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강의] 가난한 뮤지션을 위한 믹싱비법 전수 -2-


2002.2. 18 월요일

딴따라딴지 방송기술전문기자 김흥꾹

 


잘들 지내셨는가? 


오늘부터 열분들은 본인 휘하에 입문하여 본격적으로 믹싱질을 배우게 된다. 그런만큼 내맘대로 사제관계를 칭할테니 그리들 아시라. 어렵게 터득한 기술을 공짜로 전파하는데는 나름대로의 보람이 있어야 하는 법. 불만있는 자는 그 즉시 이 페이지를 덮을진저...


암튼 그동안 이 싸부 기다리시느라 맘고생 많았다. 지난호 에서 딸리는 실력 효과빨로 카바할라고 믹싱 배운다고 했던 넘들, 쫑크좀 먹었다고 아직도 삐져 있는고? 다 너거들을 더 큰 인재로 키우고자 하는 사랑의 회초리였으니 그만 봥황을 접고 내 품으로 돌아오거라.









게중 싼편이라는 가정용 믹서...
사실 이것도 우리 가난한 뮤지션들에겐 상당한 사치품이다.
이거 살라고 알바하며 먹을거 못먹고, 입을거 못입으면서 돈 모으는 넘도 꽤 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것일까?


이번엔 페이더 꼬다리 한번 잡아볼수 있을래나 두근거릴 성급한 제자들이여, 아직은 꿈도 꾸지 말아라. 벙어리삼회,귀머거리삼회,장님삼회를 버텨야 하는 것은 처음 배우는 자의 숙명이거늘.


암튼 너거뜰의 기대와는 달리 오늘은 일단 보캐뷸러리 강의를 펼까 하노라.


영어를 잘할래도 단어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수학을 잘할래도 구구단이 필수이며,
미술을 잘할라면 선긋기 부터 배워야 하듯,
믹싱을 해볼래도 알아야할 필수 단어가 있느니라.


저번호를 디비보며 데시벨(dB) 관련 설명에 대해 <그게 아닌데...>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을 제자 있느뇨? 글타.. 사실 이게 그리 간단히 정리할 문제는 아니다. 그런만큼 데시벨이네, 헤르쯔(Hz)네 하는 앞으로 자주 보게될 피가되고 살이되는 상식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려는 것이니 아는넘들 모르는넘들 걱정말고 모두 모여바라.


오늘은 본의아니게 쏼라쏼라 어려운 말들이 많이 나오게 되는데 너무 쫄진 마라. 별거 아니다. 기냥 상식하나 보태는셈 치자. 글고 여기서 설명할 용어들이 후에도 자주 등장할텐데, 이번 호 이후엔 따로 설명 안해줄꺼니 알아서들 해라. 글타고 굳이 다 외울라고 애쓸 필요까진 없다. 까먹으면 다시와서 여길 디비보면 될 일이니...


다 안다 하는 넘들은 넘어가도 좋다. 하지만 한번쯤 다시 체크해 보는게 무에 나쁠꼬?





- 필수 단어집 -


 



 소 리 (Sound)









Pink Floyd 의 71년 앨범 Meddle 의 뒷표지.
LP 에서 뒷면 전체를 차지하던 6번곡 < Echoes >는 이 스승님이 즐겨듣는 곡이다. 이 곡을 들으며 소리의 메아리에 퐁당 빠져보곤 한단다. 물론 음악적으로도 훌륭한 곡이지만 Pink Floyd 는 여기서 또한번 쥑이는 녹음기술을 선뵈기도 했었다.




소리 가 먼 뜻인지 모르는 넘 있냐? 니들을 몽땅 바보로 보는거냐구? 당근 아 니다. 명석한 우리 제자들인데 설마 그럴리야...


그럼 한번 말해봐라. 소리란 정녕 무엇이더냐?


각종 철학적인 대답들이 내 귓가를 때리누나. 맞다. 다들 백점이다. 허나 명상은 저번에 이미 끝이라고 말했었다. 우리는 뮤지션이다. 이젠 좀더 명확한 개념을 잡아보자.

다음은 모 방송국의 음향 연수 책자에서 발췌한 것이다.

<소리란 공기의 압력(밀도)의 변화를 말하며
가청범위 내의 공기의 진동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음향기본 직무연수" 음향총감독 정석현 저;한국방송공사 발행.


한편, 다음은 모 음악교양 서적에서 발췌한 것이다.

<소리는 인간의 가청범위(16-20000Hz) 내에서
탄력적 매체가 떨면서(진동) 물결적 파장(음파)을 일으키는 것.>
-"음악은이" Ulrich Michels 원저;홍정수,조선우 편저;세광음악출판사.

좀 다른것도 같지만 결국엔 그말이 그말이라는 거, 눈치챌 수 있을거다. 어느책을 들춰봐도 마찬가지다. 

쉽게 풀어말해, <소리란 귀꾸녕을 때리는 바람이다>로 간단히 정리할수 있겠다.
바람은 바람이되 그중에도 파장(Wavelength)을 말하는 거다.



