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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이유

 

1월 24일 대한바둑협회 정기이사회 회의가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바둑협회의 발전을 기원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한바둑협회는 발전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대한바둑협회 이사회가 사무처가 추진하는 후진적인 의사결정을 막은 것이다.

 

지난 여름, 바둑계 진단을 통해 바둑동네를 뜨겁게 달궜던 김곤마가 대바협진단을 해보겠노라 호언장담을 해서 기다렸지만, 낙엽이 지고, 눈이 내려도 소식이 없더니 결국 해가 바뀌어도 진단을 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김곤마가 대바협진단에 관한 글을 못 쓸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왜냐하면 대바협에 관한 정보 접근능력이 그에게는 없었다. 정의감에 불타고, 호기롭게 장담해서 그래도 믿어 보았더니 역시나 글은 안 올라왔다. 어쩔 수 없이 나서기로 작정했다.

 

바둑계 진단 시리즈 1 (링크)

바둑계 진단 시리즈 2 (링크)

바둑계 진단 시리즈 3 (링크)

 

어떤 조직이든지, 조직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원칙과 규정에 따라서 절차를 만들어 두고 업무 분장을 정확히 해 두고,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제 역할을 철저히 다하면 매우 훌륭한 조직이 되고, 그 성과는 아주 크게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조직이 제 성과를 못 내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 이유는,

 

첫째, 원칙과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둘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셋째, 업무분장이 정확하지 않아서 소관부서가 없거나

넷째, 맡은 사람이 제 역할을 못한 탓이다

 

이런 과정들이 잘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결정권한을 가진 사람이 과도하게 원칙과 규정을 철저히 무시해서 모든 것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무력화 시킨 경우이다. 지난 번 대통령 탄핵 때 보았던 것처럼.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존재와 내통해서 법규를 무시하고 모든 국가행정을 개판으로 만들어서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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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바둑협회에 이런 꼴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사무처가 정기이사회를 준비하면서도 업무보고를 철저히 하지 않아 제 역할을 못했지만, 절차와 과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정기이사회에서 괜찮은 이사님들이 많아서 안 좋게 되어 갈 꼴들은 막은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잘못된 것에 대한 질책이 제대로 안 이뤄져서인지, 좋은 분들만 있어서 질책을 못하는 것인지두렵지 않은 것인지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줄어들고, 없어져서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지난 일에 있어서, 지금까지 반복되어 온 그 잘못을 하나씩 짚어 보려 한다.

 

 

대한바둑협회의 핵심사업, 내셔널리그의 진단

 

1.바둑내셔널리그란 무엇인가?

 

한국기원의 여러 기전에 비해, 아마추어 바둑 동호인들에게는 각 지역에서 열리는 바둑대회들이 전부였다. ‘연구생 출신’들 중 이른 바 ‘미생’이라 불리는 아마추어 최고수들은 실력이 프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기원 랭킹 50위권 이하 100위권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다. 전국체육대회에 각 지역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이들에게 대한바둑협회가 야심차게 이런 최고수들의 경연장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바둑내셔널리그’.

 

2012년도에 처음 12개 팀으로 출발했다. 한 팀의 엔트리는 5명. 시니어 2명, 주니어 2명. 여성 1명. 절묘한 조합이기는 하지만, 바둑에서만 존재하는 특이한 개념의 시니어와 주니어. 시니어는 만 40세 이상, 주니어는 만 40세 미만. 주니어는 주니어끼리만 대국하고, 여성과 시니어는 교차대국 가능하다.

 

1번 시니어(여성) - 2번 주니어 - 3번 시니어(여성) - 4번 주니어 - 5번 시니어(여성). 매 라운드별로 각 팀 감독이 이렇게 먼저 대국오더를 사전에 제출한 후에, 전 선수가 모여서 통합경기를 한다. 그렇게 출발한 시니어 2명과 주니어 2명. 그리고 여성 1명. 2012년에는 이렇게 출발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12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우승자를 가리고, 포스트시즌 경기도 진행하여 제법 스포츠 흉내를 내면서 멋지게 출발한 것이다. 더구나 시합출전 선수들에게는 이길 경우, 많지는 않아도 대국료와 승리수당도 지급했으므로, 선수들에게도 매력적인 대회였다.

