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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이 섬은 돌이 돈이래

2001.6.1.금요일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
 

독자 제위들 안녕하신가?  크으~  본 우원도 열분들의 가열찬 똥꼬 찌르기를 피하면서 이렇게 잘 살아 있다. 열분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본 우원 오늘도 되두 않는 계두(鷄頭)를 굴려대며 모니터 앞에서 좁뺑이를 친다.  크아아~  닭대가리가 사람 흉내내려니 그 동안 좀 무리했던지 음 본우원의 어머니 눈치를 이미 까셨다.  "니 밤마다 뭔 헛짓꺼리를 그렇게 많이 하노.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 뿐지라~"

 

그러나 그런 갈구리 한 방에 나가떨어질 본 우원이었던가?  <선데이 서울> 이후 등장한 유일한 초절정 B급 엽기 코메디 울트라 파워 캡쑝 짱 민족 정론 딴지를 위해서라면... 우끼고 자빠진 좆선을 딴지가 인수하는 날까지 빨딱 세우고(?) 절대로 조루의 조짜도 꺼내지 않기로 열분들게 이미 약속드린 몸, 악전고투 하며 다시 열분들을 만나러 이 자리에 섰다.






 
 

 

두둥...

 

열분들께 요번주 드리고 싶은 야그는 돈 야그다.  열분들은 우리의 화폐제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 아마 본 우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세종대왕님과 퇴계, 율곡선생들을 사용하고 계셨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화폐에 대해서 아무 개념 없는 것은 초상료 한 푼 안 받고 자신의 얼굴을 빌려주고 계신 조상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화폐제도는 우리의 경제생활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이다. 화폐제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그 나라 경제가 건실하다는 의미이고, 화폐제도에 골멍이 들었다는 것이 그 나라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 싫어하고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단순하게 돈만 좋아하지 말고 화폐가 뭔지에 대해 생각 좀 하면서 좋아하자는 본 우원의 말되겠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지하고 있는 화폐제도는 무엇일까?  당연하게 빳빳한 종이로 만들어진 지폐를 중심으로 하는 화폐제도이다 (물론 잔돈으로 동전을 좀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러나 열분도 알 듯 사실 지폐를 화폐로 사용하게 된 것은 인류 역사에 있어 극히 최근에 있었던 일에 불과하다. 그 대신 우리는 다양한 것들을 화폐로 사용해 왔는데 이를테면 귀금속을 주조해 사용했던 금속화폐나 물품 자체를 화폐로 사용했던 다양한 상품화폐들을 들 수 있다.






 
 

 

그럼 이건 돈밭이란 말여?  

 

버트! 열분들 돌을 화폐로 사용했던 넘들이 있었던 사실은 아셨는가?  음...  멍청한 넘들 그렇게 흔한 돌을 돈으로 사용하다니. 존나리 야만적이고 우낀 일로 느껴진다. 

 

그러나 본 우원이 지금부터 소개할 이 야그는 그렇게 만만한 야그가 아니다. 우습고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야기 속 원주민들의 경제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경제의 소중한 교훈이 녹아 있다. 크하하~  본우원 뭔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무게를 잡는 것일까? 궁금하신가? 그렇다면 언제나와 같이 똥꼬에 힘주며 이제 시작해 보자.

 

출발~!  <아니!!!  이 넘들은 돈이 돌이래!>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수천리~
외로운 섬 하나, YEP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통통통~~~ 항해하다 보면 외로운 섬 하나 울 나라의 최동쪽 영토 독도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요번 목적지는 독도가 아닌 관계로, 독도에게 손을 빠이빠이 흔들어 주면서 항해를 계속하자. 목적지는 어디냐구?  본 우원도 잘 모른다. 그냥 대책 없이 이렇게 계속계속 흘러가다 보면 지구는 둥그니까 언젠가는 남태평양 마이크로네시아에 있는 캐롤라인 군도란 곳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밖에는.  우리가 갈 곳은 이 군도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은 Yep이다. 80년 전쯤에  오천 명이 쫌매 넘는 인구가 사이 좋게 오손도손 살고 있었다. 

