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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수다쟁이 추천0 비추천0

 

 

2010.05.28 목요일

 

 

게으른 수다쟁이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온통 지방선거 후보들의 벽보와 현수막이 널린 사거리에서 내 눈을 찌르듯이 다가온 글귀가 있었다.

 

 


"전쟁을 막는 현명한 선택, 한명숙"

 

 

순간 나는 좌절했다.

 

 


북풍이 불고, 그게 휩쓰는 자리는 참혹하다.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외부의 시선은 대한민국이란 곳에 불안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함 바꿔보자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 마당에 나라까지 씨끄러우면 안돼'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할 것이고 종국에는 소위말하는 의사표현이 없던 사람들이 딴나라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이 이슈를 신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되었다. 정권심판이나 노대통령의 추모 1주기도 그렇다. 감성과 이성을 구분해내고, 각각의 역할분담이 필요한 시점에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저렇게 툭허니 내뱉고 만다.

 

 

 

 

 

이슈가 생산되었을 때, 누군가가 도발을 하면 (그것이 2위자리라 할지라도)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전쟁불사를 외치자 이쪽은 장단 맞춰 우린 평화라고 한다. 전쟁을 외침으로 나두지 않고 우리가 알아서 기정사실화 한다.
북퐁의 핵심은 저들의 결집이다. 결집된 저들에게 우리의 '평화'는 그래도 '퍼주잔 말이냐?'란 좋은 꽃놀이패를 줘 버렸다. 사람들 인식 속에서 '북한과 전쟁'이란 단어를 그냥 선거 막판까지 선택기준이 되도록 만들어 버린거다.

 

 

 

 

 

'전쟁'은 선언이었고, '평화'를 만들어온 지난 10년의 부정이 저들의 의도인데 그냥 말려든 것이다. 그것이 자랑스러워 저런 플랭카드가 내걸린다. '전쟁을 막는 현명한 선택"

 

 

여론 조사를 안해도 안다. 이건 그냥 직관적인거다. 전쟁날 것이라고 진정 믿는 사람이 없다는 거 말이다. 믿었다면 동네 슈퍼나 할인점에 라면은 벌써 동났을 거다.

 

 


정말...할말이 없다.

 

 

 

 

 

저 이야기가 한명숙총리의 메인 화두로 올라오면 안되는 거다. 3팀이 모였다. 거기에는 선수도이 있고 후속 브랜드가 있으며, 대체브랜드도 함께 자리를 하고 있다. 각각의 역할이 달라야 하고 다른 소비층을 위해서 다른 채널로 각각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한명숙후보라면 서울시 현안에 집중할꺼다. 설사, 이번 선거가 정권에 대한 심판이란 아젠다가 그쪽에서 중요하더라도 그건, 정당과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가지는 최종 혜택으로 스스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 우리가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와 서울시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면 한명숙후보가 말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집값만 키워놓고 한다만다 이야기만 하는 뉴타운에 대해서, 을지로 지하상가에 대한 특혜에 대해서, 용산사태와 한강르네상스 때문에 집에서 쫓겨날 운명이라는 이촌동 옆 아파트 촌에 대해서, 한해에 수백억에 육박한다는 청계천 관리 문제와 서울시가 마음대로 점유해버린 서울광장까지.

 

 


서울시장이 지 꼴리는 대로 좌쥐우쥐해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만 해보자.

 

 

이 모든 사태는 서울시가 주민들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았던 그리고 시민의 권리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자 했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시정운영의 결과들이 아닌가?

 

 

 

 

 

한명숙후보는 다시 시민들의 '권리'를 돌려주겠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장에게 다시 말하고 욕하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자기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에 대한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개. 합리적이고, 열린 해결책을 찾는 시민행정 등을 한명숙후보가 가지고 있어야 했다.

 

 

 

 

 

소통과 민주주의 회복, 그를 통해서 가질 수 있는 서울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한명숙은 가지고 있음을 확신시키는 것 가장 중요하다. 전쟁은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이 당 차원에서 들이 받아줘야 하는 거다.

 

 


그런데 그게 플랭카드의 한명숙 후보 얼굴 옆 한가득이라니...난 정말 아득하다. 정말 검찰조사의 후폭풍만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까?

 

 


선거 광고, 광고라면 매체채널과 타겟 설정, 메시지, 아이디어 모두 중요하다.

 

 

 

 

 

광고라고 하면 선입견이 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든, 광고주이든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모든 사람들이 보고 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아니란 거다.

 

 


기본적인 전제는 내가 하는 말에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 첫번째 상황이다. 두번째는 내가 하는 말이 백번 옳다고하더라도 결코 사람들은 자기와 연관없는 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라는 것이다.

국가의 일방적인 독주가 문제라면 사람들이 일방적인 것에 느끼는 불편함에서  광고매체나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지도 않았을까?

 

 

 

 

 

예를 들면 이렇게 말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발생시키다 보면 지하철에서 내려오는 곳을 역주행하는 것이나 버스가 정류장보다 저 멀리서 서고는 횡하니 가버리는 상황이나 이런 상황들을 엮어서 게릴라성으로 광고매체나 메시지를 구성한다면 쉽게 국정운영의 일방성이나 독단적인 운영에 대해서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선거라는 것이 그나마 정치권이 서민들의 생활에 내려오는 바로 그 시기라면 서민처럼 생각을 좀 하라는 거다. 아침마다 사거리에서 똑 같은 옷입고 춤추는 것만 하지 말고 말이다. 오히려 우리가 이야기하는 '일방적'인 또는 '의혹'을 캐내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하는 가가 더 중요해서 하는 말이다.

 

 

 

 

 

내가 후배들에게 하는 말인데 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컨셉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이제는 아이디어의 시대이다. 그것이 표현을 의미하는 크리에이티비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매체를 활용하여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노출 시키는 것을
포함한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렇다.

 

 


선거 광고나 홍보...나보다 더 전문가들이 있을 텐데 괜히 욱해서 한마디 했다. 열심히 없는 돈 쪼개서 일하고 계실 그분들께는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