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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완성 핵심 마스타] 미국 대통령 선거

 

2000.12.21.목요일
딴지와싱톤 지사

 

 

 

드뎌 지난 12일(넘들 시각) 35일 간의 기나긴 고부갈등이 해소가 되었다. 결국 수작업 재검표가 위헌이라는 연방법원의 판결로 공화당 후보 텍사스 주지사 죠지 부쉬가 아메리카의 43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축하를 해줘얄지 말아얄지 건 우리가 고민할 일은 아니고...

 

조또 위대한 아메리카의 기침에도 몸살을 앓아야 하는 지구촌은 거의 한달이 넘도록 넘들의 희한한 선거 쌈질을 줄곧 지켜봐야했고 우덜도 예외는 아니어서 맨날 신문에는 미 대선 기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케 된 게 넘덜의 대통령 선거 시스템이 체육관 선거나 고무신 선거에 익숙한 우덜 눈에는 영 친할래야 친해질 수 없는 것이어서 어쩌다 니 앤이 "옵빠, 플로리다가 뭐야?"라는 씰데없는 질문을 던지면 헛기침 하기 바빴을 것이다. 주책맞은 뇬..

 

이에 본지에서는 넘들은 아는 척 하는 것 같은데 니는 봐도 아리까리한 각종 뉘우스들을 매호마다 하나씩 뽑아 핵심 5분마스터로 정리해 줌으로써 니덜의 연애 대화가 허구헌날 수포츠 신문을 복습하는 수준을 벗어나 좀더 코스모폴리탄적이고 쏘크라테스틱한 모습으로 발전하도록 강좌를 마련하려 한다.

 

그 첫시간은 바로 미대선 핵심 5분 마스터 되겠다. 쏜다!!

 
 

지난 11월 8일, 미 대선 결과는 당초 여론조사가 발표했던 것 보다 더 아찔한 사실로 증명되어졌다. 고어가 49%, 부쉬가 48%를 획득했던 것이다. 좀 더 정확히 계산하자면 고어가 48.6% 그리고 부쉬가 48.3%로 두 후보자간의 득표차이는 불과 0.3%밖에 되지 않았다.

 

불과 0.3%라고 하지만 1억이 넘는 전국의 총 투표수를 고려할 때, 두 후보자 간의 절대적 표차는 35만표가 넘는데 우덜의 상식으로는 고어가 이겼으니까 당근 대통령 당선의 빵빠레는 고어가 받아야 했을텐데, 한달이나 지나서 오히려 전체 투표수에서 뒤진 부쉬가 대통령 당선자가 되었다고 발표됨으로써 무지의 니 머리는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게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득표수에서 뒤진 부쉬가 오히려 내각을 꾸리는 등 이미 차기 대통령이 된 듯한 행보를 밟고, 고어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함을 쓰고 있지 않나, 그때부터 연방법원이 등장하고 미국넘들은 오로지 플로리다의 개표결과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나, 부시가 대통령으로 확정이 되고도 미선거인단이 지난 12월 19일 또 다시 투표를 하고 거기서 반란표가 나오면 고어가 당선이 된다는 말이 나오질 않나 이 아슬아슬한 넘들의 게임을 니덜이 같이 즐긴다는 것은 무리였을 거라 짐작된다.

 

미 선거 제도 2분 마스터 - Electoral College

 

일단 미국 선거 제도의 특징을 이해해야 아메리카에서 먼 일이 있었는지를 알 게 될 것 같다.

 

선거제도로 미국을 규정하자면 미국은 Democratic이 아니라 Republic국가 다. 즉 국민의 선거권이 직접적으로다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끼지는 것이 아닌 특정대표자(선거인단, Elector)에게 선거권을 위임하고 이 특정대표자의 투표결과에 의해 대통령이 당선되는 시스템이다 이 말이다. 그래서 미국 선거제도를 Electoral College라고 부른다. 칼리지란 말이 붙어도 미국 대학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오해하지 마시라.

 

미국의 각 주에는 Electoral Vote이라는 것이 할당되어 있다. 그리고 그 숫자는 각 주에서 중앙 국회로 보내는 상하원의 숫자에 비례한다. 그러다 보니 주의 크기와 인구수에 따라 주마다 작게는 3표에부터 많게는 54표까지 이 Electoral Vote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이거이 엘렉터럴 뽀트..

 

대통령 선거시 각 주의 주민은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게 되고 그 주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는 그 주에 할당된 Electoral Vote를 몰표로 가지게 된다. 이를테면 캘리포니아주에서 다수를 획득한 후보자는 캘리포니아에 할당된 54표를 갖게 되며, 텍사스주에서 이긴 후보자는 텍사스주에 할당된 32표를 갖는 거다. 그런 식으로 하여 총 538표의 Electoral Vote 중에서 과반수인 270표 이상을 얻으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는 거다. 그 다음에 일주일있다가 선거인단들이 다시 지덜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렇게 Elecor들이 다시 선거를 한다고 해서 미 선거를 Electoral College라고 말하는 거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길까? 예를들어 텍사스 주에서는 주민들이 부시에게많은 표를 줌으로써 부시가 Electoral Vote를 다 차지하게 됬는데 텍사스 Elector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런 주민들의 뜻을 개무시하고 미친척 고어를지지하면 어케되는 거냐?