 

이 Yep 섬에 오늘 우리가 디벼 볼 야그의 주인공인 미국 인류학자 윌리암 헨리 퍼니스 3세(William Henry Furness)가 도착하게 된다.  이 넘은 할 일이 존나게 없었는지 이 섬에 몇 달간 머물면서 원주민들의 생활을 관찰해 <돌 화폐의 섬(The Island of Stone Money)>이란 기록을 남긴다.  이 책은 유명한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이라는 넘의 <화폐의 재앙>이라는 제목의 책(Milton Friedman, Money Mischief, 1992)에 소개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은 아니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유명한 책이니까 관심 있는 넘들 자세히 찾아보도록 하여라.

 

암튼간에 우리의 주인공 퍼니스(편의상 이제부터 그냥 페니스라고 부르겠다) 섬에 들어온 첫날부터 요상한 체험을 하게 된다. 멀쩡하게 생긴 두 넘이서 어디론가 우리나라 엽전 크기의 몇 십배 되는 크기의 돌덩이를 나무에 끼워서 운반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꼬라지가 하도 요상 망측해 우리의 주인공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묻는다?  

 

"야이야~  거기 가는 너그 둘?  너거들 짐 모하냐?"

 

이런 물음에 Yep섬의 부락민들 우리의 페니스를 위 아래로 한 번 쭉 꼬라보더니,

 

"아이고, 존나리 작네.  근데, 보면 모르슈~~
우리 지갑 들고 시장에 물건 사러 가오"






 
 

 

보면 모르남? 물건 사러 가제~  

 

이 질문을 들은 우리의 페니스 갑자기 우끼기 시작한다. 아니 뭐 이런 넘들이 다 있어? 이넘들. 저런 무식하게 생긴 돌이 돈이라니. 이넘들 말이 진짜 일까?  할 일 없는 우리의 페니스 갑자기 요상한 호기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는 거야. 굳은 결심 끝에 울 주인공은 원주민들을 따라 나서게 된다.

 

반신반의하면서 그들을 따라 시장에 도착한 우리의 페니스(편의상 이제부터 좆이라 하겠다) 시장에 도착해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크아~~  아니 이넘들이 단체로 미쳤나? 원주민의 말대로 온 동네 사람들이 돌들을 등에 지고 모두 시장에 물건을 사러 와 있었던 것이었다. 음 이게 지금 장난이 아니구마. 이 넘들 돌이 정말 돈이었네? 근데 왜 이넘들은 하고 많은 세상 물건 중에 하필 돌을 돈으로 사용하게 되었을까? 우리의 좆은 순간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질문을 던지고, 깊은 고민의 심연에 빠져 식음을 전폐하게 된다.

 
 

YEP 섬의 화폐 제도

 

음.  그렇다면 Yep 섬의 화폐제도는 어떻게 이루어 진 것이었을까?  우리의 좆, 착실한 넘이었는지 흥분 순간 자제하고 한쪽에 찌그러져 이넘들의 화폐제도를 본격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이 인간은 돌 화폐에 충격을 받고 며칠을 허비하던 중, 섬에 관한 요상한 정보들을 수집하게 된다. 그가 동원한 사조직에 의하면 Yep 섬은 산호섬으로 광물이 원천적으로 채광되지 않는 섬이었던 것이다. 즉, 이 넘들 금속을 화폐로 쓰고 잡아도 섬에 금속이 나지 않아 그럴 수 없없던 것이었다. 그런데 더 우낀 것은 이 섬에는 돌 자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매우 귀한 자원이라는 사실이다. 이 넘들이 돌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 섬에서 다시 한 번 배를 타도 400마일 떨어진 섬으로 가서 돌을 가져와야 했다. 그러나 원주민들에게 말이 좋아 400마일이지...  무거운 돌을 싣고 왕복 800마일을 항해하는 일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돌 운반과정에서 폭풍우나 한 번 만날라 치면 선원들은 그날로 완전히 bird가 되어 bird의 밥이 되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운반해 오면 거기서 끝나느냐? 이게 또 그렇게 쉬운게 아니다. 이 섬에서 모든 돌이 다 돈이 아니라 돌을 둥그렇게 만들고 가운데 나무때기를 꼽아 운반할 수 있게한 구녕이 뚫린 돌만이 돈으로 인정되는 거였다. 따라서 깔삼한 돌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갈 때 400마일 올 때 400마일 도합 800마일의 운반과 그 과정에서의 수많은 위험 그리고 매우 오랜 시간 공들인 노동이 필요하다는 말 되겠다. 크아~  이 섬의 돌은 그냥 흔한 돌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을 존나 잡아먹는 그야말로 금보다 더 희귀한 자원이었던 것이다.






