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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하던 그해의 어수선하고 비통한 상황에서 비롯된 말이다.

 

어째, 요즘 시국이 딱 그렇다. 어수선하고 하수상하다.

 

60갑자를 체계적으로 배운 세대가 아니라 올해가 어떤 해인지 아리까리한데, 2022년은 음인년인가 윤석년인가 그랬던 것 같다. 뭐, 그런 껍데기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올해 한반도에 망국의 구름이 짙게 드러워졌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을 본따 2022년을 명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음인년스럽다 혹은 윤석년스럽다, 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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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2.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통께서 우리의 영원한 우방 미국을 방문했다가 욕설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혹자는 '새끼'는 없었다느니,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 이라느니 한다. 아주 사탄 들린 소리다.

 

지난 글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출근하면 일단 대구리를 박아야 한다. 얘네들은 우국충정의 마음이 없다. 저런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하니까 윤통 지지율이 자꾸 꼴아박는 것이다. 보좌를 할 거면 제대로 좀 해라. 이 마귀들아!

 

쉴드를 치는 것에도 레벨이 있다. 해명으로 설득하는 것이 제일 좋다. 설득이 안 되면 납득이라도 시켜야 한다. 근데 설득도 납득도 안 되니 비웃음을 사는 것이다.

 

이런 비웃음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윤통의 “새끼"를 두고 BBC는 idiots, 가디언은 Fuckers라고 번역해 보도했고, 이후 논란도 후속 보도하고 있다. 140개국 60만 명이나 되는 기자들이 속한 국제기자연맹은 mbc를 고발을 두고 “언론 협박", “언론자유 침해"라고 못 박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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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링크

 

김 비서실장은 "저희도 언젠가는 엑시트 해야 하지 않겠나. 지금 MBC 쪽은 입장 발표가 전혀 없고, 그래서 뭐 시간이 좀 걸려야겠죠. 지금 저희도 빨리 종식시키고 싶지만,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가르쳐 달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서실장이라는 양반은 혼이 비정상이 된 듯하다. 하다 하다 이제는 아이디어를 달라고? 돌빨았나.. 대통령이 위기에 처하면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싱잉랩을 만들건, 광화문 사거리에 대통령실 직원들을 총집합시켜 앞구르기를 하건 뭐든 해야 할 것 아닌가. 너거들 10월 월급은 국고로 반납해라!

 

꼴이 이러니 발 닦고 잠이나 자자 싶다가도, 안쓰러운 얼굴이 자꾸 눈에 밟힌다. 비서실은 다 짜르더라도 윤통은 어떻게든 이 난국을 타개해야 할 것 아닌가. 해서 다시 또 키보드 앞에 앉았다. 그래, 내가 준다, 아이디어!

 

3.

 

무릎을 맞대고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이건 파검흰검 드레스가 아니다. 우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사람들 고막을 해킹하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우선 인정을 하자. 있는 말을 없다고 하니까 자꾸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서 발표해도 좋고, 윤통이나 건희께서 기자회견을 하면 더 좋다.

 

“새끼도 했고, 바이든도 했습니다.”

 

일단 이렇게 깔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간다.

 

“새끼를 영어로 번역했을 때 뻐커 막 이러니까 당황스러운데, 사실 별 거 아닌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친근감의 의미로 새끼를 사용합니다.”

 

“새끼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뜻합니다.”

 

이렇게 2연타를 먹이면 좌파들은 어버버 할 것이다. 깔끔하게 상황을 인정했고, 그 의미도 전복시켜버렸기 때문에!

 

게다가 우리에게는 빼박켄트 근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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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대통령 만들어준 여당 대표도 이 새끼 저 새끼 불렀다고 하면, 어떤 외신이 태클을 걸 수 있겠는가? 당 대표도 이 새낀데, 미 의회라고 저 새끼가 안 될 것이 무엇인가?

 

그러니까, 앞으로 대통령 비서실은 해명의 포커스를 이렇게 맞춰야 한다.

 

‘아메리카 퍽커들아 너거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원래 한국에서는 친한 친구끼리 소새끼 말새끼 한다!’

 

일단 이렇게 질러놓으면 70% 이상 끝났다. 이제 마무리만 해주면 되는데, 그건 더 간단하다. 공개적으로 새끼를 사용한다. 앞으로 대통령실에서는 미국 대통령 호칭을 새끼로 통일한다.

