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BB의 지하 탈출기 | ||||||||||||||
1999.8.30.월요일 딴지 엽기생활인 BB
부시시 눈을 뜨면, 잠들기 전하고 별반 차이가 엄씀다. 왜냐구요. 제가 살던 곳은 지하였거든요. 제가 살던 집은 반지하였슴다. 사실은 지표에 약 70% 가량 잠겨 있지만 그래도 맘 속으로 반지하라고 생각하는게 건강에 유리했슴다. 얼추 지하.. 이거 우끼자나요. 저도 이 집으로 이사오기 전까지는 지상인이었슴다. 26년을 지상에서 살았지요. 이 곳에 들어온 것은 순전히 쩐(錢)이 엄섰기 때문이지요. 뭐 한 두해는 그럭 저럭 살았슴다. 나이도 젊고, 튼튼하니까 잘 버텼슴다. 우째 하다보니 30이 후딱 넘었고 신체에도 변화가 생기더군요.
이래 살다면서도 돈 엄꼬, 집 값은 비싸다보니 궁뎅이 퍼지고 기냥, 오륙년이 흘렀슴다. 여기서 빠질 수 엄는 야기는 물난리 임다. 그다지 양심이 엄는 집주인이나, 시공자들은 부실시공으로 경비를 절감함다. 고로 이런 집들은 시간이 쪼메만 흐르면 부실의 흔적이 드러남다. 물이 새고, 갈라지고 등등 잘 아실검다. 제가 살던 집은 특히나 누수가 문제였는데, 특이하게도, 지하는 물론 2층까지 물이 새는 별난 구조였슴다. 비가 한 2~3일 오면 여지 엄씨 천장에 물자국이 생기며. 지하의 현관에서는 갈라진 틈으로 물이 펑펑 샘솟기 시작함다. 꼴이 이 지경이다 보니, 바닥에서 올라오는 물은 환상적이라 물침대 수준임다. 사는 동안 공사를 열 번은 했지만 고쳐지지 않더군요. 한 때 건축, 토목에 쬐금 관여했던 제가 내린 결론은 총체적 난국이었슴다. 이 집은 다 때리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하는 집이었슴다. 그러다가, 결혼을 했슴다. 미련 곰탱이 수준의 인내심을 가지고 살던 저도, 어여쁜 마누라를 얻을려니 이사를 준비했슴다. 그러나, 방을 빼려고 빼려고 해도 누가 들어와야지요. 한때, 돈 엄씨 시작하던 부부의 보금자리로 나름대로 버티던 지하방의 인기가 사라진지 오래였고, IMF! 암에푸로 부동산거래는 싸그리 말라버렸거든요. 물론, 집주인에게 돈 돌리도!라고도 했지요. 대답은 배 째! 였슴다. 알고보니 저도 모르게 주인이 바뀌었고, 새 주인인 우리 동네의 교회 장로 2명은 세입자의 권익은 기저귀 밑에 똥낀 거 보다 관심이 엄었슴다. 게다가, 이 배짱 좋은 사람들은 꼴랑 2층짜리 집 하나를 담보로 여기저기에서 6,800만원이나 대출을 받아서는 어디다 썼는지도 모르는 수준이었슴다. 하기는, 세입자가 무려 다섯가구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은행도 이해가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니 방이 나가겠슴까. 지하에다가, 전세금보다 싼 집을 - 5가구 합이 일억 오천 쯤 되는데 집 값과 쌤쌤임다 - 은행에다가 저당 잡혀놓고는 탱자 탱자거리니 속타는 것은 세입자 뿐이었슴다. 한 가지 더 재수가 엄었던 것은, 처음 들어올 때 세상 인심을 모르던 저의 실수로 확정일자마저 받지 않아서 채권자보다 후순위였다는 점입니다. 하여간에 신혼은 시작이 되었슴다. 후배들을 불러 단장을 하고, 살림이 들어오니, 지하의 신혼방도 분위기가 나더군요. 그러다가 일이 터졌슴다. 결혼 후 한달 쯤 지나고 물난리가 났지요. 작년 중부 지방 집중 호우 때 였슴다. 아침에 일나보니 침대 밑이 축축했슴다. 순간 머리 속에서 조때따라는 말이 지나갔슴다. 하수구가 역류했슴다. 이미 부엌은 발목까지 물이 찼섰슴다. 부실시공의 대가로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바닥 덕분에 침실은 그나마 나았던 검다. 혼자서는 노도같은 물을 우찌할 수 엄썼슴다. 친구들을 부르고, 하수구 밸브를 막아 겨우 침수를 막고, 그날은 온종일 물푸고, 말리고 난리가 났슴다. 마침, 간호사인 마누라는 전날 밤을 새고 근무했기에 대충 정리가 된 후에 들어왔슴다. 미리 연락은 했지만 표정이 암담하더군요. 졸라 미안했슴다. 한 여름에 보일러를 팍팍 땐 집에서 잤슴다.