 
 

 

 

 부자는 무겁게 들고 다니지 않지렁~

 

아함~  그런 거였구나.  우리의 좆 드디어 이 요상한 섬의 비밀에 한 발짝 접근해 가고 있다고 느끼는 찰라, 지금까지의 이해를 뒤엎어 버리는 엽기적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 마을에는 부자들이 몇 있는데 이 부자들은 시장에 물건을 사러 나올 때 도무지 돌을 직접 들고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 어떻게 된 일인가? 그는 궁금해져서 다시 차분하게 관찰을 시작한다.

 

지난 번에 그가 만난 원주민 두 넘이 들고 운반하던 큰 돌은 이를테면 한 2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돌이었다. 2만원 자리 돌을 가지고 다니기 위해 두 명의 사람이 낑낑대며 운반했다면 한 200만원쯤 운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가치가 큰돌은 운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큰 돌(돈)들은 그냥 집에다 쟁겨 두고 시장에서는 상인과 이러한 형식의 계약을 맺게되는 것이다.

 

"야이야~  돼지 장수?  돼지 한 마리에 얼마지?"
"아 것도 모르쇼?  8만원 되겄소"
"그러오?  그 우리 집에 있는 오른쪽에서 두 번째 있는 큰 돌 그거 아시오?
"알고 말고.  한 10만원쯤 하지 않소?"
"그렇소.  그 돌 가지고 돼지 주소."
"아라쏘. 그럼 그 돌 지금부터 내꺼구 잔돈 없으니까 울집 뒤에 오른쪽에서 일곱 번째 있는 2만원짜리 작은 돌 오늘부터 당신 하소"
"조쏘"

 

음.  아주 해괴한 교환이다.  이넘들 돌을 교환을 했으면 그 돌을 자기네 집 앞마당에다 가져다 놓는 것이 상식적으로 당연한 이치. 그런데 이넘들은 돌을 가지고 오늘부터 너 해라, 나 할께 하면서 계약을 마치고 마는 것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돌임을 인정받는 것이 계약의 완성조건이라는 말이다. 크으~ 그런데 생각을 해 보라. 이런 교환이 하루 이틀 발생하겠는가? 그리고 커다란 돌들은 상품 교환이 자주 일어나는 만큼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인이 바뀌는 일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런 우낀 일도 발생할 수 있단 말이다.

 

"니네 집 앞에 있는 존나 큰 30만원짜리 돌 있지?  그거 옆집 똘똘이꺼였는데 내가 그저께 얻었거든.  그거 너 가져,  그 대신 쌀 한가마나 내놔!"

 

"진짜?  그돌 내가 뒷집 삼식이한데 주고 새끼돼지 산 건데, 언제 똘똘이한데 갔지?  너  진짜야?  거짓말하면 주금이야?"

 

"아니, 이게 사람 말을 못 믿네."
"아라써, 오늘부터 그 돌 내꺼야~"

 

음.  우리의 주인공 무지무지하게 헷갈리게 되었다.  왜 돌을 돈으로 사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대략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이넘들 자기 돌을 그냥 남의 집 뒷마당에다 놓고 다닌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그 돌의 표면에 자신의 소유라는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누가 그 돌을 다른 곳에다 옮겨 놓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그리고 표시를 안했으니 자신의 돌을 다른 사람이 자기꺼라고 우기면 어쩔 것인가? 우리의 좆. 갑자기 이넘들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과 함께, 혹시 정말로 이넘들이 미친넘들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다. 이렇게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순간, 진짜로 배째고 등 딸 정도로 엽기적으로 웃긴 야그를 듣게 된다.