 

2014년까지 이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2015년에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2016년 대회부터 바둑발전에 역행한다는 취지에서 주니어 TO를 늘리고, 시니어 TO를 줄이게 된다. 주니어 3명, 시니어1명, 여성1명.

 

대국순서도 바뀌었다. 1번 주니어 - 2번 시니어(여성) - 3번 주니어 - 4번 시니어(여성) - 5번 주니어. 참가 팀 수도 18개 팀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양대 리그로 진행하면서 매우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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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의 개막식 장면

 

 

2. 옥의 티

 

10여 년 전쯤부터 바둑대회에 나타난 이 시니어 용어는, 그 출현 이유가 좀 낮 간지럽다. 한 해에 열리는 크고 작은 전국아마추어 바둑대회에서 2000년 전후로 기성세대가 연구생 출신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화초바둑이라고 업신여기던 연구생 출신들이 교육에 힘입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자, 상금 받아서 술 사먹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 고수들이 그런 기회가 줄어들자, 바둑대회의 변형을 요구하게 된다.

 

흔히 전국바둑대회에는 여러 가지 파트가 있는데, 그 중에 항상 백미는 ‘최강부’였다. 그 최강부를 ‘주니어와 시니어로 구분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시에 각 지역의 행정을 담당하던 전무들은 대체로 이들과 너무나 잘 아는 동지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주류라서 이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실력차이를 인정해서 나누더라도 당당히 시니어 최강부, 주니어 최강부 이렇게 나누면 그나마 문제가 덜 할 것을, 시니어끼리 시합해서 1명, 주니어끼리 시합해서 1명. 이렇게 결승전을 하는 것이다. 예선부터 맞닥뜨리면 시니어 기사가 상위권에 올라가기가 버거운 것을 공평하게 나눠먹자는 뜻이다. 이걸 멋진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무 졸렬하지 않은가?

 

이 제도를 수용한 측에서는 이런 비판을 전혀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그 논리는 이렇다.

 

최강부, 노년부, 장년부, 여성부, 동호인부, 학생부, 어린이부, 유치부. 심지어 어린이부는 학년부로 세분화 되어 있다. 그렇다면, 최강부를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누는 게 뭐가 이상하다는 것인가?

 

최강부가 무엇인가? 격투기로 치면, 무제한급이다. 그러면 누구나 세다고 생각하면 아무 조건없이 대전하면 될 터인데, 이걸 나누자고 한 것이다. 좋은 명분이라고 갖다붙인 것이 그 전에 없었던 연구생출신과 전통강자인 시니어가 누가 더 센지 겨뤄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 연구생 출신의 대표가 홍맑은샘. 하성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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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맑은샘, 하성봉

 

친구인 이 둘은 프로보다 유명한 아마추어다. 전국대회 우승만 각각 20회 이상이다. 그들과 시합에서 자주 만나지 않고, 결승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묘수. 시니어들은 그런 꼼수를 묘수라고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60세 넘어서까지 안전할 수 있도록 주니어의 나이는 만 40세까지로 제한했다. 그 제도가 처음 출현한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하성봉은 만 35세. 주니어로 분류되고 있고, 그 실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아직 녹록치 않다. 이제 5년 남았다.

 

하성봉 나이가 40세가 넘어가면 하성봉은 시니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 기준 나이가 변할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공공연히 퍼지고 있다. 이들이 실력이 세서 우승을 많이 한 것이고, 그것이 자연스런 흐름일진대, 이 흐름을 역류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2016년에 시니어 TO를 하나 줄일 때 이런 현상을 주도하던 시니어들이 가만 있지는 않았다. 매우 강력한 항의를 했지만, 그 당시 내셔널리그를 주도하던 강영진 대한바둑협회전무 쪽에서는 이걸 그대로 밀고 나갔다. 그 당시 내셔널리그 운영위원장은 박창규 위원장이었지만, 실권은 강영진 전무 쪽에 있었다.

 

 

3. 타이틀 스폰스의 변경, 자몽신드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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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신드롬배 내셔널리그 현수막 앞에서 축사를 하는 신상철 회장

 

2017년도 내셔널리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년도와 큰 차이 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속내는 매우 복잡했다.

 

첫 번째, 타이틀 스폰서가 바뀌었다.

