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일본은 각종 장학금이 많은 나라라서, 실력만 있다면 소액이라도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 2011년 대지진 이후로 약간 줄긴 했지만 외국인을 위한 장학제도도 잘 되어있다(자국민 학생을 더 우선으로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유학 내 돈 주고 하면 바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옛날 이야기고, 요즘은 장학금 경쟁률이 많이 세졌다.

 

전문학교 학생보단 대학생&대학원생이 장학금을 탈 기회가 많다. 학문을 공부/연구하는 학생을 지원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문학교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주기도 하며, 선배들이 격려의 의미로 주는 장학금 등이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장학금 종류

 

장학금엔 도일(일본에 가는 것) 전에 신청하는 유형과 도일 후에 신청하는 유형이 있다.

 

도일전.jpg

 

도일후.jpg

<일본유학 포털사이트> (링크)

 

1) 국비 장학금

 

말 그대로 ‘국비’, 즉 고국으로부터 받는 장학금을 말한다. 국립대학에 특히 국비 장학생이 많은데, 국비 장학금 자체가 우수한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기 때문이다. 보통 한달에 18만 엔(180만 원) 정도 받는다.

 

한국은 성적이나 연구결과가 뛰어난 학생에게 국비 장학금을 주는 것 같다. 내 주위에선 포털에 검색하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연구를 한 학생, 서울대 출신의 수재, 일본어가 원어민에 가까운 학생 등이 국비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녔다. 중국 국비 유학생은 중국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와서인지 굉장히 공부를 잘 했고, 파키스탄 국비 장학생은 파키스탄에서 유명한 학생이었다.

 

일본이 일본으로 유학 오는 학생에게 주는 문부과학성 장학금(위의 표 참고)도 있다. 일본어 및 일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하는 제도라고 한다.

 

2) 민간단체 장학금

 

일본엔 각종 민간단체의 장학금이 많다. 국비보다 훨씬 받기 쉬우므로 처음부터 이 쪽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국비에 비해서 액수는 크진 않아 보통 월 2~3만 엔(약 2~30만 원)이지만, 10만 엔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민간단체 장학금이 있는데, 해당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다. 도쿄의 경우는 장학금 받기가 매우 힘들고, 지방일수록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 학회에서 주는 장학금, 지역 상인회에서 주는 장학금, 일반 사학단체에서 주는 장학금, 로터리 장학금 등이 있다.

 

3) 기업 장학금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곳에 장학제도가 있다. 장학금을 주는 큰 목적은 기업홍보지만, “어려운 학생들을 보면 내 과거가 생각나서 도와주고 싶다”라고 말하는 기업도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념이랄까?

 

자회사의 분야에 맞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경우가 대다수다. 기계를 만드는 회사에선 관련학과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주는 식이다. 졸업 후에 자신의 기업에 입사시키는 목적도 있다.

 

문화/예술 장려와 사회공헌의 의미로 장학금을 주기도 한다. 현재 일본 피겨스케이팅 분야의 선수들의 스폰서를 하는 롯데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스포츠, 미술, 음악 부분의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주고 있다.

 

기업 장학금의 장점이라면 액수가 크다는 것이다. 대기업에게서 장학금을 받던 지인은 월 20만 엔(약 200만 원) 가까이 받았다. 다만 액수가 크다 보니 경쟁이 심하고, 기업에서도 뛰어난 학생들을 위주로 주려고 한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뽑힌 사람들도 대부분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들이다.

 

기업에서 주최하는 파티(월 1회)에 꼬박꼬박 나가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가서 다른 나라의 유학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선물도 줌).

 

4) 기타

 

신문장학생(조간/석간 배달, 신문대금 수금을 하는 대신 학비와 집세를 제공받음)등이 있는데, 고생하는 썰이 인터넷에 많이 퍼져서 지원자가 많지 않다.

 

 

장학금 정보 얻기

 

1) 장학금 정보 사이트

 

일본학생지원기구 ‘자쏘(Jasso)’는 보통 1년 단위로 장학금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사이트에서 PDF파일 등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으니 찬찬히 살펴본 후 해당하는 장학금이 있는지 알아보자.

 

팡풀레토.jpg

<JASSO> 사이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팜플렛 PDF

(링크)

 

장학금정보.jpg

<일본유학 포털사이트> (링크)

 

파일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겠지만 장학금마다 조건이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장학금을 미리미리 찾고 일정에 늦지 않게 준비하자.

 

2) 각 학교의 유학생 전담과

 

유학생을 받는 학교의 국제협력과 혹은 교무과엔 유학생을 위한 전용창구가 있다(학교마다 소속과가 다르니 미리 알아볼 것). 그곳에 가서 장학금 정보를 얻는 것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보고 파악하는 것보다 빠르다. 수시로 기웃거려서 새로운 장학금이 있냐고 물어보자. 얼굴이라도 익혀놓는 것이 생판 모르는 것보단 낫다.

