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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수꼴정당 금지법안이 통과된다면(1)

 

2009.8.27.목요일

 

옛날에 딴지에 간단 설문 코너가 있었더랬다.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기억을 더듬어 재구성해보면... 음... 제목은 조뙈따 엠뷔씨! 였던 것 같고, 물음은 엠뷔씨의 살 길은 좃선을 본받아 딴나라당의 홍위병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였다. 그리고 독자들은 본 물음에 대해 거러췌!!와 조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으며,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기술적 문제였는지, 아님 이도 저도 아니라 걍 귀찮아서 내비뒀는지 중복투표도 가능했다.

 

당시 이를 알고도 본인, 귀찮아서 물음 당 두 번 이상은 투표를 안 했던 것 같다. 뭐 암튼... 엠비쒸가 조뙌 걸로 따지면 그때보다 지금이 더 그렇고, 좃선과 딴날당 중 누가 누구의 홍위병인지 지금은 좀 헷갈리지만서도, 지금 이 시점에 그 많은 물음 중, 그 가운데 더 재치 있고 물음자체가 촌철살인이었던 것도 많았는데, 하필 이게 떠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본 기자, 첨으로 딴지에 기사를 쓰면서 과연 편집부가 자료를 찾아서 링크할 수나 있으려나? 싶은 아주 오래된 자료를 들먹이는 것(나도 못 찾아 결국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았나.)은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진보성향(다소 급진성향) 일간지 TAZ(Tageszeitung; 말 그대로 일간지라는 뜻) 17일자 인터넷 판에 이런 설문이 떴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주는 NPD 금지 법안을 계획 중이다. 좋냐?

 

1. 아니, 금지령은 어짜피 실패할테고, 그럼 결국 NPD만 좋다.
2. 그래 좋다, 그거 필요한 조치고, 법적으로도 문제 없다.
3. 아 씨바, 이딴 논의 집어쳐라..

 

아니 도대체 NPD가 뭐길래 바이에른은 금지 법안을 만들고 있고, 또 이에 대해 토론까지 벌일까? 지금부터 이 NPD란 놈을 소개해 드리겠다. 결론부터 살짝 말씀드리자면, 썩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NPD는 한국으로 치면 딴날당 정도 되는 독일의 극극극우 정당이고, 따라서 NPD금지 법안은 딴날당 금지법안 정도 되겠다.

 

어? 그렇다면 이거 국내도입이 시급한 것 아닌가? 생각하실 독자들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런지 아닌지 지금부터 함 살펴보자. 참고로 본 기자, 전공이 정치도 아니거니와 더구나 독일의 정치제도나 현황 등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본 기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매우 단편적일 수 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라.

 

 

 개관

 

위에서 살짝 언급했다시피 NPD는 독일국가민주당(Nation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의 약자다. 그니까 NPD는 MSG같은 화학 첨가물도 아니고, FTA같은 협약도 아니고 정당이다. 1964년에 하노버에서 창당되었으며, 독일정보부(Bundesamt für Verfassungsschutz)로부터 요주의 극우정당으로 분류되어 있다.

 

2차 대전의 전범국가로서 정부는 물론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민족’(Nation)이란 말을 쓰길 지극히 꺼리는 독일에서 마치 나치를 연상시키는 저런 정당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 매우 의외가 아닐 수 없다. 비록 현재까지 국회의원 한 명 배출하지 못했고, 몇몇 주에서 소수의 지방의회 의원만을 지니고 있는 소수정당이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독일통일 이후 아직도 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구 동독지역을 중심으로 그 기반이 늘어나고 있다. 2004년 작센 주 지방선거와 2006년 메클렌부르크-포르포먼 지방선거에서 각각 9.2%와 7.3%로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참고로 구 동독지역에 지방선거에서 지금까지 1%도 넘기기 어려웠다.