 

2016년도 타이틀 스폰서였던 ‘제주 삼다수’가 홍석현회장이 선거에서 지는 바람에, 2년 약속을 뒤집고 갑자기 입장을 확 바꾼 것이다. 그로 인해서 새롭게 출현한 올해의 타이틀 스폰서는 ‘자몽신드롬’.

 

어떤 일이든지 개인이나 회사의 재정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고마운 일이다. 그것도 2억이라면 엄청 큰 금액이다. 사회적 기부를 실천하는 유명한 단체, ‘사랑의 열매’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1억원 이상을 낸 회원에게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분류하여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지 않는가.

 

내셔널리그에 후원을 해주는 그 기업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은 바둑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지금부터 비판을 하는 것은 그 고마운 뜻을 넘어서, 순수한 마음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많아서 비판하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과 비판은 구분해서 전하고 싶은 것이다.

 

‘자몽신드롬 배’는 후원한 아비콘 헬스케어의 신제품 이름이다. 신상철 대바협 회장이 당선되는 데 물심양면 지원했던 ‘윤수로’ 재정위원장이 대표인 회사다. 이로 인하여 몇 가지 파행이 출현한다.

 

 

4.후원업체의 입김이 작용한 규정의 변경

 

제 아무리 강력한 회장일지라도 재정을 떠받치는 타이틀 스폰서의 의사를 무시할 수가 없다. 2016년 12월 11일 내셔널리그 참가팀 ‘구단주’(바둑은 ‘球團’이 아니지만 편의상 이렇게 쓰기로 한다) 회의에서 아주 강력한 원칙을 정하면서 타이틀 스폰서의 힘에 밀려 그 강력한 원칙에 단서를 달아놓는 규정을 만든다.

 

회의내용은 이렇다. 당시 회의의 회의록 일부이다.

 

1. 리그 참가팀 제한 및 구성

1) 시/도별 1개 팀 참가를 원칙으로 한다

2) 1개 시/도 중복팀 허용 여부

-2016년도 2개 팀이 중복으로 참가한 서울, 경기, 전남 세 지역 중 서울, 경기는 3년 간 유예기간을 두어 2개 팀 참가를 허용하며, 유예기간 이후에는 가능한 1개 팀으로 통합 조정한다.

-전남지역 참가 팀 중 순천만국가정원 팀은 주니어, 시니어, 여성으로 구성되어 참가하는 기존 팀과 달리 학생들로 이루어진 특수한 팀으로 원칙적으로 참가 팀 대상에서 제외하며, 2017년도 타 팀의 참가 수의 상황에 따라 참가 여부를 허가할 수 있다.

3) 2017년도 타이틀 후원 예정 기업에서 팀 창단을 원할 경우 그 공로를 인정하여 기존 팀이 있는 서울, 경기에 1팀씩 창단하는 것을 허가한다.

4) 각 팀은 참가와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 해당 연고지의 시도협회와 우선 협의하여야 한다. 만약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팀 구성에 대한 우선권은 해당 시도협회에 있으며, 이후 시도협회에서 팀 구성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기존 팀이 해당 지역으로 참가할 수 있다.

 

1개 광역시도에 1개 팀을 두기로 한 것은 지역의 상징성도 있고, 팀을 많이 두어 발전하는 것을 제약하는 등 장, 단점이 각각 있기 마련이다. 원칙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렇게 강력한 원칙을 정했는데 3번에서 그 원칙을 엄청 훼손하는 결정을 해놓는다. 후원기업에서 1팀도 아니고, 서울 경기에 각각 1팀씩 2팀이나 허용한 것은 원칙을 많이 훼손한 것이다.

 

더욱 문제는, 2번에서 보듯이 서울지역은 원봉루헨스팀, 푸른돌팀, 경기지역에는 화성시팀, 고양시팀등 이미 2팀씩 존재하는 지역이다. 거기다가 1팀을 더 얹어줘서 3팀이 존재하도록 만들어 놓고 그것을 3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그 이후에는 강제 통합한다는 것이다. 이게 상식적인가?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자연스럽게 팀이 안 한다고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강제통합이 쉬운 문제인가? 더구나, 타이틀 후원업체의 추천창단이면, 그 입김이 보통이겠는가?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3년 후라서 그랬는지, 3년 후에 이 규정이 존치할 가능성이 없다고 봤는지, 그 때 회의 참석자들은 이렇게 정해 버렸다. 이 원칙을 정할 때 이미 타이틀 후원업체의 입김이 너무 세서 외부인의 시각으로 봐도 걱정인데, 정작 내부에서는 크게 걱정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지금 이 일을 주도하고 있는 심우상 사무처장은 타이틀 후원업체의 대표인 윤수로 회장의 하수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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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무원칙한 공로유치금 지급

