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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무비 검열위] 추천! 로맨틱 비됴 5편

2002.2.14.목요일
딴지 영진공 사랑무비 검열위


본 우원 앞으로도 딴지 영진공 우원회 수뇌부 측으로부터 한 통의 괴문서가 전달돼 왔으니,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로맨틱을 원하는 커플들을 위한 닭살만개형 기능성 비됴 5편을 추천하라!"는 것이었다.


근데, 로맨틱을 원하는 커플들을 위한 기능성 비됴... 라고라?


실존적으로다가 로맨틱과 에로틱 사이에는 졸라 어울리지 않는 부조리가 있다는 사실을 우원회 수뇌부는 아는가 모르는가? 로맨틱이 에로틱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 존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화학적, 물리적 변화에 얼마나한 에너지가 필요한지 우원회 수뇌부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아예 동전의 양면을 가져다 붙이라고 하지, 로맨틱 기능성 비됴라니...


이거이 고문이였다. 로맨틱을 에로틱의 작업 전 표현이라고만 이해하는 짐승같은 수뇌부의 황당한 오픈마인드에 기가 죽은 본 우원, 워쩌겠냐? 걍 신체의 일부로 밤송이를 까고 있다. 추후의 상황은 책임 못 진다. 본 우원이 소개하는 당 영화들로 조루에 걸리든 불감증에 걸리든 말이다.


하지만 본 영화들 속에는 분명 인류생존번영을 위한 성스런 사전작업들이 그려져 있다. 그 내면의 가공할 테크닉꾸와 행간의 의미를 솔직허니 받아든다면 독자들의 칙칙한 밤을 짜릿하게 도배해줄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본 우원 홀로 주장한다.
 


 <프랭키와 쟈니 (Frankie & Johnny)>


알 파치노 행님 나오고 제목이 프랭키와 자니 쯤 되면 무슨 마피아 버디무비나 뒷골목의 이태리 양아치 야그쯤으로 오해하기 딱이지만 사실 완존한 멜로무비 되겠다.


본 우원도 역시 이 작품 첨 만난 날, 알행님 땜시 울트라쌈박한 하드액션깽스터무비를 기대했다가 졸라 황망해 했던 기억이 난다. 조마조마 하며 멋드러진 액션씬을 기다리던 영화는 초반을 넘기자 앵, 이거이 아닌데 필로 내 뒷통수를 쳤다.


그러나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뒷통수 프로그램 수정하고서 보니... 서서히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더라. 그리고 잠시 후 이 맛깔나고 따뜻한 중년 아제, 아줌씨의 좀 늦은 사랑 만들기에 얼마나 정감이 드는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본인의 단단하고 날렵하며 강인한 외모(?)를 익히 알고 있는 분들은 다 느끼듯 본 우원 이런 사랑연애질무비에는 스물스물 닭살이 올라, 사랑하는 마누라 눈총에도 쉽사리 한자리를 고수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이 영화만은 본 우원이 강추하는 연애무비의 가장 앞자리에 세워 둘 만큼 담백하고 고소하다.


배트맨 턱을 돌려 차던 캣우먼과 기관단총 갈겨대던 터프가이가 이제 좀 나이도 들고 마음도 약해져서, 젊은 시절에 못 다한 사랑을 꽃피우는 이야기라고 봐도 될란가? 좌우지간 얘들 야그 한번 들어보면 오늘밤 사랑이 그리 힘들고 피곤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서로의 힘을 돋우고 삶의 고단함을 푸는 행위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못 느끼면 말구.
 


 <첨밀밀 (詹密密)>


더 긴 설명 않해도 될 만한 사랑야그 아닌가 싶다.


본 우원이 느끼는 중국의 힘은 기다림이다. 빨리 빨리 따위 가지곤 해결할 수 없는 중원의 방대함과 광할함 앞에 선 인간은 도리어 느긋해 지는지, 평소 본 우원의 어무이가 즐기는 대서사장편 중국시리즈물을 옆에서 볼라치면 참으로 딱할만큼 느긋한 인간들이었다.


지루하고 답답한 그들의 사연에 처음엔 환장할 노릇이더니 고만고만 보자보자 하니 그것만은 아니더라. 빨리 벗어나려고 해봤자 그 자리에서 맴돌고 삶만 피곤하고 지치게 할 뿐이니 일부러라도 좀 천천히 가자는 여유, 아둔한 생각만은 아니였다. <첨밀밀>이란 달콤한 제목만큼 달콤하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서 또 좋다. 사랑하는 듯 하다가 헤어지고, 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 답답한 연인의 야그가 웬지 본 우원에게는 요즘 정신머리없는 어린애들의 사랑놀음보다 훨씬 낯설지 않다.


