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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멜론 묘한 인연이 있나보다. 잊을만 하면 원고를 하나씩 쓰게 된다.

 

2014년 [언제적 멜론이 아직 깡패인 이유] (링크)

2016년 [카카오의 로엔 인수 관전 뽀인뜨] (링크)

 

그리고 지난 주엔 한겨레 단독으로 이런 보도가

 

['멜론', 유령음반사 만들어 저작권료 수십억 빼돌린 의혹] (링크)

[멜론, 저작권료 얼마나 빼돌릴지 시뮬레이션도 했다] (링크)

 

원고 이외에도, 국내 음악시장에 대한 글을 때마다 했던 말이 있다. 우리나라 음악시장은 구조가 졸라 복잡하다는 . 그래서 한겨레 보도는 정말 핵심만을 요약한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직관적으로 문제의 내용이나 구조를 인지하기 어렵다. 게다가 기사에서 다루는 사건의 시점이 무려 10년 전이기도 하고 말이다. 10년간 멜론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던 회사는 2번이나 팔렸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충격감이 덜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전에 전전주인이 했던 삥땅이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얘길 조금 풀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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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삥땅의 개요, 그리고 수수께끼의 시작

 

한겨레 원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한겨레> 검찰 등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2009 음원수익은 멜론이 46%, 저작권자가 54% 가져가는 구조였다.”

 

아마 맞을 거다. 교차검증을 하기 귀찮으니 그냥 믿고 넘어간다. 못믿고 교차검증을 한다 하더라도, 백분율상 숫자의 차이는 5 미만일 거다. 대충 4:6 ~ 5:5 사이였으니.

 

암튼, 시절 우리가 스트리밍 사용료를 내든, 벨소리를 사든, mp3 다운받든, 어떤 형태로든 멜론에 돈을 내고 음악을 들었다면, 돈의 대충 절반은 멜론이 떼어먹고, 나머지 절반을 분배한다. 분배의 대상은 음원 유통사, 음반제작사, 작곡자, 작사자, 편곡자, 연주자 등이다. 당시 한국 시장은 편곡자, 연주자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어서, 사람들은 대부분 애초에 앨범을 받은 돈으로 끝내곤 했다. 결국, 어떤 음악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에 있어야 했던 역할이 7~8개가 있는데, 그중에 마지막 역할인 음원사이트가 일단 돈의 절반정도를 떼어내고 시작하는 식인 것이다. 사실 이건 지금도 별로 안 다르긴 하다만.

 

그러면 멜론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직접 주느냐. 당연히 아니다. 작곡자, 작사자, 연주자 찾아내면 수백만 명은 될 텐데 그럴리가. 대부분 유통사/일부 대형제작사(사실 대형제작사는 유통사를 직접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게 그거긴 하지만) /각종 협회에만 돈을 주고, 그들이 쪼개서 개인들에게 나눠주는 식이다. 돈을 쪼개서 나눠주려면 누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를 정산할 있는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므로, 정산자료도 함께 준다. 시절의 문제는, 정산자료가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 멜론 서버실에 들어가서 DB 까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른다는 거였다. 그냥 믿는 밖에.

 

그런데, 이눔시키들이 믿는 밖에 뒤통수를 제법 찰지게 때려왔다는 사실이 이제서야 발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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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은 이렇다. 유령회사를 하나 세워놓고, 저작권자가 애매한 음원들이 회사의 소유인 처럼 하는 식이다. 저작권이 애매하다는 , 예컨데 바흐 같은 오래된 클래식 음악인데, 음반 제작사도 망했고, 연주자도 누군지 모르는 경우 등이다. 분명 누군가는 권리를 갖고 있을 텐데 그게 누군지 나타나지도 않고 찾을 수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곡들을 주워담는 유령회사를 하나 차려놓은 게다. 버려진 곡들을 어떤식으로 담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만일 그냥 임의로 주워온 거라면 자체만으로도 명백한 불법이고, 원저작자를 수소문 끝에 찾아내서 헐값에 사왔을 수도 있겠다만, 이건 다른 방향으로 괘씸하긴 하다.

