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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직장인 똥배문제, 본지가 완전 해결!


2000.12.23. 토요일

딴지 직장인 체형미 쎈터


겨울철 운동부족으로 인하여 더욱 풍만하고 완만해져만가는 엔타시스 양식의 갑빠(세칭 똥배)의 곡선은, 경기침체로 좃두박근마저 위축된 직장인들에게 빤쓰 내외적인 이중고를 안기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복갑빠 풍만화 문제 해결에 있어, 직장인 개개인에게 복갑빠 윤곽축소를 위한 투자의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매우 부당한 처사라 사료된다. 요즘같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이 문제에 대한 방치 역시 문제의 해결책일 수는 없다. 복갑빠 풍만화로 인해 증폭되는 당사자의 자괴감과 타인의 혐오감,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사회적 갈등은 자칫 국론분열의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양자간의 갈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복갑빠 보유자들의 사회불만 세력화 방지, 그리고 나아가서는 복갑빠 보유자와 보유자 간의 골깊은 반목을 청산을 위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본지가 또 나섰다.


본지는 그 해결책으로서, 복갑빠 문제 해결과 이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 지출의 최소화를 위해 억제 위주의 기존 정책과는 발상을 달리하는 획기적 복갑빠 의식개혁안을 마련하여 공표하기에 이르렀다.


아래는 그 상세한 내용이다.
 


 이론적 근거


지금까지 복갑빠가 중년 남성들에게 호환 마마보다도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어 온 배경에는, 복갑빠의 형태가 추하고 아자씨스럽다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육체미학적 관점으로 보아 복갑빠 그 자체는 그리 흉물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잘 가꾸어진 복갑빠는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보던 만화 <프란다스의 개색히>의 파토랏쓔가 뛰놀던 초록빛 알프스 초원의 부드럽고 푸근한 곡선을 간직하고 있다.


멀리 스위스에서 그 예를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인의 복갑빠는, 3 내지 4겹으로 겹화되어 축축 늘어진 서구인들의 복갑빠와는 다르게, 한국 기왓집 지붕의 처마끝 곡선 또는 한국 초가집 지붕의 형태를 그대로 빼닮아있어 육체사학적 보존가치마저 지니고 있다.


그 외관 뿐만이 아니라 구성성분을 보더라도, 복갑빠는 여성의 갑빠와 대동소이한 지방성분으로 형성되어 있어, 인식전환을 위한 해부학적 근거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하겠다.
 


 복갑빠 의식개혁을 위한 기초 선언문


이러한 곡선미학적, 육체사학적, 해부학적 조건에 근거해 본지는 다음과 같은 과감한 인식전환은 주장하는 바이다.







"복갑빠는 다이어트로 없애고, 헐렁하거나 두꺼운 옷으로 은폐하고, 해녀적 호흡지연으로 억압해야 할 사회악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답게 가꿔야 할 당당한 몸매구성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


 구체적 실천방식


이의 의식개혁의 실현을 위해 본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요강을 제시하는 바이다.


"전국의 복갑빠은 복부라쟈 착용을 적극 생활화하자."


복갑빠에 대한 일반인의 혐오감은, 대부분 배꼽을 중심으로 좌우로 분산되면서 늘어지는 나방형 외관에서 극대화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좌우분산 나방형 복갑빠의 원인으로, 불시에 묘령의 여인을 직면한 복갑빠들이 식은땀 흘리며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자세인 팔짱끼어 은폐와 동시에 압박자세의 오남용이 지적되고 있기도 하나, 골상학적으로 볼 때 그다지 신빙성은 없다.


참고로, 그 정도 기장의 팔을 소유하면서 동시에 복갑빠를 보유하고 있는 자는, 영장류보다는 풍뎅이 등의 곤충류 또는 가재, 게 등의 갑각류로 분류되어야 마땅할 것이라 사료된다.


어쨌든, 아프리카 아줌시들의 소방 호스를 방불케하는 갑빠가 방증하듯, 좌우분산 나방형 복갑빠 발생 메커니즘의 근저에는 복갑빠에 대한 자유방임적 관리방식이 도사리고 있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본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복갑빠를 편안하게 모아주고 받쳐줌으로써 아리땁고 앙징맞게 가꿔주는 복부라쟈의 착용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그 명칭만으로도 어떠한 형태일지 순식간에 감이 잡히는 신개념의 기능성 미용보조기구, 복부라쟈.


그 상세한 구조는 아래와 같다.









복갑빠 돌출 정도에 따라서 A컵에서 Z컵까지 24종의 다양한 컵 사이즈를 구비하고 있는 복부라쟈의 라인업은,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모든 복갑빠를 커버할 것이다.


또한 대충 바지와 와이셔츠 중간쯤 되는 지점에 주섬주섬 우겨넣어짐으로써 하염없이 망가지던 복갑빠는, 형상기억 합금으로 형태가 보존되는 복부라쟈 컵 안으로 안착하여, 본래의 부드러운 곡선을 회복하게 된다.


더불어, 젊은 복갑빠층을 겨냥한 하트형, 브이형 등의 다양한 형태의 복부라쟈는 복갑빠를 통한 개성추구를 가능케하여, 복갑빠를 드디어 패션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오랜시간 공들여 하트형으로 가꾼 복갑빠를, 사랑하는 여인앞에 드러내는 로맨틱한 광경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온 몸으로 사랑을 전한다는 경구가 그 표현 그대로 실현되는 그 벅찬 감동의 순간..


오, 감격의 눈물이 복갑빠를 타고 흘러내린다.


헌데, 항간에서는 복부라쟈를 통한 비만확산을 우려하고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려고 있다. 하지만 복갑빠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미용을 위하여 복갑빠를 적당한 사이즈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인바, 이는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 사료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복부라쟈는 최고의 장점은 비용이 저렴하고, 방법이 용이하며, 복갑빠 관리를 위한 별도의 시간이 필요치않다는 경제성에 있다. 즉, 돈과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점이 복부라쟈 착용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결론


작금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어수선한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건강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적, 금전적 여유마저도 앗아가 버렸다.


하루종일 책상앞에 앉아 죽어라 일만하고, 한밤의 퇴근길 지친 어깨를 끌고 내일의 출근시간을 걱정해야하는 요즘. 커피 한 잔 덜 먹고, 담배 한 갑 덜 사서 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보려는 수많은 보통 직장인들에게 꾸준한 운동과 체력단련 같은 것은 어쩌면 이미 사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러할진데, 월급쟁이들의 하복부에서 하염없이 풍만해져만가는 복갑빠를 한낱 게으름의 소치로만 치부할 것인가. 그 누가 이들의 서글픈 복갑빠를 보기 흉한 똥배라며 타박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땅의 직장인들이여. 아랫배가 어째 예전같지 않더라도 부디 기운들 내시라.


가슴 한 번 쫙 펴고 살기 절라 어려운 이 시절, 배만이라도 쪽팔림없이 쭉쭉 펴고 사셔야 하지 않겠는가.


그대들의 복갑빠는 결코 흉물이 아니니까 말이다.











자, 기운들 내시라!


 


- 딴지 직장인 체형미 쎈터소장
한동원
(sixstrings@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