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딴따라무림 독립문파 열전 -1-

2001.10.19.금요일

딴따라무림 독립문파실록 집필진
 

난세로다. 딴따라 강호.

일찍이 중원에는, 서역 딴따라의 무공을 무작정 필사해서 이리저리 조합하여 만든 短隨(단수, 짧은 것만을 좇음)라는 이름의 경박한 무공이 있었음이라.

요 단수 무공은, 육갑자 이하의 내공을 가진 자가 勞萊(노래) 무공과 병행하여 시전할 경우, 원기부족으로 주화입마에 빠질 위험이 큰지라, 편법으로 입만 벙긋거리며 노래 무공을 펼치는 척하여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는 사파 무공 立神龜(립신구, 마치 거북이 귀신이 서 있는 듯한 모양)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덧, 립신구도 하나의 초식이자 무예임을 주장하는 首魔泥(수마니)파를 필두로 각종 技獲邪(기획사, 기교만을 얻고자 힘쓰는 사파)문파의 고수 賣泥者(매니자, 진흙과 같이 더러운 것을 파는 무리들)들이, 상투도 안튼 아해들에게 무작정 립신구 무공을 연마하게 하여 그 세력이 중원을 완전히 장악할 정도로 불어나자, 이제는 내놓고 명문정파 행세를 하게 된 것이니라.

뜻있는 무예가들은 립신구 무공을 쓰는 얕은 내공의 소유자들을 棚語(붕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경지)라 일컬으며 한탄할 따름이니, 이 어찌 난세라 하지 않을 쏘냐.

각종 무공비기의 경연장이었던 公重派(공중파, 강호인 모두의 이익을 중히 여기는 문파) 또한 일찌감치 붕어들에게 점령당한지 오래, 서역의 무공과 겨루어 십합 이상을 버티어낼 무공 연마에 정진하던 명문 정파의 무예가들에게는 백성들의 민심 또한 등을 돌려, 더 이상 공중파에 발을 들여놓기 힘든 실정이라 하겠으니, 진실로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음이라.
 

중원의 공중파에 설 수 없게 된 정파 무예가들은 땅위를 벗어나 땅밑으로 그 근거지를 옮겨, 붕어들의 립신구에 염증을 느낀 소수의 백성들을 위한 무공 연마에 힘쓰며 암약하게 된 것이다. 泓大根處(홍대근처, 깊고도 큰 근본이 거하는 곳)를 주요 거처로 삼고 지하에서 끊임없이 무공연마에 힘쓰는 그들을 가리켜 사람들은 彦多究羅雲道武芝仙(언다구라운도무지선, 구름처럼 많은 선비들이 참된 무예의 도를 깨쳐 신선이 된 경지)이나, 仁頭二武芝仙(인두이무지선, 어짐과 무예의 두가지 도를 깨쳐 신선이 된 경지) 혹은 독립 무예가라 일컫게 되었다.

또한, 공중파를 점령하고 있는 거대 기획사문파들에 대항하긴 아직 역부족이지만 그들 인두이무지선들 역시 5년여전부터 문파를 형성하여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시점이다. 이 문파를 사람들은 仁頭二來以佛(인두이래이불, 어짐과 무예의 두가지 도를 깨치니 그것이 바로 부처로다) 혹은 독립문파라 부르게 된 것이다.

본 실록은 모든 강호 제현들에게, 진정한 무의 길을 위해 기획문파, 붕어, 립신구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정파 무공에 전념하고 있는 지하 독립문파들의 활약상을 깨닫게 하는데 그 의의 있음이노라. 본 대사형께서 친히 한번헤 한 문파씩 그 실록을 편찬하고자 하니, 본 실록을 손에 넣은 자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그 활약상을 전파하기 바란다.

오늘은 그 1장으로, 라디오 문파에 대해 기록하도록 한다.
 

실록 제 1 장

라디오 문파 편

 라디오 문파의 간판 무공

중원의 터를 잃고 지하로 내려온 정파 무예가들. 공중파를 점령하고서 허술한 무예로 혹세무민하고 있는 붕어들에게 쫓겨온 그들의 가슴 가득 자리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분노와 증오 그것이었다.

