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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화 문

2001-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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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화 문


딴따라딴지 20호 발간에 즈음하여


 


딴따라딴지가 창간된 지 어언 1년 2개월. 우여곡절을 거치며 어느덧 20호의 대장정을 마쳤슴다.


그렇슴다... 그간 가요계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었슴다. 그리고 열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딴따라딴지는 그 격동의 한가운데에서 언제나 정당한 목소리를 내며 크고 작은 변화를 리드해 왔슴다. 


본지에 의해 티비의 대중음악판 독점이라는 잘못된 구조의 본질이 최초로 까발려졌음은 물론, 과거 당연하게 여겨지던 음악판의 그릇된 관행과 현상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본격적으로 파헤쳐졌슴다. 또한 그간의 졸렬한 대중음악 및 아티스트에 대한 각종 언론의 안일한 보도 태도에 일침을 꽂고, 그것이 왜 잘못되었으며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각종 인터뷰와 심층 보도를 통해 적나라하게 예시하기도 하였슴다.


대중음악 바꾸기 위원회 - 대바위 - 및 대중음악 개혁 연대모임 - 대개련 - 등과의 긴밀한 의견교환 및 연계 활동을 통하여 음악계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계속적인 비판을 가함은 물론,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역기능을 알리고 폐지 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슴다. 또한 힘모아 닷컴 및 여러 인디 음반사들과 협력하여 스스로의 음악을 하려는 뮤지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슴다. 


매 업데이트때마다, 그리고 기사의 표현 하나하나 마다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땅에서 살아가는 음악팬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수 있는 딴따라딴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슴다.


그러나... 아직 얻은 것은 그리 많지 않슴다. 그리고 갈길은 멀기만 함다. 처음부터 예정되었던 끝이 보이지 않는 대장정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기 때문임다.


사실 우리가 왜 이러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도 때론 이해가 안됨다. 가요판의 시스템을 활용해서 남들처럼 돈벌 수 있는 방법은 많고, 조금만 눈을 감고 조금만 입을 다물면 그런 기회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임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그런 유혹이 들때마다 발목을 잡는 작은 기억들이 있슴다. 


어린 시절... 한달 용돈 오천원을 모아 한장에 6백원하던 빽판가게로 달려가서 새로나온 뮤지션들의 음반을 뒤적거리던, 그리고는 뜻하지 않게 발견한 명반을 찾아들고 턴테이블에 올려놓고는 그 지직거리던 잡음속에 섞여 나오는 기타소리, 드럼소리에 마냥 행복해하던 기억들 말임다.


처음 찾은 아마추어 밴드의 콘서트에서 거대한 앰프의 음량에 귀가 멍멍하면서도 누군가가 내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냥 신기하기만 하던 그 기억들 말임다.


그렇슴다. 딴따라딴지의 앞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름다. 시련도 있고 위기도 있을 것이며 변화도 따를 것임다. 


그러나 한가지는 절대 변하지 않슴다. 우리는 언제나 대중음악판의 정의와 뮤지션의 자유와 소비자 대중의 권리를 지향할 것임다. 오십호, 백호, 아니 1천호에서도 열분들과 함께 보다 나은 음악판을 추구하고 진실한 음악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임다. 그것이 딴따라딴지의 유일한 존재 의미라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임다. 


우리는 결코, 싸구려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그때 그 빽판의 감동을 잊지 않을 것임다...


살맛나는 음악판을 위해 새로운 맘으로 계속 같이 가십시다!


 



딴따라딴지 
(music@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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