 

타이틀 후원업체가 바뀌고 나서 얼마 후, 절차를 지키지 않은 또 다른 문제가 한 가지 생긴다. 한국기원에서 적용하는 것인데, 기전을 유치하면 그 기전을 유치한 공로자에게 유치공로금이라는 것을 지급한다. 이것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심우상 사무처장이 공로유치금 2000만원을 바둑신문에게 지급하겠노라 시도를 했다. 공로유치금을 지급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절차의 잘못이다. 행정을 담당하는 자가, 관행을 근거로 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옳다고 판단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으면 정관이나 규정을 만들어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심우상 사무처장은 한국기원에서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사람이면서도 그 스스로 한국기원의 처사를 그렇게 못마땅해 하는 사람이 한국기원의 관행을 끌어와서 지급하려고 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일이다.

 

그렇다면, 공로유치금을 지급하겠다는 바둑신문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 바둑신문이 내셔널리그를 유치하는 데 무슨 역할을 했다는 뜻인가? 유치공로가 없는 바둑신문을 지정해서 주는 자체가 원칙에 안 맞는 것이다. 바둑신문의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발행인은 송재수(현재 대한바둑협회 이사)(편집자 주 - 2월 현재, 발행인은 박종오)로 되어 있고, 편집인은 성기창이라고 되어 있다.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요즘 세간에 떠돌아 다니는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물음에 다들 알고 있는 ‘MB’라는 표현처럼 이 바둑신문은 ‘윤수로’ 것이라고 한다. 행정을 20년 이상 했으면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정상적으로 지급해서, 그 사람이 바둑신문에게 기부하면 적어도 절차는 맞는 것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기가 돈 내고, 어떤 이유에서든 그것을 본인 회사로 공로유치금을 지급하게 한단 말인가? 내부거래를 이렇게 무식하게 하면 당연히 문제가 생긴다. 다행히도 이 당시에 대한바둑협회에 심우상 사무처장 위에 결재를 하는 상임부회장이 있었다. ‘최종준 부회장’, 이 사람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사람이라서 행정은 당연히 제대로 하는 사람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결재를 안 했던 모양이다. 당연히 안 할 수밖에. 이 사람도 눈치가 있는데, ‘윤수로’가 하는 일에 태클을 걸어서 좋은 일 안 생긴다는 걸 알만한데,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형식에 안 맞는 걸 처리해 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안 줄 수는 없고, 형식과 절차를 맞게 하자고 권했던 모양인데, 그 얼마 후에 결재도 없이 돈이 나갔다. 사무처장이 상임부회장을 깔아 뭉갠 것이다.

 

다른 조직이면, 이 사무처장은 해임되거나 중징계를 받아야 정상적인 조직이다. 이걸, 세상 사람들이 알면 잘했다고 할까? 그로부터 얼마 후에 정말 웃기는 일이 생겼다. 상임부회장이 덜컥 바뀌어 버린 것이다.

 

신상철 회장은 명색이 기자 출신이고 언론사 대표이다. 이 분이 뭘 몰라서 이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상철회장의 ‘아킬레스 건’은 재정이다. 좋게 해석하더라도 돈 주는 사람이라서 꾹 참은 것이다. 그 입김이 결국 상임부회장을 갈아치우게 된 것이다. 나중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것이 문제제기가 된 것인지 바둑신문으로부터 2000만원을 환수 했다고 한다. 나중에라도 바로 잡아서 천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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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운영위원장의 교체

 

두 번째, 운영위원장이 바뀌었다. 대전바둑협회 전무를 오랫동안 역임하고, 대전광역시 팀의 단장을 맡고 있던 김용수 대전바둑협회 부회장이 그 자리를 맡았다. 신상철 회장이 선거에서 이긴 이후, 2016년도 남은 내셔널리그를 운영하면서 다음 운영위원장은 ‘김용수’라는 설이 파다했다.

