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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라! 


2000.12.23.토요일
딴지 경제부 이드니아 콘체른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눈앞에 다가왔다.


아...크리스마스...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전 세계인이 함께 어울려 즐기는, 명실공히 인류 최대의 축제라 할 수 있는 이 날...


그러나.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온누리에 사랑과 평화를 을 지향하는 이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아이러니칼 하게도 인류는 남녀노소, 흑백황인을 초월하여 딱 두가지 부류로 나눠지게 된다.


앤 있는 거뜰 과 앤 없는 거뜰


크리스마스야 말로 1년중 가장 즐겁고 신나는 할리데이 라고 주장하는 부류는 옆구리가 따시한 앤 있는 거뜰이고...그 반대인 앤 없는 거뜰에게 있어서의 크리스마스는 넘나 외롭고 쓸쓸하여 씨바...이대로 혀깨물고 칵 죽어버릴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일년중 가장 저주스러운 날이 되버리고 만다.


아...그 심정 본기자도 충분히 이해한다. 이해 하다마다...


그러한 앤 없는 거뜰에게 묻노니, 그대들의 올 크리스마스 계획은 어떠한가. 설마 과거 선배들의 자취를 고대로 답습하여 어두침침한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깡소주에 새우깡 갖다놓고 성탄특집 호두까기 인형이나 보고 자빠져 있거나, 동네 전봇대 밑에 쭈그리고 앉아 지나가던 들개 한마리 잡아다놓고 너한잔 나한잔 나누면서 그래도 이번 겨울엔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야...메리 크리스마스... 이 따위 짓거리로 스스로를 위안해 보려는 심산은 아니시리라 믿는다. (이 순간 움찔하는 분들...참으로 가련하다)


본기자가 시간만 있었다믄 성탄특집 헌팅 시리즈 라도 계획하여 앤 없는 거뜰 구제에 총력을 기울였으련만 아쉽게도 금년엔 생업에 워낙 바쁘다보니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 아...이런건 본지가 알아서 딱딱 나서줬어야 하는건데...증말 미안타...


그러나 본지가 누군가. 전국민의 명랑화와 대한민국의 공산주의화를 꿈꾸는 (공산주의 이러니까 순간 민감해 지시는 분들, 오해하지 마시라. 그냥 공평하고 평등한 사회...뭐 이런 뜻을 담고있을 뿐이다. 더 좋은 단어 알고계시믄 얼른 알려주시기 바란다) 민족정론 대딴지가 아니던가. 비록 앤하구 팔짱끼고 분위기 내믄서 호호하하 데이트 하는거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앤 없고 시간 많은 너그뜰에게 나름대로 크리스마스를 알차고 보람있게 보낼수 있는 방법을 선보이고자 한다.


이른바 딴지식 크리스마스 특수 공략법. 짠...


글타. 작금의 울나라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 있어, 몇시간의 노동으로 벌어들일수 있는 수익은 극히 미비하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본 딴지식 크리스마스 특수 공략법은 이러한 경제위기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수 있는 혁신적 이론 으로서, 소규모의 자본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낼수 있는 획기적인 재테크 방안이 되겠다. , 이 공략법은 왠만하믄 한번만 써먹어 주시기 바라며 (여러번 써먹다가는 사회에서 매장당할수 있다)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미리 염두해 두시기 바란다. 그럼 본론 들어간다.





 비디오 매점매석법


비디오 매점매석법은 다들 알고 계시는 영화관 암표 판매법에 그 모티브를 두고 있는 이론이다. 예로부터 머리 좋은 울나라 국민들은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영화관에 표가 동이 나버린다는 것을 미리 간파하고 영화관 앞에서 슬며시 암표매매 행위를 해오곤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뀐 지금, 이제는 경찰의 단속을 두려워하며 영화관 앞에서 버들버들 떠는 행위는 구세대적이며 개발도상적인 발상이라 아니할수 없다. 우리는 신지식인 답게 새로이 비디오 시장을 공략해 보도록 하자.


먼저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둔 상태에서 동네 비디오 가게를 방문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즈음에 제일 잘 나갈듯한 비디오 테이프를 니 자본력이 허락하는 만큼 빌려온다. 특히 신작 외화 및 에로비됴는 절대 놓쳐선 안되며, 같은 테이프가 여러 개 보일 시에도 무조건 몽땅 빌리도록 한다. 물론 의심많은 아줌씨에게는 적절한 핑계거리가 필요하다. "비됴 감상하고 레포트 써야 되걸랑여" 뭐 이정도면 무난히 통과 하리라 싶다. 되도록이면 "낼 아침까지 꼭 반납 할께요" 라고 사족을 덧붙여 안심 시키는 것을 잊지 말자.