 

암튼 이런 유령회사를 차려봤자, 버려진 곡들을 아무도 안들으면 돈을 방도가 없었을 . 이눔시키들의 해법은 버려진 음원들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었다. 우리가 신용카드 하나 만들고 선풍기 한 대를 받았다고 해도, 선풍기 회사가 돈을 안 버는 게 아니듯, 음원을 무료로 푼다고 해서 음원의 주인이 돈을 안 받는 건 아니다. 그저 누군가가 돈을 대신 뿐이다. 경우엔 멜론측에서 무료로 음원을 나눠줬으니, 금액은 멜론의 비용에서 차감됐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헷갈린다. 자기들이 비용을 내고서 그걸 다시 돌려받았다면 돈이 어디서 나오는거지? 내가 만원어치를 사서 그걸 내가 가지면, -10000 + 10000 = 0 돼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부분이 이눔시키들의 악랄함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론적으로는 그게 맞다. 멜론이 어떤 음원을 무료로 풀기 위해 1억원을 썼다면, 그중에 4천6백은 멜론의 수익이니 바로 상쇄되는 거고, 나머지 5천4백은 그 음원의 주인행세를 하던 유령회사로 들어갔을 게다. 이렇게, 멜론과 유령회사가 쓴 돈과 번 돈을 모두 합하면, 결국에는 최초의 1억과 같은 금액이 맞춰져야 하는게 맞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눔시키들이 돈을 졸라게 벌었다. 물론, 애초에 무료로 음원을 푸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조작으로 쓴 돈은 0으로 만들고 돈을 벌기만 하는 사기를 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까지 사기를 치지 않았더라도 돈을 버는건 가능하다. 

 

어떻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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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원 상품의 카오스적 구조

 

이때만 해도 사람들이 음악을 듣던 방식은, PC 스트리밍을 하거나, 별도의 MP3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식이었다. , 음악을 들을 , 다운받아서 듣느냐, 스트리밍으로 듣느냐는 차이였다. 외에 아직 까진 살아있던 싸이월드 배경음악이나, 벨소리, 컬러링 같은 부가적인 상품도 있었다.

 

한편, 2009년은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해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뒤집으려던 전후 되던 즈음. 다시 말하면, 전통적인 음원 상품의 형태가 가장 복잡다단하게 진화하여 정점을 찍었던 시점이다. 오히려 스마트폰이 뒤집어 놓은 다음에는, 음원사이트에 무슨 상품이 얼마이며 어떤 특징들을 지니는지가 별로 안 중요해져 버렸지만, 저때만 해도 사람들이 통신요금제 고르듯, 음원사이트 상품을 고르던 시점이다.

 

예를 들면(액수는 정확치 않고, 그냥 대충 예로 쓰자면), 그냥 스트리밍만 쓰는 게 3천원, 다운로드 몇곡 포함된 게 5천원, 몇 곡 포함되면 만 원, 무제한 다운로드는 만 오천원, 무제한이긴한데 특정 기기에서만 들을 있고 요금제 끊으면 들을 없는 DRM 다운은 9천원, 와중에 아무 요금제 없이 그냥 한 곡 다운 받으려면 600, 이런 .

 

별것도 아닌 걸 이렇게까지 쪼개놨었다니 지금 쓰면서도 멀미가 난다. 이렇게 되면, 어떤 2개의 음원이 동일하게 1만 번 다운로드 됐다고 해도, 어떤 요금제를 쓰는 사람이 % 차지하느냐에 따라 정산받는 액수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실제로 돈을 사람이 들은 음악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게 맞다는 정산논리 때문이다. 자체는 틀린 말은 아니다만, 어쨌듯 정산 구조가 겁나 복잡해지는 배경이 된다.

 

실제 구조는 복잡하겠지만, 내가 실제 구조를 모르기도 하고, 설령 안다 해도 그걸 열분덜이 필요는 없으니, 대충 냄새만 맡아보자. 곡별로 돈을 내고 구매한 케이스는 간단하다. 그냥 액수를 정산비율만큼 나누면 된다. 스트리밍이나 무제한 다운로드 이런 게 문제다. 일단 지난 한 달 동안 멜론 사이트에서 사용된 음악 로그를 모은다. 중에 오류나 몇 초만 듣고 껐다든가 하는 식의 무효는 걸러내고 유효 로그만 남긴다. 로그를 사용자의 요금제별로 나눈다. 스트리밍은 3천원 요금제 로그 따로, 6천원 요금제 로그 따로, 무제한 DRM 따로 등등.

 

그리고  (요금제 사용자 수) X (요금)으로 요금제별 매출을 구한다. 매출을 해당 요금제 사용자들이 들은 음악수로 나눈다. 이렇게 되면 한 번 재생됐을 정산해줘야 액수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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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심애비 이눔시키 겁나 복잡하게 설명한다고 비난할 있겠지만, 이건 애초에 복잡한 문제다. 복잡함이 전달됐다면 성공이다. 그나마 저건 단순화시킨 거고,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놈이 굳이 따로 돈을 내고 개별 다운로드를 받은 경우, 중간에 요금제가 바뀌었는데 전산 오류로 기존 요금제처럼 구매가 경우, 중간에 저작권자가 바뀌었는데 주장하는 변경일이 다른 경우 등등 수많은 예외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정산 규칙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해진다.

 

암튼, 복잡한 구조의 최종 결과를 한마디로 하자면, ‘벌린 돈의 총량 놓고,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 분배하는 방식이다그렇다면, 사람의 숫자가 같을 , 돈을 받으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 수록, 평균적으로 받아갈 금액은 적어질 것이다.

