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커] 한 주간의 챔피언스리그

2002.12.16 월요일
한국 유럽축구본부

한층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02~03시즌 챔피언스리그가 한 주간의 휴식을 마치고 지난주 재개됐다. 뒤죽박죽인 유럽축구 일정때문에 독자열분덜의 불만도 없진 않겠지만 어쩌랴. 그덜의 일정이 그러한 것을.

암턴 지난주에는 16강 각 구단들의 본선 2라운드 두번째 경기가 열렸다. 본선 2라운드 초반이라 8강 진출에 대해 거론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몇몇 팀의 초반 강세는 분명 두드러진다.

특히 최근 몇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 죽쒔던 이탈리아 클럽들의 약진이 눈에 뛴다. AS 로마를 제외한 나머지 인터밀란, AC 밀란, 유벤투스는 막강전력으로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조별로 지난주 경기를 정리했다.

 < CL A조 > 인터밀란, 바로셀로나 2강 구축!

인터밀란(이탈리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산시로 홈구장에서 벌어진 지난 시즌 이 대회 준우승팀 바이에르 레버쿠젠(독일)을 맞아 3-2로 승리했다. 펠레 스코어라는 3-2의 스코어로 이날 경기가 흥미진진했을거라 예상한다면 본 우원 섣부른 생각이라 말해주고 싶다. 이날 경기는 인터밀란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산시로 구장을 찾은 3만6,000여 홈팬덜의 광적인 응원 속에 인터밀란은 초반부터 크레스포-비에리 환상 투톱을 축으로 한 활발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특히 성실한 플레이로 언제나 제 몫을 해내는 미드필더 루이지 디 비아조의 활약은 단연 발군이었다.

전반 15분 디 비아조는 우루과이 출신 알바로 레코바의 프리킥을 문전쇄도 중 그림같은 헤딩슛으로 연결, 선취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27분경에는는 또다시 레코바의 낮은 크로스패스를 레버쿠젠 문전 중앙에서 그대로 발리슛, 두번째 골을 터뜨리며 이날 최고 활약을 펼쳤다.

디 비아조의 활약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인터밀란은 후반 18분 보리스 지브코비치에게 만회골을 허용, 잠시 쫒기는 듯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특급 공격수 에르난 크레스포가 후반 35분 레버쿠젠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3번째골을 성공, 이날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이후 레버쿠젠은 프랑코알도 프랑카가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던 후반 46분 헤딩슛으로 한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이로써 인터밀란은 본선 2라운드에서 2연승(승점6점), 같은 조의 바로셀로나(2승)를 다득점에서 누르고 A조 선두로 당당히 뛰어오르며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한편 바로셀로나(스페인)는 다니엘 가르시아 대니,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 티아구 모타의 연속골을 모아 뉴캐슬 Utd 에 3-1 완승을 거뒀다. 당초 11일 예정이었지만 폭우로 하루 연기, 12일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바로셀로나는 본선 1라운드부터 이어오던 연승기록을 10 으로 늘렸다. 이 기록은 AC 밀란이 보유하고 있던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연승과 타이 기록이다.

특히 거칠 것 없는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바로셀로나의 상황은 스페인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뚜렷이 대조되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주 C조에 속한 레알 마드리드는 당초 약체로 평가됐던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와 졸전 끝에 2-2로 비겨 조 꼴찌로 추락한 것.

반면 바로셀로나는 초반 2연승을 질주, A조에서 인터밀란과 함께 2강을 구축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로써 바로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경기만 더 승리한다면 AC 밀란이 보유하고 있던 10연승 기록을 깨고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다만 이 결과는 2003년 2월에나 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왜냐구? 일정이 그렇게 잡혀있다. 본우원에게 따지지 말라.

 < CL B조 >  잉글랜드와 스페인 챔피언간 대결은?

지난주 열렸던 경기 중 단연 최고 관심을 끈 경기였다. 잉글랜드 챔피언 아스날과 스페인 챔피언 발렌시아의 대결.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는가? 이날 경기는 결국 양 팀 득점없이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아스날과 끈끈한 수비축구가 장점인 발렌시아의 경기 특성은 이날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아스날은 베르캄프-앙리-윌토르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부상에서 복귀한 프랑스 출신 로베르트 피레까지 가세,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결국 로베르트 아얄라가 이끄는 발렌시아의 수비진을 뚫지는 못했다.

아스날로서는 지난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55경기 연속득점 기록에 종지부를 찍은데 이어 이날 경기서도 무득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할 수 있겠다.

반면 발렌시아는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딛고 승점 1점을 확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같은 날 벌어진 아약스(네덜란드)와 로마(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아약스가 2-1로 승리했다. 아약스는 전반 11분 이브라히모비치가 선취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고 후반 21분 핀란드의 축구영웅 야리 리트마넨이 추가골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세리에 A에서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로마는 J-리그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노장 스트라이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경기종료 직전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경기를 역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로써 B조에서는 예상을 깨고 아약스가 1승1무(승점4점)로 선두에 나섰고 그 뒤를 아스날(1승1무), 발렌시아(2무), 로마(2패)가 잇게 됐다. 하지만 당초 죽음의 조로 평가받은 만큼 클럽간 전력차가 크지 않아 B조의 8강 예상은 쉽지 않다.

로마가 초반 2패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어찌 알겠는가? 지난 1라운드에서 초반 3연패의 부진을 딛고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뉴캐슬의 기적을 로마가 연출할 지. 또 로마는 그럴만한 저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팀이다.
 

