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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성적 소수자에 대해 인상적인 판결들을 남긴 미국의 연방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사망했다. 그의 일생은 온갖 차별과의 싸움이었다. 여성과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는 법안에 대해 긴즈버그는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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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 대법원에서 자신의 뜻과 반대되는 차별적인 판결이 내려질 때, 긴즈버그는 분명하고 단호한 소수의견으로 미국 사회의 소수자를 옹호했다. 췌장암 판정을 받고 나서도 자신이 빠졌을 경우 내려질 보수적인 판결을 걱정해 사직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일을 했다.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평생 싸워온 긴즈버그의 삶은 존경받아 마땅한 삶이다. 미국에선 각계각층에서 그녀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선 주로 식자층이 SNS 등을 통해 그녀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고 추모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 중의 얼마나 되는 사람이 긴즈버그를 알았느냐와는 별개로 긴즈버그의 삶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긴즈버그에게 존경심을 가지는 일은 자연스럽다. 긴즈버그는 평생 타인, 그중에서도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싸웠다.



문재인, 긴즈버그의 삶의 궤적은 비슷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긴즈버그는 그렇게 존경스럽고 죽음을 추모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증오에 가까운 격정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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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 (좌) / 세월호 단식투쟁 (우)

 

문재인 대통령. 학생일 때는 군사독재 정권과 싸우며 민주화 운동을 하다 투옥이 된 적도 있고, 군대는 특전사로 다녀왔으며,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후로는 인권 변호사로서 노동자와 소외받은 이들을 변론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다.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에는 세월호 유족을 위해서 정치권에서는 유일하게 단식투쟁을 했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평생을 타인과 우리나라를 위해 산 사람이다.

그런데 긴즈버그가 존경스런 삶을 살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들 중에 문재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걸 넘어서서 독재자나 인간쓰레기 취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중권 얘기는 아니다. 진중권은 여기 낄 자격도 없다. 진중권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냐고? 제가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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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삶을 존경하는 사람이라면 문재인의 삶도 존경해야 마땅하다. 두 사람의 삶은 닮아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삶을 비교한다는 게 무의미한 일이지만 굳이 다른 점을 찾아 비교하자면, 긴즈버그는 본인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본인을 위한 투쟁이기도 했으며 감옥에 가는 등 심각한 신변의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문재인은 자신이 아닌 타인
-약자-을 위해 싸운 사람이며, 군부독재와 싸우며 수감생활도 했고, 신변의 위협도 받았다는 점에서 긴즈버그 이상으로 존경받을만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은 긴즈버그보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을 좀 더 포기했고, 좀 더 희생하며 살았다.

이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긴즈버그 이상으로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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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삶, 다른 평가. 왜?

현실은 어떤가.

먼 나라의 외국인 대법관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하는 이들이 문재인에 대해서는 세상에 이런 나쁜 사람이 없다는 듯이 문재앙 타령을 외치며 매도를 한다.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긴즈버그의 삶에 경의를 표하는 사람이 문재인의 삶을 매도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모습은 특히, 진보진영
(민주진영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식자들과 민주당을 싫어하는 기자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미국의 대법관이 약자, 소수자를 위한 삶을 산 것에는 지나칠 정도로 경의를 표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인권변호사로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를 위한 삶을 산 사람 알기는 우습게 안다.

이건 단순한 사대주의 때문일까? 그것만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다. 한 발 떨어져서 이 괴이한 현상을 바라보자. 그들이 이러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들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가진 존경심
-사대주의-때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그들의 심리를 전부 설명할 수 없다. 더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이 그들이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어떤 의미인가 하면, 긴즈버그와 달리 문재인의 행동과 선택에는 본인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긴즈버그는 외국인이라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지만, 문재인은 자신들이 사는 나라의 대통령인 탓에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어 한 발 떨어져 볼 수 없어 눈이 흐려진다.