 

문제는 운영위원장이 특정 팀의 단장이라는 사실이다. 이게 상식적인가? 2017년도 리그를 시작하기 전이었으므로 당연히 팀의 역할을 그만 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전광역시 팀의 단장 역할을 하면서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이런 몰상식이 있나?

 

운영위원장은 내셔널리그 운영에 관하여 거의 전권을 가지다시피 한 중요한 역할인데 이걸 참가팀의 단장이 맡는다는 것이 신상철회장 인사원칙의 무모함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항상 공평정대하게 운영하고 투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운영위원장을 특정 팀 관계자를 지명하다 보니, 다른 팀의 불신도 있을 수 있지만, 이것에도 아무도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몰라서라기보다는 이 강력한 집권 세력의 중심인물들에게 척 져서 좋을 게 없어서 말을 안 했던 것 같다. 이건 결정적으로 얼마 안 지나서 큰 사고로 이어진다.

 

내셔널리그를 처음 창설한 2012년부터 운영위원장은 박창규였다. 그동안의 공과는 차치하고 박창규 운영위원장은 팀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었다. 2016년 선거에서 이긴 신 회장 쪽에서 보면, 철저하게 한국기원 쪽 인사라서 내셔널리그의 경험 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강준열 부회장과 절친이었다가 이번 선거로 인해 영영 갈라섰다. 본인도 당연히 친 한국기원 쪽이라서 싹싹하게 그만둔 것이다.

 

 

7. 내셔널리그의 분담금 미납사건

 

2017년도 내셔널리그 참가팀 중, 두 팀이 분담금을 미납했었다. 내셔널리그는 예산이 많이 든다. 정부지원금, 타이틀 후원기업 지원금, 팀 분담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규모 8억 이상에서 정부지원 4억, 타이틀 후원 2억, 팀 분담금 2억. 대체로 그렇다. 이 중 팀 분담금은 내셔널리그 출범 전에 대한바둑협회에게 팀에서 모두 납부한다. 그렇게 2017년도 개막전을 충북 오송에서 18개 팀이 4월 15일 치렀다.

 

개막전을 치른 호텔이 새로 개장했는데, 개장준비가 덜 되어서 다소 불편했던 점 말고는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주 멋지게 출범했다. 그 중 한 가지 우려가 팀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2016년도와 같은 숫자로 출범했으니,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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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8개 팀 중 2개 팀이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은 매우 큰 문제를 안고 있었으나 운영위원장은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그 2개 팀 중 한 팀이 운영위원장 본인이 단장인 대전팀인 것이었다. 나머지 한 팀은 충청남도 팀이다. 더구나 한 통속이라 할 수 있는 운영위원 심우상 사무처장도 당연히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어쩌려고 이렇게 간 큰 짓을 저질렀을까? 이 일은 내부적으로 직원들까지 입단속을 시켜서 바깥에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바깥으로 알려진 건, 내셔널리그에 참가한 선수를 통해서였다. 대전 소속의 여자선수인 ‘김00’가 페이스북에 대국료를 받지 못한 것과 전국체육대회 대전 선수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불편부당한 일들을 하소연 하는 일이 생겼다.

 

선발해주지 않으면 어쩔 수도 없는 젊은 선수들의 입장에서, 권한을 가진 감독이나 단장에게 저항한 것은 참가하지 못할 것을 각오한 거라 볼 수 있다.

 

‘김00’선수가 페이스북에 밝힌 내용은 이렇다.

 

<팩트 체크>

1. 난 2016, 2017 내셔널 바둑리그 대전팀 소속 선수이다.

2. 난 2016년도 내셔널 정규리그 마지막(부산)경기부터 2017년도 내셔널 아산경기(9~11R)가 끝난 지금까지 총 330만원을 대전팀으로부터 못 받았다. *대전팀은 현재 대한바둑협회에 예치금도 안냈다.

3. 난 2016년도 전국체전 당시 대전팀 소속으로 페어부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팀의 신청 실수로 단체부에 참가하였다.

