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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 이어 이번에는 데뷔한 지 3년에서 5년 사이의, 말 그대로 '중간층'에 존재하는 걸그룹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른,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는 걸그룹들의 2015년 활동 정리와 올해 활동에 관한 소소한 예측을 시작해 보겠다.



Part II. Middle-Frame Girls



A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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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AOA는 그야말로 ‘무난한’ 걸그룹의 표본이다. 그러나 그 ‘무난한’ 걸그룹의 표본이 되기까지는 실로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형 걸그룹’이라는 거대한 컨셉하에 밴드와 퍼포먼스를 왔다 갔다, 아니 오락가락하던 AOA는 밴드 컨셉을 사실상 포기하며 댄스형 걸그룹으로 돌아섰고, 이후 연타석 홈런을 통해 ‘핫한 걸그룹’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2015년부터는 그룹 활동과 함께 개별 활동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가 아는 설현은 CF와 영화계를 종횡무진하고 있으며, 초아나 민아, 지민 역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예능에 지속적으로 출연하며 개별로서의 주가 역시 서서히 확보하는 중이다.



2016 예측


여전히 ‘무난한’ 걸그룹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데뷔한 지 햇수로 4년 차이지만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다는 부분 때문에, 올해 중반을 넘어가면 정규 앨범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역시 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현재의 활동 상황이다. 정규 앨범이 없는 상태에서, FNC는 AOA의 멤버 중 혜정, 유나, 찬미로 이루어진 유닛 그룹인 ‘AOA 크림’을 시장에 내놓는다.


재미있는 건 유닛의 성격이다. 성공한 걸그룹 유닛은 대부분 ‘집중과 변화’라는 공식하에 유닛 그룹을 데뷔시켰다. 태티서의 경우 태연을 주축으로 한 소녀시대의 보컬 라인업을 계승했으며, 오렌지 캬라멜의 경우 레이나와 리지의 트롯적 감각을 활용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AOA 크림의 경우에는 어떠한 특화 컨셉도 보이지 않는다. 보컬 라인업이라기에도, 댄스 라인업이라기에도, 그렇다고 다른 어떤 라인업이라기에도 애매한 컨셉임이 사실이다.


결국 어떻게 해석을 해도 AOA 내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멤버들을 유닛으로 띄워보겠다는 전략인듯한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이 전략은 실패한 듯 보인다. 글을 쓰는 15일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AOA 크림의 타이틀곡은 34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앨범 발매 4일 차임을 감안할 때 이는 기존의 AOA가 거뒀던 성적에 비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이라 해석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이번 AOA 크림의 부진이 앞으로의 AOA의 부진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소속사 측의 성급한 대처와 장기성이 없어 보이는 전략이다. 단기 소모용 전략이 아닌,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르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에이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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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2011년 데뷔 이후 서서히 인지도를 쌓던 에이핑크를 한 방에 하늘로 띄운 건 바로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였다. 드라마가 예상치 못한 히트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정은지가 소속된 그룹인 에이핑크 역시 순식간에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다.


물론 특정 멤버가 뜬다고 해서 그 멤버가 속한 그룹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이핑크는 응답하라 1997 이후 1년여 동안 진행된 영리한 멤버별 개별 활동 전략과 함께 에이핑크 특유의 ‘첫사랑형 청순 컨셉’이라는, 당시에 쉽게 볼 수 없었던 독자적 컨셉으로 걸그룹 세계 내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된다. 2015년에는 정규 2집을 발매하며 자신들만의 컨셉을 통해 다시 한 번 1위의 자리에 오르기도 한다.



2016 예측


에이핑크가 지닌 강점은 ‘향수’다. 에이핑크의 컨셉을 보면 두 가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첫사랑에 대한 향수와 함께 느껴지는 건 소위 S.E.S나 핑클과 같은 1세대 걸그룹에 대한 향수다. 실제 에이핑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당시의 주류 컨셉이었던 청순한 컨셉에 대한 오마주라 할 수 있을 정도로 1세대 걸그룹에 대한 향수가 짙게 베어있는 곡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2016년에도 여전히 에이핑크만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에이핑크가 데뷔했던 2011년과는 달리 걸그룹 세계의 흐름이 다시 ‘청순한 컨셉’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핑크의 컴백은, ‘청순 컨셉’이 대세인 걸그룹 시장에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변수는 국외 활동이다. 2014년 일본 데뷔 이후, 에이핑크는 국내 활동과 일본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최근엔 활동 영역을 중국과 북미까지 넓힌 상황이다. 이 상태로 볼 때, 에이핑크의 국내 컴백은 시기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만일 본격적으로 북미와 중국에서 활동을 개시할 경우, 이에 따른 리스크 역시 충분히 고려해야 할 요소다. 만일 국외 활동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한다면, 국내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북미에 진출했던 한국 가수 대부분이 꾸준한 성적을 얻지 못했음을 돌이켜볼 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EX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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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에이핑크보다 더 극렬한, 진정 ‘연예계는 한 방이다’를 몸소 보여주는 그룹. 멤버 탈퇴와 성적 부진으로 시들어가던 2년 차 걸그룹을 기적적으로 되살려놓은 건, 한 유투버의 직캠 영상이었다. 각종 이슈로 인해 모 걸그룹과의 갈등이 있다는 얘기가 있으나, 공식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다.


