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탐방] 김대중 도서관 탐방기 2009.8.25.화요일 서울 시내 대표적인 약속장소 중 하나로 서울 살면서 홍대 부근 한번 안 가본 사람, 아마 거의 없을 거다. 원래 미술, 음악, 춤 이중 하나라도 한발짝 걸쳐야 어울릴 것 같은 동네지만, 뭐 다 알다시피 이 동네 가는 목적 중 90프로는 놀러가는 거다. 복판에 마포평생학습관이 있고 건물마다 미술학원이 없는 데가 없지만, 피시방과 술집이 없는 신림동과 노량진이 상상이 되냐. 곳곳에 카페와 술집들이 즐비한 이곳 홍대 앞 인근에 김대중 도서관이 있다. 2003년에 개관했지만 사실 있다는 것만 알았지 정확한 위치나 규모에 대해서는 본 기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독자제위 역시 잘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님 말고. 암튼지간에 이번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새삼 김대중 도서관이 주목받고 있는 바, 홍대 인근의 떠오르는 명소로 김대중 도서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래 아태재단 건물이었다고 한다. 16000여점에 이르는 DJ의 사료 기증과 정부지원 60억을 받아 2003년 문을 열었다. 때가 때인지라 입구에 들어서면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영결식이 끝났지만 분향은 아직 이루어지고 있었다. 혹시 지난주에 미처 분향을 못하신 분이라면 이곳이야말로 좋은 선택이다. 시민분향소도 좋지만 고인의 유품과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곳이야말로 차분히 고인의 지난 삶을 반추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1층 전시관 탐방.
전시관의 전반적인 인상은 굉장히 깔끔하고 괘적했다. 개관한지 6년이 넘었는데 그새 리뉴얼 작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이번 DJ 서거에 대비하여 새단장한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였다. 전시관 곳곳에 비치되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운 터치스크린이나 전시품 곳곳에 마련된 영상장비의 활용 등 IT 대통령의 기념관다운 모습이 물씬 풍겼다. 이번에는 지하 1층 열람실. 명색이 도서관이니만큼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랄 수 있는데, 이용객 하나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실 도서관이라고는 하나 기념관 성격이 강한 곳이다보니 상시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뭔가 불편한 점이 있는 것 같다. DJ의 장서가 있다지만 아무래도 죄다 옛날책들이고. 그래도 홍대 인근에 이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이 또 있을까 싶다. 돈 내는 데 말고. 가난한 연인들이나 조용히 책 읽을 곳을 찾는 독자들이라면 이 공간만큼 괜찮은 곳이 또 없다. 평화를 사랑한 DJ이니만큼 남녀간의 평화를 위한 연인들의 풍기문란쯤이야 용서해줄듯도 싶은데 여기서 토익책 보고 시험공부하는 거는 좀 아닌 것 같다. 뭔가 좀 거창하고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모색해 볼만한 책이 어울리지 않을까. 마땅한 단행본이 떠오르지 않으니 본지의 기사를 출력해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공간에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냐?
전직 대통령 중에서 이정도 수준의 기념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DJ가 유일하다고 한다. 이 참에 대통령 기념관에 대한 논의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모양이다. 공뿐 아니라 과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의도 있고, 공과를 떠나 사료로써의 가치보존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 기념관 사업을 해야 되다는 얘기까지. 일정부분 수긍할 수 있는 얘기다. 공과가 제대로 기록된 전직 대통령 기념관이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허긴 독립기념관도 있으니, 딱히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게다가 근미래에 우리는 놀이공원 귀신의 집과는 비교도 안되는 납량특집 기념관을 가질 공산이 크다.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기온도 올라가는데 더위도 식힐겸 그런 거 하나 있어도 나쁠 거 없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거창한 이유 다 떠나서, 일부러 찾아가든 아니면 홍대 근처에 갔다가 생각이 났든, 김대중 도서관은 한번쯤 가볼만한 명소다. 비장하고 거룩한 마음보다는 동네도서관에 슬리퍼 질질 끌고 가듯 편안한 마음으로 가서 편안히 책 읽다 오시라. 고인도 아마 그러라고 여길 만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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