4. 난 2017년도 전국체전 역시 대전팀 소속으로 페어부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페어부 출전으로 팀과 얘기가 끝난 상황이었음)오늘 단체부로 나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5. 대전팀은 내가 페어부에 나가기로 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페어부 출전 조건으로 남•여 선수 두 명을 영입했다. (페어부는 한 팀만 출전 가능)

6. 내가 대전팀에 상황을 물어보자 갑자기(?) 페어부 출전 희망 선수들끼리 대국을 해서 이기는 선수가 페어부에 출전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7. 현재 대전팀 단체부는 인원부족으로, 기력이 매우 약한 선수들을 억지로 끼워 넣어야한다.

8. 즉 페어부에 참가하지 못하면 전국체전 메달 가능성은 0%다.

 

하...

이 외에도 여러가지 감정 상하는 일이 있었지만 다 생략했습니다. 매번 내셔널 갈 때마다 사비로 교통비 부담해가며 "너네 팀 대국료도 못 받는데 이겨 갈 거냐"와 같은 사기 떨어지는 이야기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대전팀 사정 알고 있고, 꼭 정리해주겠다는 말 믿고 싫은소리 하고 싶은 거 다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

 

작년 전국체전에서 대전팀 신청실수로 페어부 나갈 기회가 사라졌는데 생각해 보니 단 한 번도 미안하다는 사과를 못 들었습니다. 이번 전국체전 사건 역시 누가 페어부에 참가하냐를 떠나서 이미 이러한 상황 자체가 저 뿐만 아니라 중복으로 페어부 영입한 선수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사과는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팀에 화도 많이 냈지만, 돌아온 답은 훈련하면서 얘기를 좀 더 나눠보자는 것 뿐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이렇게까지 분노한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이 사건을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 사건이 바둑계 모두의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특히 어리면 어릴수록)이 바둑계에서 알게 모르게 후려치기를 굉장히 많이 당하고 있는데, 제 글로 인해서 더 이상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있으면 그냥 분노가 치밀어 오지만, 그보다 더 한 것은 너무나 부끄럽다. 이게  바둑계의 현실인 것이다. 김00 선수가 밝힌 내용이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는데, 다른 내용은 다른 기회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 내셔널리그 참가비 문제가 알려진 것이 이 글 때문인 것이다.

 

선수들 대국료는 참가비로 지급하게 되어 있는데, 참가비 납부가 안 되었으니 대바협에서 대전선수들에게 대국료를 집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문제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뿐더러 정상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알리지 않았으며, 사무처장이나 운영위원장이 권한 밖의 일을 행사함으로써 직무유기와 심각한 월권행위를 저지른 일이다. 그 잘못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 또 다른 문제로 파생됐다. 대바협의 위기관리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 바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사무처장이 이런 일을 저질렀는데, 잘못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 신상철 회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 이 내용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뒤늦게 이 문제가 알려지게 되자, ‘머가 문젠데, 돈 낸다는데’ 이것이 운영위원 심우상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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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상 대한바둑협회 사무처장

 

‘김00’선수가 글을 쓴 것은 2017년 7월 28일. 내셔널리그가 시작되고 네 달이나 지난 시점. 11라운드나 진행된 상황에서 알려졌다. 총 17라운드를 진행하므로 절반이 지난 시점인 것이다. 이때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인다. 내셔널리그는 출범할 무렵, 이상한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출범하기 직전에 김용수 운영위원장이 최종준 부회장으로 교체가 되었다.

 

최종준이 어떤 인물이냐 하면, 꽤나 이력이 화려한 사람이다. LG트원스 야구단 단장,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행정전문가인 사람이다. 사무총장을 퇴임하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중 하나인 대한바둑협회에 부회장으로 왔다. 대한바둑협회는 복 받은 셈이다. 상급단체의 총 책임자였던 사람을 돈 안 들이고 모셔왔는데, 이보다 더 큰 복이 있나... 다른 단체는 전관예우를 생각해서 돈 들이고 예우해 가면서 모셔가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왜 바뀌었는지는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다음 기회에 밝히기로 한다.

