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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7.20.월

똥에 케릭터 부여하여 명랑사회 앞당기기 운동 추진본부



암에푸로 명랑한 사회 분위기 형성이 잘 안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때 딴지일보가 가만 있을 수 없다. 전세계적인 망을 구축하여 명랑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했다.










"명랑사회구현을 위한 딴지연구소"의 객원 국제연구원들..


그 비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손쉬운 것부터, 가까이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생활을 바꿔가다 보면 명랑사회가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첫번째로 똥에 케릭터 부여하기에 대해 알아보자.

똥을 그냥 똥.. 이렇게만 부르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똥에도 저마다 타고난 개성이 있고 나름대로의 성격이 있다.
똥..이란 단어는 가치 중립적이다. 좋고 나쁨을 말할 수가 없다.
그냥 똥..이라고 한다면 똥은 그저 똥 일뿐이다.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진...





▶ "이야기 속으로.." 똥
분명 뭔가 배출되었다는 것이 감지되었으며, 휴지에서도 적출물을 확인했으나, 일어나 변기통을 보면 아무리 찾아도 덩어리를 찾을 수 없는 똥. 여고괴담 똥으로도 불린다.

▶ "토요미스테리.." 똥
분명 뭔가 배출되었다는 것이 감지되었으며, 변기통에서도 덩어리가 확인되었으나 휴지에는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는 똥.

▶ "불사파" 똥
약 10회 이상 반복하여 똥꼬가 헐도록 휴지질을 하였으나 여전히 잔해물질이 검출되어서 결국은 포기하고 빤스보호를 위해 한겹의 휴지를 똥꼬 사이에 삽입하고 나오게 만드는 끈질긴 빨치산형 똥.

▶ "소방수" 똥
바지를 채 내리기도 전에 소방수가 뿌리는 물줄기처럼 빠지직 힘차게 분출되는, 조준을 잘해야 하는 똥.

▶ "찹쌀" 똥
일을 끝내고 물을 내렸으나 변기면에 밀착, 10여차례의 물세례에도 꿈쩍도 않고 붙어있는 점도 높은 고밀도 초접착 똥.

▶ "아무래도.. 나 애 낳나바.." 똥
직경이 건장한 청년의 팔뚝 굵기를 능가하고 길이가 맥주큰병을 초과하는 초대형 똥으로, 배출후 마치 콜라병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았다 순간적으로 빼면 뻥소리가 나는 것처럼 배출과 동시에 똥꼬에 서 뻐엉소리가 나고 똥꼬 안쪽의 직장에 잠시동안 진공상태 또는 공기회오리가 발생하는 경악을 금치못할 똥.

▶ "브랜닥스" 똥
마치 치약 짜듯이 나오는 유형으로, 계속 계속 힘주면 끊임없이 가늘게 나오는 똥. 일명 페리오똥으로도 불린다. 물을 안내리고 계속 퇴적시킬 경우 계속 쌓여 똥꼬에 닿을 위험이 큰 똥.

▶ "화생방전" 똥
자신의 제외한 다른 어떤 사람도 3초 이상 흡입할 경우 심각한 구토증세와 호흡곤란을 느끼고, 1분 이상 지속적으로 이 가스에 노출되었을 경우 환각증세를 동반하며, 5분이 경과되면 뇌사상태에 이르는 가스를 분출하는 똥. 일명 신경가스 똥.

▶ "나는 네가 그곳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똥
대충 끝났다고 생각하고 섣부르게 행동해서는 안되고 끈기를 가지고 지긋히 앉아 떨어지길 기다려야 하는 마지막 한 방울의 똥. 이 똥을 과소평가하여 그대로 휴지질을 했을 경우, 예상을 뒤엎는 크기의 잔존 똥이 휴지에 적출되기 마련인데 그 적출물이 대부분 휴지조직을 뚫고 손꾸락까지 침투하는 무서운 똥.