마누라에게 졸라 미안했고, 이 난리에 그냥 똘고만 있을 수 엄써서 집주인에게 개지랄을 떨었슴다. 저는 신앙이 엄씀다. 그러나, 신앙심이 돈독한 장로님도 만만치 않더군요. 장로님의 응답도 거의 개지랄이었슴다. 나중에 교회의 목사님은 좀 점잖게 한마디 하시더군요. 우리 기도 합시다... 그 후, 일년이 지난 후에 집주인이 천장에 바르라고 벽지와 풀만 주더군요. 붓은 제 돈으로 사서 윤병장이랑, 제 친구랑 함께 했슴다- 그러다가, 마누라가 임신을 했슴다. 이제 우리 부부의 목표는 탈출이었슴다. 알라도 가진 마당에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는 엄썼슴다. 장모님뵙기도 민망했고, 뱃속의 아기에게도 미안했슴다. 다행히, 알뜰한 마누라는 저의 박봉에도 불구하고 꽤나 돈을 모았음다. 그래도 돈은 부족했슴다. 암에푸라고 해도 전세값은 만만치 않았슴다. 아파트나, 저택이 떨어져도, 서민의 보금자리는 요지부동이었슴다. 그 사람들도 전세값이 전 재산인데 어찌 손해보고 나가겠슴까.
금년 5월에, 아기가 태어나자, 우리부부는 거의 노이로제에 걸렸슴다. 어디 싼 방 엄냐고 산후 조리도 제대로 몬 한 마누라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돌아다녔슴다. 마누라는 불편한 속내를 보이지 않았지만, 저는 속도 상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마누라와 아기가 불쌍해서 가슴이 아팠슴다. 씨바... 이제, 곧 장마가 올 텐데... - 여담입니다만, 이번 폭우에도 우리 부부의 심정은 거의 죽을 맛이었슴다... - 이런 저희 꼴이 불쌍했던지, 우리가 바라는 햇빛 잘 드는 지상 집이 하나 나왔슴다. 전세금도 만만했슴다. 지금 있는 돈에다가 약간의 출혈을 하면 가능했슴다. 우리 부부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벌렁거림에 잠을 몬 이뤘슴다. 기쁨에 밤일도 즐거웠슴다. 근데, 이게 왠 일 입니까. 주인이 매매가 아니면 안된다고 버팅기지 뭡니까. 기대는 날라가고, 부부의 근심은 제 2막으로 들어섰슴다. 그리 비싼 집은 아니었지만 - 역시, 암에푸로 시가의 70% 정도로 하락했더군요 -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야하므로 부담이 되었슴다. 남들은 재산 가치도 엄는 작은 빌라를 사지 말라고 했슴다. 딴 집 알아보라고... 그러나, 지하인으로 살던 우리 부부에게 그 집은 하늘이 느그덜 살아라라고 찜하신 그런 집이었슴다. 게다가 3층! 비교적 우뚝한 지형의 3층은 물난리와는 전혀 상관이 엄지 않슴까! 그렇게 한달을 버팅겼슴다. 전세줘! 몬 줘! 결국, 저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장인과 장모에게 앵겻습다. 살리주세요, 손자가 살 집이자나요 딸 셋을 두신 장인은 특히나 제 아들을 이뻐하시는데, 손자가 눈에 밟히셨는지 둘째 딸이 불쌍하였는지 아니면, 몬난 사위가 안타까우셨는지, 선뜻 도와주셨슴다. - 감사함다. 장인 장모님! - 그리하야 바로 지난 주 일요일, 우리 세식구는 지상으로 진출했슴다. 아심까. 30도를 오바하는 더위와 열대야! 그래도, 우리 부부는 지하의 습기보다는, 더워서 흐르는 땀이 고쟁이 밑을 적시는 것이 한엄씨 기뻤슴다. 할렐루야~ 제 아들놈은요. 새삼 새로운 고민이 생겼슴다. 아침이 생겼거든요. 햇빛이 창문을 밝히니, 이 넘 요즘 정신이 엄씀다. 적응기간이 필요함다. 물론, 우리 부부도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슴다. 저야 그렇다 치지만, 마누라는 밤샘 근무 후에 아침에 집에 와서는 잠들기가 곤란하다고 합니다. 또한, 예전에는 밤이나 낮이나 어슴푸레하므로 거리낌 엄씨 즐길 수(?) 있었는데, 지상에서는 노는 시간이 해진 이후로 고정이 되더군요. 그래도, 널어 논 빨래가 1시간이면 보송보송 마르는 것이 넘 신기하고(예전에는 이틀을 둬야 말랐슴다) 침대에 흘린 땀(이게 왜 흐르는지 알 사람은 다 암다..)이 조금만 지나도 다 마르니, 아! 햇빛. 아! 보송. 요즘, 우리 집은 하루에 빨래를 열두번도 더 함다. 이렇게 지상으로 나왔슴다. 결혼하고 1년 2개월 만이고, 아들이 생후 석달이 된 후임다. 지상 만세 !! 딴지독자 여러분 축하해 주시기 바람다 ! 꾸벅. 이번에 일을 겪으며 요즘 저는 임대차 보호법에 대해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게 되었슴다. 고통이 절 요따우로 단련시켰슴다. 여러분, 전세를 얻을려면 아래를 보시고 하시기 바람다. 꼭 확인하고 하시기 바람다. 좀 재미없더라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람다. 안그러면 본지 전문 용어로 조땜다. 이거 딴지니까 일케 갈켜드리는 검다. 졸라 ! - 기초상식으로 용어 정리부터 -
