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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금요일


아홉친구


 


 


젠장. 썩을 놈의 뉴스.


나보다 중국어 못하면 베이징 특파원 따위 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면 애초에 특정 목적을 가지고 뉴스를 만들었다고 시인하든지.


 


5 26 SBS뉴스가 떴다. 반발 설득력 없다는 중국의 주장이란다.


먼저 뉴스를 보시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 필자도 줄곧 중국 측의 새로운 뉴스거리를 탐색해보았지만, 새삼 소개할만한 소식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도 이 사건에 대해 정부 보도 이외의 다른 채널이 없기 때문에, 의혹이 있다 해도 그걸 뒷받침할 증거가 없는 형편이다. 중국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천안함 사건 보도는 모두 한국 언론 기사를 받아쓰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파란 매직 ‘1과 함께, 가카께서 외국의 동의와 지지를 구걸촉구하게 되면서, 중국 정부도 가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관련된 심층 소식은 뒤에서 보자.


 


어쨌든 중국 정부에서도 천안함 사건에 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했다. SBS 뉴스를 보면, 중국의 입장 표명은 북한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읽힌다.


 


그럼 여기서 뉴스의 발단이 된 환구시보의 사설 원문을 보자. 환구시보 사이트에는 아직 이 글이 게재되지 않았다(현재 새벽 3 50). 그런데 개인 블로그에서 이 글을 발견했다. 뉴스 중간에 나오는 신문과 비교해보니 이 글이 맞다. 나중에라도 정식으로 글이 게재된 후 착오가 발견되면 즉시 수정토록 하겠다.


 







 


외부의 의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


 


2009 5 26일 환구시보


http://blog.sina.com.cn/s/blog_53958e280100iihr.html


 


한반도의 정세가 위험해지고 있다. 한국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자체 조서 결과를 놓고, 북한에 대한 일련의 보복 조치를 선포했다. 북한도 이에 질세라 상응하는 조치를 선포했다. 쌍방의 총구에서 불을 뿜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국면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북한이 충분한 사실 증명을 통해 천안함 침몰과 북한이 무관함을 밝히는 것이다. 만약 북한의 소행이 확실해진다면, 북한은 즉각 잘못을 시인해야 한다. 이와 함께 좀더 크게 인내심을 발휘해서, 북한이 스스로를 변호할 자리를 마련해줌으로써, 수습하지 못할 국면을 만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천안함 사건은 한국군 46인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이다. 국제 여론은 이 사건으로 한국에 지극한 동정을 표명했다. 비극의 원인에는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고, 일을 벌인 자가 사과해야 한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은 한국이 인정한 조사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고, 이 일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부인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변호에는 국제사회의 동의가 수반되어야 한다.


 


당면한 현실은, 한국이 내놓은 증거는 미국 일본 등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언론 보도와 한국 외교 라인을 통해 전세계 여론이 영향을 받고 있다. 북한의 태도는 매우 수동적이기에, 이러한 현실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 북한이 한국에 반박하는 방법이란 게 전쟁으로 한국을 위협하는 것인데, 그러나 사실 방면에서는 더 설득력 있는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북한은 대표단을 한국으로 파견해 증거를 보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한 후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외 개방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해 이해하기가 줄곧 힘들었다. 이해 결핍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가 바로 낮은 신뢰도다. 여기에 북한이 최근 몇 년간 핵 조약을 몇 번이나 지키지 않은 것까지 더하면, 외국의 신임을 얻을 만한 근거는 더욱 취약하다. 북한은 이러한 수동적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한 변화가 어렵기는 하겠지만, 북한이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엔 상대의 분노만 초래할 것이며 북한 자신도 갈수록 불리해질 뿐이다.