대부분의 인두이무지선들은 저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를 삭히지 못하고, 자신들의 무공에 그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그렇게 완성된 무공이 바로 마주선 상대의 청력을 상실케 만든다는 궁극필살의 무공 遐得號阿(하득호아, 아수라의 포효)였던 것이다. 공격당한 자를 獸覽(수람, 야수로 보일만큼 미친 듯 몸을 흔들다)하게 만든다는 이 무시무시한 무공은 단수와 립신구에 염증을 느낀 지하 정파 무예가들과 정파를 지지하는 백성들 사이에 급속도로 전파되어 독립문파계의 대표 무공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醫員號阿九一一(의원호아구일일), 地下不老(지하불로), 彼我(피아) 등이 하득호아 3걸로 강호에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 실록의 제 1장에 오르게 된 영광의 인두이래이불 라디오가 자랑하는 무공은 저 하득호아와 거리가 멀도다. 하득호아의 위력은 그지없이 막강하지만 오히려 그 끝간데 없는 강함 때문에 붕어들의 립신구에 미혹된 어린 백성들에게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 일으킨 터, 라디오 문파의 무예가들은 공중파를 주름잡는 무예/비기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질 만한 기예를 갈고 닦았으니, 그 이름을 貌端樂(모단락, 모양이 단정하여 즐거움)이라 하더라.

모단락 무공은 하득호아와 달리 비교적 강하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초식으로 상대방의 희로애락 오욕칠정의 감정을 자극하는 미혼대법을 써서 굴복시키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지하 무림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보검 日來投溺氣妥(일래투릭기타, 태양을 침몰시킬 정도의 기운)외에 通氣妥(통기타, 두루 통하는 기운) 보검 또한 즐겨 사용한다고 한다. 일래투릭기타 보검과 함께 통기타 보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라디오 문파의 무공에 대해 강호의 현자들은 幅厚樂(폭후락, 즐거움의 폭이 두텁도다)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라디오 문파가 일어선지 햇수로 네 해째. 이미 여기서 배출된 고수들은 단지 공중파 무대에서 그 비기를 발휘하지 않는다뿐이지 모단락/폭후락과, 통기타 보검만을 사용하는 무공 幅厚將壘(폭후장루)의 무공에 있어서는 그 어떤 무예가들에게도 능히 십여 초식을 양보할 만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디오 문파를 대표하는 고수들

라디오 문파에서 수학한 사형제들은 총 5인으로, 현재 스스로의 비급을 가지고 강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고수 3인과, 수련을 마치고 강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고수 1인, 그리고 명문 정파의 무림인들이 홍대근처로 그 근거지를 옮겼던 초창기에 맹활약하다가 현재 와신상담 권토중래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고수 1인이 있으니 사람들은 이들을 羅門五俠(라문오협)이라 불렀음이라. 현재 강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고수들을 중심으로 하여 그 면면을 하나하나 자세히 볼작시면;
 

 미선이

라디오 문파가 생겨난 바로 그해부터 강호에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으며, 모단락/폭후락의 초고수로 알려져 있다. 그때 이미 완성된 비급 大夫以謁範(대부이알범)을 가지고 강호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강호 제현들과 무림인들의 철저한 냉대속에 그 비급은 강호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미선이는 숱한 坤舒鬪(곤서투, 지축이 고르게 펴질 정도의 격한 싸움)를 통하여 자신의 기량를 공중파 이외의 문파들에게 널리 떨치게 되었고, 뒤늦게 미선이 무예의 출중함을 알게된 강호 제현들이 미선이의 대부이알범을 찾기위해 백방에 수소문하였으나, 아무도 그 비급을 본 자 없다하여 안타까움을 더 하던 차,

올해들어, 미선이 스스로 자신의 대부이알범 내용을 다듬고 보강하여 새로운 비급을 강호에 전파하게 되는데, 이름하여 一點五集(일점오집)이라 하더라.

본시, 모단락/폭후락이라는 무공은 서역으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선이 스스로도 라디오헤드를 비롯한 서역의 대가들로부터 많은 초식을 익히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고 곤서투에서도 그 초식을 시전한 바 있다. 하지만, 미선이의 출중한 모단락이 단지 서역으로부터 넘어온 그대로의 것이라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볼 일이다. 왜냐하면 그의 초식에서는 오래전부터 면면히 내려온 중원 비기 道路討鳳雀可羅(도로토봉작가라, 가히 봉황과 주작이 길가를 에워싼 듯한 형국)의 웅혼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모단락/폭후락과 도로토봉작가라가 합쳐지면서 상대방의 넋이 우울함과 몽환적인 기운에 미혹되어 버리고야 마는 미선이만의 가전 절기가 완성되었다고 보면 된다는 얘기다.

미선이에 대한 다른 사서의 내용을 볼 자는 이곳으로 가 보도록 하고, 그 무공절초의 일합을 맛볼 자는 이곳으로 가 볼 지어다.

 루시드 폴

이제 이 낯선 이름을 가진 고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고이 숨겨왔던 비밀을 이 자리에서 공개하려 한다. 그렇다. 미선이는 한 협객의 이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구궁...

