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근육병아리는
요리에 관한 어떤 정식 교육도 받은 적 없으며
오직 유튜브와 만화책으로만 수련 중인 야매 수산인으로,
기사에 담긴 그 어떤 레시피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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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해물시대
깜깜한 새벽, 똑같은 불빛, 경매사들과 중도매인들의 고함소리로 가득 찬 노량진 새벽 경매시장. 항상 같은 그림으로 채워지는 이곳이지만, 계절의 변화를 와락 느낄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냄새.
입추가 지나고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여름내 시장 여기저기에 묻어있던 시큼털털한 비린내가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상쾌하고 싱싱한 바다 냄새가 채운다.
차가워진 바닷물에 살밥이 두툼해진 생선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고, 알이 꽉 찬 조개류들이 경매장 시멘트 바닥에서 경쾌한 탭댄스를 추며, 녹지 않는 얼음이 새벽 내내 버석버석 소리를 내고 있는 지금, 바야흐로 노량진의 성수기가 시작된 것이다.
물이 바뀌었으니, 각 잡고 시장 조사를 해보자. 이번 시즌 어떤 녀석을 어떻게 조져야 딴지 식구들과 독자들에게 그럴싸한 접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가을의 신호탄, 홍가리비.
가을 주축, 흰다리 새우.
최근 노량진 F/W 시즌의 떠오르는 다크호스, 삼배체굴. 크고 아름다운 비싼 굴이다.
'삼배체(triploid)'란 3배수의 염색체로 이루어진 인공 생물체. 한마디로 삼튀기다. 보통의 생물 염색체는 '2n' 한 쌍을 가지고 있지만 3배로 튀긴 삼배체 굴은 '1.5n'의 신비로운 염색체를 가진다.
이렇게 염색체에 변형이 일어난 굴은 생식능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종족 번식의 사명을 잃고 헛헛한 마음을 잊기 위해, 몸 안에 모든 에너지를 몸집을 크고 맛있게 불리는 데에 몰빵시킨다.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맛있어지기 위해 고자가 된 굴이라니. 국립수산과학원은 생각보다 무서운 일을 하는 정부기관인듯. 시장에서 삼배체굴을 지나칠 때마다 그의 거룩한 삶에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고 왜인지 오금이 저린다.
삼각지의 맹주, 대구. 입이 커서 대구(大口)다.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대구는 바닷물이 차가워지면 눈에 띄게 때깔이 좋아진다. 산란을 앞두고 가열찬 먹이활동을 한 결과. 단맛이 든 겨울무와 같이 끓이는 대구탕 국물 맛이 기깔나지는 이유다.
또 하나 전성기를 맞이한 물고기. 쏨뱅이목 꼼치과의 이 녀석들은 곰치, 꼼치, 물메기, 물곰, 미거지 등등 상인들마다 부르는 이름이 제각기다. 보다시피 드럽게 못생겨서, 어부들이 잡자마자 "어머 시벌 이게 머여"하고 물에 텀벙텀벙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굴욕적인 이름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텀벙이를 생긴 게 조깠다고 그렇게 무시 봐서는 안 된다. 이 녀석으로 탕을 끓이면 단연 궁극의 해장국이 된다.
못 믿으시겠다면 동해 쪽에 놀러 가서 나라 잃은 정승처럼 술을 퍼마시고 다음날 곰치국 한 그릇 사드셔 보시라. 보드라운 살점에 시원한 국물로 속을 달래면, 왜인지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 같고, 주식계좌도 언젠간 다시 웃을 일이 있겠지 싶고, 4년 반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라는 대책 없는 희망이 샘솟게 된다. 이건 내 뇌피셜만이 아니라, 그 옛날 흑산도 손암 선생께서도 한마디 거들어주신 바 있다.
찬바람이 불어 한층 용맹해진 대 삼치. 얘도 이제 살맛이 어마무시해질 시간이 되었다.
알이 꽉 찬 단풍국 성게알.
