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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무비 맞짱위] 추천! 진지성 철학 비됴 5편

2002.2.14.목요일
딴지 영진공 진지무비 맞짱위







[2급 기밀 문서] 딴지 영진공 내부 문서 986-1호(외부유출 금지)


발신자 : 딴지 영진공 우원회 수뇌부
수신자 : 성영상 진흥위 및 진지무비 과감히 맞짱위원장 그럴껄


문서내용 :
그럴껄은 2월14일 24시까지 개구락지 빠굴하는 명랑한 봄을 맞이하야 심오무쌍한 철학적 사유와 사색용맹한 사상적 각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진지성 철학무비 5편을 비밀리에 준비하라.


이는 올해 있을 대선정국에 앞서, 대선주자들의 무궁무진할 뻘소리를 가려서 수용할 수 있는 깊은 인식론적 자각을 도모하는 고도의 작업인 바, 필히 20여분 간의 화장실 명상을 수행한 후 일을 진행토록 하라.


본 문서 숙독 5분 후, 자동으로 코풀어 버려라.



그럴줄 알았다. 딴지스의 지령은 늘 생뚱하면서도 예리하다. 본 우원의 고매한 철학적 깊이를 딴지스가 가만 둘 리 없었던 것이다. 바뜨 그러나 진지성, 요 부분에서 본 우원 아리송 남발되기 시작한다.


씨바... 진지... 밥과 철학이라... 나보고 소크라테스의 현답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


고로 딴지스란 조스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야하는 숙명임을 다시금 곱씹으며 진지와 철학을 곱씹는 영화 다섯편을 골라 보기로 한다. 따라들 오시라 다덜.


 


 산뜻한 세트 안 욕망의 부제, <301 302>


1990년대는 패러다임의 홍수 속에서 시작된다.


70년대의 참여문학, 80년대의 노동문학에 이어 10년은 갈 줄 알았던 포스트 모더니즘은 발정기의 숫토끼 3초만에 사정하듯 떨어져 나갔다. 다양한 패러다임이 시도되었고 주변의 상황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1990년대를 변별하면서 90년대를 주목하게 만드는 진지성 페미니즘의 코드를 인식하는 작품을 꼽자면 <301 302>를 들 수 있겠다. 진지에 주목하는 관객이라면 방은진이 만드는 수십가지 요리의 향기에 빠져들어볼 수 있겠고 철학에 주목하는 관객이라면 방은진이 만든 음식 속에 담긴 욕망의 이데올로기를 좇아 다소 거친 90년대 중반의 페미니즘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씨바.... 말이 좀 어렵지? 철학이라자너... 요컨대...


 


 쭝국의 만두가게는 정말 인육을 넣어 만들까? <델리카트슨 사람들>


인육의 궁즘증을 폐쇄된 상상력 속에서 찾고자 한다면 <델리카트슨> 정육점을 추천한다.


물론 프랑스 대표요리인 달팽이 요리를 퇴역 장교 요리사 뽀땡이 조리해주며 앙또리가또 부부는 당신들도 직접 요리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다.


해체와 가식의 메타포같은 졸라 골 뭉게지는 단어는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인육을 살찌우기 위한 델리카트슨 여관 사람들의 모습을 당신들에게 대입하는 것만으로도 졸라 군침도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우리의 자랑하고픈 빠굴비됴, <쏘세지가 빠다를 만났을 때>


이제는 신화가 되어버린 빠굴비됴 여배우 이규영.


한때 K대 철학과 출신이라는 루머가 진실처럼 떠돌아 다니게 만들 정도의 청순가련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그녀는 나타났다. <불타는 해석남녀>로 시작해 당 비됴 <쏘빠때 (쏘세지가 빠다를 만났을 때)>, <미친 밤>, <바람꽃>, <이천년>까지의 필모그래피에 어느하나 흠잡을 작품이 없다. 특히 쏘세지가 빠다를 만났다는 음식의 은유적 암시는 졸라 식욕 당기는 코드가 아니더냔 말이다.


식욕과 성욕의 함수관계를 가장 정직하게 이끌어낸 문제작! 한때 신림동 고시촌 비디오가게를 완전 매진 시켰던 이규영의 신화는 언제쯤 다시 올까? 규영아! 다시 돌아와라!!!!


 


 이데올로기의 끝없는 식욕, <귀신이 온다>


순수하고 바보같은 중국의 촌부들에게 이데올로기는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마다산에게 배달된 두 개의 자루.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섬뜩한 순수를 경험하고 싶다거나 광폭한 이데올로기의 식욕을 보고 싶은가?


지앙 웬이 차려놓은 냉소적인 상차림에 마주 앉아서 우리가 먹는 밥알의 생경함을 곱씹어 보시라. 마다산의 졸라 비융딱시러운 행동이나 우리나 별 다를게 없으니......


 


 


 아무나 알 수 없는 웃음의 식단, <식신>


<홍콩 마스크>, <주성치의 007>, <007 북경특급> 등으로 이어진 패러디 일색의 주성치 영화에 이전에도 냉랭하던 평단이 그에게 좋은 소리할 리가 없다.


영화 속의 주성치는 제28회 식신대회를 통해 이렇게 일갈한다!


"시합에서는 다 그래. 수영도 그렇고 육상에서도 그렇지. 똑같은 자세로 똑같이 움직여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잖아!"


그렇다. 같은 영화로 같은 효과로 그만큼 웃길 수 있는 사람은 주성치 말고는 없다. 그의 화려한 오줌싸개 완자와 불도장을 감상하면서 키치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 당신의 의식을 깨닫고 싶은가?


당 영화가 당신의 정신연령을 기분 좋게 8세 전후로 낮춰줄 것이다. 그만큼 주성치는 솔직하다.
 





본 우원의 진지성 철학영화 디비기는 이렇게 정리되었다.


90년대의 패러다임을 짚어내는 <301 302>부터 해체와 허구, 허구와 허구 속의 욕망에 대한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 자본주의 문화의 저급하지만 본질적인 소비욕구 <쏘빠때> (본 우원 사실 가장 소장하고픈 영화중 하나 되겠다), 권력층의 섬짓한 이데올로기 지향과 일반 대중의 우민화에 따른 비극 <귀신이 온다>, 키치를 하위문화로 단정하는 먹물들에게 조까라고 비웃어주며 팔뚝질을 날리는 영화 <식신>까지.


뭐라? 씨바...철학이 별거냐? 어떻게 먹고 싸느냐가 철학이지.



오늘도 불철주야 성스러운 떡을 찾아 헤매는
영화철학 담당교관 그럴껄
(titop@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