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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됴 검열위] <올모스트 훼이모스>에 대한 검열보고

2002.2.15.금요일
딴지 영진공 비됴 검열위

 




 
 

 

<맨 온 더 문>,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원더 보이즈> 그리고 기타 등등. 이 영화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겠어요?

 

그렇죠. 다들 괜찮은 영화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자기네 나라에서는 이래저래 여러 관심을 불러모았던 영화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개봉관에 걸리지도 못하고 명함 한 장 내밀지 못한 채, 곧장 비됴출시되어 버렸다는 점. 바로 그거예요.

 

영화들을 상당히 편파적으로 극장에 거는, 더 까놓고 말하자면 별로 돈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네끼리의 판단으로만 영화를 극장에 거는 울나라 상영풍토가 주는 슬픔이네요. 200개가 넘는 서울의 상영관에 12개 안팍의 영화만 달랑 걸려있으니...

 

이제 소개할 <올모스트 훼이모스 (Almost Famous)>도 그런 작품이죠. 보스턴 비평가협회에서 4개부문에서 수상하고, 미영화협회 AFI에서 2000년 10대 영화로 뽑히기까지 한 작품이예요. 뭐 상 받았다고 좋은 작품인 건 아니지만 그만큼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환데 울나라 극장에서는 관객들에게 검증받을 기회도 없었어요. 극장에 걸리지도 못하고 곧장 비됴출시되었으니.

 

그럼 워떤 영화인가 들어가 볼까요?
 

 

 뜸북새와 옆집 여친 엘리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오빠 생각, 최순애 작사 / 박태준 작곡)
 

 

Just for 24 years Ive been living next door to Alice......
나, 엘리스란 뇨자애 옆집서 무려 스물 너 해 동안 살아 따.

 

She said now Alice has gone but Im still here...
군데 샐리 말에 게가 이제 가삐렸단다. 그래두 난 아적 여서 산다.

 

You know Ive been waiting 24 years....
샐리야, 니도 알자나. 나 엘리스 그 가시내 스물 너해나 기다려따.

 

24 years just waiting for a chance
그 스물 너해 동안 어떻게 함 해보고 퍼 기다린 거 니 아냐 모르냐. 아흐~~
(스모키, living next door to Alice)
 

 

제가 초딩때 미치도록 불렀던 노래예요. 하나는요 도내 합창대회에 나간다구 생달걀을 까묵으며 불렀구요, 또 하난 리빙 넥스투 도어 투 엘리스라구 세광 최신팝송 책 뒤져가꼬 오십원짜리 캔디연필심에 침 발라가며 적은 가사를 스모키의 젖나 섹쉬, 멜랑꼴리, 센티멘털한 허스키 보이스를 흉내내가며 불렀죠.
 

 

 "윌리암, 촛불을 방에 켜놓고 이 Tommy를 들어봐.. 너의 미래가 보일 거야."
 

 

낯선 넘 팔짱끼구 집 나가는 누나가 윌리암(페트릭 푸짓 분)에게 찢어짐의 선물로 준 락그룹 중고 LP 중 더 후(the who)란 락오페라 타미(tommy) 앨범에 남긴 누나의 메모에요.






 
 

 

윌리엄
 

 

바로 이 메모가 윌리암에겐 첫 몽정처럼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티켓이 되지요.

 

막 피어난 연둣빛 새순 같은 15세 소년 윌리암, 그는 그렇게 파란마음 하얀마음의 범생이 유년시절과 빠이~하고, 블랙사바스, 레드제풀린, 더후같은 광란의 앨범 속으로 들어가죠. 그리고는 오매불망 선망하던 락 저널리스트와 친구도 먹고, 첫사랑인 옆집뇨자 엘리스도 만나고, 오마나~ 씹도 하게 되지요.

 

네, 그래요. 당 영화 <올모스트 훼이모스>는 사춘기 소년 윌리암이 스틸워러란 락그룹을 3주간 따라 당기며 겪는 성장기적인 영화에, 울렁이는 락필링을 섞은 케머론 크로(Cameron Crowe) 감독의 자서전적인 영화라네요.

 

캐러멜도 가가멜도 아닌 케머론이요? 왜 <제리 멕과이어 (Jerry McGuire)>랑 컬트영화인 <클럽 싱글즈 (Singles)> 만든 남자 있자나요.

 

그 또한 15살 조숙한 나이에 크림(Creem)지에다 락 저널리스트로 데뷔하구선 락 아티스트들 투어 꽁무니를 따라다닌 매니아였거든요. 그러니 영화에 윌리암이 캐머론인건 당근이죠.

 

그런데요... 당신이나 내게 언제나 인생이 아름답기만 하던가요?

 

첫사랑의 여자를 아직도 사랑하나요?
 

 

 마약, 섹쑤, 황금빛 인생
 

 

"듁인다~ 뽕 먹지 마~"
 






 
 

 

뽕 먹으면 죽일껴!!!

 

철학교수이자 쥔공 윌리암을 사랑하는 싱글 맘의 경고지요.

 

무대 위에선 끝장나는 음악성과 스타 매너를 보여주던 스틸워터가 무대 뒤에선 뽕발, 약발로 살지요. 존경하는 리드기타리스트 러셀(빌리 쿠루덥 분)은 나 약 먹었다. 이것들아!! 고래고래 소리 질러대며 아예 지붕꼭대기에서 수영장으로 폴짝 점프까지 해요.

