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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린 이렇게 열 살을 먹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러지 않냐?

안전하니까 가만있으라고."

"영화 보면 다 그러잖아?

지하철도 그러잖아?

안전하니까 조금만 있어달라고 했는데

진짜 조금 있었는데 죽었잖아.

나머지 나간 사람들은 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한국인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생각.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살아왔던 한국인들의 사고방식. 남들도 그러고 산다는 식으로 퉁치는 사고방식. 안전불감증을 권하는 사회.

 

오늘 다시 500여 명이 탄 배가 침몰한다면 어떨까? 시스템에 따라 구할 수도 있고 못 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구할 수 있을까? 불안하다.

 

2014년 4월 16일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통령은 7시간이 흐른 뒤에야 나타났다. 한다는 소리가 "아이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는 데 그들을 구하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같은 말이었다.

 

필자가 세월호 사고 소식을 알게 된 때는 대학생으로서 미국에서 잠시 공부하던 중이었다. 미국인 선생님이 물었다. "지금 한국에 학생 300명 넘게 탄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역만리 미국땅 외국인 선생님이 모바일 뉴스를 보고 할만한 질문을 배가 가라앉기 시작한 지 7시간이 지나 대통령이 하지 않았나 싶다.

 

사람들 중에 세월호 이야기를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세월호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해운산업의 풍토, 사고 당일 있었던 일들, 사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상대가 듣고 싶지 않다면 그 주제를 그들에게 꺼내지 않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주장이 여론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10년이 되었기에, 개개인의 생업에 바쁘기에 더 중요한 이야깃거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말하고, 글로, 영상으로 기록하는 이들이 있다. 아직 세월호 참사가 미궁에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진실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팽목항 찾은 시민들_출처 연합뉴스.jpg

'세월호 10주기' 팽목항 찾은 시민들

 

전남지사 팽목항_출처 연합뉴스.jpg

추모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출처-<연합뉴스>

 

사고 후 10년이 되었다. 정권은 바뀌고 다시 바뀌었다. 세월호 사고부터 하나하나 불을 밝힌 촛불혁명으로 탄핵당한 정권의 정당은 그때 그대로는 아니다. 인물들이 바뀌었다. 한 번 물갈이가 되었다. 모두가 바뀐 것은 아니다. 사람은 꽤 바뀌었으나 당시와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여전히 민영화를 말한다. 안전의 사유화를 연상하게 한다. 한국은 경제·문화·의료·방역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바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는 여전히 후진국스럽게 일어난다. 죽지 않았어도 될 많은 이가 오늘도 죽는다. 길거리에서 공사 현장에서 죽는다.

 

그 사이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늘어간다. 팬데믹 후 대기업들의 현금 유보금은 몇조 원이 늘었다.

 

또 하나 타선진국과 다른 게 있다. 자살률이다. 압도적 1위다. 그만큼 심각함이 느껴지지 않는 한국 공기다. 자살률도 각자도생의 풍토와 맞물린다. 한국인들은 개인의 삶은 개인이 하기 나름이란 생각을 한다. 집이 없고 못 사는 건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과연 개인의 책임만 있을까.

 

자살률에 관한 이야기는 1년 동안 신문상에 잘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는 산업재해 문제와 같은 연유라고 본다. 세월호 이야기와도 연관된다.

 

언론사 편집권을 쥐고 있는 자들에게 자살에 관한 문제가 중요할까. 메이저 언론사 편집권자들은 엘리트들이다. 집은 서울에 있고, 그 안에서도 노른자 땅 위에 사는 자들이 많다. 주요 원인이 경제적 문제인 자살은 그들에게 상대적으로 먼 곳의 이야기다.

 

산업재해 또한 마찬가지다. 취재기자조차 취재를 제대로 안 하고 기사를 쓰는 작금에 편집장들은 어떨까. 사람은 겪어보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경험자들의 심정을 모른다. 막연할 뿐이다. 와닿지 않는다. 산업재해는 먼 곳의 이야기다. 에어컨이 송송 나오는 그들의 책상에서 산업재해는 외계의 일이다.