속이 꽉 찬 불곰국 킹크랩.
끝물인 여름 대표 횟감 민어와, 때 이르게 나온 겨울 대표 횟감 방어의 묘한 디졸브.
빈집털이
대강 시장을 둘러 봐서 감은 잡았고, 몇몇 것들을 미리 시식해 보기로 하자. 중도매인 마도로스김에게 전화를 건다.
근병 : 오늘 활어 뭐가 좋슴?
마도로스김 : 오늘 참돔 춧현.
근병 : 오키 바로 감.
엉클마린 지하 작업장 수조. 과연 좋아 보이는 참돔들.
근데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근병 : 아니 다들 어디 감? 장사 안 하쇼?
마도로스김 : 우리 지금 바쁜디.. 거 대충 한 마리 골라 가셔.
안이.. 여기가 무슨 주말농장이여 머여.. 나보고 직접 생선을 잡아가라 그래..
하고 투덜대고 있는데... 눈이 딱 마주친 한 녀석. 비늘 때깔 하며 빵빵한 체고하며 보기 드문 초 에이급.
목마른 자가 뜰채를 드는 법.
이 사람들이 진짜, 좀 있으면 나보고 경매까지 보라고 할 듯.
쎄한 기운을 직감하고 죽어라 사각지대로 도망 다니는 녀석과 사투를 벌이느라 바닷물을 몇 바가지 뒤집어쓴 후에 겨우 저울에 안착.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 영롱한 빛깔의 짧고 통통한, 완벽한 도미.
근병 : 도미 2.3kg 하나 달아 놓습니다.
마도로스김 : ㅇㅋㅇㅋ 감사 감사.
즉살은 그래도 남의 손을 빌려 했었는데.. 직접 하니 뭔가 좀 그르타.
극락왕생하렴..
제철을 맞아 복강에 가득 들어찬 기름.
막 생기기 시작한 알집.
여기로 원기옥을 모으듯 양분을 몰빵하기 위해 참돔은 열심히 뱃살을 불렸을 것이다.
내장과 불순물을 말끔히 제거해 숙성 직전 상태까지 작업을 마치고 나니...
작업장 구석 아이스박스에서 심상치 않아 보이는 고등어 발견.
다시 전화를 건다.
근병 : 여기 굴러다니는 고등어 이거 사바 돼요?
마도로스김 : 시메(초절임) 할 거죠?
근병 : ㅇㅇ
마도로스김 : 쌉가능.
근병 : 두 마리만 씁시다.
마도로스김 : 오키요.
근병 : 얼마...?
마도로스김 : (바쁨) 아 그냥 가져가셈요. 써비스 써비스. (뚝)
아니 이 인간들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겨...
노량진에서 고등어를 가리키며,
"사바 돼요?"
"사바감이에요?"
라는 질문은,
이 고등어가 횟감으로 취급이 가능할 만큼 선도가 좋나?
라는 의미로 통한다.
사실 이 발화는 말이 안 되는 게 '사바'는 고등어의 일본 발음 'さば [鯖]'이라서, 직역하자면 고등어를 가리키며 "이거 고등어 돼요?"라는 굉장히 심오한 존재론적 질문이 되기 때문이다.
이 요상한 질문의 시작은 아마도, 일식 업장의 대표적인 고등어 요리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메)사바를 할 만큼 고등어 선도가 좋냐는 질문이 축약된 듯.
시메 사바의 관건은 초절임 전에 수분과 불순물을 온전히 제거하는 데에 있다. 워낙 살이 무르고 기름기가 많은 등 푸른 생선이므로, 이 단계를 잘못 수행하면 식감과 향이 엉망이 되어 횟감으로는 먹기 힘들어진다.