. 이제 빌려운 비됴를 몽땅 방구석에 쟁여 놓도록 하자. 평소 보고 싶었던게 있으믄 잠시 관람해도 무방하고... 어쨌든 크리스마스 이브날까지 절대 반납하지 말고 독촉전화가 오더라도 묵묵히 씹어준다. 혹 테이프 찾으러 집까지 찾아오거든 집안 식구들에게 사실 난 가족들조차도 모르게 활동해오던 비밀정부기관의 요원이다. 내가 얼마전 국회의원 모모씨의 비리를 입수했는데 내 정체를 알아챈 그넘이 지금 나를 죽이려고 저렇게 변장한 암살요원을 보내고 있는거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걸린 일이니 제발 나를 숨겨달라 고 구라를 쳐주도록 하자. 인정상 식구들은 숨겨 줄수밖에 엄따.


무사히 고비를 넘기고 나면 이제 슬슬 영업을 시작해 보도록 하자. 무더기로 테잎을 빌려왔던 바로 그 비됴가게 근처에서 적절히 은폐, 엄폐 한 후 들락날락 하는 손님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손님을 발견하면 즉시 달려가 이렇게 말을 걸어 보자.



"아자씨. 비됴 빌리시려구요? 머 찾으시는데요?"


십중팔구는 니가 매점매석한 비됴 테잎을 찾을 것이다. 이때 따따불의 가격을 불러 흥정을 시작하도록 하자. (왜 따따불이냐구? 나중에 비됴 돌려줄 때 연체료도 내야 하자너. 본 특수 공략법은 이리도 치밀하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재미없는걸 빌려보느니 차라리 좀 비싸더라도 신작을 보자. 뭐 어때...크리스마슨데... 일케 생각하기 땜시 선선히 응해줄거다.


비됴를 넘겨주면서 반납은 반납함에다 해주세요 라고 애교있게 한마디 던져주는 것도 잊지 말자.


이렇게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당일날까지 쌔빠지게 장사를 한다. 언뜻 이론상 불가능해 보이고 헛점이 많은 것 같이 느껴지지만, 이 비디오 매점매석법은 실제로 본기자의 동네 선배 모씨가 작년 크리스마스때 친구들과 합세하여 실천에 옮겼던 적용이론 으로써 당시 이틀만에 80여만원의 수입을 창출하는 개가를 올렸더랬다. 물론 그후 비됴가게 아줌씨랑은 웬수지간이 됐지만...


암튼 이렇게 장사를 끝내고 나면 이제 반납의 문제가 남았다. 빌려주고 남은 비됴를 크리스마스 담날에 여유있게 반납하도록 하자. 아마도 비됴가게 아줌씨가 길길이 날뛰며 잡아 먹으려고 할것이다. 이때! 단호하면서도 자신있는 목소리로 외쳐준다.



"법대로 해!"


울나라 법에 크리스마스 같은 연휴 및 행사시기에 비디오 연체하믄 돈 더 받아야 한다는 법 이나 신작비됴만 골라서 연체하믄 법에 위반된다 등은 본기자가 아는바로는 엄따. 단지 아줌씨에게 무지막지한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뭐 인생이 다 그런 것 아닌가. 그냥 한귀로 흘려듣고 조용히 연체료 지불한뒤 빠져 나오면 되겠다.


만약 진짜로 이거 시도해봐서 성공한 뇬넘은 본기자한테 술사라.


 여관 선점법


여관 선점법...이 역시 본기자가 대학에 다닐적에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문화유산 으로써 (본기자 주변에는 선배든 후배든 다들 이따구 인간들 밖에 없다) 방법은 비디오 매점매석법과 거의 흡사하나 꿍짝이 안맞으면 조때는 수가 있으므로 손님과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중요시 되는 방법이라 하겠다.


먼저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해 유흥가 근처 여관 (특히 대학가 주변) 에 방을 하나 잡는다. 혹 주변에 동참하고자 하는 친인척이 있다면 합세해도 무방하다. 포인트는 각자 한사람이 하나씩 방을 잡을 것. 크리스마스 이브는 숙박업계 로써도 대목이기 때문에 꽤나 비싼값을 지불해야 하나 어차피 나중에 그만한 이익이 들어오게 되므로 잠시의 괴로움은 잊도록 하자.


무사히 여러 개의 방을 잡는데 성공 했으면 이제 야심한 시각이 다가 올때까지 TV나 보믄서 빈둥빈둥 놀도록 하자. 이때 주의점은 절대로 방을 어질르거나 음주를 하거나 흡연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나중에 손님과의 흥정시 피를 보게 된다. 반드시 깨끗하고 질서있게 대기하도록 한다.


목적한 시각 (대략 오후 10시에서 1시 사이) 이 되면 슬슬 영업을 개시하자. 바람 쐬러 가는 척 여관을 빠져나온 후 근처에서 대기하다 보면 잠시후 빈방을 찾아 들어갔다가 허탕치고 나오는 커플을 손쉽게 만날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재빨리 다가가 이렇게 말을 걸어 보자.



"저…혹시 빈방 찾으러 오셨나요?"