 

우리가 보는 TV, 유튜브, 포털을 통해 유통되는 거의 모든 뉴스는 한국 사회 극히 일부 삶의 대부분 시간 잘 먹고 잘살고 잘 배운 이들에 의해 취사 선택된 것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나라가 있다. 동선이 결코 겹치지 않는 나라다. 그런 그들의 나라에서 선택한 뉴스를 5,200만의 뉴스라 여기고 오늘도 소비한다.

 

세월호뿐일까? 사회 곳곳에서는 간과된 죽음들이 만연한다. 세월호는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었다. 300명이나 되는 목숨을 거둔 일이라서 더 기억에 남을 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건설 현장에서 사고를 당할 터이다. 누군가는 자살할 터이다. 이런 글에 피로감을 느낄 터이다. 사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자살하지 않더라도 개개인의 삶은 피곤하다.

 

2. "나는 그저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을 뿐이다"

 

과거 어느 날 서해에서 여객선은 침몰했고 다음의 기록을 남겼다.

 

사망자 : 292명

생존자 : 70명

 

사고의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악천후를 무시한 출항, 탑승 인원 미준수(초과),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안전 점검, 분노를 일으키는 언론의 보도 행태와 오보, 선장에 관한 논란, 사건 현장에 1시간 뒤에 도착한 경비함정

 

어떤 사건이 떠오르는가? 이건 세월호 얘기가 아니다. 1993년 10월 10일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에서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에 관한 거다.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는 1993년 10월 10일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위도에서 군산 서해훼리 소속의 110t급 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침몰한 사고로 292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현재까지도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해양 사고 중 하나로 남아있다.

 

93년10월의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현장_출처 한국일보.jpg

1993년 10월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현장

출처-<한국일보>

 

거시적으로 보면 세상사는 패턴을 반복하는 면이 있다. 서해훼리호 사건. 이때 자료를 보면 20여 년 전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건과 너무나 닮아 있다.

 

"이번 사건을 보며 안타까운 것이, 그때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론 보도를 보면, 구조물품 안전점검을 회사가 반드시 하도록 되어 있는데 검사도 안 하면서 전부 다 검사한 걸로 되어 있었죠. 그러나 사고가 나자 막상 하나도 (구명정이) 안 터졌죠. 구명정에는 비상식량과 의약품이 다 들어 있습니다. 대체 20여 년 전하고 뭐가 달라졌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금 수사기관에서 어떻게 수사하는지 모르겠지만, 증거를 빨리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궁극적으로 가면 결국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이고, 형사적·법적 책임을 가리거나 책임을 추궁할 때 중요한 게 증거입니다 … 가슴이 아픕니다. 전부 인재입니다. 성수대교 사건도 인재고요. 근본적으로 이런 사건들을 보고 '우리 사회가 아직도 교훈을 못 얻고 있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문명국가라고 할 수 있나' '이런 야만이 왜 반복되는가' 자문하게 됩니다."

- 서해훼리호 침몰 당시 수사검사였던 김희수 변호사(2014년 4월19일)

 

한국의 대통령제는 임기가 5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5년 안에 ‘참사',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는 하다. 천재든 인재든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사람도 사회도 불완전한 존재잖나. 다만, 일어날 확률을 줄이고, 사고 직후 조처를 잘하고, 구조와 체계를 되돌아보고, 컨트롤 타워를 점검하고, 개선을 해야 할 거 아닌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나와야 할 거 아닌가. 2024년 4월 16일에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왜 참사로 이어짐을 못 막을 거 같은 기분이 더 드는 걸까. 과적 때문에, 컨트롤타워 부재 때문에, 언론 때문에.

 

3. 궁극의 질문: 우린 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까

 

우리는 왜 세월호를 기억하려고 할까. 다른 참사들도 많았다. 사망자 수로 보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더 심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1,700명 이상이다. 부상자는 5,902명이다. 구제 신청자가 7,862명이다. 건강피해자가 95만 명이고, 노출자가 894만 명이다. 물론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참사와 동시에 세월호 사건을 10년이 되어가는 데도 우리는 여전히 기억하려고 한다. 지난 주말에도 많은 시민이 전국 곳곳에서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한국에서 3번째로 큰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에서 ‘세월호’를 검색해 보면 국내도서로만 261건이 검색 결과로 나온다. 계속해서 이를 다룬 영화들이, 책들이 만들어지고, 행사들이 열린다.

