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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공연] 레이지본 - 오버그라운드 테러리즘

2002.9.16.월요일

딴따라딴지 공연전담반
 


인디란 무엇인가?
인디펜던트(independant)의 약자.
인디펜던트 = 독립.


무엇으로부터?



 


딴따라판에서 인디가 가리키는 독립은, 주류에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방식인 기획사 시스템으로부터의 독립을 말한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음반의 기획부터 제작, (신문과 방송을 통한) 홍보/마케팅, 배급 라인까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바로 그 시스템(흔히 말하는 오버그라운드되겠다) 말이다.


모든 과정은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으며 뮤지션이나 가수 역시 수익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그 기획공정의 일부로서만 기능할 따름이다. 당연하게도 음악성보다는 대중성/상업성에 기획의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음반은 일회용 소비재 공산품과 별 다름없는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대중성/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뮤지션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음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대다수의 경우 위의 방식을 따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규모의 자본을 바탕으로 한 뮤지션 중심의 음반 기획과 제작, 인터넷, 군소 클럽 등지에서의 공연을 통한 홍보/마케팅의 방식으로 (오늘날 배급의 경우는 거대 배급사를 통하는 경우가 잦다) 음반 시장의 또다른 축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인디 레이블들인 것이다.



 


그러면 인디와 오버(그라운드)는 항시 평행선만을 그리며 서로를 무시한채 달려야 하나? 울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것처럼 보인다. 바로 여기서 울나라 오버그라운드 딴따라판의 고질적인 경직성과 나태함을 엿볼 수 있다. 딴나라의 경우를 보자.


완전히 메이저 오버그라운드 진출일랑 꿈도 꾸지 않고 인디에 죽칠 작정으로 개기는 뮤지션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이런넘들의 음악은 보통 지나치게 실험적이거나 독특해서 일반적인 대중의 취향에 지나치게 근접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예 땅위로 올라갈 엄두도 내지 않고 인디 씬의 토양자체를 풍성하게 하는데 일조할 따름인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클럽을 중심으로 한 인디 씬은 오버그라운드의 마이너 리그로서의 역할에 지극히 충실하다.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갖고 인디 씬에 데뷔하면서 딴따라판에 그 첫발을 내디딘 넘들은 거기가 자신의 무덤이 될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대다수 뮤지션들은 인디 씬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한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법 이름난 클럽에는 메이저 기획사에서 파견나온 헤드헌터들이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외국 유명 뮤지션들 절대다수가 이와같은 과정을 거쳤고, 그들과 같은 결과를 꿈꾸는 신진 뮤지션들이 계속해서 인디씬으로 유입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오버그라운드와 인디씬 간의 피드백이 대단히 활발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울 나라는? 본 우원 지금까지 유명 기획사에서 신진 뮤지션들을 발굴하기 위해 클럽가를 어슬렁거린다는 얘기는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이거 왜 그럴까? 울나라 인디판의 음악들은 죄다 돈 될 싹이 노래서?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그 이름 알려질대로 알려진 뺀드 크라잉 넛, 아다시피 인디뺀드로 출발했다(그리고 아직까지도 그들은 인디의 방식으로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이 난해한가? 재미가 없나? 신나지가 않냐? 이들의 음악이 비대중적인가?


지금은 거의 국민뺀드 대접을 받는 윤도현 뺀드. 그들도 역시 시작은 홍대앞 클럽에서부터였다.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데뷔무렵부터 현재까지 그들의 음악세계는 그다지 바뀐바 없음이다. 그들의 음악이 일반인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던가?


사실 현재 클럽가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대다수 뮤지션들의 음악도 저들과 마찬가지다. 울나라에서야 지하에서만 주리줄창 울려퍼지고 있지만 딴나라에서는 인기 차트를 뻔질나게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부류의 음악들인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롹은 비상업적이고 비대중적이라는 착각속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크라잉 넛이나 윤도현 뺀드의 사례와 같이 충분히 먹히고도 남는 대중적인 스타일들을 발굴해서 팔아먹을 생각은 벼룩 비듬만큼도 안하고 있는 오버그라운드 딴따라판 기획자들의 나태함에 그 책임이 있다.



 







레이지본(Lazybone)이라는 뺀드가 있다. 크라잉넛과 오랜기간동안 홍대앞 클럽 드럭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올 초에 데뷔 앨범까지 발표했다. 현재 이들은 앨범발매 후 첫 단독 공연을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그 공연 캐치프레이즈를 먼저 살펴보자.


레이지본 狂光 콘서트
레이지본 팬 다모여~!
나게 언더에서 오버로~!


자 보시라. 대놓고 오버그라운드로 올라가겠다며 선언하고 있다. 이정도 짬밥에(모르는 넘들은 통 모르고 있었겠지만 얘들, 5년 경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정도 실력에, 이정도의 잼나는 음악을, 오버그라운드에서는 도통 신경을 안 쓰고 있으니 걍 얘들이 먼저 오버그라운드를 접수하겠다고 나서 버린 것이다. 이만하면 테러라고 할 만하다. 오버그라운드에 대한 테러.









레이지 본의 일본인 트럼펫 주자 진 토시오


이들의 음악은 크라잉 넛과 같은 꽈인 펑크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펑크 본연의 강렬함은 기본요금으로 깔고, 자메이카 토속 리듬인 스카와 레개를 결합하여 좀 더 흥겹고 독특한 리듬을 덧붙여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고 있다. 신나고 흥겹고, 때로는 과격하지만 사운드는 풍성하다. 요 계열 뺀드에서는 보기 드물게 트럼펫 주자까지 정규 멤버로 낑궈져 있고 말이다. 5년 짬밥이라는게 나일롱 뽕해서 딴 것도 아닌만큼 연주력이나 무대매너 등은 더 언급해 무엇하랴. (지금은 아쉽게도 본국인 일본으로 짐싸고 돌아가서리 트럼펫 주자가 공석이다만)


레이지본이 오버그라운드를 향해 테러의 똥침을 날리기에 마땅하다고 인정할 만한 부분은 이들의 곡들이 가지고 있는 멜로디의 서정성에 있다. 얘들 상종못하게 막가는 넘들 아니다. 누가 들어도 잼있고 신나는 음악을 하는 애들일뿐.


더 이상의 부연설명은 이쯤에서 접기로 하고 레이지본의 음악과 활동에 대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분덜은 아래의 링크로 건너갔다들 오시기 바란다.






 당당히 1등급을 획득한 레이지본의 데뷔앨범 <Lazy Diary> 본지 크리티크 보기
 레이지본의 고향, 클럽 드럭 관련 기사 보기


자 그럼, 얼마전 2002 일본 후지 롹 페스티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우리의 자랑스런 레이지본 공연의 상세정보 간다.






일  시 : 2002.10.11 (금), 12(토), 오후 7:30
장  소 : 대학로 SH 클럽
가  격 : 전석 스탠딩 30,000원
게스트 : 크라잉넛, 파스텔, 비바소울


공연내용 관련 문의는 (주) 매티스컴 02-784-5458로 해 주시라.


오버그라운드를 접수하고야 말겠다는 이들의 의지. 그 검증의 자격은 바로 열분덜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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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딴지 공연전담반 수석기자
카오루 (meanjune@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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