 

“바이든 새끼, 오바마 새끼, 트럼프 새끼"

 

마 그렇게 밀고 나가면 된다.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계속 밀고 나가면 납득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 뭐냐, 카드 뉴스 같은 것도 하나 만들자. 영상도 필요하다. 국무회의 생중계 하자. 윤통께서 한덕수 새끼, 추경호 새끼, 한동훈 새끼 불러주면 더 좋겠다. 특히 한동훈은 오래 같이 일했고 아끼니까 Sheep새끼처럼 귀여운 애칭도 하나 붙여주면 더더욱 좋다.

 

언론에서도 발을 맞춰줘야 한다. 조선일보 1면에 ‘바이든 새끼, 잘해보자!’ 때리고, 9시 뉴스에서도 “곧 있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새끼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기대된다"라고 해버리자. 

 

새끼의 민족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BTS나 블랙핑크 불러다 노래도 하나 만들자. 제목은 이 새끼 저 Shake it. 우리가 먼저 흔들어 재끼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면 전 세계도 따라올 것이다.

 

4.

 

이만하면 해명은 됐고.

 

문제는 mbc다. 최근 mbc의 행태는 악랄하기 그지없다. 최초 보도를 한 것도 mbc이고, 문제를 키운 것도 mbc이다. 심지어 지난주 백분토론 주제로 이 이슈를 가져왔다. 끝까지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겠다는 이가탄 저널리즘으로 끝장을 보자는 게다.

 

공동취재단이 있었다느니, 다른 언론도 거의 직후에 보도를 했다느니 하는 지엽적인 사실들일랑 접어두자. 어쨌거나 저쨌거나 mbc가 맨 앞에 서 있으니 꼴 보기 싫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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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조회 수 봐라. 600만이면 거진 500~600만 원은 벌었다. 최초 보도 이후 mbc는 매일 새끼 관련 영상을 하나 이상 올리면서 조회 수를 엄청나게 빨아먹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수천만 원은 거뜬히 뽑았을 테다.

 

사태가 이처럼 심각한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약하게 항의 방문이나 하고 있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입구에 옹졸하게 서서 히마리 없이 “븍승재 샤장 느와라아-” 따위의 말이나 외치니까 욕을 먹는 거다.

 

mbc 민영화나 사장 교체? 근본적 해결이 아니다. 사장은 정권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고, 민영화는 통제가 어렵다.

 

고발하고 연예인 마약이나 스캔들 터트리는 거, 좋은 시도다. 근데 약빨이 약하다. 고발해봐야 판결 나오기까지 한참이다. mbc가 재판 내내 중계하고, 사람들은 조롱할 텐데 그걸 어떻게 버티느냔 말이다. 시간이 곧 리스크다.

 

이럴수록 마음 단단히 먹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 누구처럼? 장제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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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윤핵관이 다르긴 다르다. 경찰이 조금 나대니까 바로 미친개로 규정해버렸다. 우리에게도 이런 결기가 필요하다.

 

일단 mbc를 미친개로 규정한다. 그리고 몽둥이를 꺼내면 된다. MB 가카 때 신나게 활동했던 용역 깡패들 집결시키고, 공권력 투입도 고려하자. MB 가카께서 이미 경향신문 현문관을 때려 부셨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 리스크도 적다.

 

아니, 아니다. 그러면 또 좌파들이 들고일어나서 집회하고, 독립언론 만들고 난리를 칠 것 아닌가?

 

보다 근본적이고 대국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더 은밀하고 위대하게 움직여야 한다.

 

우리 기억 속의 가장 강렬했던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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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가카께서 시원하게 총독부를 날려버리셨던 그날처럼.

 

그냥 MBC 본진을 폭파해 버리자.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다.

 

덤비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자. 다른 언론이 또 덤비면 거기도 폭파시켜 버리자. 특히 조선일보 사옥은 기분 나쁘게 튀어나와 있어 광화문 광장의 미관을 해친다. 조금이라도 낌새가 보이면 가차 없이 폭파시키자.

 

하나둘 폭파시켜버리고 나면, 사옥을 날리고 싶은 언론사는 남아 있지 않을 테다.

 

눈 딱 감고 한 번. 폭파 한 번이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면 세상은 잠잠해질 것이고, 우리는 잃어버렸던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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