 

3) 귀동냥

 

한국 유학생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도 있는데, 생각보다 정보 얻기가 힘들다. 장학금이 한정되다 보니 경쟁상대인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려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아보자

 

도일 전에 장학생을 선정하는 장학금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본 현지에서 장학생을 선정한다.

 

보통 1학기 정도 다니다가 신청하는데, 선정되기 위해선 자신의 실력과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우선권을 주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의 연구계획, 일본어 실력(일본어 실력을 노력의 결과라고 판단), 일본에 대한 사고, 일본에서의 활동(현재 하는 일이 후에 일본 사회와 자국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기간 내 서류접수(보통 우편접수) → 서류합격 통보 → 면접 → 최종합격 통보 → 계좌 등 개인정보 접수 → 모임 → 월 1회 송금

 

장학금 선정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이 중 준비해야 할 것은 서류와 면접이다.

 

1) 서류

 

① 성적/실적: 서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그 사람의 성실도를 알 수 있는 성적과 실적이다. 조금이라도 결과가 있어야 하고, 이렇다 할 결과가 없다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가끔 한국에서밖에 구할 수 없는 서류를 요구하는 학교도 있고, 대학(학부)를 한국에서 나온 경우는 번역본도 함께 내야 하는 등 변수가 많으니 미리 준비해야 한다.

 

② 교수님 추천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려고 만든 항목이다(일본은 신용을 중시한다). 대학생의 경우는 담당교수님의 추천서가 필요한데, 이게 상당히 곤란하다. 바쁜 교수님 일정을 살펴 가며, 눈치 봐가며 추천서를 써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친필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한두 번이면 괜찮지만 횟수가 많아지면 서로 힘들어진다. 내 경우엔 하도 많이 써달라고 해서인지, 나중엔 교수님이 휘갈김체로 써주셨다.

 

③ 자기소개서 및 연구계획서: 자기소개서는 ‘이 학생이 자국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기 위한 서류라 솔직하면서도 성심성의껏 쓰면 된다. 중요한 건 연구계획서다.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있는 공부, 현재까지의 성과를 보기 때문이다. 친필로 원고지에 써서 내야 하는 곳도 있고, 양을 제한하는 곳(A4기준 N장) 등 형식은 다 다르다.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는 유학생 선배에게 팁을 들으면 내용을 적을 때 도움이 된다(어디까지나 참고로). 마지막엔 틀린 일본어가 없는지 꼭 체크하자.

 

2) 면접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서류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우수한 학생 한두 명이다. 내가 엄청 뛰어난 게 아니라면 면접 때가 나를 어필할 시간이다. 자신감 있고, 밝은 모습을 보이면 되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동정심을 사는 행위는 절대금물.

 

manager-308474_960_720.png

면접관은 보통 4명

 

면접관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면접이 시작된다. 아래는 면접에서 꼭 나오는 질문들이다.

 

-일본에 온 이유

-일본에서 어떤 공부/연구를 하는지, 어떻게 활용할 건지

-앞으로의 계획

-장학금을 받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대체로 뻔한 답변을 들을만한 질문임에도, 면접관들이 알아서 판단을 하는 것 같다. “왜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으로 유학을 왔느냐.”라는 걸 묻기도 하는데, 지진을 연구하는 사람처럼 누가 봐도 일본에서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되는 학문을 할수록 대답하기 좋다. 일본이 아닌 나라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미술 전공인 나는 이런 질문이 항상 곤란했다.

 

면접 후엔 봉투에 차비(1200엔 정도)를 넣어주며, 합/불합은 며칠 후 도착하는 편지로 알려준다. (솔직히 자신이 합격할지 불합격할지는 면접 볼 때 느낌이 온다)

 

나는 기업 장학금 면접을 여러 번 봤는데, 붙기도 했지만 떨어지기도 했다. 정확히 무엇 때문에 떨어졌는지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가 없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서류에서 탈락한 적도 있는데, '대학교 성적과 연구계획서가 기준에 맞지 않았다' 정도로 이유를 추측하고 있다)

 

① 부족한 일본어 실력: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접관의 말을 빨리, 제대로 알아듣느냐도 중요하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 중엔 하야구치(말 빠른 사람)가 많기도 하다.

② 능력과 실력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어필한 점

③ 하고있는 공부와 연구에 대한 설명을 야무지게 하지 못함

④ 미래에 대한 것들을 장황하게 얘기했으나 핵심이 없음(아무말대잔치)

⑤ 좋지 않은 대학 학부 성적

 

따라서 이와는 반대로 면접을 보면 합격할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정확하고 유창한 일본어로,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하고, 미래에 한국과 일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를 잘 말하면 될 것이다.

 

센슈.jpg

 

장학금 받은 사람들은 보기만 했을 땐 운이 좋아 쉽게 기회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고 나서 알았다. 모두 열과 성을 다해 준비했던 것이다. 2011년 대지진 이후로 장학금 수가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나를 위한 기회는 어딘가 있다. 그러니 꼭 노력해서 장학금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