횟감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 중 가장 빠르고 확실한 건, 소금 속에 담가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염장을 하면 겁나 짜질 것 같지만,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삼투 빠워를 통해,
효과적으로 수분이 빠진 탱탱한 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 시대의 상인들
고등어가 삼투압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시장 건물 5층에 있는 엉클마린 사무실로 놀러 가본다. 이 양반들은 경매도 다 끝난 시각에 대체 뭘 하고 있길래, 수족관을 파헤치고 작업장을 소금으로 개판을 쳐놔도 관심이 1도 없는가 문득 궁금해져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무언가 분주한 사무실.
유튜브, 인스타 등 회사 SNS에 올릴 쇼츠 영상 촬영 중.
이미 촬영을 마친 방어 한 접시.
꽤나 본격적.
여기도 제철 참돔 캐스팅.
일식 셰프 출신, 노량진 1타 강사 엉클보스의 <야너두 초밥 쥘수있어> 촬영 현장.
참 쉽죠잉?
본격 먹방 촬영.
아하 마도로스김이 인스타 라이브 켜놓느라 전화만 걸면 그렇게 짜증을 일찍 끊으려고 했구나..
2~3년 전부터 경매 시장의 정보와 풍경이 유튜버들에 의해 콘텐츠화 되고, 오랜 코로나 암흑기를 버티며 노량진 수산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상인들과 업자들만의 공간이었던 시장이 오픈 플랫폼으로 변모 중이다. 과거 경매장은 모든 사진 촬영을 금지할 만큼 폐쇄적이었지만 지금은 들이대는 카메라에 자기의 물건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상인분들이 대부분이다. 그 순기능을 누구보다도 체감하는 것이 그들일 터.
더 나아가 지금은, 경매와 분산에만 치중했던 중도매인들이 직접 뉴미디어 생산자로 나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게 지금 노량진의 추세다.
뭐 그건 그렇고, 일단 내 고등어의 추세도 중요.
삼투압이 열 일 해준 덕분에, 수분이 잘 빠져나왔다.
흐르는 물에 소금 결계를 잘 풀어준다.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문대는 순간 자반고등어 됨.
수분과 불순물을 모조로 뱉어내고 쫄깃쫄깃 쫀득쫀득해진 고등어 필렛.
오픈 준비
집에 오자마자 지체 없이 고등어 초절임에 들어간다. 염장과 초절임 장소를 분리한 이유는, 집에서 소금을 쳐 뿌려대면 나중에 치우기 귀찮기 때문이다.
강서구청 하루키 스승님의 가르침에 따라 미림 : 식초 = 3 : 5 비율로 촛물을 만들고,
고등어를 사바사바하게 투입.
하이볼 해먹다 남아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던 레몬을 촵해서,
수면에 도포. 고등어의 녹진한 기름과 레몬의 향이 뭔가 그럴싸한 조합을 이뤄낼 것을 기대하며.. 아니면 말고.
이대로 김치냉장고에 45분 정도 재워준다. 45분인 이유는, 40분은 뭔가 짧은 거 같고 50분은 뭔가 긴 거 같아서다. 스승님께 배운 촛물 배합 외에는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하고 있다는 말이다.
다음 타자는 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흰다리 새우.
배달 짬뽕 그릇과 짬짜면 그릇 재활용의 좋은 예. 아껴야 잘 산다.
새우는 뒤에 요런 물주머니 같은 게 있는데,
쪄 먹을 땐 상관없지만, 기름과 연관해서 조리할 때는 반드시 제거해 주는 게 신상에 이롭다. 왜 그런지 궁금하시다면 끓는 기름에 물방울을 좀 뿌려보면 금세 알 수 있지만, 그 조차도 너무 위험한 실험이니 제발 이번만큼은 근육병아리의 충언을 그냥 믿도록 하자.
네이키드 쉬림프.
등 따기 돌입.
맞다. 새우는 쪼그만 주제에 손이 더럽게 많이 간다. 맛있는 것들은 본디 이토록 재수가 없다.
등을 따면 새우의 내장이 나온다.
워낙 신선한 상태라, 소화된 먹이에 따라 다른 내장 색을 쓸데없이 관찰할 수 있다.
좀 그럴싸한 결과물을 위해, 등을 깊게 갈라 넓은 면을 만들어 보자.