 


이 일이 북한의 국제 이미지를 더욱 손상시켰지만, 북한이 만약 실사구시의 태도로 분명하게 설명을 한다거나, 또는 자신이 누명을 썼음을 확실히 입증하거나, 성실한 태도로써 외국이 충분히 이해할 정도로 한국의 지적을 반박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국제 이미지를 개선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한국 일본 및 서방 국가의 의혹을 해소하는 데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의혹 해소가 북한에 유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 며칠 동안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이 격분하고 있는 것은 수긍할만 하나, 한편으로 한국의 조사 결과를 외국에서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은 필요하다. 한국 여론조사에서는 60%의 국민이 북한에 대한 군사 보복을 원치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한국 권력층이 이 사건을 파악하고 처리하기가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어쩌면, 한국은 다른 해결 방식을 위해서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북한과 한국은 피차간에 헤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한국전쟁 이래 지나온60년은,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하면서도, 또한 가장 인내심이 강한 지역임을 입증해주었다. 급진적인 사상은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했으며, 담판의 효력 역시 자주 그 힘을 잃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한반도 전체의 평화는 어쨌든 몇십 년을 유지해왔고, 동북아에서 알아주는 여러 번영한 도시가 만들어졌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아마도 한반도 정세가 사람들에게 주는 최대의 시사점이 아닐까 한다.


 


 


물론 이 글이 SBS뉴스의 내용대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잘못이 있다면 시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긴 하다. 굳이 좋게 해석해준다면, 중국 관영 신문의 사설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는 건, 중국 정부가 직접적으로 못할 소리를 대신 하기 위한 것이니, 무조건 감싸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전체를 읽어보면 그 주장은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그건 북한과 한국 쌍방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두렵더라도 북한이 어떻게든 참고 국제 사회에 나서서 적극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는 충고가 그 하나다. 직접 서술은 없지만 그렇게 태도를 바꾸면 중국이 그래도 도와줄 명분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여기에 숨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한국을 향한 것으로, 국제 사회도 그렇고 한국 국민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 판에, 한국 정부도 화만 내지 말고 다른 방안도 모색하라는 이야기다. 사실 이 다른 방안은 이미 원문에 밝혔듯이, 북한에게 변호의 기회를 주란 말과 동의어로 읽힌다.


 


알다시피 북한은 검열단 파견을 제안했으나 가카께서는 한 마디로 퇴짜를 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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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필자 의견 조금만 말하자. 이번 사건은 필자가 가카를 아주 우습게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결정적 증거는 파란 매직 1.


 


이게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라고? 러시아든 중국이든 하고자만 한다면 그런 거 쓰는 게 어렵나? 내가 중국과 일본 이간질 시킬 계획이라면, 일본 구축함에 어뢰 발사하면서 당연히 중국제 어뢰를 쓸 거다. 중국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박히고, 각 부품에 중국어 만땅으로 써져 있는 그런 물건으로 말이다. 혹여 일본 수색대가 잔해를 못 찾을지도 모르니, 녹슨 어뢰도 좀 분해해다가 여벌로 뿌려줄 수 있겠다. 수영도 못하고 배 따위는 몰아본 적 없는 필자도 이건 가능할 지 모른다. 미국도 찾지 못하는 유령잠수정을 북한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믿어야 하는 판국인데 뭘.


 


각설하고, 외국이 한국의 주장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건 파란 매직 1번이 궁극의 증거임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차마 면전에서 아니라고 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겠냐. 우리가 미국 일본 중국에 끼어서 그렇지, 어디 다른 나라랑 비교해서 무조건 꿀리는, 대놓고 무시받을 처지는 아니다. 현 정권은 그걸 이용해서 들이밀었다. 이거 안 믿으면 너 내 친구 아니다, 그런 느낌. 외국 입장에서 북한 편들 이유는 없으니까 한국 체면을 살려주는 게 당연하다. 이거 어째 예수천국 불신지옥 들이밀어서 강제로 교회 데려가는 일부 몰지각한 신자들 비슷하지 않냐.


 


그런 신자들은 자기만 욕 먹는 게 아니라 기독교와 예수님까지 민망하게 만든다. 같은 이치로, 현 정권의 이번 처사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스스로 낮추고 민망하게 만들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뭐 그것도 좋다. 어차피 외국은 자기 일 아니니까. 하지만 파란 매직 1번을 근거로 하여 이 땅에 사는 우리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니, 그리고 여기에 반대하면 빨갱이라니 이런 어이 없는 일도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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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가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이 인내심을 갖고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 해결을 해보라는 입장을 위 사설에서 읽을 수 있었다. 관영 신문의 사설이니 중국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중국은 그 새로운 조건을 뭐라고 보는 것인가.