 < CL C조 > 허울좋은 사자군단 레알 마드리드

무적함대, 하얀 사자군단, 지구 방위대, 금세기 최고클럽, 초호화 슈퍼군단 . 이 모두가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수식하는 말이다. 말 그대로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호베르쿠 카를로스, 라울 곤살레스 등 세계에서 난다 긴다하는 슈퍼스타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올시즌 성적은 그리 만족할 만하지 못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2일 베르나뷰 홈구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본선 2라운드 2차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2-2로 비겼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AC 밀란과의 첫번째 경기서 0-1로 패한데 이어 이날도 무승부를 기록,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1무1패(승점1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 밀려 조 꼴찌로 내려앉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

시작은 좋았다. 이날 경기에서 혼자 분투한 라울이 전반 21분 선취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린 것.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호나우두가 전반에만 완벽한 3번의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등 추가 득점에 실패, 모스코바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불안한 리드를 지켜가던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분 나이지리아 출신 오비오라와 29분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 음구니에게 연속골을 허용, 패배 직전의 위기까지 몰렸다.

다급해진 레알 마드리드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후반 모리엔테스, 구티, 콘세이상을 교체 투입, 반격을 노렸고 다행히 후반 31분 라울이 동점골을 터뜨려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는 경기 외적인 또다른 관심 거리다. 레알 마드리드가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통산 10회 우승을 노리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의 면모를 되찾을 지, 아니면 이대로 허무하게 주저않을 지에 모든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AC 밀란은 2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라운드 1차전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격파한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 지난 시즌 독일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마저 꺾고 C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팀의 간판 공격수 인자기와 지난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격침시킨 세브첸코 투톱으로 경기에 나선 AC 밀란은 후반 4분에 터진 인자기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 난적 도르트문트에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인자기는 이날 득점으로 챔피언스리그 총 9골을 기록해 에르난 크레스포(인터밀란)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로써 C조는 AC 밀란이 2승(승점 6점)으로 선두, 도르트문트가 1승1패(승점3점)로 2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로코모티브 모스코바와 레알 마드리드가 이었다.

 < CL D조 > 물오른 특급 공격수 반 니스텔루이의 원맨쇼

네덜란드 출신 골잡이 루트 반 니스텔루이는 12일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구장에 벌어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스페인)와의 경기에서 혼자 두골을 넣는 원맨쇼를 펼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맨체스터는 지난 경기에서 스위스 루키 FC 바젤을 대파한데 이어 이날 데포르티보를 꺾음으로써 2라운드 2연승, 승점 6점으로 선두로 나섰다. 뿐만 아니라 늑골부상과 신변 위협등 악재가 겹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던 데이빗 베컴이 이날 경기에서 근 1달여 만에 복귀, 맨체스터 홈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역시 반 니스텔루이의 맹활약. 맨체스터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반 니스텔루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한 몸놀림으로 데포르티보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선취골이 터진 것은 전반 8분.

공격적인 미드필더 폴 스콜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띄어준 크로스를 반 니스텔루이가 수비수 사이를 뚫고 그림같은 헤딩슛으로 연결, 데포르티보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은 데포르티보 수비수들의 밀집된 상태를 뚫고 정확한 낙하 위치와 타이밍을 맞춘 반 니스텔루이의 골잡이로서의 능력을 알게 해준 골이라 할 수 있겠다. 혹시라도 이 골을 못 본 독자열분덜이 계시다면 언넝 보시기를 추천한다.

이어 후반 9분에는 역시 폴 스콜스의 슛을 데포르티보 골키퍼 가르시아가 쳐내자 노르웨이 출신의 솔샤르가 뒤로 연결, 쇄도하던 반 니스텔루이가 마무리하며 자신의 2번째 골을 터뜨렸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순간.

반면 챔피언스리그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로이 마카이를 축으로 한 데포르티보의 공격은 번번이 맨체스터의 바르테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특히 후반 19분경에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리오넬 스칼로니가 슛하려는 순간 라이언 긱스가 밀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얻는 듯 했지만 심판이 파울로 인정하지 않아 데포르티보로선 아쉬움을 남겼다.

데포르티보는 1무1패(승점1점)를 기록, 초반 부진에 빠졌다.

한편 같은날 벌어진 또 다른 D조 경기에서는 유벤투스가 FC 바젤에 4-0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지난 2002 월드컵 이후 모습을 감췄던 유벤투스의 트레제게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트레제게는 경기 시작 2분만에 선취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 이날 유벤투스의 골 퍼레이드에 도화선 역할을 해냈다.

반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던 바젤은 지난주 맨체스터 Utd에 대패한데 이어 이날 유벤투스에게마저 대패, 2연패를 기록하며 D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로써 지난주 열렸던 챔피언스리그 정리를 마치겠다.

다만 다음 경기 일정이 2003년 2월에나 예정돼 있어 부족한 글이나마 본원 즐거웠었는데 담주부터는 무슨 글로 독자열분덜을 찾아가야 할지 고민이다.

암턴 왠만큼 진행된 챔피언스리그라 이제는 득점부문도 관심이 갈 것 같아 밑에 현재 챔피언스리그 득점부문 랭킹을 올려놓겠다. 참조하시길...

< Top Scorers >

딴지 유럽축구위원
(jinoo2010@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