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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2004. 6. 15. 화요일

딴지 편집국
 

 


씨바! 이젠 놀라는 것도 지겹고, 각종 매체의 오줌 지릴듯 파르르 떠는 비분강개의 목소리도 지겹다.


각종 만두의 내용물에 문제가 있으므로 만든 넘들 극형을 때려서 골로 보내야 마땅하다고 매일 같이 노래를 부르는 건 글타치고, 정작 수 천만 만두 복용자들에게 필요한 만두의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라던가 후유증 극복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 등의 소개를 다루는 보도 내용은 전지현 벗는다는 소식 만큼이나 찾기가 힘든 와중에 마치 누가 누가 더 열받게 할 수 있는지 내기라도 하듯 온갖 매체에서 질르고 보자식의 게거품 경쟁이 벌어졌던 것은 실로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하겠다.


이건 뭐 소위 쓰레기만두를 먹고 만두의 부작용으로 병이 생길 게 아니라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오바이트 유발성 스트레스 적립 기사로 더 큰 병이날 지경이다.


이에 본지는 금번 만두 사태에 있어 각종 매체가 쓰레기 운운하며 마치 난지도 쓰레기 더미에서 먹으면 안될 것만 엄선하여 만든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은 어차피 만두제조업체 정도야 눈치 살필 상대도 아니겠다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여 매체 수익을 높이려는 군소 언론의 비열한 상술에서 비롯되었다 규정하는 바, 문제의 만두가 설령 제조 과정의 비위생성과 비윤리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미 좋다고 먹은 만두, 싸버린 똥을 부관참시할 수도 없는 일이라 할 것이며,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똥꼬 디비질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으나 당장 시급한 것은 알 카에다의 독극물 테러에 노출되기라도 한 듯 각종 매체의 살인적 오바질에 의해 만두만 봐도 뭔가가 오그라드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은 국민들에게 재활의 의지를 복돋아 주고, 충심어린 위로와 희망찬 비젼을 제시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숨차네 씨바.


이는 본지 창간이래 사사건건 초지일관, 까대고 초치며 좋은 것도 나쁘게 보고 기쁜 일도 슬퍼하며 독자제위깨도 막말을 일삼던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크게 위배되는 일대 혁명적 사건이라 할 수도 있겠다.


허나 우짜겠는가. 마치 초등학교 성적표 행동발달사항의 한 구절과도 같이 낯간지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제목까지 뽑아가며 절규하는 것은 쓰레기 만두 사태로 벌어진 정신적 공황상태와 총체적 불신풍조를 타개하기 위해 본지가 스스로 택한 멸사봉공 정신의 발현이기도 하겠거니와 허장성세 과대포장에 아님말고식의 본지의 독보적 스피릿이 이제는 각종 재래, 신생 매체의 언론윤리강령처럼 쓰이는 판국이니 본지도 뭔가 변화를 꾀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는 바, 소외된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절망적인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종의 건전양심언론으로의 변신이라고도 조심스럽게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이 벅찬나머지 말이 너무 많아졌다.


우리 모두 밝고 명랑한 생각으로 이번 만두 사태를 지혜롭게 헤쳐나가자. 한국 최고의 고승이라 할 만한 원효대사는 무 찌꺼기 만두에 비할 바가 아닌 해골 바가지의 썩은 물을 원샷하고서도 깨달음을 얻지 않으셨던가.


긍정적 사고는 플라세보(Placebo) 효과라 하여 실재로 암과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의약계의 정설임을 강조하며, 본 기자 마치 마지막 잎새의 노화가의 심정으로다가 기사 마치는 바이다.


우리 괜찮을거야. 그지?



 


본지 편집부는 사고 전날 만두 회식도 했었드랬다..



제일 많이 먹었던
너부리(newtoilet@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