부자들의 재산이 늘고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원래 위기가 오면 부자들은 돈을 많이 번다).



9. 박근혜의 경우


새누리와 찌라시가 돌아섰다. 박근혜가 가장 싫어하는 ‘배신의 정치’가 친박들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고 평생을 의지한 친구가 지 혼자 살겠다고 악을 쓴다. 이대로 계속 가면 남은 재임기간 내내 가루가 되도록 털릴 것이 뻔하다. 다음에 새누리가 집권해도 주기적으로 불려 나와서 털릴 거고, 민주당이 집권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금 때려 친다면?



10. 헬게이트


헌법상 대통령이 나가면 60일 이내에 선거를 해야 하므로, 지금 나가면 1월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 분위기 상으로는 새누리당만 아니면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들 중 누가 나오더라도 해볼만 한 선거라고 그 후보들과 측근들이 생각할 것이므로, 곧바로 각 정당 별로 경선이 벌어질 것이고 지지자들 간에 온갖 흉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아마도 새누리는 나와도 안 될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고 대신에 자신들과 가장 가까운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찌라시, 방송, 검찰, 관료들도 자신들에게 가장 우호적이고 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스템, 부정부패의 구조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을 것 같은 야권 후보를 골라 지원할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계파의 선거운동이 더 급할 것이므로 당분간은 최순실-박근혜 정권에서 벌인 수많은 부정부패를 더 파헤칠 겨를이 없다. 찌라시와 방송도 자신들이 선택한 후보를 빨아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거 떠들 시간이 없다.


따라서 지금 박근혜가 대통령을 때려 치고 대선이 열리면 박근혜가 안전해질 수 있다. 적어도, 독일 망명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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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결론


그래도, 저거 이제 그만 좀 하고 꺼졌으면 좋겠다.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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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더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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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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