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Q1. [투자]가 중요하단 건 알겠습니다. 어떤 메타(투자법)를 따라야 하나요?

 

제가 추천하는 투자법은 '복리효과를 통한 장기투자'입니다. 복리로 계산되는 자산의 미래가치는 다음과 같은 공식을 통해 계산할 수 있습니다.

 

image01.png

 

PV = 현재 자산

R = 평균수익율

N = 투자기간

 

 

Q2.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요... 싸우자는 건가요?

 

[스노우 볼링]을 하라는 것입니다. 언덕에서 눈덩이를 굴리듯이 자산을 운용해야 합니다. PV는 최초 시작하는 눈덩이의 사이즈, 평균수익율(R)은 언덕의 경사, 마지막 투자기간은 언덕의 총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노우 볼링]을 통해 큰 자산을 만들려면,

 

(1) 가능한 큰 눈덩이(현재자산)로 시작해서

(2) 이를 가파른 곳(높은 수익율)에서

(3) 오랫동안(투자기간) 굴리면 됩니다.

 

[스노우 볼링]이라는 비유의 핵심은 니가 돈을 직접 벌려[저축]하지 말고, 돈이 돈을 벌게[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일일이 눈을 손으로 뭉치려고 하면, 큰 눈덩이를 만들기가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눈으로 뒤덮인 언덕에서 눈덩이를 굴리면? 눈덩이가 눈을 묻혀 큰 덩어리가 될 수 있습니다.

 

photo_2021-07-18_20-51-54.jpg

 

 

Q3. 장기투자를 하면, 무조건 [스노우 볼링]을 하는 건가요?

 

[스노우 볼링]이 이뤄지려면, 반드시 <자본소득>이 복리로 누적되어야 합니다. 먼저 투자했던 자산에서 발생했던 소득이 다시 재투자되어 추가적인 소득을 발생시켜야 [스노우 볼링]이 이뤄집니다.

 

 

Q4. 지속적인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는 뭔가요?

 

첫째는,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편집장처럼 주식으로 백만 원 벌었다고 소고기 사묵으면, 다음번에도 소고기 사먹을 정도의 수익 밖에 못 법니다. 소고기 사먹을 수익을 차나 집을 바꿀 정도의 수익으로 바꿀려면, 버는 족족 재투자하는 게 기본입니다.

 

[근로소득 > 소비] 상태를 유지하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소비를 수입보다 줄여야 투자수익을 재투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원금을 [저축]을 통해 채워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초한지에서 맨날 깨지던 한나라의 유방이 초나라를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보급] 덕분이었습니다. 투자에서 [보급]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저축]입니다.

 

 

Q5. [저축] + [투자] = [스노우 볼링]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스노우 볼링]을 할 때 두 번째로 주의해야 할 것은, <크게 잃는 것>입니다. 산수에서는 아무리 큰 수를 여러 번 곱하더라도, 중간에 한번 0을 곱하면 최종 결과값이 0이 됩니다. 포커에서 아무리 여러 번 이기더라도 올인 한 번 잘못하면 오링 나죠? 투자도 똑같습니다. 이전까지 아무리 높은 수익율을 올렸더라도, 한번 크게 말아먹으면 (모든 걸 날리면) 개털이 된다는 겁니다.

 

[스노우 볼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얼마나 높은 언덕에서 눈덩이를 굴려서 빨리 눈덩이를 만들었느냐(높은 수익율)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투자를 해오면서도 운용하는 눈덩이를 잃지 않고 큰 덩어리로 만들어냈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6. '수익율 < 투자기간'이라는 건가요?

 

투자1: 복리 10% 수익율로 30년 간 투자

투자2: 복리 30% 수익율로 10년 간 투자

 

두 가지 아이디어중 어느 것의 최종수익이 더 높을까요? 정답은 1번입니다. 1번에 100만 원을 투자하면, 30년 뒤 1,745만 원이 되지만, 2번에 투자하면 1,379만 원이 되거든요.

 

네, 1번은 30년 뒤에 손에 얻는 돈이지만, 2번은 10년 뒤에 쥐는 돈입니다.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2번을 선택하는 게 이득일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수익율]로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한다면, [낮은 수익율]로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높은 수익율]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매우 힘듭니다.

 

photo_2021-07-15_15-00-57.jpg

 

 

Q7. 왜 높은 수익율을 오래 유지하는 게 힘든가요?

 

수익율과 리스크가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리스크는 원금손실을 입을 확률, 그러니까 좃될 확률이라고 하겠습니다. 남들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크게 좃될 확률이 높은 셈이지요. 물론 운이 좋다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손실 없이 높은 수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죠. 아직 좃되지 않았을 뿐, 위험한 도박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크게 좃될 수 있습니다.