그들의 눈엔 이런 사실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문재인을 존경하는 나 같은 사람을 “대깨문이네”라며 비웃기 바쁠 것이다. 자신의 모습이 긴즈버그를 욕하는 러스트벨트의 하층 노동자와 닮아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한 발 떨어져 보지 못하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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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
 

 

누구나 눈이 흐려질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누구나 이럴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누구나’에는 당연히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내 말이나 행동, 선택, 기호가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하나의 문제가 나와 다른 생각과 기호를 가진 사람에게는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 거리를 두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추미애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작 군대 휴가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난리를 칠 일이냐고 생각하겠지만, 추 장관을 싫어하는 사람이 보면 고작 군대 휴가를 가지고도 이런 짓을 저질렀는데 다른 건 보나마나 더했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추 장관 아들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며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볼 수 없다.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면, 상대방의 생각은 어디서 출발해서 어떤 경로를 거쳐 현재의 결론에 도달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문재인의 정치적 동지인 이해찬 전 대표 얘기를 해보자.



한발 떨어져 이해찬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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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가로서 정치인으로서 이해찬 전 대표를 존경하지만, 여기서 이야기 하려는 건 그의 삶이 아니라 정치적 궤적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해찬의 정치 인생을 한 발 떨어져서 보자.

민주진영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민주진영의 에이스이자 거물이며 보수 진영의 초특급 경계대상이자 최우선 제거대상이었다. 이해찬이 집도한 선거에서 민주진영은 거의 다 승리했다. 그가 민주진영이 대통령을 배출한 3번의 선거에 모두 간여했으며, 후보로 나선 7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당대표 선거까지 전부 승리했다.

민주진영이 초대형 압승을 거둔 21대 선거 또한 그가 지휘봉을 잡은 선거였다. 이해찬이 직접 나섰는데도 진 선거는 17대 대선 정도가 유일한데, 이건 당내 경선일 뿐 본선에 나와 패배한 것은 아니다. 선거가 스포츠 경기라면 이해찬은 메시나 지단, 커리나 매직 존슨이고 삼국지로 치면 제갈량, 초한지의 장량 같은 민주 진영의 슈퍼 에이스다.

보수진영 입장에서 보면 이해찬은 반드시 제껴둬야 하는 적이다. 임진왜란의 이순신 같은 존재다. 이해찬 세대라는 말이 왜 만들어졌을까? 이해찬을 제끼기 위한 프로파간다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어떤 교육부 장관도 이런 식의 융단폭격을 당한 적은 없다. 보수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이해찬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학력이 바닥을 쳤다며 같잖은 우국충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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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민일보>
 

그때만 해도 보수진영의 힘이 훨씬 막강했을 때라 공격은 유효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찬 세대에 해당하는 99-03년의 학생들의 학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는 우리나라의 큰 문제라고 믿었다.

과연 그런가? 이 무렵에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유난히 떨어지는가. 내가 아는 이해찬 세대들이 유난히 무식하고 멍청한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 한 발 떨어져 돌아보면, 이해찬 세대라는 말은 그저 이해찬을,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사라고 봐야 한다.

김대중 정부 때 ‘이해찬 세대’라는 말로 대표되는 공격이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을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왜 그랬을까. 보수 진영의 매도와는 달리 이해찬이 유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마 이해찬이 없었다면, 참여정부는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당연하게도 조선일보를 필두로 보수진영에서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이해찬을 제거하려고 했다. 특히,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그랬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에 난항을 겪을 때, 보수진영은 이해찬이 문제라는 식으로 공격을 했다. 결국, 이해찬은 당대표직에서 사퇴를 했고,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에 2012년 대선의 가장 큰 패인은 이해찬 대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그가 간여한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의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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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동아일보>
 

이러니 선거 때만 되면, 이해찬은 보수진영 제거 대상 1순위일 수밖에 없다. 2012년에 이해찬이 당대표에서 물러났을 때, 보수진영은 얼마나 쾌재를 불렀을까. 이번 총선 때, 이해찬이 사라지기를 얼마나 바랐을까. 하지만 이번에는 그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해찬은 공천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잡음이 없는 선거를 만들어 냈으며 민주당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 결과가 우연이라면 이해찬은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겠지만, 그보다는 이해찬이 선거의 귀재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번 총선 때 재밌었던 현상 중 하나는 자신이 문재인 지지자라고 말하며 이해찬과 민주당을 욕하는 일에 가장 근면 성실했던 자들이 이해찬을 해골찬이라 부르며 비방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던 일이다. 이들은 민주당은 썩어 빠져서 답이 없고, 이해찬 때문에 총선에서 민주당이 완패할 거라며 두고 보자고 했다. 두고 보니 어땠나.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는 문재인을 위해 이재명 대신 남경필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던 바로 그 자들이다. 한 발 떨어져 보면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들은 휴거 후의 다미선교회에 남은 신도들처럼 자신들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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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데일리>
 