흐르는 물에 내장과 불순물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입소 1일차 훈련병같이 엉성하게 좌우로 정렬.
키친타월로 수분을 제거해 주면, 비로소 뽀송뽀송한 살이 살아난다.
오뚜기 후추로 해도 무방하지만, 집에 있으니까 이왕이면 좀 있어 보이는 후추로,
훗춧훗춧
용기에 차곡차곡 입주 시켜,
풀떼기를 입주민 사이사이 여기저기에 쑤셔 넣고,
올리브오일로 잠식.
로즈마리와 올리브의 향이 탱탱한 새우 살에 스며들도록 얘도 김치냉장고에 푹 재우자.
그 사이에 초절임을 끝낸 고등어.
갱장히 맘에 드는 단단함과 향이다.
역시 스승님이 옳았어. 하루키 짱.
촛물을 잘 닦아서 숙성지에 저장.
가을 녹진 특집, 시식회 준비 완료.
F/W 시식회
그날 저녁.
오늘의 촬영 요원초대 손님은,
평소 업무 상 거래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국회 비서관님과 그녀의 부산 동창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오늘의 코오쓰.
12시간 숙성 참돔 되시겠다.
잡을 때부터 이미 예감하고 있었지만 내부가 아주 아름답다.
칼끝에 묻어나는 우아하고 풍성한 자태.
장갑이 흥건해질 정도로, 기름이 잔뜩 차올랐다.
식감과 기름 맛을 잘 느끼도록 얇게 썬 참돔 등살.
오늘의 마리아주는, 마지막 남은 독도 소주.
다음은 뱃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알을 품기 위해, 뱃살에 양분을 잔뜩 저장했을 어느 참돔을 기리며..
중 뱃살. 녹진~
대 뱃살. 노오옥지이인~
부산의 자식들
따뜻한 계절에도 고등어는 꾸준히 시장에 등판하지만, 아무래도 산란을 마친 따뜻한 물의 고등어는 살이 푸석한 데다 워낙 이거저거 전투적으로 먹이활동을 하는 놈이라 몸 안에 회충도 많은 편. 고등어 역시, 바닷물이 서늘해지는 가을에 전성기를 맞이한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열어본 냉장고에 있을 만큼, 흔하디흔한 게 고등어지만, 횟감이 되는 신선한 고등어는 시장에서 꽤나 귀한 대접을 받는다. 고등어처럼 빛에 예민한 놈들은 보름달이 뜨는 월명기에 군집을 풀고 깊은 바다로 숨어버려 조업을 할 수 있는 날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업장에서 '시메사바'가 인기 메뉴로 급부상하면서 셰프님들이 좋은 '사바'감이 시장에 뜨기만 하면 죄다 긁어가는 통에, 횟감 고등어를 사려면 더 이른 새벽에 시장에 가야 한다.
손질 - 오로시 - 염장 - 초절임 등 이미 많은 과정을 거쳤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썰기 전에 제거해야 할 잔뼈가 뒤지게 많다. 그렇게 호락호락 맛을 보여주는 놈이 아니다.
하여간 손 마이 가는 녀석.
고등어는 서해 남해 동해 전 해역에서 고르게 잡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철 부산 고등어가 제일 좋은 값을 받는다. 그만큼 맛이 좋다는 의미.
부산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부산 고등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다가 서울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쓸데없이 마음이 따뜻해진다.
시메사바에는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삼합이 있다.
하나는 파.
또 하나는 생강.
고등어+파+생강
이 조합은, 마치 얘네들은 원래 이러려고 진화해온 애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강한 시너지를 자랑한다.
여기에 피트 위스키까지 출동하면,
걍 그날은 끝장났다고 보면 된다.