 

나심 탈레브라는 아저씨가 러시안룰렛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리볼버 권총에 총알 하나를 장전하고, 실린더를 돌린 뒤 방아쇠를 당기는 복불복 게임요. 만약 권총에 실린더가 50개 쯤 된다면, 실제 총알이 발사될 확률은 낮을 겁니다(2%). 이 게임에서 방아쇠를 한번 당길 때마다 10억을 준다고 해보죠. 방아쇠를 한두 번 당겨서 돈을 번 사람은, 이 러시안룰렛 게임을 ‘아무런 손실도 없이 큰돈을 벌 수 있는’ 혜자 게임이라고 할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돈을 벌었다고 이 게임 자체에 리스크가 없을까요? 결코 아닙니다.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이 게임으로 좃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죽은 사람은 보통 말이 없죠.

 

다시 말해, (1)아직까지 손실이 없었다고 리스크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2)정신 못 차리고 수익율 높은 도박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크게 좃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스노우 볼링]을 지향하는 투자자라면 가늘고 길게 투자해야 합니다.

 

한번에 큰돈 벌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대신 [투자]를 오랫동안 지속해서 수익을 누적시키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야구로 치면 홈런을 노리고 풀스윙을 하는 게 아니라, 배트를 짧게 잡은 채 어떻게든 출루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는 거죠. 물론, 밀어친 타구가 홈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높은 수익율이 발생하면 당연히 좋지요. 하지만 이런 일이 몇 차례 발생했다고 해서 자신의 스윙을 키우면 안됩니다.

 

 

Q8. [스노우 볼링]의 끝판왕은 누구입니까?

 

워렌 버핏입니다. 워렌 버핏은 지난 수십 년간 연 20%가 넘는 수익율을 올려왔습니다.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연평균 10% 쯤 올랐으니까, 시장 평균에 두 배에 달하는 수익율을 올려온 셈이죠. 기간을 나눠서 보면, 워렌 버핏보다 돈을 잘 벌었던 투자자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워렌 버핏처럼 실수하지 않고 롱런하면서 지속적으로 돈을 번 사람은 없습니다.

 

이 수익율만 해도 충분히 대단합니다만, 워렌 버핏이 진짜 사기캐인 건 투자기간 때문입니다. 올해 90세이신 이 할아버지는 11살 때부터 투자했어요. 무려 79년 째 [스노우 볼링]을 해오신 최고존엄 고인물입니다.

 

워렌 버핏의 현재 자산은 100조 원이라고합니다. 6천만 원을 79년 간 20% 수익율로 재투자하면 100조 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처럼 서른부터 투자해서 60세에 은퇴한다면 어떨까요? 같은 금액(6천만 원)을 같은 수익율(20%)로 투자해도, 30년 동안 재투자하면 140억이 됩니다. 이것도 큰돈이긴 하지만 워렌 버핏급은 아니죠.

 

(참고로 이 부분은 모건하우젤의 '돈의 심리학'이란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저의 졸저, '재무제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만'큼은 아니더라도, 재밌으니까 한 번쯤 사서 읽어봐주시길)

 

그러니까 워렌버핏의 사기성은,

 

(1) 남들보다 일찍 투자를 시작해서

(2) 남들보다 오랫동안 해먹고 있으며,

(3) 긴 시간 동안 투자를 해오면서 한번도 큰 삽질을 안 했다

 

에 있습니다.

 

워렌 버핏 같은 ‘자본가의 길’ 최상위 유저의 사례가 저 같은 쪼랩에게 희망을 주는 점은, 장기적으로 [스노우 볼링]을 할 수만 있다면 큰돈을 모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스노우 볼링]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넉넉한 투자기간, 저축과 재투자를 하는 습관, 그리고 과도한 리스크를 회피하는 능력입니다. 폐관수련을 하면서 트레이딩의 오의를 깨친다거나 인맥을 통해 고오급 정보를 얻어낼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런 식이면 망하기 딱 좋습니다. 단기간 눈에 드러나는 수익에 집착하기보다, 돈과 투자에 접근하는 방법을 개선해봅시다. 누구나 [자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추신

 

딴지스 여러분 덕분에, 『재무제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전에 쓴 딴지 연재물을 확장하여, 이때다 싶어 열쒸미 공부, 정리하여 낸 책입니다. 아마, 현직 회계사 중, 저만큼 회계공부를 싫어했던 회계사는 거의 없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저만큼도 공부를 안 했다면 못 붙으셨을 테니까요). 회계 공부를 싫어했던 사람이 저와 비슷한 독자분들을 위해서 쓴 책이다 보니 재밌습니다(아마도...). 그동안 회계 공부가 하기 싫었다거나, 회계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분들(사실상 전원)에게 추천합니다.

 

k062732553_1.jpg

 

[재무제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

<알라딘 구매 링크>

<인터파크 구매 링크>

<교보문고 구매 링크>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