 

이 마을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은 큰 나무집 개똥이 영감이다.  가장 부자이니까 저 영감이 동네에서 가장 큰 돌을 가지고 있겠지?  우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그 집을 방문해 그 돌은 얼마나 큰 돌인지 확인하려 한다. 그런데 그 집의 마당에는 돌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없는 것 아닌가? 다소 김이 빠진 그는 이 어찌된 일인지 수소문을 하게 된다.






 
 

 

옆에서 보는 우리도 이해가  
안 되닝깐은..  
너무 자책하진 말라구...  

 

음 그러니까 때는 100년 전. 개똥이 할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에 개똥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되는 양반이 진짜 집채만큼 크고 멋진 돌을 하나 만들어 운반을 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운반 과정에서 커다란 폭풍우를 만나는 바람에 그 돌은 그만 깊고 깊은 남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로 빠져 불게 되었다. 흑흑흑. 그렇다면 개똥이 할아버지는 자신의 엄청난 재산이 날라간데에 대해 좌절하고 울게될 것인가? 음. 우끼게도 그렇지 않았다. 개똥이네의 돌이 얼마나 크고 멋진 넘이었는가를 본 마을 사람 여럿이 가서 사람들에게 돌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한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 돌이 아주 크고 멋진 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에 돌이 남태평양 심해에 가라앉아 있다는 것이 한 개도 중요한 사실이 아니란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개똥이네는 그 이후로 남태평양 밑에 있는 그 돌을 팔아 대며 아직가지도 마을에서 제일 가는 부자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 우리의 좆 여기서 이넘들을 이해하려는 모든 노력을 포기하고 그만 기절하고 만다.  

 
 

독일 군의 침입

 

좆이 황당해 하며 마을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가고 있던 어느 난데없이 이상한 넘들이 이 섬의 평온한 생활을 파괴하게 된다. 1899년 이 섬의 영위권을 가지고 있었던 스페인 넘들이 독일에 이 섬을 팔아 넘기게 된 것이다. 이때로부터 독일 사람들이 Yep 섬에 주둔해 순박한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

 

독일 사람들이 원한 것은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섬을 서로 연결하는 길을 닦으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독일군이 원주민들을 아무리 총칼로 위협해도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었다. 하기는 순박한 원주민들이 총칼이 무서운 줄을 어찌 알겄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군 장교가 생각다 못해 하나의 꾀를 내게 된다. 원주민들에게 명령을 어긴 죄로 세금을 징수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때 세금 징수 방식이 예술되겠다. 즉 각 집에 있는 돌들을 모조리 찾아내 그 위에다 독일 정부의 재산임을 드러내는 까만 마크를 칠한 것이다.






 
 

 

붓질 하나로...

 

열분들?  무슨 일이 벌어졌겠는가?  크아아~ 그렇다.  갑자기 마을 사람들 모두 거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돈이 모두 독일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마을 사람들에게 돈이란 땡돌 한 푼도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원주민들은 독일 군 장교에게 찾아가 엉엉 울면서 원하는 작업에 다시 참가하겠노라고 했다. 그 대가로 독일 장교는 다시 그 까만 마크를 지워버렸고. 그 결과는? 마크를 지우자마자 사람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전과 같은 활발한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Yep 섬은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었고 독일군은 그토록 원해마지 않는 빤뜻한 길을 얻게 되었다. 이거야말로 좀 야리꾸리 하지만 win-win 게임의 효시인 것 같다. 열분들 아무튼간에 이 원주민들 존나리 웃기지 않은가?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이 이야기가 그냥 웃기기만한 야그인가? 그 안에 절묘하게 작동하고 있는 경제 원리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담 그 절묘한 원리란 뭘까?

 
 

우리는 뭐가 다르지?