적이 좋아하는 일은 우리 편에 해로운 일이라는 말은 진리다. 한 발 떨어져 보면 이해찬이라는 거인이 민주 진영에서 하는 역할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이며, 민주 진영을 상대하는 쪽에서는 이순신을 끌어내리고 싶었던 가토처럼 이해찬을 끌어내리고 싶었을 것이다. 한 발 떨어져 보지 않으면 이런 당연한 일이 보이지 않는다. 저 사람들이 좋은 예다.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질 수는 없다

수구 세력의 관심사는 민주당을 끌어내리고 자신들이 집권하는 일뿐이다. 그를 위해서라면 코로나가 더 퍼져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아도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8.15 때를 보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이미 보았다. 이런 상대가 나를 칭찬하면 내가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며, 이런 상대가 나를 걱정하면 나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저들이 끌어내리고자 하는 사람은 이쪽에서 지켜야 하는 사람이며, 저들이 칭찬하는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이고, 저들이 지지율을 걱정할 때는 이쪽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갈까 봐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당연한 이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기사가 또 너무 길어져 버렸다. 2022년 대선과 관련된 얘기를 짧게 하고 <한발 떨어져 보기> 시리즈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2017년 대선이 끝났을 때만 해도 민주 진영에는 대선 후보가 넘친다는 얘기를 했었다.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경수 등 최소한 대선에 나와 겨뤄볼만한 후보가 한 손으로 다 세기 어려울만큼 많았다.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각각 이유는 다르지만 안희정도 박원순도 김경수도 대선 가도에선 완전히 혹은 조금 비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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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이낸셜뉴스>
 

거의 대부분의 대선 후보가 낙마하거나 낙마 직전의 상황이다. 이 원인은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민주당에 천하의 악당들만 모여 있어서 온갖 나쁜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을 하나씩 제거하려 했다고 봐야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이것들이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이동재)가 유시민 이사장을 제거하려고 했던 사건이나 한명숙 전 총리가 뇌물죄로 징역을 살면서 정치인으로 생명이 끝난 일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한명숙은 당시 유력한 대권주자였으며 현재 유시민도 마찬가지다. 민주 진영에서 대권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건 불가능하다. 군에서 의문사한 김훈 중위의 아버지 김척 장군은 아들의 죽음을 두고 이런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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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척 장군과 김훈 중위
 

≫사건 설명
김훈 중위 사건: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 경비초소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 상태로 발견된 김훈 중위(당시 25세)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대표적인 군(軍) 의문사 사건. 군의 초동수사 부실로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된 사건으로, 사망 19년 만인 2017년 8월 순직이 인정됨


"장총으로 자살을 할 수도 있고, 머리에서 총구를 떼어놓고 총을 쏴 자살 할 수 있고, 총을 쐈지만 손에서 화약흔이 검출될 수도 있고 다른 어떤 우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질 수는 없다."
 

오래 전에 들은 말이라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저런 내용의 말이었다. 맞다. 이 모든 일이 우연히 벌어질 수는 없다.

민주당에 악당만 모여 있거나, 누군가 저런 그림을 그렸거나 둘 중 하나다. 그리고 유시민에게 뻗은 마수가 드러난 덕에 나는 누군가가 민주 진영의 대권 주자를 하나씩 제거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한다.

물론 한 발 떨어져서 민주당을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에 천하의 악당들만 모여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이렇게 해야 확보 가능한 최소한의 객관이 확보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씩 놓고 보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되는 일이란 의미가 아니다). 비서를 성폭행한 안희정, 형을 강제로 가둔 이재명, 비서를 성추행한 박원순, 매크로를 돌린 김경수. 뇌물을 받은 한명숙.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 보면 수상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민주당 대선주자급 인사에게만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까? 그것도 거의 전원에게.

한 발 떨어져 보면 이상한 일은 훨씬 많다.