 

너와나 바람의세월 합본.jpg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

<너와 나>(2022) <바람의 세월>(2024)

출처-<(주)필름영·아트하우스 모모>

 

이런 때에 안산 단원고 2학년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씨가 유가족의 시선으로 10년 동안 촬영하고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의 세월>을 봤다. 이 영화를 보다가 좀 전에 던진 질문에 관한 답일 것이 눈과 귀에 담긴 듯하다. "이게 나라냐" 우린 세월호 참사로 나라의 민낯을 봤기 때문에 뇌리에 깊이 박힌 게 아닐까. 세월호 참사가 많은 시민의 마음에 한번에 크나큰 정신적 상처를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기성세대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한국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다. 산업, 행정처리, 정치 부문 등 다방면에서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후진국도 아닌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문명국이라고 믿었던 조국에서, 동이 튼 시간에, 태평양 한가운데도 아니고 뭍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형 배가 침몰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게, 우리가 세월호를 잊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여긴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가 밑바닥을 보인 건 2014년 4월뿐만이 아니다. 지난 10년 줄곧 그래왔다.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피자를 시켜 먹던 일베 유저들, 세월호의 진상규명보다는 정치적 사익을 위해 특별법 협상에 임한 여야 정치인들, 진상 규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증거품임에도 차일피일 꼼수를 쓰며 미루다가 2017년 3월 23일 탄핵 직후에야 그리 쉽게 인양할 수 있었던 세월호 선체, 유가족의 약점인 배·보상 문제를 파고들어 일부 유가족을 회유하는 등을 통해 유가족 사이를 갈라치기 하던 정부까지.

 

세월호 선체_출처 김봉규 선임기자 한겨레.jpg

선체 조사를 위해 직립 상태로

전남 목포신항 부두에 거치된 세월호

출처-<김봉규(한겨레)>

 

영화 <바람의 세월>을 보다가 막연히 생각해 오던 게 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로 10년이 지나는 세월 속에서 뿌옇게 기억해 온 게 오해였구나,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령,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기쁘기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절반의 승리, 절반의 좌절이었다.

 

많은 사람이 세월호 유가족이 박근혜 탄핵을 기뻐했으리라 여긴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을 가결한 날에는 많은 유가족이 오랜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웃음을 띠었다. 그런데 2017년 3월 박근혜가 탄핵된 당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웃을 수만은 없었다. 헌법재판소 측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세월호 참사는 파면사유가 아님을 명기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이것이 파면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음을 명기했다. 그 이유로서 구체적 법률을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기 때문임을 표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실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하였지만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하였다.

 

[바람의 세월] 메인 예고편(24.04.03.대개봉) 0-54 screenshot.png

[바람의 세월] 메인 예고편(24.04.03.대개봉) 0-55 screenshot.png

출처-<영화 '바람의 세월' 예고편>

 

판결문 내용으로 인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낙심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때에도 끊임없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관계자 처벌과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이 계속되었지만 지금까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아울러 2023년 11월에는 대법원에서 ‘해경 지휘부’에는 죄가 없음을 최종적으로 선고하였다. 2024년 3월에 유가족들은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 여전히 세월호 가족들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길거리에 나서고, 포기하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조국혁신당 입당_출처 오마이뉴스.jpg

3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조국혁신당 당사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왼쪽부터), 최승국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세월호 참사 단원고 장준형 학생의 어머니 오현주, 조국 대표, 세월호 참사 단원고 이재욱 학생의 어머니 홍영미, 단원고 고 장준형 학생의 아버지 장훈, 세월호 참사 단원고 김건우 학생의 아버지 김광배(출처-<오마이뉴스>).

 

참고로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가설은 현재 3가지다. 암초 등에 부딪혀 가라앉았다는 ‘좌초설’, 잠수함 충돌을 비롯한 외력으로 침몰했다는 ‘외력설’, 복원력(배가 평형을 유지하려는 힘) 부족과 기관 고장으로 사고가 일어났다는 ‘내인설’이다.  영화 <바람의 세월>에서는 말미에 원인으로서 가능성이 있는 두 가지 설, 내인설과 외인설을 두고 논의 중임을 보여주며 끝난다. 여전히 어디선가 누군가는 원인을 찾고 있고, 그것이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일 테다.

