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빨 기획] 카오루 기자의 클럽 기행 -1- 2001.11.27.화요일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안 흔들린다! 먼 얘기하려고 또 각잡냐구? 음... 글타. 우덜이 여지껏 수차례 떠들어왔던 공연문화 활성화에 대해서 쫌만 다시 이야기를 해보려구 그런다. 듣기에도 좋아보이는 공연문화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어떻게 되야 쓰겄냐? 메탈리카나 마이클 잭슨 같은 넘들이 울나라에 와서 방방곡곡 한 바퀴씩 돌고 가고, 울나라에서 가수한다는 넘들도 일년에 300일은 체육관 무대를 돌며 끊임없이 리싸이틀질만 한다면야 뭐 자연스럽게 공연문화 활성화가 이루어 질 것 같지?
대답은 택도 없다되겠다. 쉽게 생각해 보자. 외국 현지에서 난다긴다하고 울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넘들, 내한공연하러 와서 딱 한 회만 공연하고 가는데도 자리 다 채우기 힘들다. 단독 공연은 물론이고, 매년 여름마다 개피봤던 대형 국제 롹 페스티발을 떠올려보면 바로 답이 나올 거다. 한 번 공연하는데도 대책이 잘 안서는 나라에서 어떻게 5개 도시 순회공연 아니면 연중 300일 공연 투어같은 걸 생각해 낼 수 있겠나? 결국 이건 수요의 문제일 수 있다는 거다. 그만큼 티켓이 안 팔리기 땜에 공연을 못 만드는 거시라는 얘기다. "씨바 공연이 없어서 못가는데 뭔 소리냐?!"라고 핏발 세우지 말그라. 니 주위에 저런말 하는 사람이 세명씩만 더 있었어도 본 기자, 이런 이야기는 시작도 안 했을 거다. 자 그럼, 왜 사람들이 공연장에 잘 안갈까? 낮밤없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울나라 직장문화의 탓도 당연히 크다. 하지만 오늘 본 기자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이미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울나라 사람들의 여가 활용에 있어서 공연장 가는 것이 딴 거 하며 노는 것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거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연의 생활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사람들은, 주말에 짬을 내서 영화보러 가는 것에는 별다른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음악 감상을 취미로 내세우는 사람들도 영화 감상과 거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가격으로, 맥주도 한 잔 빨며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클럽에 놀러가는 것에는 당최 머뭇거린다. 이렇게 가까운 클럽에조차도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형 공연장가는 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낯설고...큰일 치르는 것같고... 자연스레 연례행사가 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진짜배기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설땅을 가지게 되고, 나아가 대형공연도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명랑 딴따라판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소규모 클럽들부터 바글바글거리게 만드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연문화라는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그 뿌리인 클럽문화부터 튼실해져야 한다는 거다. 뺀드들의 투어버스가 도로를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외국의 경우도 다들 자국의 뿌리깊은 클럽문화(외국의 클럽문화에 대해서는 조만간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를 토대로 해서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제 본 기자가 왜 초반부터 뜬끔없이 용비어천가를 들먹이며 각잡았는지 감이 오쟈? 앞으로 연재될 본 기획 시리이즈는, 지금까지 라이브 클럽이 어떤 덴지, 자기 취향으로는 어떤 클럽에 가야할 지, 위치가 어딘지 등등 여러가지를 몰라서 못 갔던 음악팬들을 위해 생겨나게 되었다. 클럽이라면 웬지 불결하고, 어둡고 칙칙하고, 구석에서는 십대 애들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약먹고 있고...뭐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만 잔뜩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다 몰라서 그런 거다. 앞으로 한 호에 한 클럽씩 해서 골고루 입맛따라 지역따라 하나씩 뽕빨나게 디비줄 터이니 차근차근 보면서 자기 취향에 맞는 클럽 골라 자주자주 들르기들 바란다. 틈나는 대로 놀러갈 데가 한 군데 더 생기면 늬들 여가생활도 풍성해 지는 거고 나아가, 그런 움직임들이 많아지면서 공연문화 활성화라는 말 갖고 우덜이 더 이상 썰 안풀어도 되는 그런 세상 자연스레 오는 거다. 자, 오늘은 그 첫회로 홍대/신촌 근방 클럽가의 터줏대감 롤링 스톤즈를 디비 주겠음. 슬슬 출발하자구.
