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부리: 그렇다면 어떡하지요? 정녕 남성과 여성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난다: 뭐, 저 개인적으로 공식적인 절대금기 체위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니까, 가령 예를 들어서 변태라고 말하는 SM같은 경우에 때리고 맞고, 영화 <거짓말>처럼 그렇게 하는 거라도 둘이 서로 원하거나 동의가 된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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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 대한 저의 순애보가
이따만 사리가 되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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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의사전달을 하고,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맨정신에 얘기하기 쑥쓰러우면 적당히 술을 마시고 얘기해도 좋구여(웃음). 솔직히, 관계에 들어가면 대다수의 커플들 대체로 말이 없잖아여? 좋아, 계속해, 그런 거 말고, 작전 지시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구체적으로 얘기 잘 안하게 되잖아여... 특히나 남자들 같은 경우에 이제까지 갈고 닦은 실력을 말없이 펼쳐주마라는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웃음).
그런 상태에서 남자는 여자한테 후배위를 취하게 하고, 남자는 내가 즐거우니까 여자도 즐거울 꺼라고 생각하고,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니까 니가 좋으면 됐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런 순애보(?)가 반복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부끄럽고 쑥쓰러워도 어째튼 관계 이전에 솔직히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둘다 서로 유쾌한, 기분좋은 섹스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여.
너부리: 보통 남자들이 체위를 주도 하잖아여? 그런데, 그런 남자들 역시도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끄럽고쑥스러워서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거든여. 대다수가 그럴꺼에여... 후배위 같은 경우도 해보고는 싶은데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까봐, 혹은 자신을 변태나 짐승처럼 볼까봐 걱정스러워하는 사람은 어케 접근해야 할까요?
난다: 말하는게 너무 쪽팔리거나, 어색하고 쑥스러우면 섹스를 할 때, 특히 후배위는 섹스 초반기에는 시도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여. 여성들도 흥분이 되야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고, 이후에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거든요. 처음부터 클리토리스 자극이 잘 안되는 후배위를 시도한다거나, 혹은 계속 주가 되는 체위로 후배위를 하는 것은 별로 안 좋을 것 같네요. 그니까 남자가 후배위를 무리하게 고집하면 여성은 쾌감하고 멀어지고, 남자들은 오르가즘을 향해 치달아가는데 여자들은 박박 바닥을 기는 거죠. 베개를 쥐어 뜯으며...
익숙해진 상대와의 섹스에 후배위가 뭐 신선한 양념 정도로 활용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초반부터, 혹은 디립다 후배위를 고집하는 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네여. 구지 꼭 후배위를 하고 싶다면 중반기나 후반기 이후에, 여자도 충분히 흥분된 상태나 쾌감을 느껴가는 중에 후배위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너부리: 그 초중후반기가 사귀는 기간에 해당되는건가여? 아니면 섹스 중에 해당되는 건가여?
난다: 제 얘기는 일단 후자의 얘기였어요.
너부리: 그럼 이런 필인가여? 여성도 쩜 만족하고 난 다음에 하던가 말던가 해라? 후배위는 보너스다. 여성의 쾌감이 어느정도 달성된 후에야 가능한 거다?
난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특별부록 같은 경향이 있다고 봐여. 근데, 제가 믿고 있는 생각을 무리하게 일반화시킬 수도 없죠. 후배위를 좋아하는 여자도 분명 있을 거에여. 어쩜 후배위로 더욱 쉽게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모르고요. 근데, 그 여자에게 미리 묻지도 않고, 후배위는 여자들이 싫어하더라라고 결론내리고 안하게 되면 그 여자한테도 엄청 섭섭하고 안타까운거죠. 그러니까 아무리 쪽팔려도 서로의 취향에 대해서 충분히 얘기하는게 궁극적으로 너도 나도 서로 즐거운 게 아닐까요?
너부리: 그런 얘기를 진지하게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자극적이기도 할거예여.
난다: 그럼 그런 얘기를 전희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져. 대신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느끼하게 얘기한다면 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거에요. 차라리 남성이 후배위에 대해 진지하게 갈구한다면 귀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근데, 여자가 위로 올라가서 하는 여성상위 체위의 경우에 남성들도 당한다는 느낌이나 굴욕감이 드나여?
너부리: 그건 아닐 겁니다. 여성상위를 주도할 정도의 적극적인 여성과의 섹스도많은 남성들이 원하는 경향이 있슴다.
난다: 사실, 체위하고 굴욕감은 별개라고 생각하거든여. 솔직히 체위는 이 체위나 저체위나 그저 체위일 뿐이잖아요? 서로 즐거우면 장땡인데 말이죠. 근데, 똑같은 체윈데, 여성의 경우 후배위를 할 경우에 굴욕감이나 수치감을 느끼는데, 남성들의 경우 여성이 위로 올라가면 편안함 또는 만족감을 느끼잖아여... 그니까 굴욕감은 체위 외적인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여.
너부리: 그렇다면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난다: 피해의식 맞아여. 부정하진 않아여. 근데, 그건 정당한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해여. 저는 섹스가 철저히 원초적인 것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여. 섹스는 사회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여.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게 바로 생식을 위한 섹스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한 섹스로 섹스를 변화시켜왔던 거잖아요? 그니까 섹스는 그 자체만으로 객관적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의 섹스라기 보다는 그 안에는 사회적인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봐여.
사회적으로 여자들이 느끼는 부당함이 여자들의 피해의식을 키워왔잖아요? 그 때문에 후배위를 통해 여성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여. 남성들 입장에서는 뒤로 하나 앞으로나 하나 그냥 체위인데, 왜 이건 불쾌하다고 하고, 이건 수치스럽다고 하냐라고 반문한다면 그건 우리가 살아온 역사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해여.
너부리: 저는, 후배위의 자세가 여성에게 부담이 되는 이유가 그것 말고도 항문의 노출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른 체위와 비교했을 때, 후배위는 항문이 노출될 수밖에 없고, 또한 항문과 관련된 금기는 어쩌면 성기의 노출보다 배는 심한 것도 같구요. 여성의 굴욕감도 어쩌면 항문을 노출해야하는팩트가 더욱 굴욕감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난다: 그런 점도... 있을 거에요. 그 문제는 남녀 서로 항문을 성감대로 인정할 수 있는 마인드가 있느냐 없느냐와도 관계가 있을 것 같네요. 그것도 결국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되는 거구요.
너부리: 네... 어쨌든 후배위가 여성의 오르가즘과 거리가 있을 수 있는 조금은 과격한 체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시전 불능의 사회악적 체위로만 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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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조았냐? 조아하는 거 보니까 기분 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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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그래요. 어떤 체위든간에 여성과 남성이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그리고 이해를 바탕으로 섹스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여.
너부리: 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딸꾹~
난다: 네.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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