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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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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길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한완장' 조형기 주연으로 방영한 지도 수십년이 지났다. 초지능 사회의 기술적 특이점을 앞에 21세기임에도 우리는 아직 완장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드라마완장'에서 임종술은 가진 없는 한량이다. 졸부 최사장의 저수지 관리인 자리 제안에 홀딱 넘어간 임종술은 제돈으로 노란 완장까지 만들어 저수지 관리인이 된다.


저수지에 몰래 낚시하러 동네 주민을 쫒아내면서 완장이라는 권력의 맛을 그는 동네 초등학교 친구는 물론 자신에게 저수지 관리인이라는 완장까지 최사장 일행의 낚시까지 금지시키고 급기야는 가뭄이라 물을 빼야 한다는 경찰과도 충돌한다. 결국 그는 애인인 작부 부월의 말마따나 허깨비 같은 완장 놀음에서 벗어나 마을을 떠나게 된다. 권력이 만들어내는 허상과 폭력은 어떤 결말을 낳는지 보여준 소설은 아직까지도 내가 MBC 드라마 중에 손꼽히는 명작으로 남아있다.




2. 수트


중학생 피터 파커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빼앗은 순간 이미 어벤저스의 일원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직접 만든 어설픈 벙거지 복면 대신 최첨단 수트까지 스타크에게 받았으니 그의 마음이 학교에 남아 있을리 없었다. 모든 동아리 활동을 외면하고 대외 행사에도 빠지며 좋아하는 여자의 꼬임에도 고자처럼 외면하는 그가 기다리는 것은 토니 스타크의 비서 해피의 전화뿐이다. 기다리던 연락이 없자 그는 스스로 자경단으로서 수트를 입고 권력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동네 잡범처리부터 시동을 거는 피터는 본의 아니게 좋아하던 빵집도 날려먹고 남의 담벼락과 지붕을 부수더니 여객선의 손님들까지 바다에 수장시킬뻔 한다. 뿐만 아니라 장학퀴즈(?) 위해 워싱턴에 같은 학교 친구들마저 위태롭게 만든다. 자신이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정의로운 일을 하였으나 엄청난 콜레트럴 데미지만 남긴 채 주위를 위기에 빠뜨린다.  결국 자신이 감당할 없었던 수트를 벗고나자 그는 진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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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뱃지


권력의 크기와 반비례하여 권력을 표상하는 징표는 작아지게 마련이다. 권력의 표상이 필요없어지기 , 그러니까 얼굴이 권력이 되기 직전의 표상은 뱃지다. 금뱃지. 300개의 뱃지는 분명한 역할이 있다. 법을 제안하고 만드는 . 그것이 금뱃지의 존재 이유다. 권력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된다. 누구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였는가'누구를 위한 법안 발의에 찬성하였는가'. 부모의 학원사업을 위해서 법안을 발의하고 재벌의 욕망을 위해서 법안에 찬성하고 권력자에게 아부하기 위해서 기꺼이 거수기가 되기로 자처한 수많은 금뱃지는 임종술의 완장보다 무섭고 피터 파커가 해킹으로 모든 기능제한을 풀어버린 수트보다 위험하다.




4. 태극기


완장은 개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수도 하나의 표식에 집결해 권력을 형성한다. 자발적인 시위라고 주장했던 태극기 집회는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빨갱이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한차례의 시위(그나마 시위다운 시위를 기준으로 볼 때)도 없었다. 그게 무노동 무임금 때문인지 좌익을 단결하게 만들기 위한 이중통박 우익시위였기에 필요없어서인지 없다. 확실한 그들도 다수는 불타는 애국 애족의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가난에서 우리를 구해내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와 그의 공주이자대통령의 딸인 대통령박근혜 가카를 보위하는 순수한 마음일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제는 그들에게 쥐어진 태극기의 권력이 엉뚱한 곳을 바라보게 설계되었다는 있다. 일개 권력의 사익을 위해서 조작된 완장은 의도를 숨기고 순수한 시민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도록 선동하고 조장한다. 마치 정의로운 마음으로 정의로운 일을 하려고 하다가 망쳐버린 아직은 어린 피터 파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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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평등


인간은 사회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역할을 부여 받거나 만들어 낸다. 회사의 대표가 수도 있고, 어느 역의 노숙자가 수도 있다. 대통령 아들이어서 다스의 전무가 수도 있고 남편 따라 서울대 석좌교수 자리를 손쉽게 꿰찰 수도 있다. 못난 애비를 만나 비정규직밖에 구할 없는 아들일 수도 있고, 반도체 만들다 백혈병에 걸려 지긋지긋한 소송싸움에 지친 여공일 수도 있다. ‘인생은 원래 불평등하고 불공평 하다 누군가는 쉽게 이야기 한다. 불평등 있다. 그러나 불평등한 사람들도 노력에 따라 어렵지 않게 평등해질 있는 기회가 있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 아닌가?


권력은 사회의 질서를 위해 생겨났다. 권력을 남용하거나 권력을 통해 사익을 얻으려는 완장질은 얼마간 힘을 발휘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겪었다. 지난 탄핵과 대선에서, MBC 드라마완장에서, 그리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말이다. 중학생 피터 파커도 토니 스타크의 수트를 거절할 아는데 우리는 14살짜리 소년만도 못하는가?




6. 스타이더맨 홈커밍


2017 개봉했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3페이즈 번째 작품이다. 


역대 스파이더맨 중에서 메이 숙모가 가장 아름답게 나와서 만족스럽다. 모든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나름의 영화사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리부트 스파이더맨은 알기 쉬우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수트(혹은 ) 갖는 권력과 권력의 속성을 표현해낸 수작이라고 주장한다. 사족으로, 


엠마 스톤만한 MJ 영원히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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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


1973, 빠삐용

1987, 영웅본색2 (A Better tomorrow 2)






그럴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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