▶ "완봉승" 똥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똥으로서, 직감적으로 휴지질을 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을 느낄만큼 완벽하게 똑 떨어지며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는 똥. 휴지회사가 가장 두려워 하는 똥으로, 이 똥 누는 법을 전국민이 연마해서 터득하게 될 경우 그들은 망하게 되기 때문. 일명 똥토피아라고도 불리는 모든 똥싸는 이들이 바라마지 않는 꿈의 똥.

▶ "퇴적층" 똥
한번의 끊임도 없이 얇고 가늘게 방사형을 이루며 감기면서 쌓이는 똥으로 물을 내려도 자국을 반드시 남기는 유형의 똥. 통상 이런 똥을 이뤄낸 후에는 누군가를 불러 그 신기함을 목격케 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끼게 하는 똥.

▶ "방군줄 알았지..." 똥
앉자마자 그저 퍼퍼벅.. 방구를 한번 꼈다고 생각했는데 작업이 끝나버림은 물론이고 변기를 가아득~ 채워버리는 똥

▶ "분수" 똥
"소방수" 똥과도 유사하나 소방수 똥이 일직선으로 분출되는데 반해 이 유형은 그 비행궤적이 비선형으로 전혀 예측할 수 없게 사방으로 힘차게 분출되면서 물이 튀고 똥꼬에도 튀는 엽기적인 똥.

▶ "오르가슴" 똥
작업을 끝내고 나면 싸... 한 것이 노곤하면서도 뭔가 이뤘다는 뿌듯한 느낌을 주는 만족스런 똥.

▶ "코르크" 똥
최소한 투척 직후 일단 가라앉았다가 뜨더라도 뜨는 대부분의 똥에 비해 투척하자 마자 곧장 뜨는 똥. 일명 공기방울 똥

▶ "공작새" 똥
일어나서 물을 내리기전 그 화려한 문양에 화들짝 놀라게 되는 예술적인 똥.

▶ "국민체조" 똥
너무 크고, 딱딱해서 이걸 과연 무사히 쌀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일단 먼저 들고 그러다가 분출하기 전에 앉았다 일어났다 및 갖가지 포즈의 국민체조를 해줘서 체내에서 미리 적당한 모양으로 만들어 줘야 겨우 쌀 수 있는 무서운 똥.

▶ "불꽃놀이" 똥
여름철 과일을 먹은 후 자주 출현하는 유형으로, 작업을 끝내고 그 정경을 볼라치면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과일 씨앗들이 마치 불꽃놀이 하듯이 변기에서 부유하고 있는 똥.

▶ "핵" 똥
엄청난 폭발음으로 옆칸은 물론이고 옆의 여자화장실까지 그 파열음이 전달되는 똥. 기록에 의하면 건물의 다른 층까지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 파괴적인 똥.

▶ "너무 늦었어.." 똥
설명생략.

▶ "아하...그랬구나" 똥
너무도 무서운 속도로 분출되기에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의아해 하다가 작업을 끝낸 후 마지막으로 큰 방구가 나오면서 아하 이거에 밀려 나왔구나하고 깨닫게 해주는 과학적인 똥.

▶ "맘모스" 똥
으으.. 아아.. 악... 아아아아아아아악..





 

본 연구를 위해 수많은 두루마기 휴지가
사라졌다. 연구 막판, 암에푸로 스폰서가
끊겨 휴지가 모자라자, 타올로 대치하면
서도 마침내 연구를 끝냈다. 박수 !!


이상 몇가지 해보았다.

이외에도 너무도 많은 똥들이 케릭터가 부여되길 기다리고 있다. 즐겁고 명랑한 사회 구현이 힘든 것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약간만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으로도 명랑사회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수 있다.

"똥 케릭터 부여하기 국민운동"에 참여하고픈 사람들은 이쪽에 와서 [똥]이란 말머리를 달고 자신만의 똥 케릭터를 서술하기 바란다. ▶   



   



- 똥에 케릭터 부여하여 명랑사회 앞당기기 운동 추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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