 

이 최종준 운영위원장은 이 내용을 감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했다. 이걸 바깥에 알리기는 곤란하지만 내부적으로 빨리 수습해야 하는 문제라서 신상철 회장에게 보고하고, 두 팀과 심각하게 대화를 했으나 대책은 없는 상황이었다. "1차 결론은 6월 말까지 내겠다."라는 구두 약속을 받았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다시 팀들과 의견을 나누고 이 내용을 운영위원회에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 몰랐던 운영위원들이 깜짝 놀란 것은 물론이다. 운영위원회도 대책이 없기는 매 한가지지만, 지금까지 대책을 안 내면 못 낼 가능성이 크므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냈던 것 같다. 정리된 의견이나 보고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구전되는 내용이라서 분명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정리하면 이렇다.

 

핵심은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가 분담금을 못 내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책임이라는 것은 그 돈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로 귀결되는데, 운영위원회에서 의견이 크게 두 가지였지만 오락가락 했다.

 

한 가지는 당연히 대바협에서 그 책임을 지고, 선수들에게 지급할 것은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등, 모든 것을 처리하고 수습은 나중에 한다. 또 한 가지는 분담금을 안 냈으니, 당연히 팀의 권리를 중단하고 참가를 제한한다. 그것은 최종준 위원장이 신상철 회장의 눈치를 본 때문이었다. 행정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뻔할 듯한데, 신상철 회장의 생각이 돈 안냈으니, 당연히 그만두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게 운영위원장을 통해 전해지는 듯 했다.

 

그러다가, 7월 18일 김00 선수의 글이 공개되고 나서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때부터 우유부단하던 결정이 빨라졌다. 그렇게 정해진 것은 8월 19일. 9라운드가 시작되기 전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9라운드 대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다. 결국 돈을 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긴 했다.

 

충청남도는 충청남도 체육회가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행정적으로 처리가 늦어서 공문으로 먼저 약속을 하고, 대전바둑협회는 대전도시공사가 지원하기로 했던 모양인데, 대전광역시장 선거와 정치적으로 맞물려 어렵게 되고, 김용수 단장이 개인자격으로 참가비를 부담해서 결국은 냈다. 하지만 돈을 안 내면 경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타당한 것인가? 이것을 알고도 아무 말 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하염없이 미안한 마음 뿐이다.

 

아주 웃기는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그 수많은 문제들이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잠잠해졌다.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의의제기 하는 사람도 없고, 김용수 단장과 최기남 충청남도 회장은 오히려 더욱 당당해졌다. 심우상 처장도 당당했다. 심우상 처장은 김용수 단장과 최기남 회장에게 수십차례 만나고 통화해서 수습하는데 노심초사 했노라 여러 사람들에게 떠벌리며 자화자찬 공치사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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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운영위원의 교체

 

운영위원장을 김용수 대전팀 단장이 맡아서 준비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4월 10일자로 최종준 상임부회장으로 교체되었다. 위원장이 교체되기 전 운영위원회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운영위원장은 회장이 지명. 김용수 대전광역시 단장이 지명되었다.

심우상사무처장은 당연직 위원.

18개 팀 감독 대표자 1명. 전북 아시아펜스 진재호 감독이 선임되었다.

18개 팀 단장 대표자 1명. 인천광역시 김용모 단장이 선임되었다.

17개 광역시도 전무이사 대표 1명. 충청북도 조경운 전무가 선임되었다.

 

이렇게 5명으로 구성되었다. 첫 회의를 2017년 3월 2일에 개최하였는데, 여기서 선수들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한다. (선수들에 대한 문제를 알릴 때 자세하게 전하기로 한다)

 

이 운영위원회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용수 위원장과 심우상 위원(사무처장) 두 사람 마음대로 운영하는 상황으로, 김용모, 진재호, 조경운 위원은 거의 들러리가 된 것처럼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의욕이 넘쳤던 진재호 위원이 열심히 해보고자 했으나,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해 주지 않는 사무국의 처사와 심우상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한 달이 채 못 되어 다혈질 스타일인 진재호 위원은 때려치우게 된다. 조경운 위원과 김용모 위원은 그냥 있을 수밖에.

 

최종준 위원장은 상황판단이 정확했는지, 운영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 것이 심우상 처장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심우상 처장을 당연직 위원에서 제외해 버렸다. 행정을 아는 사람이 본인 마음대로야 했겠는가. 회장결재를 받아서 처리했다고 한다. (회장 결재로 당위성이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겠다)

 

그리고, 그만 둔 진재호 위원은 어쩔 수 없고, 조경운 전무. 김용모 단장은 그대로 두고 3명을 새로 영입한다. 최종준 부회장이 바둑계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여기 저기 수소문 해서 찾아갔다 한다. 부산 이붕장학회 감독 이일수. 생각은 비교적 바르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집이 보통 아니다. 좋게 말하면 소신이 뚜렷하다. 너무 강해서 잘 부러지고 비켜가거나 돌아가는 법이 없는 스타일이다.

