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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제부장님께서 명문을 쓰셨다. 조선일보다운 유려한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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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문(링크)

 

 

 

국론이 분열하고 국가 기강이 흔들리는 지금, 국가와 민족의 중심을 잡아주는 좃선의 칼럼에 감동한 바, 이 유려한 시각을 빌려 '내로남불'에 입각, ㅇㅇ일보 불륜남 논설위원 이야기를 한편 지어봤다. 원문의 깊이와 통찰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대조하며 읽어보시길. 

 


 

00일보 불륜남 논설위원의 이야기

 

최근 애인과 함께 북한강변을 다녀왔다. 아내가 동문들끼리 3박4일 여행을 간다고 해서 마련된 황금 같은 찬스였다. 해외여행을 갈까 했는데 요즘 별의 별 사람들이 다 해외여행을 간다고 아우성이라 간만에 택한 북한강변이었다.

 

근무 중 또는 반차를 내고 서울 시내 모텔에서 만난 걸 제외한다면 7년 만의 기회였다. 그런데 북한강변 깊숙한 곳곳에 모텔이 그득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모텔들마다 명백히 우리 커플과 같은 불륜으로 차고 넘쳐 흐르는 걸 보고 너무나 놀랐다. 양수리에는 아예 정상적인 부부들은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북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호텔 뺨치는 모텔은 숙박 10만원 대실 2만원으로 내게 충격을 안기더니 무인텔의 경우 차고에서 방으로 바로 올라가는 시스템으로 나를 놀래켰다. 주인과 마주치는 그 어색함까지 지워 주다니... 불륜들이 얼마나 많으면 이런 서비스까지.

 

도둑질하듯 얼굴 붉히며 서로 외면하던 것은 옛날 일이었다. 당당한 불륜들이 넘쳐났다. 내가 과거에 바람 피울 때와 비교하면 그 행태가 사뭇 달랐다. 누가 볼세라 잽싸게 차에서 타고 내리고 작전 치르듯 하는 모습은 간 곳이 없었고 여유작작 로맨스들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다.”라는 농담이 유행하고, 한 번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인생관이 확산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여러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무능한 사람들이 이렇게 부도덕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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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의 외도 경험 비율이 절반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고 여자들의 경우도 만만찮게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이며 성적 자유를 누리는 행동에 제3자가 왈가왈부할 수 없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가 매년 불륜을 즐기고 여성들도 그에 부응하는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내 경우 잘난 아버지 덕에 물려받은 재산도 있고 언론사 고위직으로서 경제적 여유도 상당하며 사회적 엘리트로서 애인과 지적, 문화적 교류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물려받은 거 하나 없고 아등바등 일해야 자식 과외비라도 겨우 벌 사람들이 연애한답시고 다른 이성과 눈 맞추고 10년된 차 끌고 매연 내뿜으며 북한강변까지 와서 오로지 육체적 욕구에 충실하는, 그래도 당당한 이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다. 우리 선배 세대는 물려받은 자산 하나 없이 맨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다. 이런 선배 세대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좀 돌아보면서 애인도 거느려야 하는 거 아닐까.

 

세계 최장 근로시간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쥐뿔도 없는 사람들이 한눈을 팔고 애인이랍시고 사귀면서 북한강변 모텔을 꽉꽉 채우는 현상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자원도 자본도 빈약한 한국 경제에 불륜으로 소비되는 에너지가 얼마일까.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불륜을 더욱 확대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더구나 요즘 대기업들은 앞다퉈 '휴가 많이 쓰기'를 장려하고 있다. '잘 노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고 강조하지만, 이런 사회적 모럴 해저드의 대표적 현상인 불륜 현상, 즉 그럴만한 경제적 능력도 없는 노동자들의 일탈에는 우려가 크다. 우리 애인 의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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