 

이제 대충 감이 오실게다. 복잡한 구조의 어느 경로를 어떻게 치고 들어가느냐에 따라, 멜론이 1억을 쓰고도, 실질적으로 1억이 넘는 돈을 있는 틈을 만들어낼 있다. 틈이 어느 경로를 통해 만들어지느냐는 전적으로 멜론 내부자들만 있는 정보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 멜론은 수백만 명의 관련자들 개개인을 위한 엄청난 데이터와 접근권한을 주지 않은 , 그저 결론적인 정산자료를 뿐이므로, 외부에서는 비슷한 유령회사를 세워서 무료로 풀더라도 어떤 음원을 어떤 식으로 풀어야 하는지를 알아낼 없다. 하지만 내부에서라면 다르다. 실제로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삥땅 치기 전에 자체 시뮬레이팅을 해보기도 했고 말이다.

 

한마디로, 복잡한 정산시스템 및 이용권 상품 구조로 인해 쓴 돈 보다 번 돈이 더 커지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 

 

하지만 아직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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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미지급 저작권료, 뒤의 함정

 

역시 한겨레의 과거 기사를 보자.

 

[음원유통사들 '미지급 저작권료' 2014년 한해에만 48억] (링크)

 

앞서 말한 ‘저작권이 애매한 곡들’, 즉, 버려진 곡들은 실제로 누군가가 구매하거나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런 곡은 애초에 무료로 풀어야되는 거 아니냐’ 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그렇지도 않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타나서 ‘이거 원래 내 거임’을 시전하는 순간, 음원사이트는 손해배상을 해야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 무료에 사람들이 몰리면 다른 음원 사업자 입장에서 간접적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아예 무료로 풀어버리면 멜론이 가져갈 46%도 못가져가지 않겠나. 마지막 이유만으로도, 멜론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없다. 

 

결국 그냥 유료로 서비스가 되고, 그걸 누가 돈주고 들으면 일단 46%는 멜론이 먹고, 나머지 54%는 유보해둔다. 이렇게 눈 먼 채 쌓여가는 액수가, 위 보도에 따르면 한 해 수 십 억 쯤 된다는 소리다. 누가봐도 아깝다는 느낌이 들법한 숫자다. 그리고 대개, 겉으로는 고상한 척 이 나라를 지탱하는 듯 유세를 떠는 한국 대기업들은 이런 돈을 정말 진심을 다해 아까워한다. 그래서, 그 중 몇몇을 유령회사로 돌려서 쪽 빨아먹은 것. 그게 이번 삥땅이 실제로 돈을 벌어다 줄 수 있게 한 또 하나의 배경이다. 

 

미심쩍은 부분은 여기서 발견된다. 

 

보도에 명시된 기간은 2012~2014 사이 3년간. 이 기간 멜론의 미지급 저작권료는 73억. 연평균 24억 정도. 여기서 상기해보자. 2009년 멜론이 유령회사로 삥땅친 돈의 액수는? 보도 내용에 따르면 연 48억에 까웠다는데, 뜻밖에도 이런 내용이 발견된다. 

 

로엔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빼돌릴 금액을 정하고, 무료 다운로드 개수까지 계산했다. 에스프로젝트 문건에는 “무료콘텐츠 정산을 통해 권리사(저작권자)로 정산되는 일부 비용 SAVE(월 150백만원 수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액제 상품의 다운로드 건수를 7회 제공키로 함” 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중략) 시스템 에러로 2009년 1월 무료 다운로드 ‘선물’이 14차례 발송됐고, 엘에스음반은 3억8000만원 가량의 저작권료를 빼돌릴 수 있었다.

 

즉, 당초 계획에 비해 약 2배의 수익을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래 계획했던 삥땅의 규모와 2012~2014년 미지급저작권료의 실제 규모가 거의 같다.

 

눈 먼 돈, 즉 미지급 저작권료는 5년간 유보된다. 그런데 5년 내 저작권자가 나타나서 찾아가지 않으면? 보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멜론이 가져간다. 이 전후관계와 맞춘듯이 들어맞는 저 액수는 그냥 우연일까.