 

대구광역시 바둑협회 현철영 전무. 20년 이상 대구 바둑협회 일을 맡아서 처리해 온, 경험도 많고, 대구광역시 이재윤 바둑협회장의 분신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윤태현 서울아비콘 단장. 바둑계 관련 인사는 전혀 아니지만 비교적 합리적이고, 온화한 스타일이면서도 결정적으로 후원기업 대표인 윤수로 회장의 최측근이라서 영입한 듯하다.

 

비교적 좋은 조합으로 보여진다.

 

 

9. ‘미필적 고의’에 의한 팀의 교체

 

7월 15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온양관광호텔에서 개최한 9라운드 경기장. ‘아산 엘크리스’의 연고지라서 개최했지만, 여기 경기장에 아산엘크리스는 없었다. 대신 ‘아산맑은쌀’이라는 팀명이 걸려 있었는데, 선수들도 그대로인데 이름이 바뀐 것이다. 당연히 현장에서 저 팀이 뭐냐고 이의제기가 있었다.

 

최종준 위원장은 ‘나도 모르는 일인데 알아보겠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한다. 페넌트레이스 리그 도중, 팀명이 바뀐 것인데, 다른 팀이 알지도 못하고, 운영위원장도 모르고, 알려진 것도 전혀 없이 이게 가능한 일인가? 사유가 있어 바꿀 필요가 있으면 이 조차도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을, 느닷없이 바뀐 이게 제대로 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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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맑은쌀 기증식

 

사연은 이렇다.

 

아산엘크리스의 김수기 감독이 아산맑은쌀 협동조합에서 선수들에게 증정할 기념품을 협찬 받으면서(정말 좋은 일 했다, 감사한 일이다) 기증한 협동조합에 보답의 차원에서 "우리팀 이름을 바꾸고 싶다"라는 의사를 대바협에 전했다. 이것을 심우상 처장에게 직접 했던 것이다. 심우상 처장은 크게 선심쓰면서 "그렇게 하시지요"라고 대답했다 한다.

 

그걸 왜 사무처장이 답변을 하시나? 운영위원회는 뭐하고? 당연히 절차에 의해, 이 내용은 내셔널리그 운영위원회의 소관이니, 운영위원회로 문의하시지요? 해야 하는 것이다. 사무처장 스스로, 적어도 대바협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라고 오판하고 있는 것이다. 월권도 스스럼 없이 하는 것이다.

 

직원을 시켜 행사를 준비하는 기획전시회사 ‘A7’에 즉시 연락해서 차질없이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친절(?)까지 베풀었다. 심우상 처장이 소관사항을 몰랐을까? 몰랐던 게 아니라, 바둑행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기 권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권한이 있으면 책임도 따르는 법인데, 심 처장은 책임은 잘 지지 않는다. 이 일에 대하여도 의의제기를 받았을 때는 직원 탓을 했다 한다.

 

김수기 감독은 바둑계 돌아가는 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름 바꾸는 정도는 심우상 처장이 알아서 해 줄 거라고 믿었고, 최종준 운영위원장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역시 그 생각은 적중해서 김수기 감독이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이 끝났다. 최종준 위원장은 그렇게 또 한 번 물을 먹게 된다.

 

또 웃기는 일은 이의제기했던 그 양반은, "넌 별일도 아닌 걸 갖고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키냐" 핀잔만 잔뜩 들었다고, "다시는 이런 일 안 해야지" 하는 푸념을 대놓고 했다. 이 일 역시 다음부터 안 하는 걸로 하고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나갔다.

 

 

 

2편은 다음에...

 

따로 다는 글: 필자의 신분을 끝까지 숨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는 사람과 혹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있을까 하여, 그 염려를 피하기도 하거니와, 몇 가지 힌트를 드려서 훗날 필자의 이름을 공개하려고 한다. 그 첫 번째. 내 이름에는 탁음이 없다.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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