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영화 우원회] 이번엔 찌라시다. 2002.2.17.일요일
<차이나타운> 개봉 23년 후에 등장한 정통 하드보일드 영화 말이다. 아직도 풀지 못해 낑낑대는 짱구 소리가 본 우원의 귓 볼을 잡아 땡기는구나. 아~ 한심한지고. 뭐 그래도 몇몇 신도들이 어렵게 답을 찾아 열화와 같은 게시판 폭격을 감행(?), 본 우원의 고전영화 복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였기에 이에 탄복하야 세 번째 강의시간을 갖겠으니, 이번에는 찌라시다. 이름하야 하지만 당 영화 먼저 1990년에 발표된 <밀러스 크로싱>은 장르의 변주에 능한 코헨 부라더스의 작품으로 무엇보다 하드보일드의 하나의 기호이자 도상인 남자의 중절모(볼사리노라고도 한다)를 이용, 인물의 심리와 분위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과히 일품인 작품 되겠다. 그러나 <밀러스 크로싱>은 하드보일드의 특징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긴 하지만 두 범죄 조직체 간의 대립이란 점에서 갱스터와 하드보일드의 크로스오버에 더 가까워 정통으로 보기엔 쪼까 어렵다고 본 우원 판단하는 바이다. 그 다음. 워쇼스키 부라더스의 1996년 작 <바운드>.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의 특징을 차용한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주를 보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속살 화사한 쭉빵걸과 그녀의 음모에 넘어가 위기를 겪는 또 한 명의 쭉빵걸 등 레즈비언 커플을 등장시켜 고전 하드보일드의 역할 전복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아주 아주 신선한 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그 두 뇬간의 결합이라는 행복한 결말은 하드보일드의 이례적인 마무리로 이 또한 매우 훌륭한 변주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 하드보일드라 할 수 없음이다. 1950년대 이전을 빽 그라운드로 깔고 있으면 모를까 시대적 배경이 현대 아니냐. 게다가 퀴어와의 교배를 시도했다는 점도 정통성을 거세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위 두 영화가 발표되기 이전에도 <보디 히트 body Heat>와 같은 하드보일드 계통의 영화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했지만서도, 정통을 따르기 보다는 장르의 두드러지는 특징 한두 가지 만을 차용, 영화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하드보일드라 인정해주기 곤난함이다. 그런 점에서 하드보일드의 마지막 대표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임스 엘로이(James Ellroy)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동명의 영화 하지만 당 영화 고거이 뭔 소린가 하니, 일단 이는 특별한 이야기상의 설정이기보다 1950년대 미국의 사회상(象)에 따른 변화라 할 수 있다. 당시의 범죄양상은 마피아와 같은 대규모의 조직범죄가 만연한 시기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그들과 동등하게 또는 그 이상의 전력을 가지고 맞설 수 있는 조직적인 수사체계를 갖춘 경찰관들이 제격이었다. 결국 조직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1940년대부터 사립탐정의 활약상은 이전에 비해 뜸하게 되었고,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결국 트리오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하드보일드에서 보기 드문 설정으로, 이전 하드보일드가 특정한 주인공 1명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 것과는 상이한 변화라 아니 할 수 없다. 이점은 또한 영화의 전개상 두드러진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본 우원의 집중강의로 팜므 파탈에게 걸리는 남성 캐릭터는 웬만하면 쪽박을 찬다는 사실과 마지막에 주인공 남성과 뇬 간의 관계가 여간해선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밑줄 쫙 그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당 영화는 다르다. 그것도 아주 상이하게 다르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정통 하드보일드이면서도 하드보일드의 법칙을 위반하는 변화를 꾀하였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은밀한, 비밀스런이란 뜻을 가진 당 영화 제목의 confidential은 영화배우와 같은 유명 인사들의 부적절한 남녀관계나 동성애와 같은 일탈된 행위 그리고 마약문제를 기사화한 일종의 연예폭로잡지로, 실제 미국에서 1950년대에 수많은 독자를 거느렸다고 한다. 곧, 영화제목은 책제목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잡지의 표지를 펼쳐 그 안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형식을 취한 구성은 다름아닌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시선을 의미한다. 삐까번쩍한 겉 모습과 달리 고약하게 변질된 LA의 실상에 접근해간다는 암시가 되겠다. 그렇다면 대체 LA의 무엇을 파헤치기 위해 위와 같은 형식을 취한 것일까? 영화는 표면상 LA의 최대범죄단체 보스인 미키 코헨의 구속 이후 생긴 암흑가의 공백을 LA 고위층들이 장악하려는 되먹지 못한 음모를 디비고 있지만, 실상 또한 아방궁에 소속되어 있는 창녀들이 당시 영화 스타들의 얼굴로 성형하고 매춘업에 종사한다는 설정에서도 그러한 상징을 읽어낼 수가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린은 "헐리웃에 상경하면 이렇게 되요. 덕분에 우린 연기를 할 수 있고요"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가. 헐리웃 동경에 대한 어긋난 꿈을 조롱한 대목이다. 거기에 확인 사살 겸 흑발이었던 머리를 금발로 염색했다는 린의 언급은 헐리웃이 확실히 거품과 같은 환상을 사고 파는 곳이란 사실을 강조한다. 헐리웃을 향한 영화계가 특히 이 문제에 민감했는데, 이미지 하나로 먹고 사는 영화배우가 동성애로 밝혀질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겠는가. 먼 후에야 밝혀진 사실이지만 록 허드슨이나 캐리 그랜드,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같은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려 얼마나 많은 폭로 잡지와 힘겨운 숨바꼭질을 벌였는지 안 봐도 비디오다. 이전의 하드보일드 영화들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는 데 있어 불안한 공기만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면, 하지만 헐리웃을 공격했다는 점 때문인지 대단히 잘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 1998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및 9개 부문을 후보에 올리고도 각색상과 여우조연상만을 수상하는 초라한 결과를 낳았다. 그 해의 아카데미 히어로가 11개의 오스카를 싹쓸이한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Titanic>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헐리웃을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이 보수적인 아카데미 심사우원 선상님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근데 아카데미가 언제 하드보일드 영화에 따뜻한 손길을 보낸 적이 있었는가? 꼰대 같은 심사우원 양반들... 자, 이제 본 우원이 3회에 걸쳐 마련한 하드보일드 영화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다하였다. 맘에 드셨는가? 혹 설명이 부족했다거나, 저건 아닌데 하는 의견이 있다면 지체 없이 멜질 하기 바란다. 본인도 전문가이기에 앞서 인간이다 보니 어쩌면 말이 안되는 사실을 말이라고 우긴 부분 있으리라 생각 된다. 당연히 없겠지만. 그러니 우리 한 번 멜이나마 박 터지게 썰 풀어보자. 내 한 번 붙어 줄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화란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매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본 우원이 수 차례에 걸쳐 기똥차게 설명하고, 열심히 분석하여 준다 해도 한 번 보는 것 이상은 못 한 것이다. 그래서 딴지스가 늘 주장하지 않는가 백문이 불여똥침이라고. 고전의 힘이라 함은 또 보는 것에 있는 것이고. 그러니 독자 제위들이여 또 한 번 강조컨데 고전들 많이 찾아들 보시라. 그럼 이상이다. 졸라~ 딴지영진공 추억영화 검열우원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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