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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 그래! 지금이 절호의 슛팅찬스다!

2004.3.12.금요일
딴지 영화부 부설 문화센터


 

 

미안하다. 친구들아

 

내 오늘 낮술 한잔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내 착한 마눌과 귀여운 한 살배기 딸아이와 함께 이 나라 같지도 않은 이 땅을 떠나야 할 것 같은 돼먹지 못한 욕심을 마구마구 발동시켰다.

 

내 어린 시절, 그 어린 시절을 송두리채 거짓과 오해로 점철시켰던 시커먼 독재자 박정희와 수많은 사람을 살인하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던 전두환의 그 시절엔... 그때는 어렸다고 자위했다.

 

그리고 적어도 앞으로는 그런 시절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 믿었다.

 

날 아는 모든 사람이 확인해 줄 것이지만 난 노사모도 아니고 정치인 노무현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이 나라의 국민 수백 만 명의 지지와 기대 속에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점을 부인하거나 거부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건 민주사회에서의 도덕적, 정치적 의지에 대한 최소한 양심이고 타협이다.

 

적어도 내가 틀리고 그가 옳은 것도 분명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수백 만 명의 국민이 그에게 5년 간의 책임과 권한을 주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 땅의 절망을 또 다시 확인한 오늘, 일단 술이라도 한잔 걸치며 내 흥분과 분노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엔 기본적인 상식은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 상식이고 뭐고간에 도저히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는 저 더러운 것들의 작태는 가만 두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대통령이라고 모든 걸 잘 할 수 없고, 잘못하면 탄핵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죄를 단죄를 할 만 사람들이 아니라, 친일파의 자손들이, 박정희와 전두환 가랭이 사이에서 민초들을 수탈하던 것들이 할 일이 절대 아니다. 아니 도대체 그렇게 우국충정의 구케 개세이들이 유신 때 전두환 때는 뭐했나 말이다.

 

이제 겨우 일년 지난 대통령이 어떤 구체적이고 명확한 범죄행위도 없이 이런 개 같은 경우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그런 발광을 그냥 지켜만 봐야 했던 초라한 국민들은 그야말로 한줌도 안 되는 저 사악한 악귀들의 노리개감일 뿐이다. 말단 직장인으로 노동자로 한줄기의 헛된 기대만 가지고 이 땅에 남기엔 내 어린 딸이 너무 가엽고 불안하단 말이다.

 

아아....국민들은 개무시하고 이렇게 무지막지한 칼날을 휘두르는 미치광이 한나라와 민주당의 구케의원들을 볼 때, 내가 지지하던 민노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당할 수모를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한 달 남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 작태들에 우리 모두가 숨죽인다면 난 더 이상 절망할 것도 억울해 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이제 하늘 꼭대기까지 치고 올라갈 욕심에 기고만장할 그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들은 이제부터 총선도 망가트리고 엉터리 개헌, 개악법도 기도할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일단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다. 까짓껏 흥분 좀 하면 어떤가. 문제는 나서야 할 일만 남았을 뿐이다. 노동자도 나서고 영세자영업자들도 나서고 학생과 전업주부님들도 나서고 백수들도 나서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친일파들이 일제총독부에게서 불하받은 재산을 휘두르며 온갖 요직을 독점하고 선량한 국민을 우롱하고 민초들의 혈세를 축내고 소수의 양심적 정치인, 공무원들을 짓밟는 짓을 참아주어야 하는가.

 

비록 내가 지지하지 않았던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가 대통령이 되었던 것에서 얻게된 자신감, 가난하고 선량한 대다수 국민의 진정한 대표자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난 아직 놓아버리고 싶지 않다.

 

지금 이 땅의 운명이 걸린 진짜 전선이 생겼다. 이렇게 백 여명의 수구 정치인들에게 사천만 국민의 주권을 다시  빼앗기는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이 땅을 포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흥분은 하되 정신은 차리자.

 

아직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다. 난 아직 자신이 있다. 우리 모든 친구들도 아직 자신감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모두 모이자. 이 위기가 어쩜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이 땅의 더러운 수구들이 고개 빳빠이 들고 개소리를 지껄이는 짓도 이번 기회에 쫑 낼 수 있다.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

 

그래 이제 전쟁이다. 이게 민주화 전쟁이다. 넥타이부대와 노동자아저씨와 천만 민초들이 89년에 일어낸 승전보가 우리역사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이제 또 한번의 찬란한 역사의 한 페이지가 자랑스레 펼쳐질 것이다.

 

열우당의 지지자가 아니라, 노사모가 아니라 이 땅의 주권국민으로써 당당히 쓰레기들과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것이다.

 

당분간 여러분들과 자주 만나야 할 것 같다. 몸 좀 풀어들 놔라.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
버디(buddy@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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