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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필, 너 뿐이라 약속해..

2001.10.14.월요일

딴지 우상숭배 장려보급우원회


팬픽이라, 요게 모냠. 궁금해 하는 독자제위들 있겠다. 팬픽 이거 짤막하게 설명하자면 "팬"하고 "픽션"이 합쳐진 말이다. 팬이라 하면, 후라이 팬 하고 볼펜, 피터팬 제외하면 모가 남나. 그렇다. 열성팬, 즉 빠순 빠돌 바로 요 뜻의 팬 말이다. 그러면 뒤에 꺼 픽션, 이건 모 다들 알리라, 구라. 이게 합친 말이라니 대체 그럼 팬구라가 모냐. 그러니까 이게 말하자면,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를 골라 주인공으로 삼고, 구라로 소설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졸라 쓰는 거다. 울나라선 주로 10대 소녀들이 즐겨 한다카네. 전세계적으로 보면 엑스파일이나 버피의 팬픽 같은 영화나 시리즈물의 팬픽이 다수이고.








  


  아아 이 미소년들의 향연...


근데 요 울나라 팬픽이라는 게 또 일명 야오이물이라고 불리우는 미소년 동성애 러브로망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니 받았다기 보다, 이란성 쌍둥이 형제다. 야오이물에 대해서는 예전에 기사 나간 적 있었더랬다. 요기, 참고들 하시라.


자, 팬픽의 설정은 야오이 물과 거의 같다. 다만 주인공을 실제 존재하는 스타나, 게임, 영화 속의 인물로 삼는다는 것만 빼면. 그러므로 팬픽도 야오이물과 마찬가지로 주연은 미소년 동성애 커플이 된다. 즉 깡타와 삥쿨이 사귀는게 아니라 깡타와 문희준이 짝이고, 빡준형과 항고은이 아니라 빡준형과 손호엥이 사귄다, 모 요런 설정이라는 거다. (앗 빡준형은 미소년이 아니라 미장년인가?)


왜 하필 동성앤가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분석들이 많다. 자신들의 우상인 오빠들을 동성 경쟁자가 되는 여자에게 뺏기지 않겠다는 심리도 있다고덜 하고... 이에 대해선 본 우원도 무지 할 말 많지만 지면 관계상 길게 썰풀 수는 없다. 다만, 폴노에서 나타나는 여자들끼리의 성행위가 보편적인 남성들의 성적 환타지의 연장이듯, 여자들의 욕망도 뵨태라 몰아붙이지 말고 마 곱게 인정해라.


특히 자신을 "여자"라고 인식한 상태에서 남자와의 성행위를 상상하고 인정하기 싫은, 왜 임산부 보면 무쟈게 징그럽게 느껴지는, 본 우원조차 겪었던 "소녀"적 결벽증이 (그러나 결벽증과는 별개로 성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이니만큼 당빠 있다)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므로, 엄맙빠들은 애가 그런 거 써논 거 보고 요뇬이 이렇게 밝히다 어디 가서 사고 치고 들어 올까 난리 치는 거는 접어도 되게따. 원래 만화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내추럴 본 꽃미남 감별사로, 자기 외모랑은 상관 없이 눈이 하늘에 달림과 동시에 비위가 약해, 남자랑 사고 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걱정이라면 그게 인생전반에 걸쳐 계속적으루다가 이어져서 결국엔 사고 쳐야 될 나이에도 못 친다는 거. 이게 문제다. 이거 모 본 우원의 생생한 실험 경험에서 드리는 충언 되게따.


                     



               밝힘증, 차라리 이런 심리란 거줴.<슬램덩크 야오이>


야오이 중에서도 패러디물의 경우가 팬픽의 형식과 흡사하다. 아니 흡사하다기보다 일종의 팬픽이다. 일본의 수많은 슬램덩크 패러디 동호회들은 주로 서태웅과 윤대협을 맺어주거나, 깡백호와 서태웅을 맺어주는데, 이게 또 쥑인다. 시합에 지고 졸라 열받은 깡백호가 한대 패줄려고 서태웅을 벽에 홱 밀어붙이면, 서태웅이 새초롬한 표정을 지으며 긴 속눈썹을 촥 내려깐다. 빡돈 강백호. "지금 너 멀 바라는 거야!" 그러면서도 그에게로 점점 끌려드는 자신을 주체 못하고 뜨거운 거시기에 빠져드는데. 으흐...


또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서 아주 로맨틱한 것들도 있다. 말이 없고 내성적인 커플 윤대협과 서태웅. 단둘이 설날에 떡국을 먹으며 바라만 본다. 한참 그러고 있다가 "너랑 있으니깐 참 좋다..." 모 요런 대사를 치며 생각에 잠기는 걸로 끝나는데, 아이씨 졸라 멋지당~. 꺄아 본 우원 아직 소녀인가봐...


그럼 다시 돌아와서 팬픽이란 진정 워떤 것이다냐. 야오이 만화처럼 그림이 들어갈 필요는 별로 없다. 소설 형식이다. 왜냐하면 살아있는 스타가 주인공이니까 머릿속에서 그림이 딱 나오는 거지. 그리고 마치 에로물 모냥, 잊을 만 하면 러브씬이 발딱발딱 튀나오는 것도 그 특징의 하나다. 긴 말 필요 없고 고마 한번 읽어보는 게 낫겠줴?


자 그럼 에쵸티, 아니 솔로 가수 깡타와 희준(최희준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다덜 알고 있으리라 믿겠다)가 주연 커플을 맡아 열연한 팬픽 한 자락 이 자리에서 소개하게따.






                    제  목 : 밀쳐내지 마...