 

만에 하나라도, 2012~2014년 사이 한 해에 24억씩 쌓이던 미지급 저작권료라는게 음원사이트의 특성상 그정도 비율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저 액수만큼의 미지급 저작권료의 규모가 맞춰져서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온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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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절대 그럴 리 없는 이야기

 

위 내용까지는 복잡한 업계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풀어 쓴 내용이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시점의 보도 내용을 종합해서 연대기를 고려해보면 대단히 미심쩍은 정황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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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그룹은 분식회계와 내부거래 등의 혐의로 최태원 회장 검찰소환 등 북새통이 된다. 이 때 사모펀드 ‘소버린’이 등장, 곤두박질 치는 (주)SK의 주식을 사들인다. 이 당시까지 SK그룹은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유지하던 터라, 소버린은 단숨에 단일 주주로서는 최대주주가 되고, 적극적인 경영개입으로 SK를 흔든다. 이 과정은 당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검찰 소환된 대기업 재벌과 조세회피지의 사모펀드 중 누가 더 나쁜놈들이냐는 주제는 많은 술자리의 화제가 되곤 했다. 최근 삼성과 엘리엇의 대립 과정에서 자주 비교되기도 했고 말이다. 

 

여기서 크게 데인 SK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링크). 

 

대기업 그룹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순환출자 체제 또는 지주회사 체제, 두가지 옵션이 있다. 위 소버린 사태는 기업입장에서 보기에 순환출자의 취약점에 해당하고, 사회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나마 그 지배구조가 잘 드러나는 지주회사 체제가 나은 면이 있다. 그런 맥락에서 공정거래법에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 해야한다는 규정이 있다. 지주회사의 탈을 쓰고 순환출자적인 면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취지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향으로 SK그룹은 SK하이닉스,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처리하기 위해 극심한 두통을 앓아야 했고, 당시 언론은 그 두통을 긍휼히 여겨 저 증손회사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다른 얘기지만, 참 한결같은 놈들이다. 

 

문제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즉 멜론의 운영사도 바로 이 입장에 놓인다. SK지주사의 증손회사. 100% 지분인수를 하든, 누군가한테 팔아버리든, 선택이 필요했던 것. 그 결과가 바로 2013년 7월,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로의 매각이다. 이후 스타인베스트홀딩스는 다시금 로엔을 카카오에 매각하여 현재의 카카오M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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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간대를 정리해보자. 

 

2003 SK 순환출자구조 위협 - 2005 SK의 YBM서울음반(로엔의 모체) 인수 - 2007 SK 지주체제 전환 - 2009 로엔의 멜론 운영 시작 - 2009~2011 멜론 삥땅 - 2013 멜론 매각

 

이제부터 정황이다. 어디까지나 정황이므로, 이하 내용은 완전한 소설이며 실제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났을 리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한다. 

 

2007년 지주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SK그룹은 손자회사, 증손회사들의 공정거래법 규정에 따른 검토를 면밀히 수행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이 때, 100% 사들여야 할 증손회사(SK커뮤니케이션즈 등)와 팔아버릴 증손회사(로엔 등)가 이미 어느 정도는 의사결정 돼있었을 것이다. 즉, 원래 SK텔레콤이 직접 운영하던 멜론이 로엔의 운영으로 전환된 그 시점에서 이미 멜론과 로엔은 누군가에게 언젠가는 팔기로 되어있었을 게다.  

 

그런데, 이 로엔이 멜론을 떠안아가면 첫해부터 적자가 예상됐다. 증손회사 시절에는 적자든 흑자든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됐겠지만, 언젠가 팔아야 할 ‘예비 매물’이 구조적 적자로 유지되는 건 반갑지 않은 일. 그들은 바로 삥땅 설계에 들어간다. 이리저리 계산해보고 적당 선을 연 20억 수준으로 잡는다. 그런데 단순 실수로 두배를 삥땅쳐버린다. 그랬더니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이 가능해지는데, 생각보다 아무도 신경쓰지도 태클을 걸지도 않는다. 와이낫, 이라는 마음으로 그대로 삥땅을 친다. 

 

그 가운데 변화가 발생한다. 슬슬 진짜 팔아야 할 타이밍이 온 것. 이는 공정위의 압박일 수도 있고 스마트폰 시대를 맞은 시장구도의 변화감지일 수도 있다. 어쨌든 삥땅치는 상태로 팔면 너무 티가나므로 이제 그만두든가 아님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5년 버티기’이다. 저작권이 애매한 음원의 수익은 애초에 그냥 들고 있으면 5년 후에 자기 수익이 되므로, 현금흐름이 좀 늘어지긴 하더라도 어쨌든 다시 들어올 돈. 오히려 이런 유보금을 통해 미래수익이 일정량 확보되는 건 인수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므로 매각 협상에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더이상 유령회사를 활용하거나 저작권을 주워올 필요도 없이, 그냥 적당히 저작권 애매한 곡들의 매출을 잡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유령회사를 쓸 때 정산자료를 손봐서 공개했으니, 그냥 자료 자체를 손봐도 된다. 아니면 그냥 적당한 타이밍에 무료 선물을 풀어도 된다. 그리고 그 액수는, 애초에 계획했던 그 금액 정도로 하기로 한다. 

 

그렇게, 한 해 수십억의 돈이, 안그래도 수백억 벌어들이는 그들의 뒷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인다. 

 

물론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