 


SBS뉴스의 말미 쯤에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의 말이 잠깐 언급되어 있다. SBS 기자는 이 말이 북한에 대해 냉정과 절제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역시 원래 주어는 북한이 아니라 쌍방이다.


 


장즈쥔의 원래 발언 내용 전문은 아무리 뒤져도 없었다. 이 기자회견은 원자바오 총리의 동북아 순회 방문 때문에 개최된 것이었다. 이 내용도 뒤에 소개하겠지만, 우선 장즈쥔의 발언만 놓고 보자.


 


뉴스에 나온 장즈쥔의 말은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冷靜妥善有關問題, 避免(緊張局勢). 로 들린다. 필자가 확언할 수 없는 건 괄호친 네 글자다. 나머지는 확실하다. SBS뉴스의 자막에서는 냉정하고 적절하게 문제를 처리해서 한반도의 긴장 악화를 막아야 합니다라고 써놓았는데, 전체적인 뜻은 맞다. 문제는 이 부분에 주어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아무렇게나 즉홍적으로 위의 말을 했을리가 없고, 또한 화면을 보면 종이에 써놓은 것을 보면서 읽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내용은 바로 하루 전 외교부 대변인 쟝위(姜瑜)가 했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때의 주어를 찾아보자. 해당 부분은 밑줄을 쳐 놓았다.


 


원래 기자회견 전문은 인도와 일본 등 다른 국가 문제도 같이 포함돼 있다. 여기선 한국 관련 문답만 번역해놓았다.


 







 


외교부의 천안함, 인도 국경 문제 등 기자회견 전문


2005 5 25中國新聞網


http://www.chinanews.com.cn/gn/news/2010/05-25/2303804.shtml


 


어제 외교부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답변에서, 마땅히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국제 및 지역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중국에서는 혹시 타협적인 처리가 안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인가?


 


쟝위 : 한반도의 이웃으로서, 중국은 사태의 진전을 밀접하게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일관되게 동북아 지역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그리고 육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주력해왔다. 우리는 시종일관, 대화가 대치보다 나으며, 완화가 긴장보다 좋다고 여긴다. 중국은 관련된 각국에서 필히 냉정하게 자제하여, 적절하게 관련 문제를 처리하고, 긴장 상태가 고조되는 국면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이것은 남북 쌍방의 근본적인 이익 및 관련된 여러 나라의 이익에 부합한다. (中方眞誠希望有關各方務必冷靜克制,妥善處理有關問題,避免局勢緊張輪番升級,這符合半島南北雙方的根本利益和有關各方利益)


 


우다웨이 특사의 한국 방문 목적에 대해 알려달라. 북한 방문 계획도 있는 것인가?


 


쟝위 :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중국 주한대사의 초청으로 한국에 갔으며, 관련 사안이 있으면 한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다. 북한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본인은 아무런 계획도 듣지 못했다.


 


일부 한국 국민들은 중국측이 한국이 내놓은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지금껏 확실하게 인정하지 않은 것을 놓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왜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인가?


 


쟝위 :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 유지는 해당 지역 각국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며, 또한 해당 지역 각국의 공동 책임이기도 하다. 중국은 동북아 평화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결연히 반대한다. 우리는 한국 측이 발표한 보고 및 관련 담화들, 또한 각국의 반응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사건의 근거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고,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국제 및 국지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정국에서, 누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간에 그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하며, 그 반대가 되어선 안된다.


 


 


여기서 보면, ‘냉정하고 적절하게 처리하여야 하는주체는 북한뿐만이 아니라 관련 당사국 모두다. 좀더 좁혀 생각하면 북한과 한국일 것이다. 최소한, 위 내용은 북한에 대해 냉정하고 적절한 일처리를 촉구하는 그런 말이 아니다.


 


물론, 외교부 대변인이 저렇게 말한 후, 다음날 부부장은 북한에 대해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다. 그러려면 장즈쥔의 회견 내용 전체가 필요하다.