사랑에 가짜, 진짜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첨밀밀>의 사랑은 사람 사는 것 같은 사랑야그라고 말하고프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좋아지는 등려군 아줌마의 애절하고 잘끈잘끈 씹어주는 노래도 이 가난한 이들의 속 깊은 사랑에 딱 걸렸다.
 


 <사랑의 파도 (Sea of love)>


다시 알 파치노 아제 무비라서 좀 미안한데, 멜러물이라기보단 미스테리 스릴러 수사물에 멜러를 살짝 얹어놓은 형국이 되겠으나 본 우원 억지로 사랑 야그라고 우기며 풀어본다.


그 이유인 즉슨... 일단 졸라 섹시만빵 엘런 버킨의 사내 애간장 녹이는 눈웃음이 첫째요. 그런 오똑한 퀸카의 마음을 사로잡는 너저븐 걸렁패 경찰의 무대포 비스무리한 테크닉의 순수함이 둘째요. 사랑야그라고 꼭 사내놈들 졸립게 만드는 야들스런 스토리만 있으라는 법 없다는 주장이 서드되겠다.


우기고 보니 본 우원 취향이 본 우원 스스로도 좀 이상하다. 하여간 짭잘한 캅무비와 짜릿한 러브스토리는 허리우드 액션멜러물에서 흔히들 섞어먹는 레파토리지만 당 영화만큼 잘 칵테일된 영화도 드물다.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치근덕되는 알 파치노의 매력도 무엇이 고수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신랑놈들을 위한 애정무비 되겠다.
 


 <결혼만들기 (Housesitter)>


미국넘들 영화 속에서 보기드문 스타이루가 동네 이웃아저씨 스타일이다. 비록 미국식이지만 그런 스타이루의 정감가는 배우가 하나 있다면 스티브 마틴이라고 본 우원 두 주먹 굳게 쥐고 주장한다.


미국 중산층의 여유로움과 쪼잔함, 거기에 죄끔 남아있는 양심과 따뜻함을 보여주는 이 흰머리 코미디언은 나올 때마다 "총알탄 사나이 레슬리 닐슨"하고 헤갈려들 하는데 본 우원 이런 무지몽매를 설득한다고 내기도 많이 했다. 물론 늘 본 우원이 이겼다.


감동짭짤한 미국중산층 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스티브 마틴은 제법 글재주가 있어 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난감하고 능청스런 코미디 연기로 한 독특함을 보여주는 코믹배우다.


하여간 성공한 건축가 데이비스는 평생 사모했던 베키라는 아가씨에게 프로포즈를 하는데,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홧김에 그웬이란 아가씨와 계집질을 시도한다. 글고 정체모를 그뇨에게 자기 마누라인척 해달라고, 그래서 자기를 차버린 여인에게 질투를 유도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러나 이 정체불명의 여인 그웬은 진짜 마누라라도 된 냥 활개를 치며 이 노총각을 당황스럽게 한단 말씀.


더욱 재밌는 건 정체불명의 여인 그웬의 천연덕스런 거짓말 향연의 절묘함 되겠다. 어짜피 연애는 사실을 거짓으로 말하고 거짓을 현실화하고픈 노력사항 아니겠나.
 


 <번지점프를 하다>


본 우원이 가소로운 애국애좃 정신에 국산무비 한편 낑구려고는 생각했지만 솔직히 국산무비라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당 무비의 소소한 재미와 균형잡힌 진지함을 따져본다면 잘 만들었다는 양놈, 왜놈의 어느 러브무비에 비교해도 쬐금의 모자람도 없이 가슴 뭉클하다.


벌써 많은 분들 봤겠지만 근래 10여년의 한국영화를 두고 가장 훌륭한 완성도와 진지함을 가지고 있는 멜러물이라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삶과 사랑을 바라보는 작가의 주관적 시선 자체가 강하면서도 일관되어있어 어찌나 반가운지...


처음에도 말했듯이 본 우원은 그 빌어먹을 넘의 개인적취향 때문에 멜러영화의 진가를 잘 모른다. 하지만 이만큼 잘 만든 영화라면 넘뇬을 따지지 않고 좀 봐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 쓰레기 바퀴벌레같은 이유와 조건으로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접수불쾌 의식구조를 가진 이들에게 그나마 영화라는 매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하려면 목숨도 바치고, 사랑영화라면 애절비통한 비장미도 있고, 그래야 한다면 이 영화쯤 되야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상 로맨틱 무비 몇 편을 훑어봤다. 로맨틱을 소망하는 커플들의 로맨틱 지수를 만족시켜줬는지는 본 우원 장담하기 어렵다만 위의 다섯 편의 비됴의 재미는 장담함이다.


비됴샵에서 워떤 비됴를 볼까 이것 저것 망설이게 된다면 주저없이 집고 뽑길 바란다. 졸라.



사랑무비 검열위라는 듣도 보도 못한
어용우원회로 급파된
버디
(yibud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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