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998.7.20.월

딴지 정치부 기자



얼마전 울 동네입구 목좋은 자리에.. 물 좋고 서비스 쥑이는 찻집 <궁민다방>이 개업했드랬다.. 요 다방은 쭉쭉빵빵한 영계 레지들과 신속한 배달로 문 열자마자.. 동네남정네들 끼니도 거르고 죽때리는 아지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근데.. 이 다방에도 한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궁민다방> 레지들의 기둥서방인 깡종필이였다..

이 다방의 레지들이야 손바닥만한 똥꼬치마에 쭉빠진 다리로 손님들한테 인기가 가히 S.E.S 뺨때기 후릴정도인지라.. 동네아줌마들한테 그 원성이 자자하였지만..

기둥서방 깡필순기둥서방은 이미 이 바닥나이로 환갑, 진갑 다 넘겨 자지 힘도 제대로 안들어 가는 퇴물서방인데다 성격까지 꼬장꼬장해 영계 레지들과 대판 쌈박질도 여러번인 골치아픈 존재였다..

근데..왜 종필순여사가 이 다방의 기둥서방으로 왔을까.. 그걸 야그할라문 <궁민다방>이 생기기전부터 복잡다난했던 울 동네의 다방의 역사를 함 되집어 봐야 할끼다..


이 <궁민다방>이 생기기전 요자리엔.. 금용삼이라는 사람이 하던 <문민찻집>이라는 다방이 있었드랬다. 이 문민찻집도 역시 개업하자마자 개핵차와 사정쥬스라는 신종메뉴를 앞세워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었다.

그렇게 한 2-3년 동네남정네들 용돈 다 털어묵던 이 다방이 점점 장사가 기울기 시작했으니, 이는 <문민찻집> 쥔 아들인 금현칠이라는 철부지가 다방사업에 자꾸 개입하면서부터였다.

금현칠은 아버지의 귀염아래 레지들과 히히낙낙하며 놀아나고, 중간에 수입을 삥땅하는 일이 많았드랬다.. 거기다 돈문제에 대해선 깡통인 금용삼이 겁도 없이.. 악덕사채업자의 돈을 뭉텅이로 빌려썼다가 완존히 파산지경에
이르게 되는 사태에 이르렀고... 그래서 결국 <문민찻집>은 사채업자 암에뿌에게 저당잡히고 문을 닫고야 말았다..

이 쫄딱 망한 <문민찻집>을 인수하고 새 단장하여.. 지금의 <궁민다방>을 개업한 이가 바로 김대숭여사였다. 일찌기 화류계에 뜻이 있어왔던 김대숭여사는 3번씩이나 다방사업에 뛰어 들려고 했으나 번번히 실패하였던 차에 운좋게 이 <문민찻집>을 인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찻집을 개업하기엔 자본이 부족했던 김대숭여사는.. 동네 화류계에서 잔뼈가 굵은 깡필순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렇잖아도 <문민찻집>에서 나이많다고 팽당하고 놀구있던 종필순은 평소 팁으로 꼬불쳤던 약간의 돈을 보태어 주었고.. 둘이서 동업형식으로 <궁민다방>을 개업했드랬다..

동업의 댓가로 <궁민다방>의 기둥서방을 약속받은 깡종필은 일찌기 동네건달 박종히가 했던, <박통다방>의 꼬붕서방으로 시작하여 이후 <전통다방><물통다방>으로 이어진 울동네 다방들에서 계속 기둥서방 노릇을 했던 화류계의 움직이는 역사책이었다..

깡종필 기둥서방은 또 <문민찻집>에서도 계속 승승장구하는듯 했으나, 역시 화류계에선 나이가 차면 퇴물취급을 받는 법..

자지 기립 능력을 의심받는데다 꼬장꼬장하던 깡필순이가 맘에 들지 않았던 <문민찻집> 쥔인 금용삼은 장사가 어느정도 자리잡게 되자, 가차없이 종필순여사를 정리해고 시켜버린 것이었다..

요렇게 나이많고 인기없는 깡종필을 기둥서방으로 내세우기엔 <궁민다방>의 새주인인 김대숭여사도 탐탁치 않은 일이었으나, 다방을 인수하며 깡종필의 돈을 꿔온 처지니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일찌기 <동업으로는 성공한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성원속에 시작한 <궁민다방> 역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궁민다방>을 동업하면서 이면계약으로..
1. 쥔은 김대숭여사, 기둥서방은 깡종필순로 한다.
2. 레지를 채용할 때 각자 반반씩의 추천권을 행사한다
등을 약속했는데, 이러한 공동찻집운영은 일찌기 없던 일이라 많은 시행착오가 일어나게 되었드랬다..

즉, <궁민다방>의 레지의 고향이 너무 한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는 손님들의 여론이 들끓게 되었고, 깡종필이 추천한 주영자라는 레지는 배달한 찻값을 삥땅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다 쫒겨나게 되었다.

거기다 첨 장사를 시작하다보니 레지숫자가 다른 다방보다 부족해... 인근 <딴나라 캬바레>의 뗀서들을 레지로 빼오게 되었고.. <딴나라 캬바레>로
부터 딴나라 캬바레 파괴공작을 중지하라는 항의를 받기도 하였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다보니 준비된 다방주인이라 선전하던 김대숭여사로선 가히 당황스런 일이었다.. 이 예상치 못했던 사태를 우째 수습해야 할 것인가..?

넘들은 정통성없는 다방을 차려놓고도 호의호식하더만 왜 나만 이리도 박복하단 말이냐..?? 몇십년간 벼르다 겨우 인수한 다방사업이 초반부터 험난하기가 추풍령고개 같단 말인가..

오늘밤도 이런저런 한탄과 고민으로 셔텨내린 <궁민다방>에서는.. 술취한 김대숭여사의 목포의 눈물이 구성지게 들려오고 있다...

깡종피리... 그 넘을 우째하믄 조케쓰까... 




- 딴지 정치부 기자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