2015년은 그야말로 EXID가 자신들의 자리를 굳혀가는 한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캠의 직접적 수혜자인 하니와 함께, 기획사는 각종 예능에 솔지를 출연시키며 EXID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작년 말 발매된 ‘Hot Pink’의 지상파 1위 소식은 이러한 입지가 어느 정도 굳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016 예측


올해 역시 무난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종 예능에서 보여준 멤버들의 끼를 볼 때 하니나 솔지가 아닌 다른 멤버의 개별 활동에 서서히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다음 타자는 혜린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건 말 그대로 개인적 예측일 뿐이니.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가속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현재 EXID의 기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의 면면을 둘러보면, EXID를 제외하고는 기획사를 이끌어나갈 마땅한 인재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본격적으로 EXID가 ‘뜨기’ 시작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기에, EXID의 외형적 팽창은 개인적 스캔들이 없는 한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Miss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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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여전히 한국인에게는 ‘수지 그룹’인 Miss A. 여전히 한국에서 수지는 바쁘고, 다른 멤버는 조용하다. 지아와 페이 같은 외국계 멤버는 작년부터 중국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원더걸스가 갈팡질팡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줄곧 JYP형 걸그룹의 표준과도 같은 위상을 지키고 있다. 2015년에도 앨범을 발매했으며, 성적 역시 나쁘지 않은 선에서 활동을 마무리한 채 멤버별 개별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 예측


문제는 수지다. ‘건축학개론’ 이후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던 수지는, 2015년 개봉한 도리화가가 처참하게 실패하며 배우로서의 경력에 타격을 입게 된다. 이와 동시에 각종 언론에서는 수지에 대한 비평을 신년부터 쏟아내고 있는 상황.


다행인 것은 Miss A 자체가 ‘수지 그룹’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수지가 그룹에 존재하는 한 수지에 대한 의존도는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수지의 위치가 흔들리더라도, JYP 기획사 내 팬덤과 Miss A라는 그룹 자체에 대한 인지도라는 완충재가 Miss A의 불안 요소를 막아줄 수 있다.


문제는 계약이다. 수지를 포함한 Miss A 멤버의 계약기간은 2017년 3월을 기준으로 만료되는 상황. 대중의 관심이 수지로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지가 JYP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Miss A 역시 원더걸스와 같은 길을 걷거나 아예 해체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즉, 수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Miss A 전체로 볼 때 결국엔 독이 되는 셈. 이 딜레마를 JYP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역시 올해 Miss A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걸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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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어찌 보면 가장 다이나믹하면서도 정석적인 성장 스토리를 쌓아온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5명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걸스데이는, 이후 5명 중 3명의 멤버가 탈퇴하고 2명의 멤버가 충원되는 과정을 겪으며 어렵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팀원 구성은 다이나믹했지만 활동은 가장 정석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초창기 민아를 예능에 ‘굴려가며’ 겨우겨우 버티던 걸스데이는, 이후 ‘기대해’를 통해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시작하자 다른 멤버인 유라, 소진, 혜리에 대한 개인 활동을 차례대로 시작하게 된다. 이를 통해 걸스데이는 개별 멤버의 경쟁력과 함께 그룹 자체의 인지도 역시 올려놓으며 가요계에서 본인들의 자리를 제대로 꿰차게 된다.



2016 예측


개별 멤버의 인지도는 이제 웬만큼 쌓였다. 오히려 초창기 걸스데이를 끌고 왔던 민아의 존재감이 약해질 만큼 개별 멤버의 활동 내역은 다방면에서 탄탄하다. 햇수로 7년 차 걸그룹임에도 계약 문제 역시 일찌감치 마무리를 지은지라 내년까지는 큰 문제 없이 갈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작년 상황을 살펴보자. 무슨 자존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015년에 발매된 걸스데이 정규 2집은 동시기에 발매한 소녀시대의 정규 5집과 정면으로 충돌해야만 했다. 결과는, 참혹하게도 지상파 음악방송 전패. 앨범을 발매한 시점이 혜리가 진짜 사나이로 치고 올라간 이후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획사가 현재 위치보다 너무 큰 꿈을 꾸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직 탑급 걸그룹과의 정면승부로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개별 활동에서 얻은 경쟁력을 그룹으로 온전히 가져가기 위해서는, 치밀한 타이밍 설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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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내멋대로 걸그룹 예측 : Rising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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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