 

4. 2024년 4월 16일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바람의 세월> 다큐를 보다 여러 기억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가 있다. 유가족들이 울분을 토하고 분통을 터뜨리며 의경들 앞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의경들은 상부의 명령이니 막고는 있으면서 눈물방울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면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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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그린포스트코리아>

 

명령을 받아 이행하나, 속으로는 또 눈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그 의경을 손가락질할 수 있나, 돌을 던질 수 있나.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과 생존한 학생들이 올해로 20대 후반이다. 많은 의경도 만으로는 여전히 20대 후반일 테다. 혹시나 그때 막던 의경 중 누군가는 10.29 참사에서 희생되었을지 모른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이거다. 사회의 구조와 체계, 컨트롤 타워와 그 리더십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해경 지휘부’에 대한 무죄 판정도 아쉬울 수 있지만, 판결문을 읽어보면 법리로서는 일리가 있는 판결이기도 하다. 애초에 잘못된 정보를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전달받았기에 구조에 난항을 겪었다는 거다.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핵심이다. 제2의 세월호 참사가, 10·29참사가, 오송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실무자 처벌은 일부분이다. 물론 의미가 있고 신경 써야 하지만, 십 년이 지나고 지쳐갈수록 문제의 핵심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필자도 슬픈 마음과 호기심에 10년 동안 지속해서 관계자도 만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탐문해봤지만, 여전히 걸리는 게 너무 많은, 해갈되지 않은 게 너무 많은 참사다. 단적인 예로 이준석 선장과 선원 14명이 일제히 왜 끝까지 승객들에게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았는지(본인들이 대피한 뒤에라도 하책으로서 무전기를 통해 배에 남아 있던 선원에게 전달할 수도 있었다), 서류로 남아있는 국정원과 세월호의 관계는 도대체 어떤 영문인지 등이다. 그럼에도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지치지 않으려면 시민들이 핵심을 우선 기억해야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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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4.16 기억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다시,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고 하는데 왜 기억해야 할까? 질문으로 답하고 싶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상규명이 되었나? 재발방지 대책을 확립했나? 2024년 4월 16일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다면, 내가 그 배에 탔다면, 나는 정부를 믿고 구조받을 수 있으리라 믿을 수 있을까.

 

당일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비롯하여, 구조에 애쓰다가 돌아가신 잠수사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가족과 살아남은 생존자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사족. 지난주 4월 9일 화요일 영화 <바람의 세월>을 볼 때, 필자는 십 년의 세월이 바람(wind)처럼 흘러갔다는 뜻에서 ‘바람의 세월’이라 제목을 지었나 싶었다. 이 바람은 그 바람이 아니라, ‘wish’의 뜻임을, 영화의 감독인 안산 단원고 2학년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가 참사의 완전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 지난 10년의 세월이란 뜻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참고문헌

 

발행물

사람에 대한 예의 | 권석천 (지은이) | 어크로스 | 2020년 6월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은이) | 창비 | 2021년 11월

촛불혁명 - 2016 겨울 그리고 2017 봄, 빛으로 쓴 역사 | 김예슬 (지은이), 김재현 (사진), 박노해 (감수) | 느린걸음 | 2017년 10월

세월호, 그날의 기록 | 진실의 힘세월호 기록팀 (지은이) | 진실의힘 | 2016년 3월

시사IN(시사인) 제865호 : 2024.04.16 - 세월호 10주기 특별호 | 시사IN 편집국 (지은이) | 참언론(잡지) | 2024년 4월

 

기사와 기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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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9.11 메모리얼 & 뮤지엄

 

영상

영화 <바람의 세월> (감독: 문종택, 김환태)

영화 <너와 나> (감독: 조현철)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영화 <유령선> (감독: 김지영)

영화 <다이빙벨> (감독: 이상호, 안해룡)

영화 <대통령의 7시간> (감독: 이상호)

영화 <나의 촛불> (감독: 김의성, 주진우)

이메일 : ddanzi.min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