 

그래도 <도어스 (The doors)>에서 짐 모리슨이 지퍼 열고 고추 꺼내면서 한계도 엄따(no limit), 법도 엄따(no law)! 외치는 명 장면에 비하면 새발에 피죠. 아무튼 두 장면에 뇨자들 다 환장하고 뒤집어져요. 윌리암이요? 뽀드득 뽀드득 깨어진 환상의 유리조각을 밟으며 줄창 취재한다고 깝죽대요. 당연히 백퍼센트 순수한 설탕 같던 그의 기사도 재활용 종이로 날라가지요.

 

하지만 그게 우리네 덜의 뻑뻑한 지랄 같은 현실인 걸요.
 

 

"말하고 싶었어... 처음으로... 널 사랑해"
 

 

당신도 누구에게인가 처음 사랑해라고 말했던 그 때가 기억나나요? 찰랑이는 머리결과 촉촉하고 매끈한 피부, 살짝 입술을 대면 달콤한 과즙이 흘러나올 것 같던 그 몽롱한 순간이요.






 
 

 

페니

 

그래요. 윌리암에게 옆집 여친 엘리스 같은 페니(케이트 허드슨)가 나타나고, 그는 뽕먹고 흐느적대는 페니의 귓가에 달짝지근한 사랑고백을 소곤거려요.

 

그치만 페니는 친구이자 취재대상인 러셀에게 있어 씹하는 일회용 콘돔일 뿐인 걸요. 게다가 그녀는 왜 러셀은 날 사랑하지 않지?라고 되묻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가슴아린 당신이구요.

 

맞아요. 현실은 고 삼때 수학정석을 풀며 너바나의 RAPE ME (나 강간해줘~~~)를 듣던 그때처럼 냉혹하고 너절하고 누추하지요. 첫사랑 여잔 창녀같은 페니이고, 동경하던 스타는 발정난 숫캐이고, 그 기사 다 뻥이에요라는 입김 센 넘의 말 한마디에 매장되버리는 윌리엄의 현실 또한 같은 그늘에 있죠.

 

그런데 그런데...그 안에 사금파리 햇발 같은  황금빛이 숨어있어요. 이 영화가 맘에 드는 이유기도 하지요.

 

패니가 윌리암에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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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로 진지하게 사랑하지 마.
      그렇다면 다칠 일도 없을 테고
      너를 둘러싼 모든 것은 행복할 테니..
      혹시 그러다 지루해지면 레코드 샵에 들려서
      너의 새로운 친구를 찾아보는 거야...

       

 

네, 같이 뽕먹고 노는 짐 모리슨의 여친으로 나온 맥라이언보단 훨 나아요. 페니는 적어도 씹만하는 그루피 이전에 진짜루 음악을 사랑하는 팬인 걸요.

 

뽕발로 살던 러셀도 윌리암에게 진심을 들려주지요. 뇨자들과 놀아도 다 유부남들이라 집에 가면 다 마눌이 있다구. 그리고 그에게 있어 음악은..... "에부리 띵~ 이라구요.

 

서로가 지친 버스 투어 중에 모두가 불러대던 Elton John 의 Tiny Dancer는 가슴을 따닷하게 해주지요.

 

네, 맞아요. 당신과 내가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잊는다해도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운 걸요.
 

 

 잡설

 

이 영화는요. 올리버 스톤의 <도어스 (the doors)>나 마틴 디버기가 만든 영국 락밴드인 스피널 탑에 대한 락큐멘터리(락과 다큐멘터리의 짬뽕) <This is a spinal Top>과 출신성분은 같지만  색깔은 달라요.

 

카메라의 초점은 락스타가 아닌 무대 뒤의 변두리 인생인 윌리암의 작고 깊은 눈이지요. 반면에 <도어스>는 짐 모리슨 만을 주로 클로즈업하며, 그를 따라 카메라맨들도 돌지요. 물론 moon night drive를 눈감고 부르는 그를 보면 에고... 지 가심이 메어지네요. 암튼 카메라발 눈치 까고 수다떠는 스피널 탑의 찍고 빼는 화면 발과는 차이가 있지요.

 

거기다 이 영화 2000년 아카데미 각본 상을 받았을 만큼 말 뽐새도 멋찌구, 등장인물들도 골디 혼의 친딸인 페니(케이트 허드슨 분)나 <파고>에 나온 윌리암 엄마(프란시스 멕도먼드 분)나 다들 한 연기하구, 스틸워러 또한 여타 락필름에 콘서트와 비길 데 없이 광란의 도가니탕에 불가마를 만들지요.

 

 

음...영화 속에는요. Led Zeppelin, Yes, Elton John의 음악이 줄창 나와요. 허트(Heart)가 작곡에 참여한 Stillwater의 열받은 개쉑이(Fever Dog) 노래 한 번 들어보실래요? 진짜루 온 몸과 맴이 뜨거워져요. 아니라구요? 그럼 말죠 뭐.

 

마지막.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 중에 프란츠의 말이에요.
 

 

소음이 이로울 때가 있어. 한 마디 말도 들을 수가 없거든
 

 

머리가 복잡한가요? 지루한가요? 외로운 가요? 소음 들으러 레코드 샵에 한번 들려보실래요?

 

 

 

딴지 영진공 비됴 검열위
수습우원 영순이
(yslee0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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