미선이는 사형제지간인 조윤석과 김정현이라는 두 고수가 함께 강호에서 쓰던 이름이었다. 그런데, 둘 중 김정현이라는 협객은 나라의 부름을 받자와 황실어림군으로 선발되어, 두 해가 넘는 기간동안 미선이로서 비급제작은 물론, 곤서투 참가도 할 수 없게된 것이다. 남은 협객 조윤석은 이에 통기타 보검 한 자루만을 들고서 홀로 강호에 발을 디디게 되는데, 그 이름이 바로 루시드 폴되겠다.

루시드 폴은 통기타 보검만으로도 구사 가능한 폭후장루 무공의 위력을 자랑한다. 미선이 시절처럼 상대의 희로애락 오욕칠정을 자극하여 미혼대법을 쓰는 초식은 매일반이나, 우울함과 몽환적인 기운보다는 쓸쓸한 기운에 미혹되어 버린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 이제는 중원무림을 떠나 산촌에 은거하고 있는 하덕규 노사의 矢刃戈忖掌(시인과촌장, 화살/칼날/창처럼 상대의 심장을 꿰뚫는 장풍) 공력과 맞먹을 정도라고 하니 그 위력 능히 가늠할 수 있을 듯.

올해 강호에 나온 루시드 폴의 대부이알범비급에 대한 사서 내용을 읽고자 하거든 이곳으로 가 보도록 하고, 그 초식을 감상할 자는 이곳으로 가 보도록 하라.

 에부리 싱글 데이

이 해괴한 이름 역시 한 협객의 이름은 아니다. 문성남, 정재우, 최승원의 3인방을 무림인들이 부르는 호칭되겠다. 이들은 중원 동남편 바다와 연하여 있는 지방 출신으로 알려져 있고, 斧散喝魅氣(부산갈매기, 도끼날을 바수고 도깨비를 꾸짖는 기백)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들은 인두이무지선들 중에서도 대선배급의 경륜을 보유하고 있는 고수들 되겠다. 강호에 발을 들여놓은지도 햇수로 8년째. 최초의 인두이래이불 인두이문파 소속이었으나, 붕어군단을 전면에 내세운 기획사문파들의 벽을 뚫지 못하고 좌절한 인두이문파가 그 현판을 내리게 되면서 본 라디오 문파로 근거지를 옮기게 되었던 것이다.

이들 역시 모단락 무공의 달인들 되겠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인두이무지선들 중 모단락 무공을 강호에 전파한 그 1세대이기도 함이다. 미선이와는 달리 일래투릭기타 보검 초식에 능하지만, 일래투릭기타 특유의 매섭고 강렬한 검기를 내세우기보다는 젊고도 산뜻하면서 파릇파릇한 검법을 선보여 붕어들 립신구 초식에 길들여진 백성들에게도 별다른 부담감없이 전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라디오 문파 소속으로 새롭게 만든 그들의 以被謁範(이피알범) 비급에서 한 절초를 공개하고자 한다. 이곳을 일회 가격하라.

 그 외 고수들 및 비급들

본 문파에는 위의 세 고수들 외에도, 수련을 마치고 곧 자신의 비급을 완성하여 강호에 출사표를 던질 스웨터라는 이름의 사형제와, 이전에 본 문파를 통해 비급을 만들고 홍대근처에서 암약하다가 현재는 와신상담 권토중래하며 강호에의 복귀를 꿈꾸는 서울 머더스라는 이름의 사형제도 소속되어 있다. 특히 저 서울 머더스 협객은 라디오 문파의 간판 무공인 모단락이 아니라, 초강력 하득호아 무공을 보유한 이색적인 존재되겠다.

이외에도 본 문파에서는 일찍이 공중파를 점령한 붕어들과 대항하고자, 여러 고수들의 힘을 한데 모아 만든 두 권의 劍必來以善謁範(검필래이선알범, 검은 반드시 바름을 부른다는 것을 깨치고자 하는 책)을 보유하고 있다 한다.
 

지금까지 이 실록을 읽은 자들은 더 이상 공중파를 누비는 붕어들의 현란한 껍데기 초식에 더 이상 눈멀지 말고 강호 구석구석, 그리고 지하에서 수없이 많은 곤서투를 치러내며 정파 무공의 보급에 힘쓰고 있는 본 문파에 대해 1장 더 접근하기를 바란다. 땅에 떨어진 강호의 의리를 되살릴 수 있는 자들은 글을 읽은 바로 그대들인 것을 명심하고.....그들이 지상으로 올라올 때는 정말로 멀지 않았다.

오늘밤도 멀리서 어느 소저의 피리소리 들리누나.

라디오 문파 소속 무예가들의 비급 손에 넣기

딴따라무림 독립문파실록 집필진 대사형
카오루 (meanjune@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