(지난 이야기-저 발트해 연안의 00왕국의 왕자 준. 준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타는 6살 때 그의 몸종으로 들어와 지금까지 지극정성으로 준을 보필해왔다. 준은 소년기를 거치면서 허약하기는커녕졸라 씩씩하고 활달한 청년으로 성장하는데... )


 


"이러지 마..." 타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준을 밀치자...


"페하께서 찾고 계신다니깐." 그래도 준이 멈추지 않자 타가 덧붙였다.


 


준은 타의 말을 들은 듯 만 듯 계속 타의 가슴께를 더듬고... 아... 하고 신음하던 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준의 손을 잡았다. 준이 한숨을 쉬며 다소 거칠게 내뱉는... "빌어먹을."


 


타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만지며 새침하게 말했다. "안돼."


준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물며 한숨을... "니가 나를 밀쳐낼 때면 내가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 되는지 알기나 해? 그까짓 아바마마의 명이 그렇게 대수냐구."


 


준의 푸념에 타는 발그레해진 뺨을 빛내며 뾰로통하게 대꾸하는... "중요한 일이잖아. 이웃나라 왜이래 왕국의 도대체 공주와 만나는... 혼담이 오갈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그때까지 화가 나서 굳어져 있었던 준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이 확 번지며... "너, 혹시 질투하는 거야...?"


 


"아니야!" 라고 외친 타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하고 침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데 준이 뒤에서 껴안으며...


 


"사랑해, 난 너뿐이야." 준의 손길을 벗으나려는 타를 준은 더욱 꼭 껴안으며 속삭이는... "말했잖아... 여자는 안지 않아."


 


마음이 풀려, 무어라 말하려는 타의 입술 속으로 들어오는 뜨겁게 젖은 준의 혀... 저도 모르게 신음하는 타의 귀에다 속삭히는 준의 음성... "다시는 밀쳐내지 마..." 타가 고개를 끄덕이자 준의 입슬은 아래로 아래로 향하고... 타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끼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지은이:폭렬강타(멜주소 비공개)


잘들 보셨는가. 팬이 사랑하는 스타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그리움으로 바치는 창작물 팬픽, 그런데...


머 꼭 십대만 하란 법 있남.


노땅인 우리도 한다. 우리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그림이 있는 팬픽, 즉 팬픽쳐. 아아 성인을 위한 그림야설.


바로 이 첫 번째 도전의 주연 커플은 딴지 전체가 영원한 팬으로서 사랑과 충성을 맹세한 그, 바로 그다. 아아, 그 아름다운 눈빛, 단아한 자태, 귓전을 간지럽히는 부드러운 음성... 딴지의 영원한 우상, "그" 에 대한 찬사는 이런 허접한 문장들로는 결단코 담아낼 수 없음이다.


그리하야 본 우상숭배 권장보급 우원회 수석우원 함주리 온몸의 열정을 바쳐 만든 창작물, 그것을 우리가 열망해 마지 않는 그의 발끝에 바치며 미친 듯 구애하려 한다. 자 그럼, 세월이 흘러도 흘러도 영원한 미중년 "바로 그"의 이야기를, 아아 실컷들 즐겨주시라.





 


 






제 목 : 필, 너 뿐이라 약속해..


 






 


사미는 미칠 지경으로... 이런 말들을 되뇌이고 있었다. 미칠 것 같군. 미칠 것 같군. 미칠 것 같군. 더 참을 수 없게 된 사미가 소리쳤다...


"아까부터 왜 나랑 한마디도 안하는 거야? 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필, 말을 해봐."


하지만 필은 사미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앞을 향해서만 걸어가고... 기명사미는 걸음을 빨리 하며 필을 뒤따라가는데... 하얀 셔츠를 입은 필의 목덜미가 유난히도 희게 빛나는...


사미는 저도 모르게 그 목덜미에 입술을 갖다대고픈 충동이 일어나... 그것을 억누르면서... 홱 필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절하게...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너를 위해서 내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루려는지 너는 왜 모르는 거야..."


필은 멈춰서긴 했지만 고개를 돌린 채 아무런 대답이 없고... 아아 그 단아한 목선과 가녀린 어깨... 사미는 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의 얼굴을 들어올리는데... 필의 눈에는, 오오 이슬 같은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이 아닌가.


"왜 그러는 거야, 니가 이러면 난, 난..."


하지만 필은 사미의 손을 뿌리치며 얼굴을 돌렸다. 그러더니 눈물이 맺혀 툭툭 끊어지는 음성으로... "나, 들었어 그 말을.."


사미가 필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대체 무얼 들은 거야, 말을 해야지 울기만 하면..." 필이 얼굴을 들었다. "니가 우리 사이를 부끄러워 한다고... 사람들이 나랑 사귀냐고 묻자, 너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필의 눈에서 눈물이 투둑 투둑 떨어지고... 사미가 그 눈물을 핥아주려는데 갑자기 뛰어가는 필...


눈물로 앞이 흐릿해진 필이 달려가는데 갑자기 빵빵 하는 경적소리와 함께... 아아 뒤에서 감싸안은 사미의 뜨거운 체온...


"그건 너를 위해서야... 헤창이가, 헤창이가 우리 사이를 질투하면, 나는 괜찮지만 너를 괴롭힐까봐 난 걱정이 되어서..."  사미의 뜨거운 입술이 필의 이마에 닿고 필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무너져 내리고... "여태까지 우린 수없는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지만... 다시는 너와 헤어지지 않을거야, 필!" 둘의 몸은 이윽고 하나가 되며...


"필, 너 뿐이라 약속해..."


이때 흘러나오는 백뮤직, 행복이 넘치는 드럼비트... 창당창당창당당 창당리창당창당당...



                                          딴지 우상숭배 권장보급 우원회 꼬봉                                              함주리(dandy@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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