클럽 자주 댕기는 넘들은 흔히 줄여서 롤링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홍대 근처의 클럽씬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1996년 6월에 문을 열었고, 오늘날까지 오면서 홍대 인근 하드 앤드 헤비 롹 클럽의 대표주자 역할을 해 오고 있다. 머 말이 대표주자이지, 전반적인 침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클럽가의 상황에 있어서 본 클럽 롤링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영국 뺀드 롤링 스톤즈를 지독히 조아해서 클럽 이름을 고대로 따 붙였다는 어느 두 형제에 의해 문을 열었으며, 클럽 롤링 스톤즈말고도 음반/공연 기획을 위한 회사 롤링기획까지 설립하여, 신인 실력파 뮤지션들의 데뷔 음반, 컴필레이션 음반 발매와 기획 공연 추진 등의 여러 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지금은 두 팀으로 찢어진 일렉트로니카/롹 믹스처 뺀드 루프(Loop)의 데뷔 앨범과, 쓰래쉬/데쓰 계열 컴필레이션 <Restoration(1998)>, 그리고 올해 들어 <하드코어 2001> 컴필레이션 앨범과 그 공연을 기획한 곳이 바로 요기 롤링되겠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인디 클럽씬이 한참 쑥쑥 크기 시작하던 1990년대 중반에만 해도 각 클럽마다 음악적인 색깔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었고 거기에 따라 클럽별로 고정적으로 서는 뺀드의 면면도 달랐었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근근히 그 구분이 가능하다마는 클럽의 색깔이라는 것은 많이 희석된 상태다. 클럽 고정 뺀드의 개념도 많이 사라지고 말이다. 그 이유를 가만 따져보면, 인디 클럽씬이란 데도 어쩔 수 없이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으로, 클럽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이 나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나마 클럽을 찾아 오는 얼마 안 되는 수의 사람들이, 주로 한 종류의 음악에만 목을 매달고 있으면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주종목으로 내세운 클럽은 살아남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단지 클럽의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이 바닥에서나마 인기있는 음악을 하는 뺀드들을 여기서도 저기서도 세울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얘기다(요즘의 예를 든다면 흔히 말하는 하드코아 스타일의 랩메탈 음악이 인디계의 주류라고 할 수 있겠지). 최근 클럽씬이 겪고 있는 말못할 어려움 중 하나다. 자, 이곳 롤링의 상황도 그렇다. 애초에 여기는 정통 하드롹, 스래쉬 메탈, 데쓰 메탈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음악적 색깔이 있었다. 그 유명한 윤도현 뺀드부터 해서, 스래쉬/데쓰 계열에서는 국내에서 지명도가 꽤 높은 사두, 싸일런트 아이등의 뺀드들이 이 곳 롤링의 무대를 거쳐 갔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래도 이 바닥의 주류인 하드코아/랩 메탈 계열의 음악이 롤링에서도 또한 주류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거다. 그리고 아쉬운 것은 그나마 찾는 이들의 수가 많은 주말 공연의 경우 장르를 불문한 인기 뺀드들의 게스트 무대로 꾸며진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줏대감이라는 별칭을 나일론 뽕해서 딴 것도 아니고, 이바닥에서 알아주는 클럽이다 보니, 뺀드들에게 있어서도 롤링의 무대는 선망의 대상이다. 하여, 요즘 잘 나가는 언더 하드코아/랩 메탈계열 뺀드의 연주를 보려거든 먼저 롤링을 찾아라 - 는 것이 본 기자의 핵심체크 요점정리 되겠다. 고정 뺀드라고 확실히 말할 순 없지만, 요즈음의 롤링에서 만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뺀드들과 음악 스탈을 간단히 소개해 올리도록 하겠다. 평일보다 주말 무대에 서는 뺀드들이 당연 더 관록이 높은 팀들인데, 아래의 뮤지션들은 주로 주말(무렵)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읽어들 보고 땡기는 팀들 찜해서 보러 가시라들.