 

독일이 어떤 곳인가? 나치 잔당이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확인하고 반드시 색출해 내고야 마는 정보력과, 능력과 무엇보다 의지가 있는 나라다. 그리고 좃선이 지적했던 것처럼 사상검증하는 나라다. 물론 좃선처럼 빨간 칠 마구 해대는 그런 사상검증 말고, 혹(?) 있을지 모를 나치의 흔적을 뿌리까지 없애버리려는 처절한 노력으로서의 사상검증이다.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일본, 미국 등 국내외 어디든 꼴통들이야 있게 마련이지만 이런 독일만큼은 꼴통청정지대일 것이라 여겼었다. 근데 그게 본인의 착각이었을 뿐이었다니... 게다가 창당 후 바로 가졌던 지방선거에서는 주 별로(서독) 고르게 5~8%대의 득표율을 기록한데다가 68년도 지방선거에서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만 출마하여 9.8%의 표를 얻는다.

 

* 역대 NPD 지방선거 득표율

 


 

갈색표시: 원내(지방의회) 진입(독일에서는 한 정당이 최소 5%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원내에 진입할 수 없다.)
노란색 표시: 각 주 역대 최대 득표율
n.a. : 선거에 안 나옴
BW(바덴-뷔르템베르크) BY(바이에른) BE(베를린) BR(브란덴부르크) HB(브레멘) HH(함부르크) HE(헤센) MV(메클렌부르크-포르포먼) NI(니더작센) NW(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RP(라인란트-팔츠) SL(잘란트) SN(작센) ST(작센-안할트) SH(슐레스비히-홀스타인) TH(튀링엔)

- 출처: 위키페디아(http://de.wikipedia.org/wiki/NPD)

 

이거 심상치 않다. 더구나 NPD 금지법안까지 나오려는 판이다. 도대체 왜 지금 독일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NPD의 창당에서 오늘에 이르는 역사, 이들의 활동, 특성 등에 대해 알아보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에른 주가 계획중인 NPD금지법안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편에...

 

본 기사를 준비하는 와중에 지난 24일 함부르크에서 NPD 당원 세 넘이 한 흑인 가장을 그의 부인과 아들의 면전에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46세의 영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거리에서 NPD 당원들이 배포한 선전물을 찢었고 이에 뚜껑 열린 세 명의 열혈 남이 그를 에워싸 벽에 밀어붙이고 주먹으로 때리고 눈에 최루액 스프레이를 분사했다. 이 흑인 남성은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가해자 세 명은 잠시 후 출동한 경찰에게 끌려가서 신원 확인을 마치고 풀려났다고 한다.

 

헐... 독일 여러 곳에서 네오 나치들에 의해 외국인, 유색 인종이 폭행을 당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래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 절대로 그 칸에 혼자 남아 있으면 안 되며, 마지막 남은 독일 승객이 내리려고 하면 아직 목적지에 이르지 않았어도 반드시 따라 내려야 한다는 행동수칙을 나 같은 외국인들은 숙지해야 한다(독일 지하철은 객차와 객차가 서로 막혀있다). 언제 누가 네오나치들에게 맞았다더라 는 흉흉한 소식은 종종 들었지만, NPD 당원들에게 외국인이 폭행당한 사건은 본 기자가 확인해본 바로는 처음 일어났거나 아니면 매우 드문 일이라 하겠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NPD와 네오나치는 어떤 관계일까? 네오나치는 독일에서 엄연히 불법이다. 반면에 NPD는 어쨌거나 합법정당이다. 근데 이 둘이 외치는 구호와 이들의 성격은 너무도 유사하다. 얘네 들은 어떤 사이일까? 혹 NPD는 네오나치의 합법적 활동루트는 아닐까? 이것도 알아본다. 이것도 다음 편에...
 
또 한 가지. 본 사건, 거의 모든 신문에서 다 다뤘다. 근데 오는 30일 독일에 선거가 있다. 총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열리는데, 당연히 NPD도 선거 나간다. 그래서 요즘 길거리에 보는 이들 섬뜩하게 만드는 구호들이 걸려있다. 범죄한 외국인 꺼져~!(Kriminelle Ausländer Raus!), 이슬람 꺼져~!(Islamisten Raus!) 등등...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지만 바이에른은 NPD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다.