 

조국추미애의 자식은 표창장과 군대 휴가로 나라가 뒤집어질 것처럼 시끄러워 지지만, 황교안의 자식은 석달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장관상을 받아도 별 일 없고, 홍정욱의 딸은 마약을 밀수해도 조용하며, 최근 공익판정을 받은 장제원의 아들은 음주운전을 하고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을 뿐 아니라 그 엄마가 나서서 무마하려 들어도 괜찮다. 나경원의 아들과 딸은 말할 필요도 없다. 조국과 추미애의 자식과 관련된 일에는 자판기처럼 발급되던 영장이 나경원과 관련되자 전부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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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민일보>
 

과연 우연일까.
 


우리가 발견 못 하는 진짜 유니콘, 그들이 만드는 가짜 유니콘

이 뿐인가. 손혜원김의겸의 건물을 두고 벌어진 일과 주호영, 박덕흠의 재건축 아파트와 건설회사를 두고 벌어진 일의 액수와 보도량은 반비례했다.

추미애 아들은 롤 플래티넘 등급이란 것도 알지만, 박덕흠의 자녀들이 아들인지 딸인지 박덕흠과 관련된 회사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보도된 적이 없다. 박덕흠의 자녀가 저 회사들이나 건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면 이거야 말로 이해충돌이고 부모찬스이며 진짜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일 아닐까? 하지만 우리는 이것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 이게 전부 우연일까.

하지만 한 발 떨어져 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저 누가 문제라는 보도가 나와야 달려가 물어뜯는다. 보도가 나오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는다.

그게 자신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그러는 진중권 같은 자도 있지만, 아무 생각이 없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 덕에
(현재 추정치로)5천억을 넘게 해먹은 박덕흠김의겸의 건물 앞에 가서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거다.

얼마 전에 하나의 점이 그려져 있으면 지식이고 두 개가 연결되어 있으면 지혜이며 여러 개가 연결되어 있으면 진실이지만 그걸로 유니콘을 그리면 음모론이라는 카툰이 온라인에서 잠깐 유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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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유니콘일 수 있다. 하지만 유니콘이라도 그려보는 편이 아무 것도 그리지 않는 것보단 훨씬 낫다. 유니콘을 그리면 최소한 그게 유니콘인지 아닌지 검증이라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음모론이라며 비웃는 사람은 검찰이 던져주는 뼈다귀만 물고 단독과 속보를 남발하는 기자들처럼 되버린다.

반대로 누군가
-이 경우에는 검찰이나 기자-가 유니콘을 그려 이게 진실이라며 보여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저들이 말하는 진실이 실은 유니콘인지 아닌지는 한 발 떨어져 봐야 보인다.
 
검사나 기자들은 수많은 유니콘을 진실로 둔갑시켜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유우성 씨 간첩 조작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천안함 인간어뢰나 노무현의 논두렁 시계, 총장 직인 파일, 호프집 3300만원 등 검사나 기자들이 그렸던 수많은 유니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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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피카소 역할을 하고 기자가 행동대원 역할을 하는 2020년에 한 발 떨어져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차분히 살펴보는 일은 지금 시대에 민주시민으로 살면서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

조중동한
(한겨레가 아니라 한국일보다. 이는 한국일보라는 매체가 가진 특성이나 회사의 최근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이나 국민의힘이 칭찬하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조중동한이 욕하는 사람이면 저 사람이 진짜 잘못하고 있는게 아니라 오히려 보호해야 할 사람은 아닌지 한 발 떨어져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만일 한 사람이라도 이 기사를 읽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긴 기사 시리즈를 읽어주어서 매우 감사드린다.

덧붙여, 이 기사를 다 읽지도 않고 어디 문재앙을 긴즈버그에 갖다대냐는 얘기하는 사람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은 이 기사를 신경쓰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 글은 긴즈버그를 깎아내리기 위한 글도 문재인 대통령을 치켜세우기 위한 기사도 아니다.

바로 위에서 말한 사람들이 제일 문제라는 이야기를 쓴 기사이다. 자기 맘에 안 드는 것만 나오면 어디 깔 거 없을까 찾아서 지적해서 기사 전체를 매도하려는 자들이, 세상을 제일 망치는 자들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