 

해답은 선거인의 표가 주민의 뜻보다는 우선한다는 것이다. 즉 주민의 투표는 참고사항일 뿐이지 그것이 절대적으로 또는 법률적으로 최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Elector 들이 지 꼴리는대로 주민의 투표결과와 다른 결정을 내린 일은 거의 없었다.

 

미 연방대법원이 12월 12일밤 수개표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사실상 부시의 당선을 확정시킨 일주일후 선거인단(Elector)들이 미국 50개 주와 우싱턴 DC에서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했고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부시는 271표를 획득함으로써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번에도 사람들은 부시측 선거인단 중 3명만 이탈해도 고어가 270 대 268표로 차기 대통령 당선을 뒤엎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워싱턴 DC의 고어측 여성 후보 선거인이 배신을 때림으로써 그나마 확보한 267표중 하나를 잃어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아 조깥은 미국 선거법...

 

이렇게 복잡한 선거제도가 생겨난 배경은 바로 연방제 국가라는 특성때문이다. 땅따먹기가 한창이던 초창기의 미국역사는 주마다 제멋대로 놀았다. 각각 다른 법률과 군대를 갖고 화폐마저 따로 만들어서 쓰던 시절이었다. 그러다보니 불편한 일이 많았다. 그래서 주들의 특성은 유지하되 연방체를 만들어 공동으로 군대와 화폐도 보유하고 주 간의 이해관계도 조율할 기능을 부여하자는 취지로 성립된 것이 미국이라는 국가다. 그런 배경 때문에 직접 선거도 아니고 간접선거도 아닌, 우리 주에서는 이런 후보를 밀기로 했다고 결정하는 Electoral College 라는 사생아가 생겨나게 된 거다.

 

이제 이번 대선에서 고어가 전국적인 투표수에서 이기고도 Electoral Vote에서는 뒤져서 낙방하게 된 것을 이해할 수 있겠쥐?

 

 플로리다 해프닝 2분 마스터 - 나비와 구멍

 

아무튼 최초 개표 결과 고어든 부쉬든 그들의 표는 당선에 필요한 270표에 모잘랐다. 투표수의 근소한 차이 때문에 세 개 주의 37표가 확정이 않되고 있었다. 오레곤 주가 7표, 뉴멕시코주가 5표, 그리고 문제가 되는 플로리다주가 25표의 electoral vote를 쥐고 있었다. 이중 오레곤주와 뉴멕시코주의 결과에 상관없이 플로리다주의 표가 고어에게 돌아가면 고어는 총280표, 부쉬에게 돌아가면 부쉬의 총 득표는 271표로 당선에 필요한 270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즉 플로리다주가 관건이었다.

 

지난 11월 7일 첫 개표후 총 6백만에 이르는 플로리다의 투표수에서 부쉬는 불과 1725표 차이의 우세를 나타냈다. 근소한 표차로 인해 법률에 의거 자동적으로 재검표에 들어갔다. 며칠후 재검표가 끝난 후 그 차이는 930표 차이로 줄어들었다. 불과 0.016%의 차이를 나타내는 수치였다.

 

기계에 의한 재검표가 이루어지는 동안 고어측에서는 투표용지에 문제가 있다는 이의를 제기했다. 소위 버터플라이 투표용지라고 불리는 이 투표지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사용한 것이데 혼동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카운티란, 시를 포함하며 일정지역을 아우르는 주내의 행정구역을 일컷는 말이다.

 

 

문제가 된 투표용지

 

이 버터플라이 투표용지를 보면 왼쪽 맨 상단이 공화당의 부쉬 그리고 오른쪽 상단은 개혁당의 팻 뷰캐넌, 그리고 다시 왼쪽 두번째가 민주당의 고어 순서로 되어 있다. 문제는 부쉬와 고어간의 싸움인 선거전에서 고어 지지자들은 심리적으로 투표용지를 보는 순간 부쉬가 왼쪽에 있는 걸 보고 당근 그 오른쪽에는 고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가운데 두번째 홀에 펀치를 함으로써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두번째 홀에 해당하는 사람은 개혁당의 팻 뷰캐넌이다. 투표 후 자신이 잘못 투표한 것을 깨닳은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했으며, 사실 문제가 된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에서 팻 뷰캐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득표를 획득했다. 또한 이런 실패율은 심리학 교수에 의해 증명되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쌈질이 시작되었다. 민주당의 이의에 대해 공화당은 선거전 이미 양측이 합의한 투표용지이므로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버터플라이 투표용지 문제는 우선 재검표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졌다.