커플이 깜딱 놀라 경계태세를 취하면 자연스럽게 슬픈 표정을 지으며 (표정연기가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대사를 읆조려 본다.



제가 오늘 이 여관 몇호실에서 애인과 극적인 상봉을 하기로 했거든요. 근데 갑자기 애인이 몸이 아프다고 하네요. 그냥 돌아가자니 여관비 낸게 너무 아깝고 해서...방 하나도 안어질렀구요, 혹시나 의심하실까봐 말씀 드리는건데, 몰카 같은것도 절대로 설치하지 않았어요...그냥 두분께서 갈곳이 없어 막막해 하시는게 안스러워서...절반 값만 받을께요...


이때의 절반값은 절대로 진짜 절반값을 말하는게 아니다. 원래의 가격에 니 꼴리는대로 +알파 하도록.


첨엔 커플들도 그 엄청난 가격에 디비질 것이지만 크리스마스 라서 여관하는 사람들이 워낙 비싸게 받네요... 이렇게 투덜투덜 해주면 대부분은 . 진짜 크리스마스 라서 비싼건가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포인트.


이 상황에서 특별히 공략할 타겟은 남자쪽이다. 상기해 보라. 그들이 여관엘 왜 왔는지...여자의 심리나 몸구조 머 이런거는 본기자가 아직 어리기땜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남자넘은 꼴린 자지를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일 터 (일촉즉발 이라는 고사성어가 이렇게나 잘 들어맞는 상황이 있을줄은 몰랐다) 이 시점에서 몇푼의 돈따위는 우습게 감당해 낼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상황에서 만약 커플들이 우씨. 넘 비싸자나여. 우리 그냥 딴데 가자 라고 말할 것을 우려한다면 그건 별로 걱정할바가 못된다. 왜냐믄 다음과 같은 남성 특유의 심리 때문이다.



씨바...이 상황에서 다른데로 가자구 하면 필시 여자친구가 이런 쫌팽이 같으니...지 여자친구 얼른 따뜻하게 품어줄 생각은 안하구 이 추운데 더 돌아다니자는 말이야? 라고 생각하겠지... 비싸지만 할수엄따. 설사 여자친구 뇬이 딴데 가자구 해도 난 더 못참는다. 여기서 끝내자...


따라서 남자넘이 근엄하게 . 너 추운데 뭘 더 돌아다니냐. 그냥 여기 들어가자 라고 말하며 니 장사를 도와주게 된다. 지화자...


이렇게 손님과 계약이 이루어 졌다면 이제 여관으로 진입하는 일만 남았다. 마치 친구 사이인양 셋이 함께 어울려 깔깔대면서 자연스럽게 방으로 들어간 후 (도시근교 여관에서는 사람수 많다고 돈 더 받거나 하지 않는다. 버트 유원지나 엠티촌 근처에서는 사람수대로 받는다더라) 수입을 손에 쥐고 다시 빠져나오면 영업은 끝을 맺는다. 친구들과 술이라도 퍼마시도록...


근데 이쯤에서 한가지 의문을 품는 뇬넘들이 있을 것이다.



뭘 그렇게 복잡하게 해요? 그냥 크리스마스 이브날 여관에 방 열개 정도 예약해 놓고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들어가는 손님들한테 방 하나씩 양도해주고 웃돈 받으면 되지.


훌륭한 지적 이었다. 물론 그런 통빡도 굴려 볼수는 있겠다. 그러나 지적해 준 뇬넘은 크리스마스때 앤하구 그런데 한번도 안가본게 틀림없다. 참고 하시라. 휴일 대목 일때의 숙박업소 예약은 단 1분만 늦어도 칼같이 다른 사람 들여 보낸다. 왜냐. 손님이 차고 넘치는데 예약 기다리다간 장사 못하거덩... 다 못팔면 고스란히 돈 날리는 거다. 또한 오후 10시 이후의 예약은 받지 않기 때문에 늦은 시각에 방황하는 커플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가 엄따. 알았냐? 제발 티 좀 내지마...


이렇게 해서 우리는 앤 없는 거뜰을 위한 크리스마스 알차게 보내기, 딴지식 크리스마스 특수 공략법을 배워 보았다. 앞서 경고했듯 이 공략법은 아무런 법적 하자가 있을지도 모르므로 각별히 주의해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 드리는 바이다. 또한 진짜루 이거 실행에 옮겨서 돈 번 뇬넘 있으믄 본기자한테 개인적으로 멜 쌔려주기 바란다. 컨설팅 대가로 술이나 사라...


그러나 본기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우리 왠만하면 이따구로 살지 말자는 거다. 씨바...젊은 뇬넘이 앤 없다구 이런거나 하고 있으믄 되겠나?


차라리 그 시간에 길거리로 나가서 헌팅을 시도해 보도록 하자. 잘되면 메리 크리스마스 되는거고, 못되도 청춘의 추억으로 남지 않겠는가. 이상.  




 


딴지 경제부 이드니아 콘체른
(edenia@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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