- 집을 고를 때 - 우선, 등기부 등본을 보는 법을 배우십쇼. 등기부 등본은 토지부, 건물부가 있는데 각종 압류, 근저당설정, 경매신청이 표시되는 곳은 건물부입니다. 건물부만 확인하셔도 됩니다. 처음보는 사람은 여려븐 용어와 딱딱한 타자체에 기가 질립니다. 등기부등본은 또다시 갑구와 을구가 있슴다. 우선은 갑구에서 소유권자(집주인)를 확인하시는데, 여러 번 사고 팔면 요게 많으므로 헷갈림다. 맨 뒤가 당연히 최신이므로 뒤를 보십쇼. 다음은 을구에서 근저당, 압류, 가압류, 경매등의 소유권 이외의 사항을 확인하는데, 요게 복잡한 집은 사연이 많은 집임다. 어떤 게 말소되고 어떤 게 현재 것인지 헷갈리므로 각 사항의 번호를 확인하여 7번, 8번 97년 3월10일에 말소 등의 말소 기재를 찾으시면 됩니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으면 등기소 직원에게 물어보십쇼. 요즘 친절함다. 이제 집을 고르십쇼. 아파트! 저는 별로지만 대한민국에 이보다 안전한 집은 엄씀다. 다만 비싸지요. 각각의 경우에 따라 아래를 참조하십쇼.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다가구주택은 현재의 채권 상태 등이 별 의미가 엄슴다. 아무리 계약 당시에 문제가 없더라도, 일단 경매가 들어오면, 낙찰이 되야 세입자들이 얼마라도 보상을 받게 되거든요. 물론, 이렇게라도 낙찰이 된다면, 새로운 주인이 기존의 세입자를 보상할 의무가 생기지만(100%는 아님다. 어떤 세입자는 쫓겨날 수 도 있슴다), 같은 이유로 낙찰자의 부담이 늘어나므로 낙찰은 잘 안되고 경매가는 낮아지며 시간만 질질 끌게 됩니다. 그러므로, 한엄씨 기다리고 또 기다릴 수 밖에 엄씀다. 이런 경우에 만약, 주택의 위치가 좋고, 건물의 상태가 좋다면 세입자가 합심하여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운이 좋아 낙찰이 된다면, 살기에도 편하고, 매매도 가능하니까요. - 계약과정 - 자 이제 안심할 수 있고 아늑한 집을 고르셨다면, 계약을 하셔야죠.
- 입주 -
혹시나, 이런 모든 절차에도 찜찜하시다면 입주 후, 전세금보증보험을 드십쇼. 문제가 생기면 보증보험회사가 알아서 처리해줌다. 단, 요즘은 아파트 외에는 가입이 되지 않슴다. 보증보험회사에 문의하십쇼. 참! 임대차 계약서는 사본을 마련하시고 둘 다 잘 보관하십쇼. 요거 엄써도 곤란함다. - 문제가 생겼을 때 - 만약 위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하셨다면, 경매가 들어와도 여유가 있슴다. 법원에서 오면 임대차계약서만 보여주면 됩니다. 단, 다가구 주택인 경우에는 대항력이 있어도 각 세입자의 순위가 있으므로 순위가 뒤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엄씀다. 물론 선순위라도 100% 안전하지는 않슴다. 경매가 들어왔을 경우
기타
대충 생각나는데로 말씀드렸슴다. - 버트, 빠뜨린 것이 거의 없슴다. 스스로가 자랑스럽슴다 - 이것 저것 할 것이 많지요. 저도, 여러 번 당하고 알게 된 검다. 씨바, 이런 기초적인 법률상식을 십 년이 넘게 학교를 다녀도 안 갈켜 주는 것은 국민의 우민화 정책임다. 그저, 부모님 슬하에 사는 것이 편한 겁니다. 씰데 엄씨 돈 때이지 말고 함께 사십시오. 아니면, 부지런히 모아서 작으나마 내집을 마련하십시오. 어제는, 베란다에서 놀다가, 수명을 다하고 아주 가버린 매미를 버리며 새삼스레 지상진출, 지하탈출의 감회를 누렸슴다. 비록, 휴가기간 내내 땀 흘리고 일만 했지만, 역시 지상은 살기 좋은 곳임다. 참! 보리 서말만 있어도 처가집 신세는 지지 않는다는 말 아시죠. 장인 장모도 부모임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스스럼 엄씨 지내지만, 남자분 들! 요즘 저는, 마누라가 올라와! 하면 올라가고, 내려가! 하면 내려감다. 역시, 부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야 함다. 끝으로 딴지를 빌려 제 아들 재형이의 이름을 지어준 풀빵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풀빵! 나 지상으로 올라왔어, 소주 마시러 놀러와. 지상 진출을 기념하며 회고해 봤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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