 파 장 (Wavelength)


어떠한 사물이 충격을 받아 흔들리게 되면, 그 주위의 공기는 그로 인해 밀집도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크게 흔들릴때는 공기속의 분자가 흩어져 허벌허벌 하게 되고, 작게 흔들릴때는 남아있는 분자들과,흩어져 밀려오는 분자들이 서로 빡세게 뭉쳐 떡이 되게 된다.










너거뜰의 이해를 돕고자 싸부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이러한 변화를 일컬어 진동 이라 하는데, 이 진동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게 되면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졌을때의 물결모양 마냥 공기중에서 그렇게 퍼져나간다. 이 퍼져나가는 꼴을 바로 파장(Wavelength)이라 하는 것이다.


거럼 무슨무슨 파(수면파, 뇌파, 전자파, 음파 등등) 할때의 파는 영어로 뭐라 하겠느냐? 맞다. Wave 다. 하나를 알캬줘도 둘을 이해하니 너거뜰은 천재다. 천재.










이런걸 왜 Wave Editor 라 하는지 알것 같지 않느뇨?



앞서 말한 파장은 사실은 소리파장 으로, 파장중에서도 특히 세로파장(Longitudinal Wavelength)을 일컬음이었다. 공기나 물같은게 일으키는 파장이 바로 분자의 허벌(밀집)과 떡(분산)이 반복되는 세로파장 되겠고,
딱딱한 것들이 일으키는 파장은 이와는 달리 뱜이 스믈스믈 기어 가는 모냥으로 퍼져가는데, 이넘을 가로파장(Transversal Wavelength) 이라 한다.
참고로 이넘은 지진같은 자연 재해를 일으키는 무셔운 넘 되겠다.


그에 비해 소리를 일으키는 파장은 정말 온순한 넘이다. 얼마나 온순한 넘인지는 쫌있다 보기로 하고, 그전에 우선 헤르쯔(Hz) 부터 알고 넘어가자.




 주 파 수 (단위: 헤르쯔,Hz)


한자로 된 단어들은 때로는 그 기본 의미만 잘 살펴보아도 어느정도 그 뜻을 이해할수 있다. 이몸은 한글 전용세대라 한자에는 쥐약이지만 이럴때 보면 국한문 혼용교육의 필요성도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암튼 그런 관점으로 이 주파수란 놈을 함 뜯어보자.



주파수 周波數: 


     두루 周(주기,Cycle), 물결 波(파장,Wavelength), 수 數(반복수,Frequency).

     결국 뜻은 파장의 한주기가 몇번 반복 되었는지 나타낸 수 인 셈이다.


이 뜻도 모르고 믹싱 하려는 넘에겐 결코 햇빛은 비치지 않는다! 이 정도는 커먼센스이자 기본에 속하니 언제 어디서나 설명할 수 있도록 숙지해야 할거다.


암튼, 빡세고 허벌함을 반복하는 파장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그 태초의 혼돈과 같은 복잡성 속에서도 정리될수 있는 일련의 원칙을 발견할수 있다. 다시말해 파장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일정한 주기를 갖게 된다는 뜻인데, 그 최소단위를 진동이 시작된 가장 허벌한 시점부터 가장 빡센 시점에 이르렀다가 다시 가장 허벌한 상태가 시작되는 시점까지로 본다.










소리파장 진동주기의 최소단위 (1주기-1 Cycle). 
너거뜰의 이해를 돕기위한 이 스승님의 두번째 작품 되겠노라.



소리의 진동을 지진계와 비슷한 진동계로 측정을 해 보면 S자 싸인곡선이 연속되어 기록됨을 볼수 있게 되는데, 위의 최소단위란 게중 하나의 S자를 그리는 주기를 일컬음이로다.


주파수란 바로 이 주기가 1초동안 몇번 반복(Frequency)했는지 그 S자들의 수를 세어보는 것으로, 그걸 처음 세어 본 넘인 독일 물리학자 Heinrich Hertz의 이름을 따서 그 단위를 헤르쯔(Hz)라 명한 것이다.









헤르쯔 (Heinrich Rudoif Hertz, 1857~1894). 그 집요한 넘이 바로 이분이시다.



그럼 이 S자가 1초동안 100번 반복되었다면 몇 헤르쯔일까?
맞다.100 Hz. 이해가 빠르고나. 너100점이다.

이게 음악에서 왜 글케도 중요한건고 하니, 같은 시간을 주고 기록된 각기 다른 파장들속의 S자를 세어봤더니, S자가 많이 세어지는 넘일수록 그 소리가 높고,
S자가 적게 세어지는 넘일수록 그 소리가 낮은 특성을 지니더란 것 때문이다.
즉 음악에서 빼놓을수 없는 음높이(피치,Pitch)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니라. 이는 기타로 낮은음을 뚱길때와 높은음을 뚱길때 현의 떨림의 속도가 다른 것을 통해 니들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음 압

소리를 일으키는 파장은 온순한 넘이라고 했음을 기억하느뇨? 얼마나 온순한 넘인가 이제부터 함 보자.