이동 가능한 의자를 배치할 수도 있고 전석 스탠딩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관객들이 앉아서 볼 경우 80명 정도 수용 가능하고, 스탠딩 공연일 때는 200명까지도 들어찰 수 있다. 바닥엔 타일이 깔려서 깔끔한 편이며 자빠져도 머 어디 크게 깨지거나 하는 일은 없겠다. 벽면에는 밝은 부니기의 그래피티들로 장식되어 있어서 클렵 = 칙칙의 이미지일랑 날려 버려도 좋음이다. 입장료는 평일공연은 5,000원이고 주말공연의 경우 6,000원에서 8,000원, 잘나가는 뺀드가 무대에 설 경우 맥시멈 10,000원까지 올라간다. 물 혹은 음료가 무상으로 지급되지만, 다른 클럽과 달리 술은 취급하지 않는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8시부텀 두세 뺀드의 공연이 있으며 공연 시작하기 전에 와도 7시 무렵부터 대형화면으로 상영되는 최신 롹 뮤직비됴를 감상하며 시간 개기기 좋다. 화장실은 관객석 뒤 입구를 나와서 복도 끝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청결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작은 거 처리하기에는 별다른 불편 없음이다(한 공간에 서서쏴용과 앉아쏴용이 휑하니 나란히 있다는 거에 부담 가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머 일부러 롤링까지 와서 큰 거 처리하려는 넘들은 잘 없겠지만 본 업소의 화장실은 일백푸로 작은 거 전용이니, 굳이 큰 거 처리해야겠다 시픈 넘은 좀 수고스럽겠지만 건물 뒤 골목에 위치한 교회 화장실을 이용하셔야 되겠다.
공연장의 싸운드에 대해 전문적으로 관심이 많은 넘이나, 장차 롤링의 무대에 서고 말리라는 야심을 품고 있는 넘들을 위해 본 클럽이 갖추고 있는 장비의 현황을 공개하고자 한다. 참고하시라덜.
큰길가에 위치하고 있는 클럽이다 보니 차를 끌고 올 경우 꽁짜로 대어 놓을 만한데는 주위에 마땅치 않은 편이다. 물론 옆 골목 바로 안쪽에 유료 주차장이 있긴 한데, 아무래도 가볍게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편이 좋겠다. 신촌을 지나서 홍대로 넘어가는 바로 그 코너에 딱 위치하고 있는데,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2호선 신촌역에서 내려서 8번 출구(헌데 백화점 맞은편)로 나와 직진하면 되겠다. 한 200미터 걷다보면 왼편에 저 위 그림과 같은 롤링의 간판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래도 길 못 찾겠다 시픈 넘은 저 약도 안에 있는 저놔번호 갖고 가설랑은 무러무러 찾아가도록 하그라. 클럽 롤링 스톤즈와 롤링 기획이 같이 쓰는 홈페이지도 있는데, 지금은 업데이트중이라서 정보가 많이 없긴 하다만 그래도 참고할 넘들은 이리루 가보도록. 딴 건 몰라도, 공연 일정표정도는 저기서 미리 체크하고 가는게 좋겠지?
담 호에서 또 다른 클럽정보를 가지고 다시 찾아뵙겠다. 글고, 제보 언제든지 환영이다.
딴따라딴지 클럽 암행 취재반 대표기자 카오루 (meanjune@ddanz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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