 

열분들께 이런 야그를 드려 보자. 과연 우리랑 그 원주민들이랑 많이 다른가? 사실 각도를 조금 달리 보면 우리의 경제 생활도 이해할 수 없는 우낀 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받는 월급을 생각해 보자. 세상이 편해지다 보니 요새 월급은 우리의 온라인 계좌로 차곡차곡 입금되게 된다. 월급날이 25일이라면 25일까지는 개털이 되어 숨소리도 크게 못 내쉬고 복지부동 하지만 26일이 되면 자신 있게 카드를 한 장 들고 후배들 앞에서 마음껏 마시라고 하면서 기분을 낸다. 우끼지 않은가? 하루 사이에 우리는 은행 계좌의 숫자 놀음에 의해서 금새 거지에서 부자로 돌변한 것이다.

 

글고 또 이런 예를 드려보자. 우리 주위에 존나게 부자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 할아버지가 젋었을 때 돈을 많이 벌어 은행에다가 입금을 시켰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중 아무도 그 사람의 할아버지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번 광경을 본 적이 없다. 그 녀석은 100년 전쯤에 있었던 할아버지의 수고를 통해서 지금도 떵떵거리며 BMW를 몰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예는 어떤가?  갑자기 김데중이 미쳐서 전 국민에게 동시에 1,000만원의 세금을 동시에 걷기로 결심했다. 날치기 통과로 국회를 통과한 후 국가는 일률적으로 전 국민의 계좌를 추적해 1,000만원의 세금을 거두었다. 물론 1000만원의 잔고가 없는 사람들의 계좌에 있어서는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전 국민은 갑자기 디지털 신호로 저장된 은행 계좌망에 10,000,000이라는 숫자가 줄엇단 사실만으로 거지가 되어 버렸다. 다른 물리적인 충격은 없었다. 야그 듣고 보니 우리도 원주민들 못지 않게 우끼지 않은가?

 

결국 Yep 섬의 원주민들의 경제 생활이나 우리의 경제 생활이니 그 본질에 있어서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본 우원이 하고 싶은 말이다. 양자 모두 경제 주제들 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확히 움직이고 있다. 두 경제의 모습이 다르다면 그것은 둘 사이의 규칙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지, 그 규칙의 정신 혹은 그 원리가 다르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개의 서로 상이한 경제를 하나로 묶고 있는 동일한 원리란 무엇인가? 그리고 양자를 공히 꿰뚫고 있는 경제활동의 근본은?

 
 

화폐에 대한 우리의 신뢰

 

이제 열분을 궁금하게 했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 하나 답변을 드릴 시간이다. 먼저 말할 것은 이것이다. 왜 원주민들은 돌을 화폐로 사용했는가? 아까도 말했듯이 Yep 섬에서는 돌이 희귀한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기간 동안 인류가 금이나 은을 화폐로 사용했던 이유는 금과 은이 화폐로 사용되어야만 할 필연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였다. 단지 금과 은은 흔하게 구할 수 없는 희귀 금속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희귀한 자원들을 화폐로 사용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흔한 자원을 화폐로 이용한다면 누구나 그 자원으로 화폐를 쉽게 만들 수 있다. 그 결과는 화폐의 신뢰성 상실이다. 생각을 해 보라. 아무나 자신이 원하는 재료로 화폐를 만들 수 있다고. 그렇다면 우리 누구도 화폐를 믿고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화폐를 만든다는 것은 흡사 위조지폐를 용인해 아무나 화폐를 찍을 수 있게 만든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금속화폐제도 아래서는 그 금속의 희귀성 자체가 화폐의 신뢰를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렇다면 이제 금속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화폐의 신뢰성은 누가 지키고 있는가? 그것은 정부와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은 화폐의 수량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자국화폐의 신뢰성을 유지하려한다. 그래서 종이로 화폐를 찍어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크으~ 중앙은행이 무분별하게 돈을 무슨 도배지 만들어 내듯이 찍어낸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그 화폐에 대한 신뢰도는 급락하고 그 화폐의 가치는 땅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거뜰이 비싸게 팔렸단 말이지? 쓰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1920년대 독일은 엄청난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 제시하는 수치는 진짜 뻥 아니다. 1921년 1월에 일간 신문의 가격은 0.3 마르크였다. 그런데 같은 해 11월 17일에는 똑같은 신문의 가격이 7000만 마르크로 상승했다. 마르크 가치가 일년도 안되는 사이에 엄청나게 폭락한 것이다. 열분들 70,000,000. 마르크 짜리 신문 읽어 본 적 있는가?