우리는 늘 대기가 누르는 힘을 버텨내며 이땅에 서 있다. 꾸질꾸질한 날은 이놈의 대기가 착 가라 앉으면서 신경통 류마티스를 유발시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허나 우리는 평소 이 대기의 힘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런데 소리의 압력,즉 음압은 그 대기압 속에서도 백만분의 몇을 차지하는 극히 작은 압력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대기압은 컨디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기압 으로 본다. 1기압은 단위로 바(bar)를 써서 1bar다. 헌데, 음압의 단위는 마이크로 바(μbar)를 쓴다.
마이크로, 많이 들어본 말이지? 백만분의 일을 뜻한다. 


1μbar를 힘으로 따지면 1g 의 물체에 1초에 1cm의 가속도를 일으키는 힘에 해당한댄다. 힘의 단위인 CGS로는 1μbar=1Dyne/cm², MKS단위로는 0.1 Newton/m²... 머리에 쥐가 날라구 그런다구? 내도 그런데 니넨 오죽하겠느뇨? 이런건 머리속에 집어넣지 말자. 우리 두뇌의 메모리만 잡아먹는다.


기냥 이렇게 알아두면 되겠다. 소리가 일으키는 압력은 졸라 졸라 짝은 것이다라고...


이 음압이란건 또 음악하는데 있어 왜 그리 중요한 것인고 하니, 음압이 곧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니들이 나이트 같은데서 큰 스피커 앞에 서있을때, 음악소리가 클때엔 펑펑 니들을 밀쳐낼만큼 스피커가 울리고 음악소리가 작을땐 스피커 달달 떨리는 정도만 감지할수 있으니 이것이 니들이 실증할수 있는 음압과 소리크기의 상관관계 이리라.


 소리크기의 단위, 폰(Phon) 과 데시벨(dB)


소리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이제는 열분 귀에도 익숙할 데시벨(dB) 이라는 넘과 오늘 처음 나오는 폰(Phon) 이라는 넘이 그것들이다.


소리 크기란 주어진 컨디션,즉 조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체감 크기가 달리 나타나게 되는데, 여기서 조건이란 앞서말한 헤르쯔(Hz),즉 음높이(Pitch)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느니라.









Hz에 따른 Phon 과 dB의 차이를 나타낸 Robinson Dadsons Curve. 지금은 이런게 있다는 정도만.


 


때문에 데시벨(dB)의 개념을 설명하기 전에 헤르쯔(Hz)의 개념을 먼저 설명한 것이고, 지난호에서 편의상 그 개념이 일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알아먹기 쉬우라고 데시벨(dB)의 개념을 소리세기의 몇배,몇배... 이런식으로 표현했던 것이었다.


지난호를 보며 스승에게 도전하고자 했던 쪼까 안다는 제자들이여, 이제는 이 스승의 깊은 뜻을 이해하겠느뇨?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돌아오자.


...고 말하려 했지만, 복잡산만한 정신세계를 소유한 니들이 집중할수 있는 학습 분량을 이미 초과한것 같아 오늘은 이만 접어야지 싶다. 다시한번 말하건데, 너무 많은걸 한꺼번에 머리속에 집어넣을라고 하면 머리가 아야한다. 두뇌의 램만 잡아먹고 결국 따운되는 거다.


그럼, 다음호에서는 필수단어집의 소리크기의 단위, 폰(Phon) 과 데시벨(dB) 부분부터 다시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로 하자.






오늘 배운것들은 사실 일반상식에 해당되는 문제일 뿐
이것들 달달 외운다고 믹싱 더 잘 하란 법 없고
이것들 잘 모른다고 믹싱 못하란 법은 없다








믹싱선수로 뛰는 넘들 중에도 로우패스필터가 머냐고 물으면 <저어기 페이다 위에 있는 똥그란 꼭지 돌리는 거>라고 말하는 넘들도 있는 것이 울나라의 현실이다.


실제로 방송국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이런것 모르고도 믹싱작업 잘만하는 선배들 수두룩히 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들이 페이다 꼬다리를 잡기전에 이러한 상식부터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고질적인 관행을 타파하고 나의 제자들 만큼은 기본기 부터 탄탄히 쌓아가 국가경쟁력을 가진 인재들로 자라나길 바라는 이 스승의 니들을 향한 사랑 때문이니라.


오늘내용이 좀 빡셌었었더랬느냐? 


얼마간만 더 기둘리면 EQ, Low Pass Filter, Hi Pass Filter 등 이제껏 보단 훨 흥미진진하고 실제활용과 가까운 강의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 따분하기만 한 상식용어들을 쫌만더 꾹 참고 열심히 공부해 보기로 하자.


그럼 담 시간에! 





딴따라딴지
방송기술전문기자
김흥꾹(hotqna@hotmail.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