회를 절반 정도 음미하다가, 볼 한쪽으로 몰아넣어 위스키를 몇 모금을 축이고 마저 저작을 하면... 입안에서 여의도 불꽃놀이썸씽라잌댓 하는 막 어마 무시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
갤러리들이 위스키를 두 모금쯤 남겨놓았을 때, 나머지 한쪽을 지진다. 쫀드기도 불로 지지면 맛있는 법. 하물며 이 녀석은 어떻겠는가.
불 맛 추가 시메사바 + 스모키 위스키 = 미친놈
궁극의 쉬림프
아직 한 발 남았다.
이태리 입주민들.
일단 마늘을 얇게 썰어보자. 편마늘을 사도 되고, 집에 멀쩡한 마늘 슬라이서도 있지만, 내세울 건 가오밖에 없는 야매 수산인에겐 이런 잔기술이라도 어필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한껏 달아오른 마늘 기름에 버터와 새우를 투하하고 가스레인지가 개판이 나건 말건 이선균처럼 흔들어대다가, 이때다 싶으면 주변에 보이는 술 중에 가장 쎄보이는 걸 때려 넣어 보자.
사람들이 많이 좋아한다.
도수 높은 술이 고온의 팬에 닿아 기화되어 불이 붙는 과정, 플람베(Flambé)다. 본디 음식에 술의 좋은 향을 입히고 순간적인 고온으로 재료의 잡내를 날리는 유서 깊은 불란서의 조리방식이지만, 근본 없는 근병 오마카세에서는 오직 보여주기용 얄팍한 퍼포먼스로 사용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붓는 술의 종류나 빠르게 기화시키는 스냅이 아니라, 불기둥이 치솟는 팬을 잡는 표정이다. 졸라 뜨겁고 무섭지만 이거 뭐 요플레 뚜껑 따는 것만큼이나 조또 별거 아니라는 심드렁한 표정을 유지해야 한다. 포포몬스란 그런 것.
또 하나 중요한 건, 이 기술은 반드시 1일 1회만 시전해야 한다는 건데, 남발하게 되면 직전에 환호성을 지르던 사람들이 임팩트가 반감되어 후드에 불이 붙나 안 붙나 걱정만 하기 때문. 이점 꼭 유념하도록 하자.
아무튼, 그렇게 새우의 생귤탱귤함을 유지하도록 미디엄으로 잘 익힌 새우를,
사이좋게 나눠 담고 치즈를 갈아,
마지막 잔기술을 발휘하면,
굳이이렇게까지해서먹을필요가있을까싶은환장의불쑈 궁극의 쉬림프 완성.
진또배기 파슷하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새우는 대가리가 진또배기라고.
새우 머리를 달달달 들볶아서 맛있는 걸 모조리 뽑아내고,
투 트랙으로 면을 삶아보자.
제 역할을 다하고 바삭바삭해진 대가리는 안주로 제공.
끝까지 뽑아낸 새우 기름에 면수와 면을 넣고 팬을 있는 힘껏 돌려주면,
온 사방 천지가 기름으로 떡칠이 되면서 새우 골수 파스타가 완성된다.
놓칠 수 없는 필살 육수.
라스트 킥.
마무리는 역시, 탄수화물.
비서관 K : 기자님,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예요?
근병 : 제가 좀 쓸데없이 집요한 구석이 있습니다.
비서관 K : 국회 취재 올 땐 어슬렁 어슬렁 다니잖아요.
근병 : 그건 특종을 위해 눈에 띄지 않으려고... 일종의 잠입술 인거죠.
비서관 K : 정말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하세요?
근병 : 새우 더 먹을래요?
다음 화
출중한 횟감 확보와 작업장 사용을 허락해주신
노량진 수산시장 90번 중도매인 엉클마린(링크)
일동 여러분.
그리고
좌충우돌 시식회 중에도 사진을 짱짱하게 찍어주신
곧빠워블로거 NJK 님께,
압도적 감사를 드립니다.
검색어 제한 안내
입력하신 검색어는 검색이 금지된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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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기통신사업법 제 22조의 5제1항에따라 불법촬영물 등을 기재(유통)시 삭제, 접속차단 등 유통 방지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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