 


5 26일자 중국 언론에서는 장즈쥔의 회견이 상세히 보도돼 있었지만, 회견 전문은 없고, 전체적인 취지만 소개가 되어 있다. 원쟈바오 총리의 순회 방문 목적이 그 내용이다. 사실 여기서 부각되었던 건 제주도에서 한국 대통령을 만나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중국판에서 부각시킨 내용은 이렇다.


 







 


중국 관리: 한국 군함 침몰사건은 매우 복잡하다


2010 5 26일 월스트리트저널 중국판


http://cn.wsj.com/gb/20100526/bch121214.asp


 


중국 외교부 부부장 장즈쥔은 수요일에, 중국은 한국 천안함 침몰 사건의 정황이 매우 복잡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중국은 사건의 성격에 따라 공평한 시각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즈쥔은, 중국은 여전히 관련 정보를 수집 중에 있으며, 현재로선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장즈쥔은 또한, 중국은 성실하게 각계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평가할 것이며, 사건의 성격을 보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즈쥔은 원쟈바오 총리가 5 28일부터 6 3일까지 한국, 일본, 몽고와 미얀마 4개국을 방문한다는 공식 기자회견 석상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원쟈바오는 한국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 및 한중일 3개국 수뇌회담에 나선다. 위에서 말한 내용을 원쟈바오가 회담 석상에서 꺼낼 것인가에 대해 장즈쥔은 확실한 답변을 회피했다.


 


 


원래 이 자리는 원쟈바오의 외국 방문 취지를 소개하는 해외 언론 회견이었다. 한국 얘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원쟈바오의 방한 취지는 이렇다.


 







 


외교부의 원쟈바오 총리 외방 관련 해외언론 회견


2010 5 27일 신화망


http://news.xinhuanet.com/world/2010-05/27/c_12146020.htm


 


1992 8월 국교 수립 후, 양국 관계는 전면적으로 급속히 발전해 왔고, 세 차례에 걸쳐 외교 관계 수위를 격상시켰다. 2008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시, 양국 정상은 중한의 전략적 합작 및 동반자 관계를 선포했다. 쌍방의 정치적 상호 신뢰는 계속 깊어져 왔으며, 무역 합작과 인문 교류 역시 부단히 확대되어, 국제 및 지역 사업에 있어 양호한 소통 및 합작이 유지돼 왔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되었다. 최대 수출 시장이자 최대 수입국인 한국은 중국의 4대 무역 파트너가 되었고, 양국은 120여 교류 도시를 만들었으며, 매주 830여 항공편과 근 10여만 인원이 서로를 오가고 있다.


 


방한 기간 중, 원쟈바오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또한 김형오 의장과 정운찬 총리와도 개별 회담을 가지면서 양국 관계 및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다. 원쟈바오 총리는 또한 한국의 각계 인사를 폭넓게 만나고, 서울의 중국 문화 센터를 시찰한다. 쌍방은 경제 무역 지구에 대한 합작 문건에도 서명하게 된다.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대를 갖고 있다. 첫째로 고위급 정책 소통의 강화 및 정치적 상호 신뢰 증진이다. 둘째로 경제 무역 합작을 진일보 추진하여, 양국 자유무역지구 건설을 가속화하고, 양국의 상호 이익 연대를 밀접하게 한다. 셋째로 교육, 과학기술, 문화, 관광 등 각 영역의 교류 및 합작을 강화하여 중한 국민의 우호에 기초한 중한 관계의 내실을 더욱 튼튼히 한다. 넷째로 국제 및 지역 사업 중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함으로써 지역 및 국제 평화 안정을 유지하고, 공동의 발전을 통한 적극적 공헌을 촉진시킨다.


 


 


그러니까 환구시보의 주장, 원쟈바오 총리의 방한 취지를 설명하는 장즈쥔의 이야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중국의 태도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로 중국은 한국의 입장에 전면적으로 맞서지 않을 것이다.


 


장즈쥔의 말에 의하면 중국은 한국의 주장을 뒤엎을 결정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쟈바오 총리는 환구시보가 주장했던 새로운 조건’, 즉 북한이 스스로를 변호할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북한 검열단 대신 중국이 그 직접적 증거를 확보하거나 조사할 기회를 만들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한국 정부의 체면을 세워주려 할 것이니, 표면적으로는 한국 정부에 반대되는 의사를 비출 수가 없다.