 

 

본 사건, 이러한 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단순히 생각하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왠지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거 왜 유시민 전 장관이 전에 딴날당을 가리켜 신이 내린 정당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와 유사하게 저런 무시무시한 구호를 외치는 넘들에게 표를 줄 정도의 유권자라면, 외국인 폭행사건 하나 일어났다고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뭐 많진 않지만 최소한 고정 지지층을 유지하는 데는 별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NPD 금지 법안은 좀 다르다. 위의 설문에서도 들여다 볼 수 있듯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가 NPD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결국 그 법안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제구실을 못할 것 같아서인데, 그니까 한 마디로 본 법안에 찬성하든 아니든 NPD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본 사건은 이러한 반대여론을 잠잠케 하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NPD 금지 법안의 통과에도 유리하게 작용하리라 본다. 선거 결과 및 법안의 통과 여부도 결과나 나오면 알려주도록 하겠다. 역시 다음 편에...

 

오늘은 NPD의 구성에 대해서만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구성

 

NPD는 정당으로서 중앙당, 지구당 외에 청소년 조직, 대학생 조직, 여성 조직, 언론매체 등의 하위단체들로 이뤄져 있다.

 

NPD의 청소년조직은 JN(Junge Nationaldemokraten)이며 약 350여명의 당원이 있다. 그니까 NPD는 독자적 청소년조직을 지니고 있는 독일 유일한 극우정당이다. JN의 총 의장은 자동적으로 NPD 중앙지도부의 일원이 된다. 홀거 아펠(Holger Apfel) 전 JN 총 의장은 1988년 JN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지구당 대회에서 JN의 전형으로 나치의 무장 친위대(Waffen-SS)를 꼽았다. 한 마디로 얘네들은 NPD에서 무쟈게 중요한 알바로 본 것이다. 참고로 그는 현재 작센 지방의회에서 NPD 원내대표다.

 


Holger Apfel

 

NPD의 대학생조직은 국가민주주의 대학연합(Nationaldemokratische Hochschulbund)이다. 일반적으로 NPD는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마련한다. 예를 들어 과외수업을 알선하거나, 축제를 기획하기도 한다. NPD는 축구팀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9월 중순에는 전국여성조직인 민족주의 여성들의 모임(Ring Nationaler Frauen)이 만들어진다. 이 모임은 마찬가지로 NPD의 하위조직이며, 당연히 NPD 여성당원들의 네트워크다. 이들은 또한 당원은 아니지만 자신들과 생각이 같은, 즉 민족주의 여성들의 상담자 역할도 하는데, 다시 말해 종교로 치면 포교활동을 하는 여성들 되겠다.

 

NPD는 지금껏 여러 다양한 신문을 발행했다. 첫 번째 공식매체로서 도이치 보헨-차이퉁(Deutsche Wochen-Zeitung;DWZ)이 있었다. 이 신문은 그런데 1986년에 출판업자이자 독일국민연합(DVU; 1971년 뮌헨에서 일반단체로 발족해서 1987년 정당으로 등록, 2002년부터는 각종 선거에 NPD와 연대하기도 했다가 갈라지기도 했다가 하는 독일의 창조한국당)의 당수인 게르하르트 프라이(Gerhard Frey)에게 매각되어 도이치 안차이거(Deutscher Anzeiger)로 이름이 바뀐다. 그리고 다시 1999년에 마찬가지로 프라이가 발행하는 민족신문(National-Zeitung)과 통합된다.

 

NPD의 현 공식매체는 독일의 목소리(Deutsche Stimme)이다. 1976년 창간했고 현재 매월 만부를 발행한다. 그밖에 작센의 목소리(Sachsen-Stimme)같은 지방지도 있다.

 

다음편에 계속...

 


나름 무쟈게 바쁜 관계로
데뷰 기사부터 꼼수 부리는
지노(add33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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