 
 

 

미안하다.. 아빠 작업들어간다

 

버터플라이 용지에 자신감을 얻은 민주당이 이번에는 팜비치 카운티를 제외한 여타의 지역의 투표지에 딴지를 걸게 되었다. 딴 지역 투표지는 한국처럼 후보자 이름에 붓뚜껑을 빵 찍는 것이 아닌 구멍을 뚷게 고안되어 있었는데, 이 구멍이 완벽하게 펀치가 되지 않을 경우 기계는 이를 카운터 할 수 없고, 이렇게제외된 표가 수만표에 달하니 안전하게 손으로 검표를 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공화당에서는 이 수동적인  검표작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안간힘을 썼음은 물론이고.

 

그 결과 부분적인 수작업이 시작되었다. 주로 민주당이 우세한 마이애미 카운티, 팜비치 카운티 등이 동조하여 수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주 내에서도 역시 대도시 주변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며 교외로 빠지면 보수적인 공화당의 성향이 두드러진다. 미세한 차이를 역전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힘을 다하는 민주당과 그 차이를 고수하기 위해 쩔쩔매는 공화당의 싸움은 급기야 주대법원의 법정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7인으로 구성된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고어의 손을 들어 주었다. 손으로 검표하는 것은 합법적이며 이를 저지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판결에 힘입어 수작업으로 하는 개표는 진행되었고 두 후보자간의 표차는 불과 300여표 내외로 좁혀졌다. 비율로는 0.005%이라는 분자수준의 차이었다. 고어의 똥꼬 주름이 화알짝 피어날 즈음..

 

전통적으로 공화당 성향이 강한 부재자 투표가 도착하게 되면서 부쉬는 다시 한때 1000표 이상으로 표차를 벌리게 되고 게다가 민주당에서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게 되니, 그녀가 바로 디즈니 만화영화 "101 달마시안"의 마녀 Cruella De Vil(사악한 악마)로 묘사되기 까지한 플로리다주 내무장관 캐떠린 해리쑤다. 그녀는 민주당을 향해 헛지거리 고마하고 모든 개표결과를 11월 19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한다.

 

고어는 최초 자신을 지지한 대법원에 달려가 악마뇬의 제출시기를 1주일 연장하라는 판결을 받아내고 해리쑤는 독이 잔뜩 올라 11월 26일 개표일이 일욜이어서 담날 아침으로 결과를 내달라는 고어측의 제안을 씹은채 일요일 밤 전국의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플로리다주의 투표결과를 발표한다. 수작업이 완료가 되지 않은 지역은 기존의 자동검표결과를 제출할 수 밖에 없었고 최종 결과는 부쉬 2,912,790/ 고어2,912,253로 부쉬가 537표를 리드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내무장관이 부쉬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순간이었다.

 

이것이 바로 플로리다 해프닝의 전말이다. 이후 반발한 고어측이 아직 수만표가제대로 카운트되지 않았다며 법정 공방을 계속하였으나 국민의 여론역시 부쉬의의도대로 고어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결국엔 부쉬가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당선이 됨으로써 우덜 아까운 신문 지면을 연일 수 놓았던 넘들의 대선 빅쇼는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미 대선이 진행중일 때 우덜 언론에서는 세계 최강국 미국이 한심하네 어쩌네 조소를 보냈지만 이 곳에서 선거의 처음과 끝을 지켜본 본 특파원 그 말이 옳던 아니든 우덜 정치적 모습과는 학실히 다른 장면을 여러번 목격하게 된다.

 

정치적 싸움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조롱거리가 되기 마련이지만, 더구나 가히 지구를 지배한다는 미 대통령이 되냐 마냐의 중차대한 순간에서도 부시나 고어모두 철저히 헌법과 법률에 의한 타당성을 검증하려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아울러 법원 공방이 진행되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양측의 변호사들은 자연스러운 농담과 웃음을 주고 받았다. 그와 함께 두 대통령 후보가 흘리는 미소가 가식일지언정 감정에 의한 격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 보다도 얘들 눈에는 별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겠지만 거대권력의 욕설과 폭력앞에서 그나마 기형적 법률마져도 마음대로 왜곡되는 어느 소국의 국민의 눈에는 대통령 후보들조차 법관 앞에서 판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미국넘들의제도는 분명 신기한 것임에 틀림없었다.

 

암튼 이제 미 대선은 끝이 났다. 부쉬가 비록 당선이 되었지만 반쪽짜리 대통령이라는 것과 전국적 지지도에서 졌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하여 미국이 두 거대 정당 사이에서 지역적으로 분열될 가능성은 절대 없어 보인다. 오랜 역사를 가진 소련을 비롯한 동구가 공산권의 몰락과 함께 각각의 소규모 민족국가로 분열해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민족적 공통성이 전혀 없고 국가 전체를 묶어줄만한 역사가 짧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놀랍게도 단결이 잘되는 국가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적 부가 뒷받침하고 있지만 각각 딴 살림을 하는 50개의 주 어느 곳에서도 일말의 반란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민주주의란 목적이 아닌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느꼈다는 점을 끝으로 5분 마스터 강의를 마칠까 한다.

 

종쳤다. 어여 나가 놀아라. 졸라!!

 

 

 - 딴지 와싱턴 특파원
함 철용(cyham@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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