 


둘째로 중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가카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는 힐러리 미 국무장관의 방중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대국민 발표 이전에 주변국들에게 이미 이 내용을 알렸다는 뉴스가 있었다. 당연히 힐러리는 방중 기간에 이 내용을 언급했을 것이며, 이는 중국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북한과 중국은 1961년 상호동맹조약을 통해, 한쪽에 전쟁이 나면 무조건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돼 있다. 그리고 이 조약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20년씩 연장된다. 2001년에 이 조약은 바뀌지 않았고, 따라서 2021년까지는 자동으로 유지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이 이 조약을 원칙대로 수행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겠지만, 그렇게 대놓고 물어볼 수야 없을 터다. 그러나 힐러리가 북한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물어보는 정도에 그친다 하더라도, 중국으로선 어떻게든 입장 표명은 해야 할 것이고, 그 결과물이 환구시보의 사설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국의 태도 변화를 종용할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국제 사회로 나오라는 이례적인태도 변화를 요구한다면, 역으로 그건 미국으로부터도 어떤 약속을 받아냈다는 걸로도 해석된다. 그것이 무엇인지야 알 수 없지만,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카드가 한국과 관련된 것이라면 필자의 추측으로는 중국의 중재 역할 수용일 것이다. 최소한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이나 한반도에 전쟁이 나서 코 꿰듯 참전하는상황은 원치 않는다. 따라서 한중일 수뇌 회담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강도와 시기를 좀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 사건이 정말로 선거용으로 계획된 거라고 하면 현 정권에서도 중국의 제안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가카는 중국 일본과 담판 끝에 또다시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실 테니까 말이다.


 


꽤 돌아서 이야기하자면, 앞서 한국이 인내심을 갖고 만들어야 할 '새로운 조건'이란 건, 그러니까 중국의 중재를 통한 대북 제재의 완화 내지는 직접 조사까지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다면 간단하게 봐도 된다. 우리가 너네 체면 세워 주고 북한에 야단도 쳐 줬으며, 미국에도 넌지시 얘기해 놨으니 중국 중재안을 받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 구체적 수준은 아마 정상회담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필자의 주장에 추측이 난무하는 거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중국의 입장 자체를 엉뚱하게 해석하지는 않았다. 실제 기사를 보면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버리지 않았다. SBS뉴스가 근거로 삼았던 환구시보의 사설과 외교부 부부장 장즈쥔의 말을 제대로 뒤져보면 다른 결론이 제시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이나 뉴스 말미에, 중국 정부가 자체 조사 검증을 통해 북한 소행이라는 결론을 냈다는 대목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 비약이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다. 중국어 실력이 엉망이어서 말을 못 알아 먹었든지, 어떤 의도가 있어서 비틀었든지.


 


나머지 하나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필자는 장즈쥔이 회견 석상에서 실제 무슨 말을 했는지 전문을 듣지 못했다. 전날에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던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근거로 했을 뿐이다. 뉴스 말미에 내놓았던 결론은 혹시나 장즈쥔이 북한 소행 같다는 말을 정말로 했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한 나라의 외교부 대변인과 차관이 하루 사이에 다른 취지의 발언을 한다는 건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이상, SBS의 보도내용이 맞을 가능성이 0.01%라도 남아 있다면 함부로 오보 또는 왜곡이라고 주장해선 안될 말이다.


 


방법은 있다. 중국 언론사에다가 전화를 걸어서, SBS에서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렇게 발언했다고 보도했는데, 사실 확인을 위해 내용 전문이 필요하다고 하면 된다. 별로 어렵지 않다. 전화 한 통이면 된다.


 


대신 그렇게 했을 때, 만약 오보나 왜곡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외교적 파장이 생각지 못할 정도로 커질 수 있다. 이 민감한 시기에 한국 떡밥을 문 중국 언론사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을까? 만약 보도가 되면 중국 외교부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초래될 불명예가 단지 SBS 하나에게만 해당될까?


 


뭐가 옳은지 잘 모르겠다. SBS의 왜곡 여부는 그냥 독자 여러분이 판단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