 

두 번째 문제다. 그렇다면 왜 원주민들은 자신의 돌을 집에다가 들여놓지도 않고 자신의 소유임을 표시하지도 않았을까? 흠흠흠..  사실 간단한 이유다. 그들은 돌로 이루어진 자신들의 통화시스템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표를 사용하고 카드를 사용하면서 거래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는 현금을 받지 않고서도 충분히 거래가 완전히 이루어졌음을 믿을 수 있다. 나와 상대방의 모든 거래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법적 자치가 완비되어 있다. 아마 Yep 섬에서도 돌을 처분하고도 안 처분햇다고 우기는 나쁜 넘에세는 이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멍석말이 같은 집단적 제재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을까?

 

결국 본 우원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경제에 있어 중요한 것은 딱 세 개가 있다.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 셋째도 신뢰다. 아주 미개해 보이는 Yep 섬의 원주민들의 경제 활동이나 아주 합리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경제 활동도 화폐를 둘러싼 경제 주체들간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서 신뢰란 첫째 자신의 화폐제도에 대한 신뢰였고, 둘째 그들의 경제 거래 시스템에 대한 신뢰였다. 따라서 경제에 있어 가장 나쁜 짓은 한 사회에 주어져 있는 경제의 신뢰 시스템을 뒤엎는 짓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의 신뢰를 무너트러뜨리는 사기범들에게 엄정한 분노의 똥침을 날리는 것이다.

 

열분들?  한 나라 경제의 신뢰를 뒤흔드는 나쁜 짓꺼리를 하는 사람을 뭐라고 부르는가?  사기꾼이라고 한다. 한 국가에 사기꾼들이 많아질수록 그 나라 경제는 건실한 성장을 할 수 없다. 이를테면 우리의 Yep 섬에 어떤 사기꾼이 나타나 거짓말을 하고 남의 돌을 자기 돌이라 우긴 뒤에 물건을 샀다고 해보자. 그리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해 발생한다고 하자. 이제 우리의Yep 섬은 어떻게 될 것인가? 처음에는 그냥 멍청하게 개피를 보다가, 우리의 개똥이 아빠와 뒷 마을 삼식이들은 더 이상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사회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신뢰가 파괴된다는 소리이다.

 

그렇담 이러한 신뢰의 상실이 Yep 섬에 주는 구체적인 피해란 뭘까?  사람들은 더 이상 신용에 의한 돌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신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돌을 집안 창고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일일이 꺼내서 사용해야한다. 무거운 돌을 손수 관리하고 운반해야 한다는 사실. 이것은 Yep 섬 전체에 엄청난 비극을 의미한다. 전에는 열심히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던 사람들이 이제는 무거운 돌을 운반하고 자신의 돌을 지키고 관리하는데에 골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생산되는 쌀의 양과 잡히는 고기의 양도 감소할 것이라는 것은 정해진 이치. 이제 Yep 섬사람들은 더 적은 양의 고기와 더 작아진 밥그릇으로 허기를 달래야 한다.






 
 

 

아이가 아부질 믿으니
뛰어오를 수 있는 거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경제활동을 할 때 우리는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나 사기꾼들이 많이 존재하고 우리가 이들에 속지 않으려고 딴데 힘을 빼다 보면 우리 사회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그 대가로 아이들 학원 보내는 것을 포기해야 하고, 결혼 기념일에 마누라를 기쁘게 해줄 장미꽃의 개수를 스무개에서 열 개로 줄여야 한다. 더 많은 아이들은 밥을 굶어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혼할 것이란 이 냉엄한 현실.  열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자아!  열분들. 경제에서 신뢰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신뢰란 단순한 추상적 가치가 아닌 우리의 일상 생활에 밀접히 관련되어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소중한 것이다. Yep 섬사람들의 우낀 이야기에 단순히 낄낄되지 말고 우리의 신뢰의 문제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 보자.  졸라~

 

 

 

딴지 교양경제부를 신설할까 생각하는
딴지 경제부 유녕이(
rousea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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